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24)

 ########################## 17화 파경 ########################## 

“어! 깁스 풀었네?”

 평소보다 일찍 나와 가게를 준비하던 정 사장이 성훈을 보고 말을 건넸다.

 “네, 원래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요.”

 아직 본능적으로 걸을 때 조심을 하는 성훈이지만, 그 정도 다친 것은 학교 다닐 때 운동하며 이골이 나서 쉽게 적응했다. 

 “근데, 어디가?”

 오후가 이제 막 시작된 시간인데 벌써 가게 문을 열고 가게 앞을 빗자루로 쓰는 정 사장이었다.

 “네, 예전에 잡힌 촬영이 있어서요. 이미 계약이 다 된 촬영이라서 아프다고 뺄 수가 없네요.”

 성훈은 커다란 빨강색 가방을 차 조수석에 실으며 대답했다. 운동할 때 시합이 있으면 매번 들고 다니던 가방이라 낡고 친숙했다.

 “멀리 가나 보내? 짐까지 챙겨가고.”

 “네, 야외 촬영이에요. 강원도에서 촬영 있어요.”

 조수석을 닫은 성훈이 빗자루를 들고 있는 정 사장을 봤다.

 “근데, 알바는 새로 구했어요?”

 며칠 전부터 말도 없이 나오지 않는 왕이펑이었다.

 성훈이 이레네에게 물어보니 그 후로 학원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갑자기 사라진 왕이펑 때문에 장사준비를 위해 요즘 평소보다 일찍 나오는 정 사장이었다.

 “응, 오늘 2명 면접 보기로 했어. 이번에는 저번 그놈처럼 말도 없이 도망치는 놈 말고 오래 할 사람으로 구해야 되는데.......”

 “그게 무슨 면접만 보고 바로 알 수 있나요. 써봐야 아는 거지. 그 화교였던 친구는 아직도 연락 안돼요?”

 “그러게, 아주 제대로 잠수 탔어. 그간 일 했던 월급이라도 줄라고 연락해 봤는데 전화번호도 바꿨더라고.”

 말을 섞어본 적은 없지만 이레네 학원 동기이고 건물 알바생이였기에 나름 신경이 쓰이는 성훈이었다.

 ‘뭐, 공부하기 실어서 도망간 걸 거야.’ 하고 이레네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했지만, 큰 눈을 내리깔고 생각에 잠기는 게 내심 걱정이 큰 것 같았다.

 “그럼 저 가볼게요. 장사 잘하세요.”

 성훈이 차에 올랐다.

 “엉, 그래. 그럼 언제와?”

 “내일 모레요. 이번에는 일 오래하는 알바생으로 뽑으세요.”

 “응, 그래 고마워. 잘 다녀와.”

 성훈의 차가 천천히 골목을 나갔다.

 2층 성훈의 집 베란다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스미스가 안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

 “오늘도 늦게 와?”

 수화기 너머로 모니카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응, 시험이 얼마 안 남았잖아. 오늘도 자습하다 가려고.”

 이레네는 편의점 구석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언제 오는데.”

 “오늘은 12시 넘을 지도 몰라. 책 볼게 많아.”

 ‘오늘은 오빠도 출장 간다 했으니까...’ 그동안 모니카와 성훈이 둘이 집에 있는 게 불안해서 집에 일찍 들어갔던 이레네였다.

 마침 오늘은 성훈도 출장촬영을 간다 했으니 그동안 밀렸던 공부를 하고 가려했다.

 “너무 늦어. 위험하니까 빨리 와.”

 모니카의 목소리에 수심이 가득했다.

 “응, 최대한 빨리 끝내고 갈게. 밥은 사먹고 갈 테니까 엄만 스미스 아저씨랑 같이 먹어.”

 요즘 외출이 부쩍 줄어든 스미스 아저씨였다.

 이레네 입장에선 집에 아저씨가 계신 게 좋았지만, 엄마는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알았어. 그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와.”

 “응, 그럼 끊어.”

 전화를 끊고 라면 뚜껑을 찢으니 하얀 김이 올라오며 알맞게 익은  꼬불꼬불한 면발이 보였다.

 젓가락으로 면발을 휙휙 저으며 안에든 노란 튀김을 찾아 먼저 짚는 이레네였다.

 ‘이펑이는 어떻게 된 거지? 밥은 잘 먹고 다니나?’

 학원에서부터 집에 갈 때까지 항상 붙어있던 왕이펑이 없자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이레네였다.

 ‘그만 둔다고 하면 누가 잡아? 말이나 하고 떠나지....... 진짜 무슨 일 있나?’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진 왕이펑이 이레네는 섭섭하기도 하면서 걱정됐다.

 성훈이 새벽에 깁스를 하고 온 날 저녁부터 갑자기 사라진 왕이펑이었다.

 일층의 정 사장은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진 왕이펑에게 화를 냈지만, 살짝 물어보니 없어지거나 도둑맞은 물건은 없는 듯 했다.

 ‘그 새벽에 가게는 왜 간 거야?’

 왕이펑이 사라지자 그에게 궁금한 게 많아진 이레네였다.

 후르륵-

 이리저리 꼬인 우동컵라면의 면발들이 이레네의 작은 입 속으로 들어갔다.

 아직 빨간 국물은 매워서 힘들지만, 다음엔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편의점에서 저녁을 때우는 이레네였다.

 ***

 샤워기 앞에서 모니카는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사장님 식사하세요.’

 저녁을 차리고 멀리서 스미스를 부른 뒤 빠른 걸음으로 방에 들어가려 했었다.

 ‘모니카.’

 ‘네?’

 ‘같이 먹어요. 할 얘기도 있고.’

 ‘아니에요. 전 나중에 먹을게요.’

 급히 방문 손잡이를 돌렸었다.

 ‘앉아요. 이레네 얘기에요.’

 모니카의 발걸음은 방문 안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딸의 이름은 모니카에게 그만큼 무거웠다.

 ‘오~ 이거 맛있어요.’

 스미스는 이런 저런 쓸데없는 말들로 자신의 식사 시간을 채웠다.

 거북한 자세로 몇 번 음식을 끄적이던 모니카의 포크가 조용히 내려졌다.

 ‘근데 이레네에 대해 하실 말씀은 뭐죠?’

 놀려졌단 기분이 들었는지, 모니카의 목소리에 살짝 날이 서 있었다.

 ‘밥마저 먹고 얘기해요. 중요한 얘기에요.’

 ‘지금 말씀해 주세요.’

 스미스는 아랑곳없이 식사에 집중했다.

 포크가 접시에 부딪치는 소리가 세 번 났을 때, 모니카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레네 대학교 얘기에요.’

 모니카의 몸이 갑자기 굳어졌다.

 커졌던 눈이 잠시 깊은 속눈썹에 닫혀 가려지고 모니카는 다시 의자에 몸을 앉혔다.

 스미스는 아주 느리게 자신의 식사를 계속했다.

 그 앞에 앉은 모니카의 마음이 점점 작아졌다.

 ‘이레네가 수능을 봐서 대학교 들어가기 힘들다는 건 알지?’

 어느새 바뀐 스미스의 어투는 날카롭게 모니카의 마음을 찔렀다.

 ‘그래서 내가 알아보니까 외국인 특별전형이란 게 있더라고. 얼마 전 만난 사람이 대학 교수인데 스페니쉬 어학성적표만 가져오면 자기가 힘써 주겠다더군.’

 모니카가 처음으로 스미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다.

 ‘물론 내가 그것을 가져다 주냐 마냐는 모니카의 결정에 달렸지만.’

 음식 기름이 묻어 번들거리는 스미스의 입이 길게 찢어졌다.

 모니카의 팔뚝에 소름이 얇게 퍼졌다.

 ‘그럼 난 침대에 가 있을 테니 깨끗하게 씻고 와. 오늘 성훈도 이레네도 집에 없으니까 오랜만에 단 둘이서 이 일에 대해 오래 대화해 보자고.’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스미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니카만이 오랜 시간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었다.

 샤워기의 레버를 누르고 모니카는 거울을 손으로 문질렀다.

 도톰한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는 여자가 그 속에 서 있었다.

 ‘내가 이 일을 하지만 않았어도.......’

 여자는 자신의 욕심을 원망하며 모니카를 바라봤다.

 성훈과 이레네에게 미안한 감정이 봇물처럼 밀려와 에메랄드빛 두 눈에 파도가 일렁였다.

 .......

 탱탱한 연갈색의 피부가 하얀 수건 한 장에 숨어있었다.

 커다란 가슴을 가리고 밑으로 내려진 수건의 끝엔 그녀의 음부가 살랑살랑 허공에 살짝 가려져 있었다.

 웃통을 벗고 침대에 기댄 스미스의 눈빛에 모니카는 몸을 떨어야 했다.

 “Come”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만으로 그녀를 부르는 스미스였다.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모니카가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의 옆으로 가서 선 모니카의 손이 가슴위로 포개진 수건을 꽉 잡고 있었다.

 읔-

 스미스의 두툼한 손이 거칠게 모니카의 음부를 주물렀다.

 아직 말라 있는 그곳이 꺼슬한 스미스의 손에 쓸려 벌겋게 달아올랐다.

 “요즘 왜 그렇게 뺐어. 이레네와 모니카를 위해 주는 건 나밖에 없다니까.”

 점점 빨라지는 스미스의 손길에 모니카의 다리기 조금 벌려졌다.

 엉거주춤한 자세의 모니카가 커다란 오리 엉덩이를 뒤로 뺐지만 스미스의 손을 필할 순 없었다.

 “좋네. 오랜만에 모니카의 여기.”

 음흉하게 미소 지으면 스미스는 자신의 손으로 모니카의 음부를 음미했다.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오는 그곳은 모니카가 아직 싱싱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츄적, 츄적,

 하앙-

 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참으려 했지만 자신의 꽃잎에서 먼저 흘러나온 꿀물 소리에 모니카의 인내도 녹아버렸다.

 어느새 안으로 들어온 스미스의 중지와 약지가 자꾸 뒤로 가는 모니카의 몸을 앞으로 끌었다.

 오돌토돌한 질 안쪽에서 느껴지는 스미스의 두툼한 손가락에 모니카의 고운 허벅지가 부르르 떨렸다.

 하항, 읔-

 터지는 신음을 막기 위해 급히 손을 올리자 흐트러졌던 매듭이 풀리며 몸을 가렸던 유일한 수건이 떨어졌다.

 츄적, 츄적-

 모니카의 음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빨라질수록 그녀의 연갈색 유방도 같이 흔들렸고, 매끄러운 피부에 약간의 혈색이 보태졌다.

 아악앙-

 모니카의 고개가 뒤로 꺾여 천장을 향했을 때, 꽃잎은 뜨거운 물줄기를 쏟아냈다.

 스미스의 커다란 손을 타고 팔뚝에서 떨어지는 황금 액체가 점점이 하얀 침대에 스며들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모니카의 두 다리였다.

 “어때, 좋지? 이제 본격적으로 해 보자고.”

 다리에 힘이 없던 모니카는 스미스의 힘에 침대위로 쓰러졌다.

 침대 스프링이 아름다운 그녀의 육체를 조심히 받았지만 스미스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의 가슴에 다리를 벌리고 올라타고선 트렁크 팬티 속에서 물건을 꺼냈다.

 푸른빛이 도는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거칠게 그곳으로 당기는 스미스였다.

 악-

 고통에 모니카가 짧은 비명을 질렀지만 이내 그녀의 입은 다른 이물질로 채워졌다.

 “빨아.”

 말은 그렇게 하고 자신의 손을 움직여 모니카의 머리를 흔드는 스미스였다.

 고통에 빨갛게 달아오른 모니카의 얼굴이었다.

 빨리 끝내고 싶어 모니카는 입술에 힘을 주고 혀를 움직였다.

 “하악. 그렇지. 너도 좋지 모니카.”

 흐물흐물했던 스미스의 페니스가 점점 단단해져 갔다.

 입천장에 부딪혀 아파왔지만 스미스의 손은 놓아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욱-

 자신의 몸을 숙여 모니카의 입 안 깊이 박음질하는 스미스의 허리가 꿀렁꿀렁 걸렸다.

 꽉 감은 모니카의 두 눈 끝에 물방울이 맺혔다.

 헤액-, 쿨럭, 쿨럭.

 거친 호흡 속에 재채기하는 모니카의 입안에서 하얀 침이 거품을 내며 길게 흘러나왔다.

 괴로움에 연신 기침을 하는 모니카였다.

 “브라보. 계속 하자고.”

 스미스가 팬티를 벗고 모니카를 엎드리게 했다.

 오랜 경험으로 모니카의 엉덩이는 벌써 위로 솟아 있었다.

 다리사로 자세를 잡는 스미스가 느껴졌을 때, 모니카는 기침을 멈추고 침대에 얼굴을 묻었다.

 “아악-.”

 꽃잎은 아프지 않고 스미스를 받아들였지만, 모니카는 침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어때? 하하, 너도 좋지? 역시 모니카의 쪼임이 최고야.”

 만족하는 웃음과 함께 스미스의 허리놀림이 빨라졌다.

 찌거찌걱-, 하는 음란한 소리가 침대에 얼굴을 박은 모니카를 괴롭혔다.

 최대한 신음을 참으며 침대보를 움켜잡은 모니카였지만, 그럴수록 몸에 힘이 들어가 스미스는 쾌락은 높아져갔다.

 “으흥-”

 짝-,

 모니카의 정신이 서서히 흐려져 갈 때, 커다란 손바닥으로 모니카의 엉덩이를 후려치는 스미스였다.

 전류가 통하듯 갑작스런 통증 속에 모니카의 입구가 놀라 좁아졌다.

 “아악-”

 음부가 좁혀지며 스미스의 페니스를 꽉 감싸자 그 속을 움직이는 스미스에 더욱 느끼기 시작한 모니카였다.

 “흐앙... 항.”

 짝, 짝-

 “아악-”

 이제는 고개를 들고 스미스의 손길을 기다리는 모니카였다.

 벌려진 작은 입술로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오는 건 신음뿐이었다.

 아득하게 넘어가려하는 의식 속에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눈을 뜨자 뿌연 시야 밖으로 불타는 눈빛과 눈이 마주쳤다.

 성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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