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3/24)

 ########################## 13화 갈등. ########################## 

밤 새 비가 내렸다.

 내리는 빗소리에 몸을 뒤척이던 성훈은 창을 닫고서도 심란한 생각들이 몸을 적셔 쉽게 잠들 수 없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늦은 아침 눈을 뜬 뒤에도 이어지는 후회에 성훈의 몸과 마음이 무기력 했다.

 ‘늦었네.’

 오늘은 이레네가 올라와 깨우지 않았다.

 ‘어제 일 때문에 충격 받았겠지...’

 성훈은 자신을 좋아하는 이레네에게 모니카 얘기를 한 것이 너무 잔인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배려 없는 말 이었다.

 어린 이레네에게 자신의 감정만 몰아쳐 분별없이 상처준 것 같아 마음이 심란했다.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보지, 아니 그 전에 계속 볼 수나 있을까...’

 시계를 본 후 화장실에서 급하게 물만 묻힌 뒤 성훈은 카메라 가방을 들었다.

 누구하고도 마주치기 싫어 조용히 집을 나서려던 성훈이었지만, 이상한 집안 공기에 발이 멈췄다.

 아래층에는 아무도 없는 듯한 적막감이 무덤처럼 깔려 있었다.

 ‘모니카?’

 ‘설마......’

 갑자기 불어 닥친 불안감에 모니카와 이레네의 방문을 거칠게 열었다.

 어긋난 나뭇결이 깜짝 놀라 아픈 듯 비틀어지는 소리를 냈다.

 열려진 창문으로 여름 장마의 눅눅한 찬바람이 성훈을 덮쳤다.

 다행이 옷가지와 물건들은 그대로 있었다.

 깊은 밤 두 여자가 나눴던 이야기는 성훈이 모르게 바람에 날려 성훈의 뒤로 사라졌다.

 ‘다행이다. 떠나지 않았어...’

 ‘장보러 갔나?’

 방안에서 풍기는 모니카와 이레네의 향기를 문을 닫아 다시 가두며 성훈은 등을 돌렸다.

 잠시 놀랐던 가슴이 아직 남아 있었다.

 ‘물이나 마시고 가자.’

 주방으로 향한 성훈의 가슴이 무엇을 보고 또다시 철렁 내려앉았다.

 “모니카!”

 주방에서 쓰러진 모니카의 발 이었다.

 쓰러진 모니카의 상체를 일으켜 자신의 몸에 기대게 했다. 

 그녀의 몸이 불덩이 같이 뜨거웠다.

 “모니카. 정신 차려 봐요.”

 쓰러진 그녀를 흔드니 상기된 얼굴에 깊은 속눈썹이 열리며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멍하니 떠졌다.

 “도... 도련님?”

 “괜찮아요? 언제부터 이러고 있던 거예요?”

 싱크대엔 하다 만 설거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모니카의 이마에 손을 대니 붉은 열기가 뜨겁게 달라붙었다.

 “괜찮아요... 그냥 좀 어지러워서...”

 힘없는 목소리가 가닥가닥 끊기며 들려왔다.

 “뭐가 괜찮아요. 열이 이렇게 나는데.”

 성훈은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키에 비해 가벼운 무게가 애처롭게 성훈에게 매달렸다.

 “빨리 병원가요.”

 “괜, 괜찮아요. 그냥 몸살이에요... 조금만 쉬면 날 거예요.”

 병원에 가자는 말에 기운 없던 모니카가 몸서리치며 완강히 거부했다.

 “그래도 이렇게 열이 나는데... 병원 가야 되요.”

 “아니에요. 제 몸은 제가 잘 알아요. 조금만 쉬면 나아요.”

 촉촉한 눈으로 성훈에게 애원하듯 거부하는 모습이 단호했다.

 기운 없는 모니카와 더 이상 실랑이를 할 수 없어 성훈은 그녀를 방안 침대에 눕혔다.

 하-, 하-

 침대에 눕히자 환자의 뜨거운 숨이 길게 뱉어졌다.

 눈가에 작은 골을 만들며 감겨진 눈이 모니카의 의식을 세상과 격리시켰다.

 이마에 흐르는 땀이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볼에 달라붙게 했다.

 모니카의 옷 또한 땀에 젖어 굴곡진 그녀의 몸에 달라붙었다.

 달리기 한 뒤의 호흡처럼, 빨라진 모니카의 숨소리에 맞춰 가슴언덕이 올라갔다 내려가길 반복했다.

 ‘어떡하지... 집에 약도 없는데...’

 혼자 살면서도 너무나 건강했던 성훈은 집에 구비해 놓은 상비약이 없었다.

 검색······. 고열...

 초조한 손으로 핸드폰을 누르는 성훈이었다.

 ‘수건을 미지근한 물에 적셔 온 몸을 구석구석 닦아준다...’

 화장실 대야에 온수를 받고 수건을 가져왔다.

 손을 집어넣어 온도를 확인한 뒤 수건에 물을 적셔 비틀었다.

 음-

 급한 마음에 젖은 수건을 들고 돌아선 성훈의 눈에 이미 의식을 잃고 신음하는 모니카가 보였다.

 ‘아......, 옷.’

 수건을 들고 바라본 모니카의 하얀색 라운드 티셔츠가 땀에 젖어 달라붙어 있었다.

 잠시 수건을 들고 서 있던 성훈은

 “미... 미안해요.”

 떨리는 손으로 모니카의 옷을 하나하나 벗겼다.

 ‘이미 한 번 본 사이니까...’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채우며 성훈은 떨리는 손을 위로했다.

 연한 보라색 브라를 벗기니 숨었던 젖가슴이 출렁이며 드러났다.

 몸에 열이 있어서 있는 그 위에 꼭지가 더욱 붉게 익어 보였다.

 딱 붙은 칠보 레깅스를 힘들게 벗기니 같은 색깔의 팬티가 보였다.

 도톰하게 오라온 둔덕 사이로 흐릿한 골짜기가 파여 있었다.

 으음...

 모니카의 흰 소리가 다시 방안에 들렸다.

 잠시 멍해 있던 성훈은 정신을 차리고 빨리 그 마저도 벗겼다.

 옷을 벗기느냐 차가워진 수건을 다시 적시고 성훈은 모니카의 몸을 정성스레 닦았다.

 윤기 나는 이마, 부드러운 귓불 뒤, 매끈한 목, 선명한 쇄골과 젖 골짜기.......

 정성스럽게 애무하듯 모니카의 몸을 쓸어가던 성훈의 손이 그녀의 사타구니에 닿았을 때 모니카의 눈이 희미하게 떠졌다.

 “하... 도... 도련님?”

 성훈의 큰 손이 모니카의 이마를 짚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괜찮아요? 곧 좋아 질 거예요.‘

 걱정이 가득 담긴 성훈의 목소리에 모니카의 눈이 힘든지 다시 감겼다.

 성훈의 손이 다시 움직이려 했다.

 스르륵,

 힘겹게 올라온 모니카의 두 팔이 성훈의 목을 안았다.

 ***

 끈적한 눅눅함이 이레네의 맨 살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민소매 블라우스 작은 어깨 밑으로 하얀 살결의 팔이 물에 젖은 듯 무겁게 움직였다.

 하얗고 작은 손의 손가락 끝에 핑크색 돌기가 매달려 있었다.

 “응...”

 집게손가락과 엄지로 브라 속 젖꼭지를 비틀자 작은 신음이 도톰한 핑크색 입술 사이에서 맴돌다 사라졌다.

 ‘오... 오빠.......’

 열려진 블라우스 사이로 들어간 이레네의 팔 움직임이 빨라졌다.

 사각 거리며 구겨지는 블라우스 옷 사이로 빼꼼히 비친 이레네의 하얀 젖무덤이 브라 위로 내비췄다.

 ‘....... 오빠가 이렇게 해줬어.’

 작은 손을 브라 속으로 넣고 젖가슴을 주무르며 이레네의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아침도 거르고 도망치듯 나온 학원에서, 

 이레네는 어제의 성훈과의 일 때문에 심란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심란한 마음에 수업시간 몰래 들어간 화장실에 앉아, 이레네는 어제의 일들을 곰곰이 생각했다.

 ‘오빠가 엄마를 좋아한다 했어... 하.’

 한숨을 쉬며 올려본 화장실 천장의 녹색 격자 타일이 줄을 맞춰 답답하게 짜여 있었다..

 ‘왜... 왜.’

 답을 알 수 없는 꽉 막힌 물음 속에서 이레네는 찢어지듯 아파오는 가슴을 느낄 수 있었다.

 “하...”

 목이 휘어지면 하얀 뒷목을 위로 들어낸 체 다시 고개를 숙이는 이레네였다.

 ‘엄마도 오빠를 좋아하는 걸까... 둘이 얼마나 같이 있었다고...’

 모니카와 성훈이 같이 있을 때면, 항상 무언가 불안했던 이레네였다.

 그래서 골목에서 모니카를 태운 성훈의 차를 기다리며 항상 참견했던 것인데,

 ‘결국, 이렇게 됐네...’

 습한 날씨만큼이나 습한 눈물이 파란 두 눈에 차올랐다.

 ‘오빠는...’

 극장에서 자신을 만져주던 성훈이었다.

 하지만, 이레네에게 그 보다 더 좋았던 건 마무리 할 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해주던 성훈의 배려였다.

 ‘... 제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장미란 여자가 왔을 때도 그랬다.

 가정부의 딸 밖에 안 되는 자신에게 성훈은 항상 상냥했다.

 이레네는 자신을 위해주는 성훈의 그 상냥함이 좋았다.

 혼자 손으로 아이보리 블라우스 칼라를 만지며 이레네는 어제 성훈의 다정함을 다시 생각했다.

 그러다 어제 성훈이 했던 행동 하나 하나를 따라가며 어제의 성훈을 되새겼다.

 가슴에 닿은 단단했던 팔뚝과, 머리위로 내려오던 오빠의 뜨거운 숨결, 약간 거친 자신의 가슴을 만지던 커다란 손.......

 “하앙...”

 억눌린 신음이 좁은 화장실 밖으로 살짝 들렸다.

 도톰한 핑크색 입술이 벌려지며 가슴을 주무르던 작은 손이 천천히 치마 속으로 사라졌다.

 ***

 모니카가 눈을 떴을 때는 저녁에 다가오는 늦은 오후였다.

 멍한 에메랄드빛으로 천장을 바라보던 모니카는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음을 알아채고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아.”

 삭신이 쑤시며 온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질렀다.

 눈썹 사이를 모아 작은 골을 만들며 모니카는 침대에 앉아 자신을 봤다.

 입고 있던 옷이 달랐다.

 하얀색 반 팔 티셔츠를 입고 있던 모니카는 하늘색 펑퍼짐한 남자 반팔 남방을 입고 있었다.

 가슴에 쓸리는 느낌이 자신이 속옷을 입고 있지 않음을 알려줬다.

 “뭐지?”

 놀란 눈이 커졌다.

 황급히 자신의 허리와 엉덩이를 만져본 모니카는 자신이 팬티도 벗고 있음을 알았다.

 철렁 내려앉은 가슴에 얼굴에 홍조가 떠올랐다.

 홀딱 벗고 성훈의 남방만 입은 모니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려 애썼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 성훈의 얼굴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상기된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아까와는 다른 열기를 뿜으며 모니카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집 안은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듯 했다.

 그런 모니카가 방안 한구석 화장대 위에 종이 한 장을 본건 거실로 나가기 전이었다. 

 [ 열이 내린 거 보고 일이 있어 나가요. -성훈

  Ps. 땀만 닦고 이상한 짓은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이상한 짓은 나중에 하게 해줘요. ^^; ]

 성훈이었다.

 남방에서 풍기는 성훈의 체향을 느끼며 모니카는 한동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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