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 (21/24)

 ########################## 21화 전화2 ########################## 

천장을 향해있는 커다란 두 눈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다.

 의식이 정지된 듯 이해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이레네는 자신의 젖가슴이 핑크색 브라에서 나와 출렁이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오.... 오빠?”

 성훈의 얼굴이 우악스럽게 이리저리 주물러지고 있는 가슴위로 보였다.

 “오, 오빠... 왜 그래?”

 읍-

 성훈의 커다란 입술이 도톰한 이레네의 입술을 삼켰다.

 “오, 옵...ㅂ”

 갑자기 덮쳐오는 성훈의 입술에  커진 눈의 이레네가 성훈을 불렀지만, 그 탓에 벌려진 입술 사이로 축축한 성훈의 혀가 파고들어 와 그 소리마저 묻혀졌다.

 츕, 춥......,

 자신의 입안을 탐닉하는 축축하고 두툼한 혀였다.

 “으흥.”

 성훈의 혀가 입천장에 닿았을 때, 이레네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관능의 전류가 반짝 하고 피어올라 이레네의 숨결을 뜨겁게 했다.

 언제나 감춰있던 자신의 젖가슴을 주무르는 성훈의 손이 느껴졌다.

 조금 아팠지만, 어느새 핑크색 돌기가 꼿꼿이 새워져 다음 동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아.

 잠시 떼어진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토해졌다.

 그 틈 사이로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 이레네.”

 자신을 바라보는 성훈의 두 눈이 이상하게 슬퍼 보였다.

 애잔한 감정이 요즘 사정과 맞물려 이레네의 작은 가슴을 물들였다.

 “괜찮아....... 오빠니까.”

 뽀얀 피부의 팔뚝이 성훈의 귓가에 닿으며 머리를 감싸 안았다.

 고개를 들어 입 맞추는 이레네의 핑크색 입술이 달콤한 소리를 냈다.

 부드러운 석류가 흐르듯 빠져나와 성훈의 입속으로 마중 나갔다.

 “으응...”

 성훈의 낮은 비음이 이레네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성훈의 비음에 더욱 용기를 낸 이레네의 붉은 석류가 더욱 적극적으로 입안을 휘감았다.

 흐응.

 이레네의 뽀얀 피부가 달아오르며 꽃이 피기 시작했다.

 성훈의 손이 이레네의 치마 속으로 들어왔다.

 젖은 팬티가 들킬까봐 허벅지에 힘을 주고 다리를 꼬는 이레네였다.

 창피했다.

 하지만 성훈이 이대로 멈출까봐 그의 목을 더욱 쌔게 감싸 안는 이레네였다.

 “아.”

 자신의 허벅지 깊은 곳에서 성훈의 손이 느껴졌을 때, 짧은 신음이 튀어 나왔다.

 놀란 몸이 더욱 강하게 허벅지를 오므렸지만 성훈의 손은 집요하게 그곳을 파고들었다.

 “아앙... 오, 오빠.”

 성훈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자꾸 새어나오는 꿀물에 이레네의 양 볼이 새빨개졌다.

 ‘추적’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이레네는 눈을 감고 얼굴을 성훈의 가슴에 파묻었다.

 “흐흥..., 앙...”

 어느새 풀려버린 다리가 벌려져있었다.

 핑크색 팬티에 얇은 선을 따라 퍼지는 물기가 많이 번져 있었다.

 안에서 꽃잎들이 붉은 속살을 뒤집으며 이어질 쾌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 오빠.”

 물기어린 촉촉한 눈으로 이레네가 성훈을 보았다.

 단단한 성훈의 상체를 안은 작은 두 팔이 파르르 떨고 있었다.

 “할까?”

 성훈의 짧은 한마디가 이레네의 얼굴을 더욱 붉게 만들었다.

 처음이라 무서움도 있었지만, 이레네는 작게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발기된 젖꼭지가 아프도록 솟아올라 핑크색 유혹을 내뿜고 있었다.

 성훈이 팬티를 내릴 때 이레네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게끔, 들춰진 스커트를 내려 손으로 가리는 것은 소녀의 부끄러움이었다.

 하지만, 부질없는 행동이었다.

 “꺅! 오, 오빠.”

 이레네의 하체를 들어 올린 성훈이 뽀얀 다리를 어깨에 메고 이레네의 소중한 곳을 턱밑으로 내려 봤다.

 싱끗한 음향(淫香)이 성훈의 콧속으로 들어왔다.

 “부끄러워, 보지 마.”

 젖혀진 치마를 손으로 밀어 가리려 했지만, 성훈이 커다란 손으로 그 일을 막았다.

 환한 여름의 오후 햇살아래 한 번도 열려지지 않은 소중한 꽃잎이 촉촉이 젖어 피어나려 했다.

 꿀꺽-

 부끄러움에 얼굴을 가린 이레네는 손가락 사이로 성훈의 목울대가 넘어가는 것을 보았다.

 “아... 아앙.......”

 성훈이 꽃 속에 얼굴을 파묻자 이레네의 허리가 틀어지며 요동쳤다.

 붉은 꽃잎이 촉촉이 빛나며 성훈의 키스에 파르르 떨고 있었다.

 “으흡,”

 터지는 신음을 부끄러움이란 감정이 막으려 했지만, 

 “항............ 아앙.... 오빠.”

 계속되는 성훈의 행동에 이성이 아늑해지며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춥, 쭙.... 쭙.

 꿀물이 자꾸 음탕한 소리를 내며 이레네의 들려진 엉덩이 사이로 흘러 내렸다.

 “학... 아앙, 하.... 하앙..............”

 고개를 도리질 치며 신음을 흘리던 이레네의 숨결이 잦아졌다.

 언제 내렸는지 바로 누운 자신의 발밑에서 바지를 내린 채 있는 성훈이 보였다.

 단단하게 솟은 커다란 그것이 이레네의 큰 눈에 바로 들어왔다.

 성훈이 벌려진 자신의 다리 밑에서 주저하고 있었다.

 “......, 괜찮아... 참을 수 있어.”

 좀 더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내리는 이레네였다.

 성훈이 그 사이로 들어와 자세를 잡았다.

 “그럼......, 한다.”

 뜨거운 한여름 오후, 붉은 꽃잎이 열리며 첫 개화(開花)를 맞이했다.

 ***

 성훈은 혼란스러웠다.

 감정은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이레네가 씻으러 욕실에 들어간 지금 성훈은 모니카가 생각났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오전에 모니카와의 다툼 이후 배신감과 질투와 초조함의 감정들이 성훈의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불만과 불안의 상처들이 성훈을 집어삼키고 있을 때 이레네가 들어왔고,

 어떤 생각이었는지, 이레네를 품으면 모니카에게 복수하는 것 같아 통쾌한 감정이 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후회였다.

 성훈은 소파에 앉아 이번 후회가 남긴 선홍색 핏자국을 바라봤다.

 아팠을까?

 성훈은 지금 가슴이 아파왔다.

 ‘도련님하고도 도련님과 가정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이젠, 모니카도 어쩔 수 없이 그 이상인 관계가 되어 버릴 것이다.

 그것이 나쁜 쪽이더라도......,

 ‘날 원망하겠지?’

 성훈은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사랑해. 오빠.’

 이레네는 이 말을 남기고 씻으러 들어갔다.

 ‘모니카는 누구를 사랑한 거지? 나? 스미스? 난 이제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 걸까?’

 헝클어진 곱슬머리가 숙여진 성훈의 머리 아래로 흔들렸다.

 ‘차라리 모두다 떠나버리면 더 좋을 지도......’

 자신이 헝클어놓은 모니카의 짐들은 아직도 그 방에 그대로 있을 거였다.

 오늘이 지나면 다 사라질지도 모를 것들이었지만, 성훈은 마음 깊이 오늘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

 모니카의 옷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한 여름 서울의 날씨는 모국에서의 여름과는 또 다른 따가움과 습함을 품고 있었다.

 연갈색의 기다란 목을 타고 땀이 흘러 그녀의 깊은 가슴골로 사라졌다.

 땀에 젖은 티셔츠가 풍만한 모니카의 젖가슴을 달라붙어 그 윤곽을 부끄럽게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녀의 정신은 그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모니카는 걷고, 또 걸었다.

 ‘방? 아까 주인한테 전화 왔는데 내일 쯤 시간이 된대. 내일 오후에 보러 가요.’

 중개사 중개인은 좋은 방이 나왔다고 내일 보러가자고 했다.

 계약도 내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저녁이면 집을 나올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도련님하고도 안녕이다.

 안녕이다.

 앞으로 계속......,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발걸음이 한 여름의 뙤약볕 아래서 이어졌고, 가슴 속 감정들이 들끓었다 식었다를 반복했다.

 감정은 모두 다 파란 슬픔이었다.

 편의점에 들러 차가운 음료 하나를 계산했다.

 파라솔 그늘에 앉아 여전히 낯선 타인의 도시를 에메랄드 눈 속에 담았다.

 도시는 모니카에게 아무런 관심을 주지 않았다.

 삐리리릭-,

 그때, 잘 울리지 않던 모니카의 핸드폰이 모니카를 찾았다.

 ‘혹시..., 도련님?’

 어떤 기대였는지, 무슨 기대였는지 모를 행동으로 모니카는 빠르게 핸드폰을 꺼냈다.

 058-002-XXXX-XXXX

 액정에 떠진 발신자 번호를 보고 모니카의 모든 동작은 흑백사진 속 인물처럼 정지했다.

 두근, 두근.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만이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삐리리릭-, 삐리리릭-.

 “이젠 전화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긴장한 듯 높아진 음성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내가 그랬었나? 아니지, 임무가 끝났다고 멋대로 결정해 버린 건 당신이었어. 모니카.”

 불량한 저음의 목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모니카를 사로잡았다.

 “스미스도 죽었잖아요. 더 이상 내가 무얼 할 수 있다고 계속 이러는 건데요.”

 서울 도심에서 스페니쉬로 흥분해서 통화하는 모니카를 행인 몇 명이 낯설게 쳐다봤지만, 누구도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스미스가 의붓자식에게 무슨 자료를 넘겼다며. 일이 이렇게 된 거 그 자료를 찾아서 보내줘야겠어.”

 “그건 못 찾겠다고 말했잖아요. 벌써 집도 몇 번이나 샅샅이 뒤져봤고 차 안도 살펴봤어요. 은행에도,”

 “그럼 찾을 때까지 계속 찾아!”

 수화기 너머에서 남자가 고함쳤다.

 “미국 놈들이 우리 땅에서 발견한 유전을 찾아야 이 나라가 살아. 너는 자국의 국민들이 굶어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건 네놈들이 부패해서 그런 거잖아!”

 모니카가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

 잠시 침묵이 서울 거리에서도, 수화기 저편에서도 이어졌다.

 “동생이 어제 출산했다.”

 “......”

 모니카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가 못하겠다면 동생을 보내지.”

 커진 눈으로 수화기를 잡고 부들부들 떠는 모니카의 모습이 편의점 앞에서 한동안 계속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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