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7화 (67/96)

그 말과 함께 순간 내 머리 속은 하얗게 되어버렸다.

'호텔...호텔이라니 그럼 거기서 뭘 하는거야..보영이 너!! 이 배신자..!!'

순간 보영이에 대한 배신감으로 머리가 가득차버렸다. 창식이는 보영이가 내 마누라인지도 모르고

내가 보영이랑 섹스를 하라고 떠밀었으니 무슨 죄가 있겠나..하지만 보영이는!!

'보영이 너!!! 한국오면 두고보자!!'

난 속으로 분을 삭히며 겨우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창민아!! 창민아!!"

"어..듣고 있어.."

"끊긴 줄 알았다야~ 갑자기 말이 없어서..왜 그러냐? 화난거냐??"

"화?? 화가 왜 나..그냥 갑자기 그러니까 좀 놀래서.."

"그래~ 난 너가 그 날 걸레같은 년이라고 맘대로 해도 된다고 해서..근데 보영이가 나 찾아왔길래

갑자기 하고싶어서..그랬지.."

"그래..잘했어~ 그냥 갑자기 뜻밖의 얘기라 그래.."

"그러냐?ㅋㅋ 난 또 화난 줄 알고 깜짝 놀랐네~"

"화는 무슨~ 너 말대로 내가 보영이 너랑 공유하려고 떠밀어줬는데..내가 화낸다는게 말이 되냐.."

당연히 화가 났지만 말은 차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 보영이가 내 마누라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속은 이미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었지만, 억지로 참아가며 겨우 난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근데 말이야..창민아.."

"어? 아직 할 말 남았냐??"

"너한테 허락맡고 싶어서.."

"무슨 허락??"

"그게 말이지..내 친구들도 보영이랑 하고 싶다는데 괜찮겠냐..??"

"친구들?? 몇이나 데려왔는데?"

"나 포함해서 네 명이야~"

"그래.."

"그리구..너 보영이 하는거 볼 생각없냐??"

"뭐??갑자기 무슨 소리냐?"

"너 그 날 보니까 나랑 보영이랑 하는거 보면서 상당히 흥분하는거 같던데..ㅎㅎ 약간 너도 그런

성향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아~ 뭐 기분 나쁘게는 듣지마라..혹시나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는

거니까~"

"아니 뭐..나도 솔직히 약간 그런거 좋아하긴 하는데..어떻게 보냐??"

난 창식이의 말에 급격히 마음이 가라앉으며 호기심이 생겼다. 일본에 있는 보영이를 어떻게 

본다는건지..

"그거야 방법이 있지..ㅋㅋ지금 보영이랑 섹스하는 걸 촬영해서 실시간으로 인터넷방송을 할 꺼거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면??"

"걱정마라~ 비번방이니~ㅋㅋ 그리고 방제는 아주 평범한 걸로 만들테니까~"

"화질이 근데 괜찮은가??"

"당연하지~ 방송용 카메라인데~"

"왠 방송용 카메라??"

"ㅎㅎ 친구놈 중에 포르노 촬영하는 놈 있는데 그 놈한테 잠시 빌렸다~ 그러니까 걱정마라 화질은

아마 컴터로 받아서 티비랑 연결해서 틀어도 괜찮을테니까~"

"그렇구나.."

"어때?? 볼래?"

"그래~ 그렇게 하지"

"그럼 인터넷방송 사이트주소랑 방제, 비번은 문자로 알려줄께~"

"그래 알았다~ 빨리 보내주라"

그렇게 창식이와의 통화가 끊기고 내 머리는 흥분으로 가득차고 있었다. 이미 질투심이나 분노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내 머리속에는 창식이가 보영이를 어떻게 요리할지에 대한 궁금중으로만 

가득했다.

잠시 후 창식이에게서 문자로 인터넷 사이트의 주소와 방제, 비번이 날아왔다.

"방제가 CM come on?? 뭐냐;; 내 이름 철자냐..비번도 살짝 꼬았군..누가 들어올까 그러나..ㅋ"

난 컴퓨터를 켜고 창식이가 말한 사이트로 들어간 뒤 방제와 비번을 입력했다. 방에는 한 명만이

들어가게 접속 인원이 제한되어 있었고, 내가 들어가자 더 이상 다른 사람은 인원이 다 차서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혹시나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보영이 얼굴이라도 보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영상은 텅 빈 호텔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고, 카메라들이 여러 대인

듯 계속해서 다른 각도로 보였다. 아마 테스트를 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때 창식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한 명 들어와 있는거 너 맞지??"

"어~ 나야~ 다른 사람 못 들어오는거 맞지?"

"어~ 비번제한도 걸어놨고 인원제한도 걸렸으니 못 들어와~"

"그렇구나~ 혹시나 해서.."

"왜~ 보영이년 얼굴 팔릴까봐??ㅋㅋ"

"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내 애인인데~"

"그래~ 뭐 그때 보니까 섹파라든가 금방 먹고 버릴 년 같지는 않더라 너가 대하는 태도가~"

"그렇지~ 보영이를 섹스로 막 대해도 나한테 소중한 애야~"

"그래~ 안 다니까~ 임마..ㅎㅎ 그래서 내가 혹시나 생각해서 보영이 얼굴에 가면무도회 같은 거

할 때 쓰는 가면 씌워놨으니까 걱정마라~"

"아~~ 영화같은 거에 나오는거~??"

"그렇지~ㅎㅎ 이제 안심되냐??"

"어~ 뭐..좀 안심되네~ㅎㅎ"

"그래~ 새꺄~ 내가 아무리 개념없는 놈이라도 니 애인 얼굴을 인터넷에 팔겠냐;; 니 말대로 혹시나

누가 들어와서 보면 어쩌게~"

가면을 씌웠다니까 난 순간 내가 예전에 보영이에게 처음 다른 남자와의 섹스를 시도했을 때의 

기억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그 일이 벌써 언제적 일인건지..

"하여튼 고맙다~ㅎㅎ 그런 배려해줘서~"

"배려는 무슨~ 당연한거지~"

"그런데 보영이는 어디있냐? 안 보이네~"

"아~ 보영이 샤워하고 있어~ 어제 아침에 하고 못 했다고 찝찝하다고 샤워하러 들어갔어~"

"그렇구나..니 친구들은? 좀 있다가 오냐??"

"어~ 그렇지~ㅋㅋ"

"근데 이거 카메라 여러 대냐?? 각도가 계속 다르게 보이네~ 신기하군..진짜 방송같은게~ㅋ"

"어~ 어떻게 알았냐??ㅋㅋ 여기 방에 카메라가 총 5대다~ 내가 힘 좀 써서 빌렸지~"

"우와~ 대단한데...ㅎㅎ 근데 목소리도 잘 들리는거 맞냐??"

"궁금하냐??ㅋㅋ 기다려라 내가 지금 방 안에 들어가서 말할테니~"

잠시 후 문이 열리는게 보이며 창식이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야~ 들리냐??"

"어 잘 들리네..ㅋㅋ"

창식이의 목소리는 컴퓨터 스피커와 내 휴대폰에서 동시에 나오며 이중으로 울리고 있었다.

"그러냐~ 다행이네~ 화질 괜찮지??"

"어~ 방송용 카메라답네~ 상당히 깨끗하다~ㅎㅎ"

"그래~ 컴퓨터 화면 작지 않냐?? 티비연결해서 봐라~ 티비로 봐도 화질 나쁘지 않을텐데~"

"걱정마라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

"그래~ 그만 끊자~ 전화비 무지 나오겠다~;;ㅎㅎ"

"그래~"

창식이와의 통화가 끊기고 난 거실로 나갔다. 티비를 외부입력으로 맞추니 컴퓨터 화면이 그대로

티비에 나오고 있었다. 난 평소에도 컴퓨터로 다운받은 영화를 티비로 보는게 일상이라 항상 티비랑

컴퓨터는 연결해 놓았다.

"흠~ 화질이 나쁘지 않네~ 근데 창식이 저 녀석 혼자 앉아 있고 다른 사람은 언제나와.."

혼자 궁시렁 대고 있을 때 욕실에서 보영이가 나오는게 보였다. 보영이는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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