소설리스트

27화 (27/50)

<키아라 스팽킹 복종심 조교 & 최후의 시험>

4월 14일 저녁

서서히 밤이 다가오는 시각, 슬레인의 거리에는 이목을 끄는 예쁜 노예가 거리를 걷고 있었다. 둘은 손을 잡고 있었고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마워요... 모든 것이..’

키아라는 완벽하게 레인에게 빠져있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이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 중요한 날이었다. 그는 너무나 자상했고 때론 야수 같았다. 조금 아프기도 했지만 후회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뻤다. 그와 함께한 시간들이 꿈처럼 흩어지는 것 같아서 조금 서글픈 마음까지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섹스 이후에도 그런 자신의 마음을 감싸주고 있었다. 이 지옥 같은 노예도시에서도 그와 함께라면 사는 것이 결코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거의 다 왔네. 우리 가끔씩 이렇게 밖에 나올까?”

“래티샤님은...”

“괜찮아. 곧 나을 테니까.”

“사실 전.. 래티샤님께 죄송스럽습니다. 이래선 안 되는 것인데...”

딱-!

“아얏!”

“키아라, 넌 네 행복에만 집중하면 돼. 래티샤의 일은 나와 래티샤가 해결해야 할 일이야.”

“하지만... 주인님은 래티샤님을 사랑하시는 것 아니었습니까?”

“응, 좋아하지. 노예로서.”

“... 저도 마찬가지 입니까?”

아주 약간의 불신의 눈빛이 보였다.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된다.

“너와 래티샤는 달라. 분명하게 말할게. 넌 너만의 빛이 있고 나는 그 빛을 사랑해. 너와 다른 누군가를 비교할 수는 없어.”

“주인님!”

안심하며 안겨오자 레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녀의 말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대답이었다.

-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

래티샤가 자신이 다른 여자의 보지를 박는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리도 없을뿐더러 키아라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레인은 그녀를 다용도의 오래 두고 굴릴만한 최고의 자질을 가진 노예라고 생각했고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 그녀를 조교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스스로 착각하고 사랑에 빠지게끔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단추일 뿐이다. 

“그래, 넌 나만의 귀여운 키아라야.”

“감사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그녀 역시 래티샤처럼 레인이 하는 일이 아무리 더럽고 위험하고 끔찍하다고 해도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것이다. 래티샤에게 장점이 있듯, 부족한 부분을 레인은 그녀에게서 반대되는 부분을 채워나갈 뿐이다. 그 위에 노예조교는 더욱 쉽고 간편해 질것이며 자신이 일일이 손을 대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늘어갈 것이다. 

“래티샤가 기다리겠다. 어서 갈까?”

“네.”

둘은 방랑자의 구역으로 돌아왔다. 몬스터들은 이제 사냥을 나갈 시간이 되었는지 어기적대며 밖을 배회하고 있다. 오늘도 묘족상인은 동물의 피 주스를 몬스터에게 호객하며 팔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긴 몬스터들이 참 많군요.”

“애초에 이 구역을 관할하고 있는 주인이 몬스터인걸.”

“네?!”

“이 구역에 있는 주요 시설 등에 주인들은 전부 인간이 아니야. 겉보기엔 인간처럼 보이겠지만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야.”

“그렇군요..”

“어이, 인간. 잠깐 나와 이야기를 좀 하지?”

둘을 막아선 것은 중형 미노타우르스였다.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지 안대를 차고 있고 가슴 팍에 커다란 흉터자국이 X자로 나 있다.

“누구신지?”

“너와 함께 사냥을 나갔던 보르그 형님의 동생 보르트다.”

척 봐도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눈이 시뻘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레인은 키아라의 앞으로 나와 까닭을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우리 형님은 어떻게 되었지?”

“글쎄요? 그걸 왜 제게 물으시는지?”

“시치미 떼지 마라! 분명 형님은 내게 인간하고 같이 나갔다고 말했다! 자주 들르는 작고 연약한 인간이라고 했다. 이 근방에 있는 작은 놈은 너 밖에 없다!”

키아라는 몸이 떨렸다. 지금은 자신을 지켜주는 성검도 갑옷도 없다. 이곳에서 노예는 남자에게 죽어도 할 말이 없다. 저 미노타우르스가 길거리에서 자신을 죽인다고 해도 살인이 아닌 재물손괴에 따른 배상책임만 조금 생길 뿐이다.

“쿡쿡쿡... 네 뒤에 있는 년은 내 형님을 아는 모양이군? 맞나? 대답해라! 노예!!!”

보르트의 호통에 하마터면 반사적으로 대답할 뻔했지만 레인이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안심시켰기에 일단은 기다렸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그런 두루뭉술한 근거 없는 주장으로 자유인인 저를 이렇게 몰아세우는 건 아무리 위대한 미노타우르스 일족이라고 해도 부당하다고 봅니다만?”

레인은 당황하지 않고 원리원칙에 따라 대답했다. 노예를 죽이는 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반면에 자유인이 자유인을 죽이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지켜지는 철칙인데, 이것이 지켜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의 노예를 뺐기 위한 싸움과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없어야 만이 이 도시가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건 수인족이나 몬스터에게도 적용된다. 자유인이 자유인을 죽인다면 그 관할구역의 주인들이 나서 철저하게 응징을 하는 것이 이곳의 법도다.

“큭! 분명 네놈의 말대로 내 주장은 근거 없는 말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 뒤에 있는 년의 심장박동소리가 조금 커진 것이 느껴진다. 뭔가 불안한 모양이군.”

“이 세계에 떨어져서 얼마 되지 않은 노예니 당연히 그런 반응은 나올 수도 있죠.”

“쿡! 좋다!! 인정하지!! 그럼 그 노예를 내게 팔아라!!!”

‘뭐?! 날 사겠다고?!’

“얼마요?”

의외로 레인은 가격을 물었고 키아라는 배신감에 눈물이 차올랐다. 이럴 수는 없었다. 저 괴물에게 끌려가면 어떤 일을 당할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500골드.”

“장난하세요? 척봐도 S랭크의 최상위 등급의 외모에요. 거기에 검투사로서 최고의 소질이 있다는 걸 조교를 통해서 확인했어요. 잘만 키우면 정말 S랭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노예를 겨우 500이요? 차라리 노예시장에 떨이치는 게 낫죠.”

“큭! 좋다!! 800골드!!”

“거절하겠습니다.”

“흥! 좋다!! 네놈도 꼴을 보니 노예상인인 모양이군. 3000골드를 주겠다. 그럼 그 노예의 값어치를 상회하고도 남는 돈이지. 어떤가?”

“싫습니다. 이건 내 물건입니다.”

“너무 건방떨지 마라!!”

콱-!

“주인님!!”

보르트는 레인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내려 놔라!! 이 괴물아!!!!”

노예의 건방진 목소리에 사람들과 몬스터의 이목이 쏠렸다. 레인은 다행히 키아라를 손으로 제지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이 도시의 규칙은 잘 아시지요?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나와 저 노예는 당신 형의 죽음과 무관합니다. 근거가 있다면 증거를 가지고 오십시오. 아니라고 제가 아무리 말씀드려도 믿기 싫으시다면 적어도 그 정도의 정성을 보이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 찢어죽일 놈! 우리 형님께서는 인간을 신뢰해도 별문제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결국 죽으셨지!!! 내가 볼 땐, 네놈이 아니면 저년이 형님을 죽였을 것이다. 내 기필코 맹세하지. 너희 년놈의 뼈를 씹어 먹겠다!!!”

거칠게 내려놓자 레인은 옷깃을 털고 일어섰다.

“저 같이 약한 인간과 단독으로 싸워 죽을 만큼 미노타우르스 종족이 허술했나요? 당신들은 우리의 검술로는 베기도 어려울 만큼 단단한 가죽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척 보셔도 아시겠지만, 나는 불가능할 정도로 약하고 저 노예도 인간의 기준으로 강한 것이지, 당신 종족을 죽일 만큼은 아닙니다. 반대로 정말 저희 둘 중 하나에게 죽었다면 그건 종족의 수치 아닙니까? 내 말이 틀렸습니까, 여러분!!!”

레인은 모두가 들으라는 듯 크게 소리쳤다. 몬스터들과 사냥꾼들도 무슨 일인지는 관심이 없지만 키아라의 외모에 흥미를 느끼고 바라보고 있는 게 전부. 하지만 소리친 것이 효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좋다.. 오늘은 일단 여기에서 보내주도록 하지. 하지만 조그마한 흔적이라도 나온다면!! 그땐 도시의 법규 따위는 상관없다. 내가 직접 네놈을 묶어 안개숲에 던져 버려주지.”

집으로 돌아온 키아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레인에게 물었다.

“저... 정말 절 파실 생각은 아니셨죠?”

“내가 왜? 저놈들은 힘은 세지만 머리가 나빠. 적당히 응해주는 척하면서 말을 질질 끌다보면 알아서 굴러가지 않는 머리가 한계를 느끼고 말문이 막히지. 그래서 그런 거야.”

“... 새삼 깨달았습니다. 주인님이 마음만 먹으면 전 어느 순간, 어떻게든 팔릴 수 있다는 것을요...”

갑자기 어두워진 표정의 키아라를 보며 레인은 한숨을 쉬었다. 하루 종일 공을 들여서 고분고분하게 만들어놨더니 소대가리 자식이 난데없이 튀어나와 일을 망쳤다. 하지만 언젠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키아라, 내가 널 못믿게 행동한 적이 있었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넌 나를 좀 더 믿어줘야 해. 기사는 믿음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었나? 내가 아는 기사와는 다른 모양이군.”

“아닙니다!! 하지만... 하지만.. 전 이곳에서 너무나 무력한 존재입니다. 당신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아까처럼 뒤에서 숨어 있을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너무 분합니다.. 분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키아라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당당한 기사였다고는 해도, 노예로 떨어지면 이렇듯 자신감을 서서히 잃어버리게 된다. 노예로 길들여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인이 될 수 있는 자들에겐 무력하게 변해간다는 의미가 포함되기도 한다. 레인은 키아라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물론 아까는 달려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혹시라도 손을 대었다간 엉겹결에 보르트가 죽여 버리더라도 고깃값이나 받아내면 다행이었을 테니까.

“잠시 따라 와.”

레인은 방으로 키아라를 데리고 갔다.

“문 닫고 잠궈.”

“네.”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자 레인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아...”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으로 키아라는 레인을 쳐다보았다. 그토록 자상했던 남자의 차가워진 모습에 오늘 낮의 모든 일들이 후회스럽게 느껴졌다.

“넌 뭐지?”

“전.. 주인님의...”

“트리스테인의 기사 아니었나?”

“....”

“넌 돌아가기 전까진 나의 노예다. 하지만 나의 노예로 살고 싶다면 트리스테인의 기사로서 당당한 너를 원하는 것이지. 나에게 꼬리를 말고 숨고 싶어 하는 비겁한 본성을 가진 노예는 필요 없어.”

레인은 화가 나서 뺨을 더 후려쳤다. 기껏 순종적으로 복종하게 만들어놨더니 연약해졌다는 사실이 짜증이 났다.

“더 때려주십시오.”

키아라는 뒷짐을 지고 무릎을 꿇었다.

‘호오? 눈빛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군.’

“죄송합니다, 주인님께서 낮에 베풀어주신 은혜 때문에 제가 그만 주인님께 응석을 부리는 추태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왜? 넌 돌아가면 그만이야. 그러고 싶잖아? 굳이 나의 노예가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 넌 검투경기에 나가 나의 명성을 높여주고 챔피언이 되어 해방되면 우리의 만남은 끝이야. 굳이 어설프게 연기하지 마. 쳇.. 내가 미쳤지.. 널 사랑한 나머지 바보같이 굴어버렸으니..”

‘날 사랑해? 정말?’

키아라는 어쩌다보니 나온 레인의 말에 살짝 감동했다. 그의 모든 말이 그저 입에 발린 말일지도 모른다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작은 의심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나온 실수에 가까운 진담은 분명한 진실이니까.

“절.. 마음껏 벌해주십시오. 당신의 노예가 되고 싶습니다. 당신만의 노예가 되고 싶습니다. 부디..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주인님.”

‘흐흐흐... 거의 다 넘어왔군. 아주 자연스러워.’

“좋아. 그럼 치마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벗어. 그 다음에 탁자위로 올라가서 개처럼 엎드려.”

“알겠습니다.. 그게 주인님의 명령이라면...”

그녀는 스스로 옷을 벗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탁자위에 올라가 엎드렸다. 하얗고 예쁜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레인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렸다.

철썩!

“윽!!”

수치심과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키아라는 움찔거렸다.

“아파?”

“아닙니다. 마음껏 벌해 주십시오.”

“좋아. 네가 소원했으니 마음껏 때려주겠어.”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소리도 지르지 않는군. 나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걸 잘 이해하고 있어.’

레인은 자신의 손이 아플 때까지 엉덩이를 계속 내려치다가 벨트를 풀어서 더 세게 때렸다.

“크읏...”

“아파?”

“..아프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은데?”

“아닙니다! 더 벌해 주십시오, 주인님.”

“아프지 않다니 이상한 일이군. 그만큼 내가 만만하게 보인다는 건가?”

짜악!!

“끄윽!!”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에서는 피가 나기 시작했다. 더 때려봐야 가치에 손상만 줄 뿐이다.

‘보지에서 질질 싸고 있군. 피학적인 소질도 있는 건가? 하긴 고통에 익숙한 직업이니 그럴 수도 있겠어.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년이야. 넌 절대로 날 벗어날 수 없어.’

“하아...하아....”

“내려 와.”

“네, 주인님.”

하지만 참는데도 한계가 있었는 것일까? 키아라의 눈에는 눈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침대에 누워.”

순순히 침대에 눕자 레인은 연고를 꺼내 엉덩이에 발랐다.

“쓰읍...”

따끔한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소리를 내고 말았다. 

“많이 아팠지? 하아...”

“아닙니다. 아프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솔직하게 말해도 돼.”

“... 당신의 마음이 아픈 것이 더 괴로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키아라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레인을 따르고 사랑한다는 증거였다. 오늘의 조교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녀는 서서히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야성을 잃지 않았다. 노예가 소중하다고 해서 애지중지하는 건 옳은 조교의 방법이 아니다. 때론 더 거칠게 대해야 하고, 더 모멸차게 학대해야하는 순간도 있다. 

“미안해.. 이제 알겠지? 내 곁에서 있는다는 건 네게 더 이상 자유가 없다는 뜻이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넌 당장 1분 후에도 죽을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 팔릴 수도 있어. 그런데도 여기 있고 싶어?”

“전.. 모르겠습니다. 그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전 당신을 따르고 싶습니다. 당신만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레인은 작은 결심을 했다. 이건 도박이다. 때론 손해만 보더라도 해야만 하는 배팅이 있다. 연고를 바르는 것이 끝나자 레인은 그녀에게 익숙한 물건을 꺼냈다.

“이건?!”

그녀의 검이자 트리스테인의 보물 에스텔이었다. 그녀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검을 잡았다. 다시 봐도 자신의 검이 확실했다.

“사실 이걸 오늘 주고 싶었어. 이걸 네게 주게 되면.. 너와 진짜 헤어진다는 뜻이 되니까.. 그래서 추억을 남기고 싶었어. 사실 내가 더 널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 하아... 바보 같지? 노예도시에서 이런 감상적인 생각으로 사는 노예상인이라니..”

“아닙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키아라는 무릎을 꿇고 그에게 복종하는 의미로 그의 발을 혀로 핥았다. 이것 또한 나나가 가르쳐준 것이었다. 레인은 그런 그녀의 복종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다음 경기도.. 그 다음 경기도 이겨. 모두 죽여 버려. 그리고 자유를 얻어. 그리고 트리스테인으로 돌아가 영웅으로서 너의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 그게 내가 바라는 거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키아라는 결국 또 다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 남자 앞에서 자신은 너무나 연약하고 작은 여자아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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