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화 (23/96)

"그래..에휴..이제 우리 보영이 못 보겠네.."

"웅~~ 많이 서운해?? 나도 완전 서운해..ㅜㅜ 울 오빠 보고 싶어서 어쩌냐.."

"뭐..어쩔 수 없잖아...잘 갔다오구..가끔씩 전화해~ 메신져 같은거 들어오든지.."

"그래 알았오~~ 오빠~~ 전화카드 돈 없당..ㅜㅜ 그만 끊어야 겠오~"

"그래..알았어"

"웅~ 미국 도착하면 연락할께~ 사랑해~"

"그래..나두.."

보영이의 전화는 끊고 나니 마음이 너무 허전했다. 보영이에게 못해 준 기억들이 남아서 더욱 더 마음이

허전한 것일지도..난 보영이가 빨리 1년이 끝나고 돌아오길 기다리며..하루 종일을 멍하게 보냈다.

ps. 이로써 1부를 마칠 생각입니다..;; 1부가 좀 허전하게 끝나서 아쉬울 분들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양해

부탁 드려요~~^^;; 2부부터는 보영이의 어학연수 내용을 다룰 생각이구요. 2부의 주인공은 보영이입니다.

2부부터 나라고 표현되는 사람은 보영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몸살이 나서 연재를 이제 하네요~ 제 글을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죄송하네요~~ 여러분들도 감기 조심하세요~ 날씨가 추워서..ㅎㅎ;;

"왜..하윽..남자들은 섹스에 대한 환상 같은게 있다던데..하앙~ 흐윽.."

"아..그런거? 남자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나? 나도 헉헉..3s에 대한 환상 같은게 있는데"

"흐응~ 하응...하악..하앙..3s? 으응~ 그게 뭔데..허억?"

"3s는 그러니까..남자 둘이서 여자 하나랑 하는 뭐 그런거~ 라고 보면 될 듯"

"정말??? 하앙~ 오빠..변태..하윽~ 내가..다른 사람이랑~ 하응~ 하는 걸 보고 싶오?하윽~"

"몰라..헉헉~ 그냥..그렇다구~ 허억.."

그 때의 그 대화..그게 현실이 될 지는..한 순간의 실수라 생각할 수도 있어 그냥 넘어갔다. 정말

한 번만 용서해 준다는 생각으로..하지만..그게 끝이 아니었다. 

기태오빠와의 커플 여행..정말 많은 기대를 안고 간 여행이었다. 남들이 가봤다는 얘기에 의하면

커플 여행은 정말 재미있다는 얘기들 뿐이었으므로..나도 아주 많은 기대를 하고 갔다. 물론 커플여행은

재미있었다. 그 날의 왕게임만 아니었더라면..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야한 게임이 될꺼라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갈 줄은..나도 솔직히 싫지는 않았다. 이미 술을 먹은 상황에서 야한 상황이

반복되는지라 조금은 흥분도 되었으므로..그리고 그 상황에서 정말 하기 싫다고 하면 엉망이 될 거 같아

그냥 잠자코 게임을 했다. 조금 도를 넘는 행위가 있었지만..직접적인 섹스는 없었으므로..

그리고 그 날 밤 술에 취해 잠이 들었는데..누군가 나와 섹스를 하고 있다는 걸 정신이 들자 알았다. 그리고 

그 남자가 오빠가 아닌 기태오빠라는 사실을..난 정말 너무 화가 났지만..이상했다..

분명 따져야 할 상황인데..따질 수가 없었다..왜 그런건지..지금에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난 그냥

그 상황을 넘겼다. 뻔히 알 면서도 그냥 넘겨버렸다. 

그리고 민호오빠네 총각파티에서도 있었던 일들도 모두 알았지만..그냥 넘겼다..아니..그 때는 나만의

복수라 생각했다..내가 점점 더 음란해져 간다면..오빠가 다시 정신을 차릴까..아니면 배신감을 느낄까라는

생각으로 나도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있었던 교수와의 일들..모든 게 너무 치밀했다. 오빠가 제발 이 일에 연관된게 아니길 빌었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상황들 때문에..난 의심을 안 할 수가 없었고, 확신했다..오빠가 나와 있었던

모든 다른 남자와의 섹스관계에 연관되어 있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결론 지었다. 

그래서 그 날 밤 교수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앞에서 내가 음란해져 가는 걸 보며, 배신감을 느끼고

나에게 미안함을 느끼라고.. 교수의 요구는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 처음 그런 걸 당하는 나는

약간의 정신적인 상처와 몸도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정말 1주일간을 앓아 누워 기숙사에만 있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아팠다..오빠가 제발 정신 차리기를..그러지 않기를 빌었다..

그리고 차라리 지금 이 순간 1년간의 어학연수로 인해 떨어져 있는게 우리에게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1년간 떨어져 있으며..오빠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길..그리고 나의 마음의 상처도 잊혀지길

기도해본다...아직 오빠를 너무 많이 사랑하기에..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프다..

아직 10시간을 넘게 비행시간이 남았다.. 이제 머리 아픈 생각은 접고..그만 자야겠다..너무 많은 생각을

했더니..머리가 지끈하다..

한참의 지겨운 비행기 여행을 마치고 미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나오자 학교의 셔틀버스가 와 있었다.

나를 포함해 10명의 사람들은 셔틀 버스를 타고 학교를 향해 출발했다. 학교는 교외의 구석진 곳이라

셔틀 버스로 2시간 30분이나 들어갔다. 확실히 미국이 넓긴 넓은 곳인가 보다. 

'2시간 30분이면 ktx 타고 서울서 부산 거리구만..--;; 이 눔의 동네..넓기도 넓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기숙사를 배정받고, 저녁을 먹고 짐을 풀었다. 짐을 다 풀고 나니 어느새 시간이

10시였다. 오빠 목소리도 듣구 싶구, 가족들 목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정말 너무도 피곤해 그냥

누워서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일주일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학교에 적응하랴 새로운

미국애들이랑 친해지랴..정말 뭐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미국애들이 공부 안 하고 논다는 건

여기와서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미국애들은 평일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주말에 미친듯이 논다고 했다. 정말 평일에는 과제에 수업에 치이느라 놀 시간이 제대로

나지도 않았다. 나도 정말 주말을 학수고대하며, 평일을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고대하던 주말이 되었다.

주말이 되자 같이 온 한국사람들과 현지 한인들과 같이 축하파티를 했다. 술을 먹는 걸 싫어하지만,

빨리 친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를 했다. 처음에는 별루 재미가 없었지만, 꽤나 재미있는 사람들도

있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술을 먹자 취할 거 같아 사람들에게 모두 인사를 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기숙사로 오는 길이 꽤나 깜깜해 혼자 올려니 너무 무서웠다. 그때 누군가 갑자기 나의 어깨를 잡았다.

"누..누구세요?"

"왜 이렇게 놀래요~?서보영씨 맞죠?"

"네에..누구..아아~ 저랑 같이 수업듣는~"

"네~ 이런..아직 제 이름도 모르세요? 실망인데요 이거~"

"아..죄송해요;; 제가 사람이름 같은거는 빨리 못 외우거든요..;;"

"아~ 뭐 죄송할 것까지는 없구요~ 근데 왜 그렇게 놀래요?"

"길이 너무 어두워서요;; 어두운데 사람도 없지 그러니 너무 무섭더라구요;;"

"그랬군요..ㅋㅋ 근데 어디 갔다 오는 길이에요?"

"저랑 같은 학교에서 온 다른 한국 사람들이랑 술 마셨어요~기념으로~"

"이야~ 재미있었겠다..ㅋ 나중엔 저도 끼워줘요~ 저희 학교에선 저랑 두 명뿐이 안 와서 그런

기념행사도 없고 좀 외롭네요..ㅎ"

"그렇구나..알았어요~ 근데 죄송한데 이름이;;;"

"아~ 제 이름은 박영민입니다~ 잘 기억해두세요~ㅋ"

"알았어요;; 설마 또 까먹을까봐;;"

"그래요~ 그럼 가요~ 기숙사가 어딘데요~ 입구까지 바래다 드릴께요~"

"네~ 고마워요~"

우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같이 걸어갔다. 같이 걸으니 무섭지도 않고 참 좋았다. 그리고 왠지 모를

따뜻함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이 기숙사에 있으세요? 저랑 가깝네요~ 저기 보이시죠~ 저기가 바로 제가 사는 기숙사거든요~"

"그래요? 진짜 가깝네요~ 히힛...어쨌든 오늘 바래다줘서 고마워요..나중에 수업때 봐요~"

"네에~ 잘 들어가요~ 나중에 봐요~"

인상이 좋고 참 편안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기숙사로 가는 걸 한참을 바라보다 기숙사에

들어왔다. 미국생활은 처음 며칠은 친한 사람도 없고 나보다 거의 언니나 오빠라서 좀 서먹서먹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언니, 오빠들이랑도 많이 친해지고 특히 박영민이라는 사람은 나를 많이 챙겨주고 다정하게

대해줘서 좋았다. 박영민이라는 사람은 나보다 2살 많은 오빠였고, 학교는 우리 학교와 가깝고 경제학과에

다닌다고 하였다. 영민오빠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미국에 오니, 연락하기도 힘들어 많이 외롭다고 했다.

특히나 같이 온 사람도 2명밖에 더 없어서 그런 듯 보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영민오빠에게 더 잘해주고 

챙겨주게 되었다. 우리 학교 모임이 있을 때도 빼먹지 않고 항상 같이 가서 술도 마시곤 했다.

시간이 그렇게 점점 흐를수록 참 이상했다. 뭔가 싫지 않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가끔은 영민오빠가 뭐를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구, 영민오빠가 옆에 없으면 허전하기도 했다. 그런 기분이 들때마다 한국에 있는

오빠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빠는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꺼란 생각을 하고 있을텐데 내가

이렇게 다른데 한 눈이나 파는 걸 알면 싫어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견딜수 없이 내가 미웠다.

하지만 영민오빠를 멀리할 수가 없었다. 영민오빠는 나에게 너무나 잘해줬고, 영민오빠가 나에게 흑심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나도 많이 외로웠기에 기댈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며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새 12월이 되었다. 12월 둘째주에 있을 마지막 테스트 시험이

있어 정신없이 공부만 하였다. 같이 온 사람들과 어울려 밤을 새며 공부를 하였다. 물론 영민오빠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시험날짜가 다가왔다. 모두다 최선을 다하여 시험을 쳤다. 다행히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었는지 나의 성적은 A-가 나왔다. 영민오빠는 B가 나왔다고 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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