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4화 (44/96)

"보..보영아..안 그래도 돼..나에게 화난거라면 내가 미안해.."

"됐어..그런거 아냐..아니 정말 진심으로..화나서 그러는 거 아냐..나 오랫동안 생각하고 말하는거야.."

"그..그래도.."

"정말 나 괜찮아..많이 오래 생각했어..그리고 정말 이건 진심인데...섹스를 할 수록 솔직히 조금씩 섹스하는게

좋아졌어.."

순간 보영이의 그 말이 정말 진심처럼 느껴졌다. 정말 진심으로 음란해진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나 정말 괜찮아..우리 다시 전처럼 지내는거지?"

"어어..나야 너만 괜찮다면.."

"그래..그럼 전처럼 지내자..오빠..알았지?"

"그..그래..고마워.."

난 괜시리 눈에서 눈물이 났다.

"바보같이 왜 울고 그래.."

보영이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정말 진심으로 너무 고마웠다. 이런 나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사랑하고 이해해준다니 너무 고마운 여자친구였다. 세상에 이런 여자친구는 어디에도 없을 거 같았다.

하지만 나의 본능은 말릴 수 없는건지 그런 상황속에도 음란해진다는 보영이의 말이 기대가 되고 있었다.

그 일이 있은 뒤 보영이는 확실히 조금씩 변해 가는게 느껴졌다. 가끔은 자기가 먼저 야외화장실

같은 곳에서 섹스를 하자고 하기도 했고, 좌석버스안에서 내 자지를 갑자기 만지기도 했다. 내 입장에서는

물론 그런 것이 너무 좋았다. 이제 내가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보영이가 음란해 진거니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없었고 무엇보다 점점 음란한 행위들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게 좋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사람과 섹스하는 것은 쉽지 않은 듯 했다. 한 번씩 내가 은근슬쩍 물어보곤 했지만,

아직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나중에 하고 싶을 때 얘기를 해준다고 했다.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원체 내가 큰 죄를 지었으니 그저 보영이가 하고픈 대로 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음란한

섹스를 즐기며 시간은 흘러 9월이 되었다. 우린 둘 다 4학년 2학기라 학교는 다니는 둥 마는 둥

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내러 다닌다고 정신이 없었다. 둘 다 어찌나 바쁜지 9월동안은 거의 얼굴을

2~3번 밖에 못 본 듯 하다. 몇 군데 원서를 낸 곳이 있었는데 둘 다 1차에서 떨어지거나 아니면

면접에서 떨어져 가끔 전화통화를 하면 힘 빠진 목소리로 전화통화를 하였다. 그리고 10월의 첫 날

보영이가 약간 긴장한 듯한 목소리로 상의할 게 있다며 집으로 온다고 하였다. 난 혹시 취업이 

되어서 놀래켜 줄려고 하나 하며 보영이를 기다렸다.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보영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빠~ 나 왔어"

"어~ 그래 금방 오네~ㅋㅋ"

"어..뭐..그렇지~"

"그래~ 근데 무슨 얘기야? 이 밤 중에?? 혹시 취업된거야?ㅎㅎ"

"아니..그건 아닌데...나 면접에 붙었어.."

"뭐?? 그럼 2차까지 붙은거야~ 이야~ 축하해~ㅎㅎ 이제 직장인인거야?"

"아니..그게 최종면접이 남았는데.."

"그래? 거기서 붙은 합격이야?"

"그렇지..."

"근데~ 왜 그래?? 자신이 없어?"

"휴...그게 다들 쟁쟁한 애들이라서.."

"그래? 뭐~ 너도 어학연수도 갔다 오고 했잖아~ 토익 점수나 자격증도 있고.."

"그거야 그렇지만..다른 애들도 다 있으니.."

"에이~ 열심히 하면 되겠지~ 힘 내~"

"휴...."

"한 숨 그만쉬고~ㅋㅋ 그 말 할라고 이 시간에 온 거야~ 11시가 다 되어가는 구만.."

"그게 저..우리 교수가.. 거기 인사과 부장이랑 친하대.."

"그래?? 잘 됐네~ 그 새끼~ 너 취업 시켜준다고 그 때 각서 썼잖아~"

"그래..그렇지..근데 거기가 우리 쪽 분야에서 대기업이거든.."

"근데?? 그래서 힘들다고~ 교수가 힘써도?"

"글치..."

"그래도~ 인사과 부장이랑 친하다며~ 뭐가 문제야?"

"그러니까...우리 교수 오빠도 알잖아.."

"뭐~ 변태인거??"

난 혹시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성상납 말인가?'

"흠...혹시 내가 지금 생각하는게 맞냐?"

"휴....아마 맞을꺼야.."

"그 인사과 부장이랑 섹스하는거..?"

"어어..........."

"아고..두야..그러니까..그거 상의하러 온거야?"

"으응...오빠한테 말해야 할 꺼 같아서..교수 말로는 아마 그 사람이랑 자면 거의 100% 취업된다고

생각하면 된대.."

"휴...만약에 하면 취업은 확실하대?"

"어어...그렇대.."

"니 생각은 어떤대??"

"난...하고 싶어...거기 내가 너무 다니고 싶은 회사라..."

"그래..알았어..그렇게 해.."

"서운한거 아니지??"

"서운하긴~ 괜찮아..뭐..성공할라면 무슨 짓이든 못하겠냐..내키진 않는다만..요즘 같은 상황에

취업하기 하늘에 별따기잖아.."

"그러니까..나 너무 미워하지마?? 알았지? 내가 오빠 사랑하는거 알지?"

"그래 알았어.."

보영이는 할 말을 하고 차가 끊기겠다며, 기숙사로 돌아갔다. 한동안 난 머릿속이 멍했다. 그 일이

있은 뒤로 거의 9개월 가까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랑 보영이가 섹스를 한다니..

뭔가 참..기분이 묘했다. 약간 싫은 감정도 들었지만, 이제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이미 내가 허락을

하기도 했고, 보영이 말대로 이 어려운 상황에 그 정도 회사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섹스 

한 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못할 일은 아닐꺼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교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ㅎㅎ 나일쎄~ 오랜만이군.."

"그러네요..근데 무슨 일로?"

"보영이한테 얘기 들었나??"

"네~ 뭐..참 끝까지 짜증스럽게 구네요~ 정말 힘이 없어서 못 넣어주는 겁니까?"

"취업 말인가? 근데 내 말을 믿어줄 지 모르겠지만, 거긴 좀 진짜 큰 회사야~ 자네가 우리쪽 

전공자가 아니니 모르겠지만 우리쪽에선 상당한 대기업이라고.."

"그래서 교수님 힘만으론 부족하다는 얘깁니까?"

"그렇지..;;"

"친분도 있으시다면서요?"

"아~ 그거야...진짜 아는 정도야 정말이야~"

"휴...그렇군요..근데 정말 섹스 한 번이면 취업보장은 확실합니까?"

"당연하지~ 그 사람이 인사담당자인데..그 정도 힘은 확실히 쓸 수 있네~"

"확실한거죠??"

"그렇다니까~ 정말 내 말 믿게~ 만약에 보영이가 그 회사에 떨어진다면 내가 정말 그것만큼

괜찮은 회사로 취직시켜주겠네~"

"네..그럼 교수님만 믿죠..근데 무슨 일로 전화를??"

"ㅎㅎ 자네 근데 궁금하지 않은가?"

"뭐가요?"

"뭐긴 뭐야..보영이가 섹스하는 거 말이지.."

"솔직히 조금..그렇긴 하네요..그래도 뭐 방법이 없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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