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24)

 ########################## 12화 진심 ########################## 

영화는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그에 따라 울리는 빠른 음악, 부시고 터지는 소리가 어두운 영화관을 가득 메웠다.

 성훈은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 그의 얼굴 밑으로 여자의 짙은 샴푸 냄새와 향수 냄새가 올라와 그의 본능을 간지럽혔다.

 “하앙...”

 성훈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이레네에게서 참았던 뜨거운 숨이 전해졌다.

 레이스달린 아이보리 블라우스 위로 발기된 이레네의 젖꼭지를 만지던 성훈의 손이 잠시 주춤 했다.

 [빨리 가!]

 영화관은 모두 집중한 듯 보였다.

 성훈은 큰 손을 쫙 펴고 이레네의 한 쪽 가슴을 받치듯 손에 쥐었다.

 보드랍고 따뜻한 감촉이 전해졌다.

 위로 올리듯 살살 주무르는 성훈의 손이 조심스러웠다.

 “으... 응.”

 이레네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성훈의 가슴에 숨기며 그의 심장 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브라 없는 가슴이 성훈의 손에 이리저리 주물러지며 부끄러움에, 흥분에, 달뜬 신음에 계속 새어나왔다.

 “아 핫...”

 극장 안 음악 소리가 빨라지자 성훈의 손도 빨라졌다.

 중지 손가락으로 이레네의 유두를 압박하고 비비며 탄력 있는 스무 살 처녀의 가슴을 유린했다.

 빨라진 음악 소리에 보조를 맞추듯 일정한 간격으로 주무르는 그 손에 이레네는 녹아갔다.

 이레네는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서 물이 나와 젖고 있음을 느꼈다.

 작게 몸을 떨며 다리를 비비는 이레네가 더욱 성훈에게 붙어왔다.

 목 아래 열려진 블라우스 틈이 이레네의 하얀 피부를 노출시키며 성훈을 부르고 있었다.

 “하... 오... 오빠.”

 작은 소리를 내며 성훈의 다른 손을 잡아오는 이레네였다.

 성훈의 손이 그녀의 목을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

 “...흐응”

 하얀 크림의 시폰 케이크처럼 이레네의 가슴이 느껴졌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성훈의 큰 손안에 달라붙어 녹듯이 달콤했다.

 탄력 있는 가슴 위로 꼿꼿해진 젖꼭지가 성훈의 손가락에 걸렸다.

 그것을 살짝 꼬집으며 비트는 성훈의 손길에

 “아... 아앙...”

 잠깐의 아픔 뒤로 쾌락이 이어져 이레네는 너무 좋았다.

 자신의 몸 안에서 흐르는 물이 밖으로 넘칠까봐 그곳에 힘을 주었다.

 달뜬 그녀의 음부가 촉촉이 그녀를 더욱 간지럽혔다.

 “흑... 하앙...”

 한 손으로 다리 사이를 누르며 맞잡은 성훈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자신의 손놀림에 가슴에 기댄 이레네의 떨림이 더욱 커져가자 성훈도 더욱 흥분했다.

 잠시 손을 뺀 뒤 손가락을 이레네의 입술에 가져갔다.

 신음을 흘리던 이레네가 곧 입에 넣고 혀로 살살 돌리며 애무했다.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졌다.

 다시 그 손을 이레네의 옷 속에 넣고 탄력 있는 젖가슴 위로 딱딱하게 솟은 젖꼭지에 미끄덩거리게 문질렀다.

 “읔... 아항...”

 성훈에 품에 기댄 이레네가 더욱 떨리며 손에 힘을 주는 게 느껴졌다.

 [멈춰!]

 툭-

 뒷자리에 앉은 누군가가 꼰 다리를 바꾸며 성훈의 의자를 건드렸다.

 극장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일이었지만, 성훈은 깜짝 놀라며 모든 동작을 멈추었다.

 이레네의 몸에 취해있던 성훈이  정신이 찬물을 뒤집어 쓴 듯 깨어났다.

 이레네의 블라우스 안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탐닉하던 손을 빼내는 성훈이었다.

 그리고선 조심스럽게 이레네의 옷매무새를 정리해 줬다.

 성훈의 눈동자가 불안한 듯 흔들렸다.

 ‘뭔 짓을 한 거야. 미친놈아.‘

 물기 띤 큰 눈으로 자신을 올려보는 이레네의 작은 얼굴이 약한 스크린 불빛에도 빨갛게 달아 있었다.

 그 얼굴을 힘겹게 외면하고 성훈은 말없이 자세를 바로하고 스크린을 주시했다.

 “.......”

 어색한 성훈의 태도 속에 영화는 절정을 지나 끝나가고 있었다.

 잠시 뒤, 나른한 듯 이레네의 작고 따뜻한 몸이 성훈에게 기대왔다.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진 이레네의 행동이었다.

 가만있는 성훈의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들이 뒤엉키며 감겨왔다.

 ***

 집으로 가는 길에 옅은 비가 내렸다.

 앞창을 두드리는 빗방울이 번지며 노란 가로등빛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차안의 둘은 아무 말이 없었다.

 성훈은 앞만 보며 침묵으로 운전대를 잡았고 조수석의 이레네는 조용히 자신의 손톱만 만지작거렸다.

 웃는 듯, 우는 듯 이레네의 표정이 알 수 없었다.

 두근대는 심장만이 꺼질 줄을 몰라 했다.

 하지만, 성훈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내가 이렇게 까지 쓰레기였나...’

 운전을 하는 성훈의 머릿속이 계속 이 말을 되뇌였다.

 모니카를 좋아하면서 그녀의 딸을 유린한 자신이 황당할 정도로 한심했다.

 ‘어제 키스 할 때부터 잘못이었어.’

 장미의 등장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아니 모니카와 계단에서 사랑을 나눈 후부터 자신이 너무 얼 빠져 있었다 생각했다.

 ‘그때 확실하게 멈췄어야 했는데.’

 이레네의 키스를 그냥 넘긴 자신이 후회되었다.

 ‘모니카 얼굴을 어떻게 보지?’

 지금, 모니카를 생각하니 가슴 한편이 아파왔다.

 왠지 잘못될 거 같은 불안감이 그를 아프게 했다.

 ‘설사 이번 일 때문에 모니카와 이레네가 집을 나가게 되면...’

 하지만, 이레네와 이런 관계를 계속 맺고 있을 수 없음을 성훈은 잘 알았다.

 성훈은 확실히 하기로 했다.

 “이레네?”

 이레네가 고개를 돌려 성훈을 바라봤다.

 바라보는 그의 옆모습에서 안 좋은 말이 나올 것을 이레네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작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 모니카를 사랑해.”

 ‘이 번 일로 모니카가 떠나도 내가 보내지 않으면 끝난 게 아니니까...’

 용기 내 말하는 성훈이 모니카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진심이야.”

 이어진 성훈의 목소리에 이레네의 큰 눈이 갈필을 못 잡고 흔들렸다.

 앞창에 부딪힌 빗물에 차안이 뿌옇게 번져 보였다.

 ***

 도톰한 입술이 벌어지며 뜨거운 숨이 세워 나왔다.

 침대에 누워 바라본 전등이 긴 속눈썹을 뚫고 들어와 에메랄드 빛 눈동자에 흔들렸다.

 “으항...”

 벌려진 두 다리 사이에서 열심히 혀를 놀리던 스미스가 모니카의 신음 소리에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이미 축축하게 젖어 번들거리는 모니카의 음부가 유연하게 벌려지며 그것을 받아 들였다.

 뜨겁게 불타고 있던 안쪽 근육이 손가락을 거세게 물며 휘감았다.

 “하앙... 흑...”

 신음을 내고 싶지 않았지만 모니카의 몸은 그러지 못했다.

 자신의 몸 안을 오가는 스미스의 손가락에 음부의 축축한 소리가 방안을 메우며 그녀의 허리를 춤추게 했다.

 가릴 것 없이 하늘로 솟아난 커다란 젖가슴이 한얀 침대 위에서 흔들렸다.

 “아항... 학... 흐흥”

 모니카는 스미스의 손놀림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이 싫었다.

 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의 몸은 뜨겁게 떨고 있었다.

 어느새, 스미스의 육중한 몸이 비곗덩어리로 모니카의 젖가슴을 누르며 올라왔다.

 입 주위에 그녀의 것으로 보이는 액체가 묻어 번들거렸다.

 모니카가 두 입술을 꼭 닫았다.

 하지만, 스미스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음부를 열고 클라토닉스를 자극하니 모니카의 입술이 다시 열렸다.

 “음... 하앙”

 그 핑크빛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거칠게 비비며 스미스의 뚱뚱한 혀가 모니카의 입 안으로 들어왔다.

 “흐흡... 츕...”

 자신의 혀를 유린하는 스미스의 입에서 냄새나는 침이 흘러나와 모니카의 입에 고였다.

 어쩔 수 없이 그 침을 삼키며 모니카는 길들여진 고양이처럼 몸을 맡겼다.

 “악... 아파... 흐응.”

 스미스는 모니카의 커다란 젖가슴을 움켜잡은 손을 거칠게 흔들었다.

 멍이 들 듯 퍼져가는 아픔 속에서도 모니카의 젖꼭지는 꼿꼿이 일어났다.

 “악... 아흑... 아앙...”

 자신의 젖꼭지를 비트는 스미스의 손놀림에 모니카가 흐느꼈다.

 고통과 쾌감이 번갈아가며 그녀를 괴롭혔다.

 옅은 갈색 위에 핑크색 유두를 자극하던 스미스의 손이 입으로 바뀌었다.

 “츕... 춥.”

 입 속에 빨아들여 혀를 놀리는 그의 행위가 익숙해 보였다.

 “흑... 아아앙...”

 모니카의 신음이 커져 갔다.

 “빨아.”

 어느새 일어난 스미스가 그녀에게 펠라치오를 요구했다.

 살찐 그의 성기가 축 처져 모니카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

 몸을 엎드려 자세를 잡는 모니카였다.

 밑으로 쏠린 그녀의 젖가슴이 침대 이불에 닿으며 흔들거렸다.

 츕... 추춥...

 모니카의 입술 사이에서 음란한 소리가 한동안 세어 나왔다.

 침에 번들거리는 스미스의 페니스가 빳빳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헉.”

 갑자기 모니카이 뒷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스미스가 힘을 주었다.

 모니카의 저항을 무시하고 목구멍 깊숙이 들어온 스미스의 페니스에 모니카가 힘들어 했다.

 “읍... 으흑,”

 모니카의 입에서 괴로운 신음이 흘러 나왔다.

 조금씩 얼굴이 불게 차오르며 숨이 막혔다.

 ‘오늘, 오늘만 참는 거야... 다시는...’

 숨이 막혀 고개를 젓는 모니카의 눈꼬리에 반짝, 눈물이 맺혔다.

 ***

 이레네는 오늘 밤도 아무 말이 없었다.

 오늘은 영화가 어땠네, 극장이 어땠네... 충분히 말할 거리가 많았을 텐데 침대에 누운 이레네는 조용했다.

 하지만, 어젯밤과는 달리 모니카는 모니카대로 상심에 싸여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서로 돌아누운 등 사이로

 째깍 째깍.

 벽에 걸린 시계 소리만 흘러갔다.

 벽을 향해 웅크린 모니카는 가슴이 아팠다.

 기운 없어 보이는 이레네를 위해 자신은 집에 남았지만, 스미스와 둘만 남게 된 자신은 너무 가혹했다.

 아니, 예전에도 있던 관계였지만 성훈과 마음을 통하고 난 뒤 가진 관계여서 모니카의 감정은 더욱 상처 입으며 헝클어졌다.

 성훈의 생각에

 ‘...... 미안해요...’

 어둠 속에서 눈을 감은 모니카의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 엄마.”

 어둠속에서 이레네의 조용한 목소리가 둘 사이를 건너왔다.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이레네의 목소리에 모니카는 힘없이 대답했다.

 “응?”

 ........

 잠깐의 침묵이 가시달린 밧줄처럼 모니카를 조여 왔다.

 “왜?”

 딸의 분위기에서 무언가 불안함을 느끼며 모니카가 재촉했다.

 “....... 나 성훈 오빠 좋아해. 아니, 사랑해.”

 상처 난 모니카의 가슴이 얼어붙듯 정지했다.

 “진심이야...”

 모니카의 고운 손이 침대 시트를 꽉 쥐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