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태수의 친구들을 만나다.
교사로서의 첫 수학여행은 내 평생 잊지 못할 추억(追憶)이 되었다.
태수와는 한라산 등정을 하던 날, 내가 너무나 힘들어 해서 중간에 포기하고 그냥 내려올 때 태수가 나를 부축해서 함께 따라 내려와 주고 그날 오후까지 목욕탕에서 한 번 방에서 세 번을 더 섹스를 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너무나 힘들고 아파서 내가 태수에게 빌다시피 하여 겨우겨우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얼마나 힘이 좋은 지 마치 지치지 않는 탱크와도 같았고 대형 공사 현장의 불도져(포크레인)같았다. 나는 정상위로, 후배위로, 옆으로 누워서 하는 가위치기로, 69자세로, 심지어는 서서 하는 69로(물론 내가 거꾸로 있었지만…), 심지어는 태수에게 번쩍 들린 채로 태수의 허리를 내 두 다리로 감고 태수는 내 가장 깊은 곳으로 삽입한 채로 하는 체위로, 벽 집고 한쪽다리를 들고 하는 자세로 내가 완전히 허리가 들린 채 내 가장 부끄러운 곳이 하늘을 보고 있을 때 태수는 내 위에서 자신의 것을 꼽고 하는 자세로 등, 하여튼 본인이 알고 있는 갖가지 자세로 나를 정복했고 나는 그야말로 속절없이 당해야만 하였다.
얼마나 심하게 당했던 지 그날 저녁때쯤 관음사 코스로 내려 온 학생들과 교사들은 내가 방에 누워 있자 무리한 등산으로 인한 과로(過勞) 정도로 생각을 하고는 그 날 이후의 모든 행사에서 나를 열외 시켜 줄 정도로 나는 태수에게 지독하게 사랑을 받았다.
그 날 밤에 있었던 캠프파이어 및 전체 오락 행사에도 물론 나가지 못하였고 나는 방에서 다음 날 오전까지 실컷 잠만 잤음은 물론이다. 여러 다른 선생님들과 선배 언니 선생님들은 내 체구가 작아서 아마도 내 체력으로 감당이 안 되어서 그런 것으로 단정을 짓고는 나에게 많이들 배려해 주는 바람에 태수와의 그런 큰 일은 다행히도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덮여 질 수 있었다.
수학여행을 마친 후 학교로 돌아와서 그 다음 날은 주말이었고 태수 역시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있겠다고 하여 그 주말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틈만 나면 우리 집으로 찾아오던지 아니면 학교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의 노래방이나 비디오 방에서의 우리의 애정행각(愛情行脚)은 서서히 도(度)를 더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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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계절은 반팔로도 모자라 시원한 에어컨이 있어야만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고 이제 교사생활을 맞이하면서 첫 번째 맞는 여름방학이 내일 모레면 시작된다. 나는 이번 여름방학 때는 일본에 있는 내 동창 친구나 만나고 올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고 아니면 시골에 있는 외갓집에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원룸에 계속 있다가는 태수에게 여름방학 내내 시달릴 것 같아서 일종의 태수로부터의 도피와도 같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은우야, 이번 여름 방학 때 뭐 할 거야?”
여름 방학을 하루 앞둔 목요일 저녁 난데없이 초인종이 울리더니 태수가 찾아왔다. 그리고는 방에 앉아서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 그것이었다.
“으, 응…, 어디 좀 다녀올 계획이야….”
“어디?”
“일본….”
“일본?”
“응.”
“일본은 왜?”
“아…, 내 대학 동창 중 제일 친한 친구가 현재 일본에 유학 중이야. 여름 방학 때 한국에 들어올지 모르겠는데 아마 안 들어오게 되면 내가 만나러 나가려고….”
“나랑 있으면 안 돼?”
“태수도 이제 공부해야지…, 태수도 이제 내년이면 고 3인데….”
“나… 대학 안 가…, 아니 못 가….”
“왜? 무엇 때문에?”
“당연히 실력이 안 되는 데 대학은 어떻게 가나?”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돼. 내가 도와주면 되잖아.”
“선생이 과외해도 되나? 그거 불법(不法) 아닌가?”
“돈 받고 해 주는 거 아닌데 뭐….”
“그럼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보구… 일단은 방학 되자마자 우리 여행 좀 다녀오자. 응? 내 친구들이랑 다 약속해 놨어.”
“뭐어? 여행? 어디로?”
“당연히 동해바다지, 뭐….”
“친구 누구랑?”
“아…, 나랑 친한 놈 몇 명이 있어. 아…, 물론 우리 학교 놈들은 아니야. 딱 한 놈 빼 놓고는 다 다른 학교 놈들이야. 그리고 우리… 작년에도 갔었어. 작년에는 신안군에 있는 한 섬으로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동해안에서 조금 남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가려고…, 장소도 이미 인터넷으로 다 물색해 봤어.”
“왜? 내가 안 가면 안 돼?”
“다들 한 명씩 끼고 올 텐데…, 그럼 나만 없게 되거덩….”
“태수 따르는 여자 많잖아, 왜 꼭 내가 가야해?”
“나… 은우 만나면서부터 다른 여자 애들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다 걷어 차 버렸어, 지금 내게는 은우가 전부야….”
“피~, 그 거짓말을 내가 무엇으로 믿누? 지금이라도 이쁘고 괜찮은 여자 나타나면 날 헌신짝 내버리듯이 내 버리고 갈 거면서….”
“후후후~, 과연 그럴까? 지금까지 만나온 여자들 물론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은우만한 여자는 아직 만나보지 못 했어…, 물 많지…, 섹소리 잘 내지…, 이쁘지…,몸매 어디 내 놔도 안 빠지지…, 지금 현재 내겐 은우 당신이 내 전부야….”
태수는 때때로 나를 감격 시킬 줄도 안다. 나는 태수가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눈물이 나왔다.
“헐~ 그렇다고 우나? 제자인 내 앞에서?”
“지금 태수는 내게 있어서 제자는 아니잖아, 그건 학교에서의 일이고…, 지금은 나 은우의 유일한 사랑이잖아….”
“그래? 유일한 사랑이라… 그거 기분 나쁘지 않군…, 그럼 가는 걸로 알고 있을게….”
태수는 아주 간단하게 결론을 내려주고는 이내 나를 자신의 무릎위로 보듬어 안는다. 그 날도 태수와 나는 밤이 맟도록 깊은 사랑을 나누었다. 태수의 테크닉은 날이 갈수록 더욱 늘어서 이제는 그의 손만 다가와도 내 팬티는 흠뻑 젖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 밤에도 나는 서너 번의 열락의 자리에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그의 지독한 사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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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은 어느 해 여름보다도 무척 더웠다. 거리거리에서 짧은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 지는 벌써 꽤 오래 되었고 반팔 티도 커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여성의 상당수는 나시 티를 입은 여성들이 많았고 저마다 S라인의 몸매를 뽐내느라 가급적 몸에 착 달라붙는 옷들을 입은 여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을 정도다.
나 역시도 여자고 미혼(未婚)이어서 당연히 몸매와 패션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고 자랑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내 옷들 중 치마 정장 내지는 치마의 거의 절반 이상은 미니스커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가뜩이나 키가 작은 데다 머리를 뒤로 양 갈래를 따고 청 미니스커트와 캐주얼한 티를 입혀 놓으면 뒤에서 누가 보면 영락없는 중학생 패션 같아 보일 정도다.
일본으로는 방학이 끝나기 전에 한 주일정도를 시간 내서 가기로 일본에 사는 친구와 얘기가 되었기에 일단 집으로 내려가기 전에(참고로 내 고향은 경기도 여주이다.) 태수의 친구들과 동해안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놀러 갔다 오기로 했다. 태수는 방학을 하기 무섭게 우리 집에 와서는 여행 갈 때 필요한 기본적(基本的)인 짐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었고 물론 그 날도 질퍽하게 사랑을 나누었음은 물론이다.
수요일 오전, 나는 태수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태수의 친구들과는 청량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가급적 어려보이도록 어깨 끈이 있는 청치마 원피스 패션에 안에는 목 폴라로 되어 있으면서 니트 소재(素材)의 스웨터를 입었더니 영락없이 귀염성이 돋보이는 소녀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나는 내 패션에 태수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도 몹시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태수의 친구들이 날 어떻게 대할까에 대해서도 적잖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태수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각기 그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짱 노릇을 하는 무시무시한 친구들이라 한다. 오늘 모인다고 하는 태수의 친구들은 태수와 같은 학교에 재학하면서 태수 다음으로 짱 노릇을 한다는 김 치곤이라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강남 Y고의 짱으로 일컬어지는 장 영철, 그리고 분당 I고교의 짱으로 통하는 이 광준, 강북의 도봉과 노원 쪽에서 캡 짱으로 통한다는 임 종문, 그리고 같은 강북이지만 서대문과 은평, 마포 쪽에서 짱으로 불린다는 김 도현 이렇게 총 6명이었고 그리고 하나같이 여자들을 한 명씩 데리고 왔는데 그 중에는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자도 있었다. 장 영철의 애인이라고 불리는 김 미경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고, 이 광준의 애인으로 불리는 황 여정은 E대 간호학과 2학년이었고 임 종문의 애인은 최 지선이라고 같은 학교 1학년이었다. 그리고 김 도현의 애인은 양 현희라고 현재 강남 모 사립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었다. 참고로 태수와 같은 학교, 즉 나와 같은 학교의 친구인 치곤이는 애인이 없었으나 태수가 자기를 따르는 여학생들 중 한 명을 급조해서 만들어 줘서 아직 둘 사이는 서먹서먹한 사이로 보였다. 그 여학생은 조 수진이라고 하였고 현재 재수생이지만 태수를 너무나 좋아해서 태수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한다고 할 정도로 태수를 잘 따른다고 한다.
남자들이 애인들이라고 따라온 여자들은 하나같이 쭉빵처럼 보였다. 물론 그들 중에서 내가 제일 작았던 것은 기정사실(旣定事實)이었고…, 태수나 치곤을 제외한 다른 남자들이나 여자들은 내가 같은 학교의 선생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고 오히려 태수에게 웬 중학생을 데리고 왔느냐고 할 정도로 빈정거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자들 중 제일 늘씬 해 보이는 여자는 강남 모 사립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양 현희였는데 키가 173cm정도나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외 치곤의 애인 노릇을 해 줄 조 수진도 168cm를 넘나드는 늘씬한 키의 소유자였고 나 외에 제일 작은 여자가 이 광준의 애인인 황 여정이었는데 여대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60cm 남짓 되어 보였다. 그 외에 다른 여자 둘은 둘 다 165cm 남짓 되어 보였으며 장 영철의 애인인 김 미경이 최 지선보다 1~2cm 정도 더 커 보였다. 몸매도 제일 늘씬한 여자는 역시 키도 제일 큰 양 현희가 제일 늘씬했고 나 외에는 최 지선이 제일 말라 보였다. 그리고 제일 통통한 여자는 김 미경으로서 아마 55kg은 족히 넘어 보일 듯 싶다.
우리는 남자들 옆에 서서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이미 치곤이가 예매해서 준비해 온 표를 서로 나눠 갖고 객차로 들어가기 위해 대합실로 향했다. 치곤이는 사전에 태수가 같은 학교의 선생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기 때문에 나에 대해서는 어려워하면서도 조심스레 대했지만 말은 높이지 않았다.
“야! 태수야~ 임마! 이번의 니 깔치는 웬 소녀냐? 어디~ 중학교 다니냐?”
“중학생 아냐, 임마!”
남자들 중 제일 덩치가 큰 이 광준이가 태수의 어깨를 치며 물었다. 이 광준은 씨름을 하다가 그만 두었다는 데 키가 190cm를 넘나들면서 체중도 125kg을 상회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싸움이 붙으면 그야말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고 하는 무하마드 알리처럼 몸이 날렵하고 가볍단다. 그 이 광준이가 태수에게 날 두고 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중학생 아니면? 그럼 고등학생이란 말이냐?”
“자식이 되게 궁금한가보네, 나중에 다 알게 돼 임마! 너무 알려고 하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
“새끼, 지랄하네. 지 깔치가 무슨 대단한 여자라도 되나보네. 대학생이냐? 아니면 어디 학교 선생 정도라도 되냐? 왜 그렇게 감싸고돌아?”
“하긴 잘 뜯어보면 나이가 좀 들어 보이기도 해. 태수 저 자식, 원래 연상의 여자만 좋아했잖아….”
이 광준과 가깝게 지내는 장 영철의 말이다. 장 영철도 강남의 유수한 Y고에 재학하고 있으면서 일찍이 학교를 평정해서 지금은 학교 선생들까지도 어려워 한다는 그런 위치에까지 올라가 있다는데 그도 중학교 때부터 레슬링을 해서 체구 또한 당당했다. 182cm에 100kg정도 나가 보이는 그의 건장한 체구는 도무지 거대한 체구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날렵하고 가벼워 보인다. 한 때 강남과 강북의 패권을 놓고 태수와 1 대 1로 맞짱을 떴었으나 태수에게 깨진 뒤에 오히려 더 친하게 지내게 된 케이스라고도 한다. 하지만 태수는 그 다음 학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와서 순식간에 학교를 평정하고는 2학년에 올라간 뒤에 내가 부임(赴任)해 오자 날 자기 여자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우리가 가는 곳은 ‘추암 해수욕장’이란다. 추암 해수욕장은 강원도 동해시에서 남쪽 방향인 삼척으로 내려가는 도중 약 8.5km에 위치해 있는 해수욕장인데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추암 해수욕장의 가장 큰 장점은 미묘한 해안절벽과 함께 그리움이 베인 촛대바위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동해의 거세고 맑은 물이 바위를 때리는 여운과 잘게 부서진 백사장이 아름답다. 이 추암 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를 벗어나 7번 국도를 따라 삼척을 향하다 보면 효가 사거리를 만나는데 직진하여 4.8km를 더 달리면 주유소가 있고, 대형 안내광고탑을 좌회전하여 조금 들어가면 추암이 나온다. ‘해금강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리는 추암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동해에서 버스가 1일 7회밖에 운행하지 않아서 그런지 한적함을 볼 수 있다. 조용한 휴양지를 찾는 가족들에게는 가족피서지로도 적합한 ‘해금강 해수욕장’에는 볼거리만큼이나 넉넉한 오징어, 멍게, 소라, 해삼, 광어등 해산물이 풍부한 장점도 있다.
추암 해수욕장 주변은 뛰어난 경승지로서 예로부터 남한의 해금강이라 불려 왔으며 조선 세조때 한명회가 강원도 제찰사로 있으면서 그 경승에 취한 나머지 능파대라 부르기도 했었던 추암은 군사보호지역으로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라 그래서 그런지 여전히 백사장의 모레가 곱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은 한적한 해수욕장이다.
능파대의 자연절경, 그리움이 베인 촛대바위, 크고 작은 바위섬들과 어우러져 깨끗한 백사장과 한가로운 어촌마을풍경이 추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관이며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한국의 가볼만한 곳 10선’에 선정되기도 할 만큼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는 일단 동해로 표를 끊고 동해에서 다시 버스로 추암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청량리에서 동해까지는 기차로 자그마치 6시간 이상 걸리는데 사실 그것은 우리가 일부러 그렇게 스케줄을 짠 것이기도 했다. 남녀가 장시간 가면서 여러 가지 게임이나 혹은 스킨십을 통하여 어느 정도 서로 친해지면 더 좋은 것 아닌가!
우리는 청량리에서 정각 12시에 출발하는 열차에 몸을 싣고 좌석을 배정 받아 짐을 정리한 후 열차가 용문을 지나기 시작하면 게임을 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로 했다.
각자 자리를 정했는데 한 의자에 두 명씩 배정 받았지만 결국 네 의자(통로를 중심으로 양쪽 의자를 마주보게 해서)로 몰려 앉아 한 의자에 세 명씩 앉아서 가기로 했다.
남자들이 비교적 덩치들이 있어서 남자 한 명에 여자 두 명이 앉게 될 때는 비집고 앉으면 되었지만
남자 두 명에 여자가 한 명 앉게 될 때에는 여자가 남자 무릎 위에 올라앉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체구가 작은 여자들이 남자 무릎에 올라 앉게 되었고
그 결과 나는 태수와 치곤이가 앉은 좌석에서 태수의 무릎 위에 올라 앉아 가는 결과가 되었다.
장장 6시간 여 이상을 가야 하는 먼 거리이므로 우리는 여러 가지 게임을 통하여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고 두 시간 정도는 낮잠을 자기로 했다.
여름이라 열차 안은 에어컨을 틀어놓았음에도 피서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결코 시원하지 않았다.
첫 번째 게임은 우리나라 사람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즐겨하는 ‘제로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서로 양 엄지를 내밀어서(다 같이 내밀기 때문이 총 24개의 손이 모이게 된다.)
숫자를 부르는 사람인 자신은 엄지손가락을 하나를 올리던 두 개를 다 올리던
혹은 올리지 않던 선택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내민 것이랑 합쳐서 그 합이 맞게 되면 부른 사람은
나머지 사람을 팔뚝을 때리든 이마를 때리든 하면 되는 게임이다.
우리는 인원이 총 12명이나 되어서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양쪽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의자에 앉은 여섯 명씩 먼저 해서 나중에
가장 잘하는 사람들 절반이 따로 다시 모여 하기로 하고 일단 두 조로 나누었다.
내가 속한 조는 나와 태수, 이 광준과 그의 애인인 황 여정, 김 도현과 그의 애인인 양현희가
같은 조가 되어서 게임을 시작했다. 나는 아무래도 게임에는 좀 늦은 편이라
초반에는 몇 번 술래가 되었다. 하지만 이내 게임에 적응이 되기 시작한 나는
그 이후부터는 잘 틀리지 않고 술래로도 걸리지 않았다. 가장 게임에 술래로 많이 걸린 사람은 게임에 좀 둔한 이 광준이었다. 우리는 이어 ‘공공칠빵’ 게임으로 전환하였고 술래로 걸린 사람은 남자의 무릎위에 엎드려서 등에 손바닥 세례를 받게 되었다. 물론 남자가 걸리면 알아서 엎드려야 했고…, 이‘공공 칠 빵’ 게임은 예전부터 많이 해 왔던 잘 알려진 게임이라 나 역시도 잘 걸리진 않았지만 대신 한 번 걸리게 되면 등이 얼얼할 정도로 남자들로부터 손바닥 찜질을 당해야 했다.
한 번 걸리고 나면 등 전체가 뜨거워 질 정도로 맞고 나니 찜질도 이런 찜질은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게임을 하면서 원주를 지나고 있는 동안에 우리의 배꼽시계는 점심을 먹으라고
자명종을 울려주고 있었다. 우리는 준비해 간 김밥과 튀김,
그리고 약간의 빵 등을 곁들여서 점심을 나눠 먹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내가 준비해 간 약간의 샐러드와 샌드위치는 단연 그들 중에서 압권이었다. 너무나도 맛있단다.
식사를 마치고 음료수를 마시고 나니 나른해져 온다. 그들 중에 이 광준이나 장 영철, 임 종문, 김 치곤 등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오겠다고 객실과 객실 사이의 통로로 나갔다.
그러자 태수도 바람 좀 쐬고 들어오겠다고 따라 나갔고 여자들은 그 사이에 의자에 자리 잡고 앉아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나 역시도 나른해져서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시트에 앉아서 조금 졸고 있으려니 나갔던 남자들이 우르르 밀려들어온다.
졸고 있던 여자들은 남자들이 들어오자 자리를 다시 정돈했고 나는 다시 태수의 무릎 위에 앉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자리에 정리 정돈하여 앉자마자 자기 파트너에 대한 자랑을 하기로 했다.
사실 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이들 파트너들이 서로 어떤 계기로 해서 만나게 되었나 하는 점이다.
어차피 열차가 가는 시간은 오래 걸리고 게임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그런 이야기를 나눠 가면서 서로 좀 더 알아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내가 제안하였다.
“각자의 파트너들이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이야기 해 주는 게 어때요? 그래야 서로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것이고…, 남자들끼리는 서로들 친구니까 잘 알 수 있어도 우리 여자들끼리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러자 내 말에 갑자기 장 영철이 끼어들면서 찬성을 하였다.
“그래,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각자 파트너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 남자들이 먼저 이야기 하고 그 중에서 틀린 부분이나 사실이 아닌 것이 있으면 여자들이 바로 잡아 주는 거, 그거 어때?”
그러자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여 제일 먼저 제안에 동의한 장 영철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로 했다.
(1) Y고 짱 장 영철(182cm-100kg)과 그의 파트너인 김 미경(고등학교 3학년(166cm-55kg)의 만남과 사랑
나는 지금 강남 청담동에 있는 Y고등학교에 다녀, 물론 지금 그 학교에서 주먹잽이로는 더 이상 싸우고 싶은 상대가 없을 정도이기도 하고…, 사실 내가 다니는 학교와 인근 몇 몇 학교(C고, K고 등) 사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주도권 다툼 때문에 한 주일이 멀다하고 각 학교에서 난다 긴다 하는 놈들끼리 싸움박질 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우연찮게 미경이를 만난 거지…, 미경이는 지금 역삼동에 있는 J여고에 다니고 있어. 물론 지금 거기서 전교 1, 2등을 다투고 있고…, 아마 이번 2학기 때 수시 모집으로 서울대를 지원하게 될 걸. 지금 고 3이거든, 저 애를 어떻게 만났나 너희들 매우 궁금하지? 이제 그 이야기를 해 줄게. 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갈까? 그러니까…,
그때가 내가 고 1 가을이었을 때니까, 작년 가을이었지…, 해마다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들은 10월을 전후로 해서 축제를 벌이지. 미경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그 무렵이면 축제를 했고. 물론 나와 내 똘마니들은 그 축제를 구경삼아 보러 갔었어. 아무래도 여고의 축제니까 남고와는 다른 그 무엇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었겠지.
막상 축제를 보러 갔더니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처음 가져보는 축제라 무척 생소하고 쑥스럽기도 하더군, 하지만 그래도 난 남자잖아. 여학교의 강당이라는 델 들어가게 된 거야,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 퍼포먼스도 있었고, 촌극 내지는 댄스파티도 있었는데 중간에 시 낭송이라는 순서가 있더만, 그때 시 낭송을 한 장본인이 바로 미경이야. 난 첫 눈에 뿅 가버린 거지. 너무 이쁘더구만, 인기도 많고…, 끝나고 나서 미경이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처음에는 보기 좋게 딱지를 먹었지. 할 수 없잖아. 작전을 쓰는 수밖에…, 내 똘마니들을 시켜서 집도 알아 두고, 학교 가고 오는 시간을 파악한 뒤에 하루는 내 동생들을 시켜서 겁을 좀 줬지, 학원에서 끝나면 집에까지 학원차가 운행하는데 늘 미경이 엄마가 데리러 나오더구만, 천상 학원가기 전에 일을 저질러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교에서 학원으로 가는 미경이를 내 동생들이 중간에 붙잡은 거야…,
“어이~ 깔치야~ 우리랑 좀 놀다 가라! 응? 우리가 맛난 거 사주께….”
“왜 이러세요? 비키세요, 댁들은 누구세요?”
“우리? 음…, 보자, 우리가 누구지? 야! 우리가 누구냐, 임마?”
“우리? 우린 청담동 호루라기 3총사잖아. 우리가 호루라기 한 번 불면 청담동이 비상 걸리잖냐….”
“그치?”
“저…, 지금 학원가야 되요, 네? 빨리 보내주세요.”
“아, 학원…, 그렇지, 학원 가야지…, 근데 우리한테 뭘 좀 주고 갔으면 좋겠어. 그럼 두말 않고 얼른 보내줄게….”
“저… 돈도 없어요. 다음에 만나면 그때 드릴게요. 오늘은 아무것도 없거든요.”
“이런 씨벌~ 우리가 무슨 양아치 새낀 줄 아나…. 우린 지금 너한테 돈 달라는 거 아니야, 엉? 내 말을 그렇게 못 알아들어? 우리한테는 없구, 너한테만 있는 걸 달라는 거야….”
“그게 뭔데요?”
“너한테만 있는 거, 그게 뭔지 몰라? 그럼 내가 확인시켜 줄게 이리와 봐.”
“어멋!”
그때 내 동생들은 미경이를 붙잡아서 으슥한 곳에 가서 엄포만 줄려고 했었던 거야, 그때 내가 나타난 거지, 물론 사전에 다 계획이 되어 있었던 것이지만…, 물론 내가 등장한 것은 그보다 더 극적(劇的)일 때 나타났지. 그러니까 내 동생들이 미경이를 붙잡고 옷도 대충 찢어발기고 막 성폭행(性暴行)을 시작하려 할 즈음에 내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극적인 순간이야. 결국 그 놈들로부터 미경을 구해낸 나는 미경의 흑기사가 된 거구 그 바람에 그 놈들 대신 내가 미경일 따 먹게 된 거지.
“흐흐흐! 미경아. 어땠니? 오빠가….”
“오빠는 무슨…. 나중에 막상 관계를 하고나서 보니까 2학년이던데…, 하여튼 지금은 후회는 안 해, 나… 자기 좋아….”
“흐흐흐! 그래? 나도 자기 이뻐 죽겠어. 맨 날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고 싶어. 그럴 수만 있다면 말이야. 자… 우린 이렇게 만났고 다음은 누가 이야기를 해 볼래? 광준이 네가 해라.”
“나?”
가만히 듣고 있던 이 광준이가 얼굴이 발게지면서 자신에게 손짓을 한다. 덩치가 여섯 명의 남자 중에 제일 크고 거구인 이 광준은 현재 분당에 있는 I 고등학교에서 싸움으로는 일짱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는 황 여정으로 나를 제외하고는 젤 언니이다. 현재 E여대(내 후배이기도 하고…) 간호학과 2학년에 다니고 있다고도 한다. 사실 나는 이 커플의 만남이 젤 궁금하기도 했다.
(2) I고 짱 이 광준(190cm-125kg)과 그의 파트너인 황 여정(E 여대 간호학과 2학년(160cm-47kg)의 만남과 사랑
“그래. 근데… 나는 말을 버벅 거리고 말을 잘 못 하거덩. 내 대신 여정이가 해 주도록 하지….”
그러면서 광준은 자기 파트너인 황 여정을 돌아다본다. 그러자 황 여정도 얼굴이 발그레 변하면서 광준을 쳐다보고는 알았다는 듯이 말을 풀어간다.
“그래요. 그럼 내가 대신 말할게요. 사실 우리 아빠는 분당에서 정형외과 병원을 운영하고 계세요. 그래서 나도 학교 수업을 마치거나 주말엔 주로 병원에서 아빠 일을 도우면서 실습 비슷한 것을 하고 있기도 하구요. 아마 그 날은 주말이었을 거예요. 아마 시간은 밤 11시가 넘어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 나도 이제 피곤해서 집에 들어가 자려고 하는 찰나(刹那)였는데 한 무리의 남자들이 병원으로 들이닥쳤어요. 덩치들도 무척 크고 머리들도 짧아서 난 조폭들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중에 한 명이 환자였는데 팔이 부러져서 덜렁거리고 있었고 셔츠랑 몸 여기저기에서는 피가 많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지역의 다른 성인 조폭들 여러 명 하고 여기 있는 광준 씨 혼자 상대해서 싸움을 했다나봐요. 난 그 당시에도 광준 씨가 고등학생인 줄 전혀 몰랐었죠. 하여튼 그 순간 광준 씨가 다시 보였어요. 너무 멋있어 보였다고나 할까…. 하여튼 응급실 의사 선생님이 부러진 팔을 일단 다시 붙여서 맞추고 그 다음 날은 쉬는 날이었지만 아빠가 나오셔서 다시 제대로 한 번 더 봐 주시고 그리고 우리 병원에서 한 주일인가 입원한 다음에 나중에 두어 달 통원 치료했었던 적이 있었죠. 그때 이후부터 광준 씨랑 사귀게 된 거죠.”
“에이~ 그건 그렇고 지금은 둘 사이가 어느 정도까지 진도가 나갔는지도 말해야 하잖아.”
듣고 있던 임 종문이가 궁금하다는 듯이 다시 말을 재촉한다.
“야, 새꺄~ 너는 응급환자와 금방 섹스를 할 수 있겠냐? 지금이야 너희들 하고 똑 같은 상태지만 여정이랑 관계를 갖는 데까지 세 달 정도 걸렸을 거야. 그렇지 않니? 여정아!”
“네, 더 정확히 말하면 첫 번 만남, 그러니까 우리 병원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지 꼭 두 달하고도 4일째 되는 날인 금요일 저녁때였죠.”
“와~ 기억력 끝내 준다. 진짜로….”
다들 황 여정의 정확하고도 똑 떨어지는 말에 기가 질려 하는 모습이다. 내가 봐도 황 여정은 정말로 야물딱 지다.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자~알 한다, 계속해….”
다들 황 여정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다.
“울 아빠의 특별한 조치와 무엇보다 건강체질인 광준 씨의 빠른 회복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광준 씨가 기브스를 푸는 날이 되었어요. 그 날은 광준 씨의 다른 친구들은 오지 않았고 광준 씨와 광준 씨 어머니만 오셨었죠. 물론 나도 그 때는 병원에 있었구요. 광준 씨의 팔에서 기브스를 떼어내고 X-Ray 결과를 본 후 뼈가 잘 붙었음을 확인 한 후 광준 씨 어머니가 병원에 계신 모든 직원들에게 저녁 한 턱을 내셨어요. 그리고 나하고 광준 씨는 얼마 안 있어 병원을 나왔구요. 어머! 그 담부터는 나도 부끄러워서 말 못해요.”
“에이~ 잘 나가다가… 왜 삼천포로 빠지냐? 계속해라. 워~워~”
황 여정이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다른 친구들의 원성이 많아지자 그때까지 조용히 듣고 있던 광준 씨가 나선다.
“그래, 그럼 남자인 내가 계속 말을 하도록 하지. 내가 말을 좀 더듬고 버벅 거려도 이, 이해 해 주길 바란다. 흠!”
“그래, 광준이 네가 말해봐라.”
다들 광준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저녁을 먹지 않고 나왔어. 난 그때까지 울 여정이가 대학생인 줄 진짜 몰랐어. 물론 간호사 복을 입고 있어서 아가씨인 줄은 알았지만 무척 동안이었고 또 키도 작아서 난 정말이지 헷갈렸지. 아가씨가 맞긴 맞나, 아님 나랑 같은 고등학생인가, 하여튼 말도 못 놓고 일단은 같이 나왔어. 분당을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중앙 공원을 제외하고는 그 저녁에 갈 수 있는 데가 그리 많지 않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도 저녁을 먹어야 했었구….
자동차 운전도 할 줄 모르고 그 날은 기브스를 푸는 날이라 바이크도 안 끌고 나와서 그야말로 뚜벅이로 다녀야 했지. 일단은 근사한데서 저녁을 먹는게 급선무였고 그래서 여정이에게 뭘 좋아하느냐고 묻고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고깃집으로 가게 되었어. 둘이서 아마 그 날 5인분인가….”
“8인분이요.”
얼른 여정이가 바로 잡아 준다.
“그랬나? 우리가 먹은 게 8인분씩이나 되었어? 그럼 내가 거의 7인 분 정도를 먹은 거네. 하여튼 고기를 먹고는 갈 데가 만만치 않아서 노래방을 같이 가기로 했어. 먹었으니 소리 좀 질러야 될 거 아냐.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 겸…, 그래서 내가 아는 노래방으로 택시를 타고 갔지. 그 노래방은 내 똘마니의 형이 운영하는 노래방이었거든. 물론 그 형도 나에게는 잘 해 줘. 내게도 꼼짝 못하니까…. 가서 제일 깊숙한 곳의 특실 제일 좋은 방으로 들어가서는 노래를 부르는 데…, 야! 너희들 나중에 여정이 노래 한 번 들어봐라. 거의 환상이다. 카수야, 카수…. 진짜 노래 잘 부르더라. 저 쬐끄마한 몸에서 어떻게 그런 가창력이 흘러나오는 지 진짜 잘 하더라구. 하여튼 난 여정의 노래 소리에 그냥 뿅 가버렸고 아마 무슨 노랜 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성 시경의 노래를 하나 틀어놓고 그만 일을 저질렀던 거 같애. 처음에는 반항하는 거 같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반항을 하지 않고 처분만 바라는 거 같더라. 근데… 중요한 건… 여정이가 처녀(處女)였다는 사실이야….”
“어머! 부끄럽게스리…, 광준 씨….”
“괜찮아. 이런 건 말해도 된다. 하여튼 난 그 날 여정이를 어떻게 따 먹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하여튼 여러 번 관계 했었던 거 같애. 나중에 다 끝내고 옷을 입혀 줄 때 보니까 여정이가 울고 있더군….”
“햐~ 정말 중요한 건 그 내용인데…, 어떻게 했는지…, 우리가 사실 궁금해 하는 건 그런 거잖아, 그렇지 않니?”
영철 씨가 짓궂게 말하면서 웃는다.
“너, 이 새끼 그러다 죽는다. 그러는 너는 말했냐?”
“나야 말 하라면 말 하지…, 못할 건 또 뭐냐?”
“그래. 그럼 나중에 강원도에 가서 밤에 잘 때 한 번 말해봐라. 너 이 새끼, 말 안 하면 나한테 죽는다.”
“어쭈? 우리 광준이 많이 컸네. 한 번 오래 만에 그럼 몸 한 번 풀어볼까? 나중에 강원도에 가서 태수보고 심판보라고 하고 한 번 겨뤄 보자. 어디….”
“자, 자…, 이제 그만 하시고…. 그럼 다음은 누가 말할까”
나는 얼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나섰다. 그러자 서대문 쪽과 마포 쪽에서 짱을 한다고 하는 도현 씨가 태수에게 말한다.
“야! 사실… 우리가 제일 궁금한 게 태수 너희 커플이야. 한 번 말해봐라.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어떤 관계인지 한 번 자세하게 말해봐라.”
갑자기 나와 태수 쪽으로 화살이 날아왔다. 그러자 다들 손뼉까지 치면서,
“그래, 말해라~ 말해라~ 궁금하다~ 말해라~.”
하고 우리에게 말할 것을 요구한다. 나는 갑자기 당혹스러워서 태수 얼굴만 쳐다봤다. 그러자 태수가 미소를 짓더니 말한다.
“그래…, 그럼 제군들 요구사항이 그러하니 말하도록 하지. 내가 말할게.”
“아니야, 네가 말하지 말고 여정 씨처럼 은우 씨 보고 말하라고 해. 우리는 은우 씨로부터 이야길 듣고 싶다.”
도현 씨가 여전히 짓궂게 말한다. 그러자 도현 씨의 그 말에 다들 또 환호성(歡呼聲)을 지른다.
“그래, 그 말이 맞다. 우리는 태수에게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은우 씨로부터 듣고 싶다.”
그러자 여자 파트너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결국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될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내가 태수 얼굴을 쳐다보자 태수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할 수 없이 내가 말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할 수 없네요. 제가 그럼 말하도록 하지요. 음…, 무엇부터 말해야 할 지….”
“지금 신분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말해야지….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아니면 직장인인지….”
“사실… 저는….”
(3) 강성고교 짱인 태수(186cm-88kg)과 그의 파트너인 나 정 은우(153cm-41kg)와의 만남
그때 태수가 나서서 먼저 말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시다.”
“뭐?”
“뭐라고?”
“어머! 그게 무슨 말이야?”
다들 한 마디씩 하면서 놀라는 눈치다.
“태수, 너희 학교 선생님이시냐?”
“그래, 우리 학교 국어 선생님이시다.”
“와~ 진짜 이거 빅뉴스네. 놀라울 정도다. 태수 네가 어떻게 너희 학교 선생님이랑 애인 사이가 될 수 있는 거냐?”
“진짜 오늘 이야기 중에 최고의 하이라이트네.”
“우린 키가 너무 작아서 우리 또래거나 우리보다 많아야 한두 살 위 정도밖에 안 봤는데….”
“그러게…, 어머! 그럼 우린 뭐라고 불러야 하지? 언니? 아니면 선생님?”
“나이는 어떻게 되냐? 설마 유부녀(有夫女)는 아니지?”
“그래. 당연히 유부녀(有夫女)는 아니다. 올해 나이가… 잠간만 은우 씨 나이가 어떻게 되지? 올해?”
“24살….”
“그럼 우리랑 거의 6~7살 차이나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차이 나는 것도 아니다. 적다고 보면 적고 많다고 보면 많은 나이긴 하네.”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졸지에 태수와 나는 그들 가운데 최고의 흥밋거리로 떠올랐다.
“그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도 이야기 해야겠네. 진짜 궁금하다. 같은 학교 선생과 학생이 애인(愛人)사이라니….”
“누가 이야기 할래? 태수 네가 할래? 은우 씨가 할래?”
“그래, 태수 너보다 은우 씨가 하는 게 더 낫겠다.”
그리고 태수도 나에게 이야기 하라고 한다. 결국 화살이 내게로 날아왔다. 나는 얼굴이 빨게 지면서 뭐라 말 할까 고민하다가 서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했다.
“음…, 사실 난 이번 고등학교가 첫 부임지(赴任地)에요. 교사생활 첫 해이기도 하구요. 처음엔 무척 많이 떨렸지요. 태수 씨를 처음 만난 것은 내 첫 부임(赴任)날 지하철 안이었어요. 여러 학생들이 제 주변에 서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태수 씨였지요. 처음 본 태수 씨는 정말 늠름했고 학생 같지 않게 의젓해 보였어요.”
나는 최대한 태수를 칭찬해 주었고 그를 높여 주었다. 마치 그를 영웅처럼 떠받들어 주는 것이 그에게 잘 보이는 것 같아 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이야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후 태수 씨는 학교 안에서도 나를 음(陰)으로 양(陽)으로 많이 도와주었어요. 학생들이 너무 떠들고 통제가 안 될 때 태수 씨의 한 마디로 금방 통제가 되었죠.”
“음(陰)으로 양(陽)으로가 아니라 낮과 밤을 말하는 거 아냐?”
광준 씨가 짓궂게 말한다. 나는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태수 씨와 데이트를 처음 한 것은 내가 그 학교에 부임 하고 한 달여가 거의 되어갈 무렵이었는데 아마 그 날은 토요일이었을 거예요.”
나는 태수와의 행복했던 첫 데이트를 떠 올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동안 반 분위기나 다른 학생들을 태수 씨가 잘 잡아줬고 또 날 여러 모로 많이 도와 줘서 점심 한 끼라도 사 주고 싶은 마음에 그 날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어요.”
“그 날 일이 벌어졌다는 말이군….”
광준 씨가 계속해서 짓궂게 말한다. 나는 손 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말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학교는 시내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이라 그날 같이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가 거기서 점심을 같이 먹고 그리고 노래방을 같이 갔지요. 그리고 우리는 즐겁게 노래를 불렀고요.”
“그래서 언제 처음 했다는 말인데… 요….”
“하하하!”
“호호호!”
“까르르.”
마지못해 참고 있던 영준 씨가 묻는다. 그러자 다들 그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뒤집어 진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웃거나 말거나 계속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음…, 노래방에서는 사실 가벼운 스킨십만 있었어요. 난 전혀 예상치 못했었는데 그 날 태수 씨가 스킨십을 하는 바람에 난 솔직히 기분이 묘했지요. 남자의 손길을 그때까지 그렇게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정말 기분이 묘했어요.”
그때 태수가 잠시 끼어들면서 말한다.
“내가 잠시만 끼어들어서 말할게. 사실 은우를 처음 봤을 때는 난 그동안 잡지 속에서나 봤었던 미국 모델 틸라 데킬라를 보는 듯 했었어. 내가 자위할 때 자위 대상이었거덩. 봐봐, 지금도…, 얼마나 작고 귀여운지…, 내가 안 좋아할 수 있겠냐? 너희들 같으면 어떻겠냐?”
갑자기 태수가 나서서 나를 추켜세우며 이야기 한다. 다들 태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해 준다. 정말 내가 틸라 데킬라(Tila tequila) 같은가?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틸라 데킬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미국서 활동하는 동양인 모델 틸라 테킬라(Tila tequila, 28세). 그는 전형적인 미국 여성들에 비해 키도 작고 피부색도 다르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미국 남성들에겐 인기 만점이다. 자신의 핸디캡을 장점으로 살린 그녀는 매우 큐트(Cute, 귀여운)하고 섹시(Sexy)한 매력이 넘치기 때문이다.
테킬라가 최근 미국의 한 연예전문사이트에서 화보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화보에서 정열적인 붉은색 비키니를 입고 몸매를 드러냈다. 몇 년 전 세계적인 남성지 ‘맥심(Maxim)’이 선정한 ‘섹시한 여성 100인’이라는 화려한 경력답게 화보에서도 섹시한 자태를 뽐냈다.
또한 149cm 아담한 키와 동안 얼굴로 큐트(Cute)한 매력까지 선보였다. 핸디캡일 수 있는 육체적 조건이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게다가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로 수많은 남성들의 보호본능(保護本能)을 자극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화보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대부분 네티즌 의견은 섹시함과 큐트함이 함께 느껴진다는 것. 한 네티즌은 “남성들이 선망하는 섹시한 매력과 귀여운 매력을 함께 갖췄다”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은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올해 31세의 테킬라는 싱가포르 출신으로 베트남(3/4의 피)과 프랑스(1/4의 피) 혼혈이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스페이스 친구(‘일촌’에 해당) 숫자가 1백 60만 명을 돌파하는 최초의 인물이 돼 해외 언론과 네티즌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웹진 슬레이트는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서 “가장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가진 여성이라고 했고, LA 타임스의 한 칼럼은 수많은 “친구”들이 음악과 모델과 패션 디자인에서 성공을 돕고 있다고 했으며, LA 데일리 뉴스(2006년 11월 28일자 기사)는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인물이라고 전했다. 어쨌든 매우 작은 키를 가진 그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미국 사회에서 ‘가장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가진 여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에도 가수, 모델, 사업가, 진행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모델과 가수 그리고 TV 진행자등 다양한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녀 역시도 두 가지 핸디캡을 극복해야만 했다. 먼저 스타덤으로 올라서기 어려운 동양계 여성이라는 것이 미국 사회에서는 그녀에게는 약점이 아닐 수 없었다. 신장이 149cm정도로 한국의 초등학교 5, 6학년 정도의 체격에 지나지 않는 테킬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특기인 환한 웃음과 미소로 남성들을 사로잡았으며 그녀의 화보는 수많은 남성들의 자동차나 사무실의 책상 앞으로 모여졌다. 두 번 째 핸디캡은 그녀의 어두운 과거였다. 그녀는 현재 캘리포니아 웨스트 할리우드에 거주하고 있지만 그녀 역시도 어두운 그늘이 있었다. 한 때 갱단에 가입했으며 약물 복용 경험도 있고 경찰에 쫓기기도 했던 것. 하지만 그녀가 동양계로서의 핸디캡과 어두운 과거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터넷에서 얻은 명성 덕분이다. 그녀는 마이스페이스 친구(‘일촌’에 해당) 숫자가 1백만 명을 돌파하는 최초의 인물이 되었고 현재는 그 수가 300만 명에 달한다. 지금도 그녀는 무선 통신 업체등과 광고 계약을 체결하고 개인 의류 사업을 하고 있으며 TV 진행자와 가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영국의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간 4300만 파운드를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대형 언론은 그녀를 도외시하지만, 네티즌이라는 ‘개미’들은 이 작고 귀여운 인형같은 틸라 테킬라에게 가공할 ‘파워’를 부여한 것이다.
“내가 태수 씨와 첫 관계를 맺은 것은 그가 약속한 대로 첫 데이트였던 노래방 사건 이후 두 주 후에 태수 씨의 부모님이 집안 행사 때문에 어디를 간다고 해서 집이 빈다고 했는데 사실 그 날도 아니었고 수학여행을 앞둔 전 날, 바로 제가 살고 있는 원룸에서였어요.”
“언니, 어땠어요? 태수 씨와 처음 하고 나서?”
“언니도 그때까지 남자관계가 전혀 없었어요?”
이번엔 여자 파트너들이 내게 묻는다. 궁금하긴 했었나보다.
“네, 전 솔직히 그때까지 남자관계가 한 번도 없었어요. 대학 4년 동안 데이트는 몇 번 해 봤었지만 스킨십이상 가 본 적이 없었거든요. 솔직히 연하의 남자인데다가 또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그 첫 대상이었다는 게 내게 큰 설렘으로 다가왔던 거 같았어요.”
“어땠어요? 태수 씨와의 첫 관계는?”
집요하게 또 다시 묻는다.
“모르겠어요. 처음엔 좀 아팠다는 거 하고는 정확히 어떤 느낌이었다고 정의(定義)하기는 어렵지만 무척 황홀(恍惚)하고 좋았다는 거….”
“후후후!”
“호호호!”
“깔깔깔~.”
“우하하하~.”
다들 배꼽을 잡고 뒤집어 진다. 태수의 얼굴을 봤더니 태수만 얼굴이 벌게져 있다. 나는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보다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다들 태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있잖아…요.”
광준 씨가 나서서 말하려 한다.
“햐~ 나 이것 참… 말을 놓기도 안 놓기도 뭐 하네…, 하지만 태수의 친구니까 나도 말 놓을게, 그냥…, 괜찮지? 은우 씨….”
나는 그러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있잖아. 우리 태수는 여자 만족 시키는 데는 선수야, 선수….”
“네?”
“흐음…, 아~ 이걸 말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하여튼 우리 중에서 태수만큼 여자에 대해 잘 아는 놈이 없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은 거지…, 하여튼 저 놈을 애인으로 둔 이상 만족할 거야. 여러 가지로…,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자주 자주 관계를 가졌겠군. 그치? 안 그러냐? 태수야.”
“….”
“….”
“앞으로도 만족할 거요. 그거 하나만큼은….”
나는 광준 씨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즉각 알아차렸다. 내 나이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또 눈치로 보나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는가….
시간은 흘러, 흘러 오후 4시가 넘어갔고 우리들은 간식을 먹었다. 그리고 간식 후에는 추암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자는 커플, 음악을 듣는 커플, 혹은 커플끼리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커플 등 다들 자기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내면서 추암으로 향했다. 나와 태수는 조용히 눈을 붙였다. 태수의 무릎 위에 앉아 그에게 안겨 가면서 나는 어느 덧 그 품이 좋았는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눈이 감겼다.
추암에서의 뜨거운 휴가(休暇)
형제바위, 촛대바위, 능파대로 유명하며, 백사장 길이 150m,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보았을 TV 애국가의 첫 장면인 해돋이가 나오는 장소이자, 배 용준과 최 지우가 주인공으로 나와 온 국민을 눈물로 뜨겁게 달구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추암 해수욕장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저녁때였다. 우리는 해수욕장 입장 요금을 내고 야영장을 찾았다. 호젓한 숲속에는 이미 적지 않은 해수욕을 즐기러 찾아 온 관광객들이 여기 저기 텐트를 쳐 놓고 있었고 우리가 텐트를 칠만한 조용하고 호젓한 숲속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철조망이 쳐져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출입통제제한구역’이 나온다. 이곳은 아직도 밤 12시 이후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거기서 다시 숲으로 올라갔다. 이미 이곳은 외딴 곳이라 민박촌 사람들은 잘 오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는 일단 이곳에 텐트를 치기로 하고 내일부터는 민박으로 옮기기로 결정을 보았다.
형제바위, 촛대바위, 능파대로 유명하며, 백사장 길이 150M,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보았을 TV 애국가의 첫 장면인 해돋이가 나오는 장소이자, 배 용준과 최 지우가 주인공으로 나와 온 국민을 눈물로 뜨겁게 달구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추암 해수욕장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저녁때였다. 우리는 해수욕장 입장 요금을 내고 야영장을 찾았다. 호젓한 숲속에는 이미 적지 않은 해수욕을 즐기러 찾아 온 관광객들이 여기 저기 텐트를 쳐 놓고 있었고 우리가 텐트를 칠만한 조용하고 호젓한 숲속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철조망이 쳐져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출입통제제한구역’이 나온다. 이곳은 아직도 밤 12시 이후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거기서 다시 숲으로 올라갔다. 이미 이곳은 외딴 곳이라 민박촌 사람들은 잘 오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는 일단 이곳에 텐트를 치기로 하고 내일부터는 민박으로 옮기기로 결정을 보았다.
이곳 추암은 아직까지는 ‘군사시설보호지역’이라 밤 12시 이후부터는 북쪽 전망대쪽으로는 출입금지가 실시된다. 따라서 그 전에 실컷 놀고 밤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나을 듯 싶어보였다.
우리 여자들은 얼른 식사를 준비하고 남자들은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칠만한 장소가 넓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텐트와 텐트 사이는 최대한 넓히기로 했다. 이미 다른 사람들도 곳곳에 텐트를 치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들과도 어느 정도는 떨어져 있기로 했다.
가스버너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그리고 코펠 등을 동원하여 여자들은 찌개를 만들고 쌀과 상추와 야채들을 씻어 왔다. 그리고 동해시의 한 슈퍼에 들러서 구입해 온 서른 근도 넘게 산 삼겹살 고기를 썰어서 굽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암 해변 근처의 슈퍼에서는 과자와 맥주 두어 박스 그리고 음료수도 한 박스를 샀다. 슈퍼 아저씨는 여자들이 이 많은 것들 다 먹냐고 묻더니 오토바이로 배달해 준단다. 하지만 우리 숙소로 오자 덩치가 커다란 남자들이 여럿 보이자 기가 죽어서 조용히 배달만 하고서 얼른 사라진다. 아마도 그렇게 많이 산 이유를 슈퍼 아저씨는 돌아가면서 이해가 될 것이다. 남자들이 다들 한 덩치들 하고 고기들을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아마 술도 잘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슈퍼에서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 덧 해는 완전히 져서 밤중이 되었다. 남자들은 오자마자 바다에 신고한다고 한 번씩 물에 들어갔다 나왔는지 다들 옷이 젖어 있었다. 물은 비교적 깨끗했다. 아직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서는 덜 오염(汚染)이 된 것 같았다.
소주와 맥주가 벌써 몇 병이 동이 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시간도 얼마나 흘렀는지 모른다. 우리들은 밤이 늦은 시간까지 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을 마셨다. 나는 고등학생 남자들 특히 태수를 비롯하여 저 남학생들이 저렇게 술을 잘 먹는 줄은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어느 덧 시간은 자정으로 향해 다다른다. 벌써 여자 몇은 졸린 지 하품을 연신하고 졸기도 한다.
“졸리면 텐트에 들어가서 자지….”
최 지선의 파트너인 임 종문이 지선에게 말한다. 둘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으로서 또 지선은 같은 여자들 가운데 가장 어린 여자여서 아무래도 말 수가 제일 적었다. 나에게는 무척 어렵게 대한다.
“그래, 그렇게 해….”
이 광준의 파트너인 E대 간호학과 2학년인 황 여정이가 지선을 ‘툭’ 건들면서 말한다.
“네, 언니, 아무래도 그래야겠어요. 맥주 세 병에 소주 반 병 정도 마셨는데 완전히 몸을 못 가누겠어요. 앞도 잘 안 보이고, 머리도 아프고….”
모르긴 몰라도 나도 소주는 최소한 한 병 가까이는 마신 거 같았다. 이 광준을 비롯한 장 영철이 계속 나에게 술을 권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태수의 눈치를 보면서 술을 받아 마셨고 그것이 어느새 내 한계를 향해 다다르게 만들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맥주도 최소한 두 병 이상 비운 거 같았다. 속에서는 나도 모르게 부글부글 끓는 것이 언제고 오바이트를 할 것만 같았다.
“야! 태수야, 넌 어느 텐트 쓸래?”
장 영철이 태수에게 묻는다.
“나? 너희들부터 정해. 난 맨 뒤에 정하도록 하지…, 잘 데 없으면 민박으로 들어가고….”
“새끼, 여기서 같이 자지, 민박은….”
“은우가 많이 힘들어 하고 있잖아, 자식아! 너희들이 이해해야지…, 이런 거 별로 경험 안 해 봤을 텐데….”
“그럼 태수 너하고 광준이는 민박으로 들어가라. 여기에서는 우리가 잘게…, 여정 씨도 많이 피곤해 하잖아. 여자 파트너가 연상들이라 우리가 봐 주는 거다.”
배려해 주는 영철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래서 우리는 드디어 먹던 것들을 대충 치우고 정리한 후 각자의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다행히도 민박집은 빈 방이 있었다. 단, 비싼 것이 좀 흠이긴 했지만…,
우리는 해수욕장에서 가장 가까운 데 위치한 ‘삼화 민박’(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다)으로 장소를 정하고 광준이와 여정은 4호방으로 태수 씨와 나는 5호 방으로 들어갔다. 크지 않은 방이라 덩치 큰 태수와 내가 들어가자 방이 꽉 찬 듯 했다. 무엇보다 방엔 에어컨이 설비되어 있지 않아 흐르는 땀을 주체할 길이 없다. 온 몸이 땀으로 끈적거려서 도저히 샤워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태수 씨 먼저 씻을래?”
“아니, 먼저 씻어. 난 나중에 씻을게….”
화장실 겸 샤워 실은 그야말로 조그마했다. 여기서 어떻게 샤워를 하나 싶을 정도로 조그마했는데 그래도 일단 땀에 밴 온 몸을 씻어 내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싶었다. 불행하게도 더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좀 흠이긴 했지만…, 물은 지하수인지 너무나도 찼다. 나는 얼른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감고 그리고 나왔다. 태수는 TV를 틀어놓고 한창 마감 뉴스를 보고 있었다.
내가 나오자 태수는 얼른 반바지와 티를 벗어던지더니 팬티만 입은 채 샤워실로 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그의 중심부를 봤는데 무엇 때문인지 불룩하게 솟아 있었다.
‘아마, 오늘 밤도 그냥 자지는 않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울 앞에 앉아 옅은 화장(기초화장)을 했다. 그리고 드라이어를 꺼내 머리도 말렸다. 태수 씨는 물만 끼얹고 나왔는지 들어 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나온다. 아예 팬티조차도 벗은 채…,
“어이, 시원하다. 물이 정말 시원하네.”
태수는 내 옆에 앉아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수건으로 온 몸을 닦는다.
“옆에 돌아서봐, 내가 등 닦아 줄게….”
나는 태수에게 말하며 등을 돌리라했다. 그러자 태수가 내 옆에 등을 돌리고 앉는다. 그의 등은 그의 마음만큼이나 한없이 넓어 보였다.
그의 등을 수건으로 닦아 내리고 있는데 갑자기 옆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옆방은 바로 광준이와 여정이가 묵고 있는 숙소이다.
“저것들이 벌써 시작했나?”
태수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향해 등을 돌려 앉는다.
“오늘 피곤했지?”
태수는 내 눈을 그윽하게 들여다보며 말한다.
“아니, 태수 씨가 옆에 있어서 덜 힘들었어. 좋았어. 다른 친구들도 무섭게 생기고 한 덩치들은 하지만 마음만큼은 다들 착한 것 같네.”
나는 내 느낌대로 솔직하게 말했다.
“쟤들이 저래도 막상 쌈박질 할 땐 무섭게 해. 오죽하면 각 학교에서 짱을 먹고 있겠어.”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러는데 이번에는 방을 무엇으로 내리 찍는지 ‘쿵, 쿵’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여정의 목소리가 분명한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아예 잡누만, 잡어!”
“이게 무슨 소리야? 뭘 하는데 저런 소리가 나지?”
“무슨 소리는…, 125kg의 영철이가 여정이를 누르는 소리지….”
정말인 것 같았다. 나는 머릿속으로 둘의 그림을 그려보았다. 장 영철의 키가 190cm라고 들었는데 그가 160cm에 47kg밖에 안 나가는 자기 반도 안 되는 여정을 짓누른다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니 답이 안 나왔다.
‘만약 그가 나를 누른다면?’
아마도 압사(壓死)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고개를 도리질했다.
“왜 그래? 왜 머리를 흔들어?”
“아니, 어, 어지러워서….”
“그래, 그럼 우리도 얼른 정리하고 그만 자지….”
나는 얇은 슬립과 브라, 그리고 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슬립의 색깔이 검정 색이어서 약간은 도도하고 섹시해 보이기까지 한 옷이었다. 충분히 태수를 도발시키고도 남음이 있을 만한 옷이었다.
“은우 입은 속옷 보니까 무지 꼴린다. 진짜로 섹시하네.”
“그래? 그러라고 산 건데, 특별히…, 자기가 좋다고 하니 다행이네….”
태수는 머리를 말리고 있던 내 손에서 드라이어를 빼앗아서 TV 받침대 옆에다 놓더니 나를 끌어안는다. 나는 자연스레 태수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태수는 내게 부드럽게 키스를 해 온다.
“하루 종일 은우만 안고 싶어 미칠 뻔 했어. 은우 보지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어머! 또 그런 말을….”
태수는 내 이마며 내 콧등이며 양쪽 볼, 그리고 입술 언저리, 그리고 더 아래로 내려가서 내 여리디 여린 목, 그리고 볼록하면서도 아담하게 솟아있는 두 유방 주변을 키스를 해댄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의 키스를 받으며 신음을 내지른다.
“아, 아….”
“흐음…, 좋아 좋으니? 은우야?”
“으, 응…. 너, 너무 좋아…. 아, 아….”
그는 나에게 만세를 부르도록 내 두 손을 위로 번쩍 들게 하더니 내 슬립을 위로 벗긴다. 그리고는 뒤에 있는 브래지어 호크를 아주 쉽게 풀고는 유방위에 짙은 키스를 해댄다. 내 유방은 그의 빨아들이는 입힘에 의해서 위로 부풀어 오르며 끌려 올라갔다가 다시 ‘통’하고 제 위치를 잡아간다. 태수는 그 큰 손으로 내 유방을 문지르다가 이내 내 두 다리 밑으로 오른 팔을 집어넣고 내 등 쪽으로 왼 팔을 돌리더니 그 상태에서 날 번쩍 안아든다. 태수에게 난 정말로 인형보다도 가벼운 존재인가보다. 그는 언제나 날 조금도 힘들임 없이 들어 안는 것 같다.
“우리 은우, 이번 휴가 때, 많이 좀 먹고 가…, 불쌍할 정도로 너무 가벼워…, 모르긴 몰라도 아마 내일이면 저 놈들이 은우 번쩍 번쩍 들고 돌아다닐 걸…, 물에도 빠뜨리고 집어 던지기도 하고 그럴 거야…, 흐흐흐!”
이부자리 위에 눕혀진 나는 잠시 후에 펼쳐질 사랑의 향연(饗宴)의 기대감에 벌써 팬티 안은 촉촉해 지고 얼굴은 붉어지고 있었다.
팬티만 입혀진 채 침대에 눕혀진 나는 발가락부터 핥아 올라오는 태수의 입놀림과 손놀림에 온 몸이 저릿저릿해 지고 있었다.
태수의 가벼운 손길의 터치였지만 민감해진 내 육체에게는 견디기 힘든 자극(刺戟)이 되었는지 갑자기 내 몸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비비꼬아지며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올라갔다. 그의 손가락 하나는 어느 새 내 팬티 옆을 비집더니 내 축축해 져 있는 질 속으로 들어와서는 내 질 안에서 꼼지락 거린다. 그러자 내 질 속에 있는 내 근육들이 그 손가락을 마중 나가 어느덧 강하게 수축을 반복하며 그의 손가락을 죄였고 내 질 근육들은 그 손가락이 마치 그의 분신인 자지인 양 펄떡 거리듯 오물거리며 잡아당기는 것 같다. 예상과는 다른 반응… 내 발목을 잡고 있던 다른 한 손으로 나의 유방을 감싸고는 입술과 혀로는 내 보지 언덕을 핥으며 마음껏 내 하체를 유린하며 다닌다.
“태수… 아, 아… 나, 나… 어떻게…, 어떻게… 나, 나… 흐으윽!”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는 듯한 헐떡임으로 ‘팍’하고 터지듯 내 보지에서는 뭔가를 쏟아내며 잔뜩 몸을 낮춰서 내 몸 위로 기어 올라오던 태수는 이내 내가 ‘부르르’ 몸을 떨며 경련(痙攣)을 일으키자 잠시 하던 행위를 중단했고 다시금 내 아랫도리에서는 방금 전 절정(絶頂)의 결과를 말해주듯 상당량의 애액이 미끈한 허벅지를 거쳐 침대 요 위로 흘러내려 갔다.
잠시 후 내가 몸을 추스르자 다시 나를 안아 오면서 내 유방위에 다른 한 손으로 애무를 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유방을 핥았고 여전히 내 질속에 있던 손가락은 좀 더 깊이 들어오면서 내 자궁벽을 훑는 것 같았다. 나는 힘이 풀리듯 온 몸이 나른해지면서 그의 하는 행위를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어서 빨리 그의 큼지막한 몽둥이로 내 홍수가 난 질을 박아주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목욕 후의 흔적(痕迹)인지 아니면 방금 전 타오른 절정(絶頂)의 흔적(痕迹)인지 내 뽀얀 피부 군데군데 보석 같은 물방울인지 땀방울들이 방울방울 맺혀 천정에 매달린 흐릿한 조명 빛에 반짝여온다.
“하아~ 하아~ 하아….”
그의 여전한 유방과 그 주변을 탐험하며 훑어 내리는 그의 입김과 혀 놀림에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훤히 드러난 내 작은 어깨와 내 볼록한 젖가슴이 나의 헐떡거리는 숨소리에 맞춰 오르락내리락 움직인다. 누가 보더라도 땀에 절어 이마에 붙은 내 앞머리며 간간히 떨리듯 꿈틀거리는 육감적(肉感的)인 허벅지 모두는 하나의 야한 사진처럼 남자의 성욕(性慾)을 부추기기에 충분한 듯 보인다.
“뭐야? 난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혼자만 올라버리고….”
“하아… 하아… 모, 몰라….”
“느꼈어?”
“그, 그런 거… 묻지 마….”
“후훗! 귀여워! 우리 은우….”
태수는 어느 순간부터는 날 어린 아이 다루듯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게 좋다. 그가 나를 어린 아이처럼 소중하게 다루어 주는 것이 왠지 모를 푸근함과 아늑함이 들고, 심지어는 안정감(安定感)까지 들게 하기에 내게는 너무 좋다. 나는 더욱 그의 앞에서는 어린 아이가 되어 가는 것만 같았다.
내 보지 속살을 긴 혀로 훑어 올리며 내 기분을 절정(絶頂)으로 치닫게 하고 있던 태수는 어느 순간에 내 속에 집어넣을 준비가 되었는지 서서히 그 큰 몸이 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나는 잠시 후에 벌어질 살 깊은 향연(饗宴)을 기대하며 숨을 고르고 침을 꼴딱꼴딱 삼키고 있었다.
“이제 넣어줄까?”
어느 틈에 내 귀에 대고 은근하게 속삭인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다. 태수는 오른 손으로는 내 목 뒤로 팔을 넣어 내 머리를 붙잡고 왼 손의 가운데 손가락으로 내 보지 입구를 찾더니 이내 그 속으로 그의 그 큰 자지를 집어넣기 시작한다.
우리가 누워 자는 방의 작은 창문 밖으로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우리의 향연에 맞추어 쉬지 않고 울어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