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37)

 "펠라치오..여자가 사내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는 저 테크닉이..펠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능숙하게 성기를 애무하고 있는 여배우.

성기머리를 입에 머금은 채 혀를 "쏙" 내밀어 기둥아래를 "할할"거리는가 하면..

구슬자루를 한 손으로 "쭈욱" 훑어올려 혀끝으로 날름날름 핥아주는데..

사내는 그 기막힌 펠라에 연방 "윽윽" 하면서 여자의 머리채를 거머잡았다.

여배우는 사내가 머리채를 붙잡고 흔드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지, 

가끔씩 목구멍 깊숙히 삼키기도 하고, 볼따구가 불룩하게 한 입 가득 베어물고는,

 "쭙쭙" 육물을 빨아먹는 소리가 울리도록, 앞 뒤로 기가막히게 고개를 흔들어댔다.

처음에는 그저 평범하게 길어보이던 사내의 성기는, 

여자가 입으로 머금어 혀로 핥고, 입술로 쭉쭉 빨아주면서,

가끔씩 손으로도 성기기둥을 빙빙 돌려댄 탓인지..

잔뜩 열기를 피어올리며 커다랗게 발기를 했는데....

거짓말아니라 거의 내 팔뚝만한 굵기로 팽창하고..길이도 두 손으로 잡고도 남을 정도다.

한 차례 오르가즘을 느꼈지만 아직도 내 몸은 그 잔잔한 여운속에서,

남자의 계속되는 애무의 손길과, 영화속의 환상적인 성애 장면에 자극을 받은 때문인지,

이미 사타구니 사이가 홍수가 날 정도로 흥건하게 젖어들었다. 

그리고 여자가 사내의 성기를 맛깔나게 빨아 먹는 모습을 보니까..괜히,

 "아~나두.. 동건씨 성기를 빨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시침을 뚝 따고 영화에만 신경을 쓰는 척한다.

근데..그런 나를 남자는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머머..!! 도..동건씨...?]

[죄송합니다..누님! 저의 자지가 자꾸만 동굴속으로 들어가려고...]

언제 반바지를 벗은 것일까?

나는 그만큼 영화에 집중해 여배우의 립서비스를 관찰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구릿빛의 건장한 사내 피부와 더불어, 여자의 하얀 살결이 묘한 대조를 이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더 자극을 받게 하는 것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여자가, 

젖먹이 아기처럼 남자품에 안겨있는 모습은 내가 봐도 관능 그 자체 같았다.

분명 두 무릎을 꼭 모두고 있은 것 같았는데..어느새 근접해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살짝 벌어진 내 허벅지 중심부에 남자의 맨살과 성기 끄트머리가 닿아있다.

[누님..은..잘 모르시지만...성인들이 읽는 야소설이나 저 영화처럼,

 포르노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실제보다 과장되어 있어요..무슨 말이냐면..]

[그치만..아무리 연출이래두..아이! 모르겠어요]

내 귓불에 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임을 보내오는 남자,

이내 나의 허벅지 아래를 한 팔로 받쳐들 듯이 가만히 안아 올린다.

나는 옆으로 고개만 돌려 TV를 보면서 무의식처럼 가랑이를 벌렸다.

사내의 성기가 크로즈업되는 순간 "불뚝불뚝" 튀어나온 핏줄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끝 부분이 살짝 휘어 바나나처럼 생긴 외국남자의 성기모습은 정말..

 "으~"하는 신음소리가 나오게 만들었다.

성기를 열심히 빨아대던 여자를 돌려세우는 사내..

곧 이어 여자를 침대에 엎드리게 하더니..뒤에서 음부구멍를 향해..

그 큰 성기를 잡고 서서히 밀어대자 "쑤욱" 하고 들어가는데... 

나는 괜스리 내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타구니에 힘이 들어갔다.

어머머..근데, 그 틈에 동건씨가 자신의 남성를 "쏘옥" 밀어넣은 모양이다.

그것은 분명 느낌이 아닌 실제상황이었다.

내 음부구멍에 아담하고 단단한 연하남의 그 성기가 삽입된 것이..

[흐,음..저도 들은 얘깁니다만..음음! 남자배우가 기력을 회복할 때까지..

 카메라를 몇 시간 꺼두기도 하고...흠흠! 중간을 잘라먹거나.. 테이프를 빨리 감거나..

 또는 펌프질 해대는 것을 복사하기도 한다는..포르노 촬영비사..]

남자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 몸을 안아들고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데...

화면속에선 여자의 음부 구멍에 꽉 찬 사내의 성기가, 힘차게 삽입율동을 해대고 있었다.

사내가 피스톤 운동을 할 때마다 음부의 겉살과 속살이 밀려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

여자는 그럴 때마다 미친 듯이 머리를 도리질치며 알아듣기도 곤란한 소리로,

절규성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

[그치만..지금의 저처럼..후~흠흠! 현실속에서 사랑을 나눌 때는..음음! 

 라이브로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에..흡흡!! 물론 크기나 길이도 중요할지 모르지만..

 하아! 흠흠!! 더 중요한 것은 누님과 저와의 교감..그리고 내용이 아닐까요?]

 "나와의..감정교류..? 행위의 내용...?"

연하남에게 더 깊이 빠져드는 이유가..그것 때문일까...?

동건씨가 말한 우리 두 사람의 감정적인 교류..!

더군다나 남자와 나는 부적절한 관계를 넘어선 일탈..

그 아찔한 스릴과 긴장, 그리고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남편과의 성생활에 100% 만족을 느끼면서도, 

또 다른 남자에게서도 이질적인 쾌감을 느끼고 얻는 것이 아닐까.

도무지 뭐가 뭔지..나 자신 조차도 내 몸과 마음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탈의 죄책감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나를 볼 때는,

가느다란 이성의 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아둥바둥하지만,

그러나 단단한 이물감이 음부에서 느껴지면, 그 아련한 고통과 함께 또 다른 환희속으로,

달아오른 내 몸을 막무가내로 내몰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아아~~ 그..그래요. 근데 저번에도 힘들게...하구선..오늘 또..]

[헉헉! 전 괜챦습니다..누님..누님만 좋으시다면...얼마든지..]

[내..내려줘요. 하우~ 이 땀 좀 봐...]

[소..솔직히..헉헉! 이 자세는 무쟈게 힘드는데요]

남자의 몸에서는 어느새 흥건하게 땀이 내배어 금방이라도 줄줄 흘러내릴 지경이다.

힘이 좋은 남편도 어쩌다 한 번 시도하는 변강쇠 체위..

마사지에..호스트바에서 여자들을 상대로 정력을 낭비해야 하는 동건씨에게는 

무리가 아닐 수 없을텐데..나..나를 위해서 힘겹게 봉사를 하고 있다?

말라깽이 여자를 안았어도 힘들텐데..하물며 제법 큰 키에 탄력있는 몸매를 자랑하는 내 몸을

여지껏 아기처럼 두 팔로 안아들고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성기 결합부분에 삽입 율동을 해댔으니 오죽했을까. 

여전히 결합을 유지한 채 살그머니 내 몸을 내려놓는 남자는,

내심으로 휴~ 하고 한숨을 쉬는 것 같았다.

화면에서 시선을 거둔 나는, 무릎을 반쯤 세우고 한 팔은 남자의 옆구리를 껴잡고,

다른 팔을 소퍼에 지지해 卍자 체위를 만들었다.

[와우~ 누..누님..이제보니...]

[몰라! 노..놀리면 그만 둘거야..이잉! ]

[이크! 아, 아닙니다..순수하신 누님이 고난도 자세를 구사하시니...황송해서..]

나는 눈을 새초롬하게 뜨구선 동건씨의 옆구리를 콕 꼬집었다.

무방비로 노출된 알몸도 알몸이지만, 여자가 스스로 요부틱한 체위를 구사했으니

남자가 놀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한 상 거하게 차려진 잔치음식을 앞에 두고 동건씨는 어쩔 줄을 모른다.

유방을 만져볼까, 젖꼭지를 하나씩 따 먹을까, 아예 이것저것 한꺼번에 다 맛을 볼까.

그렇게 망설이는 듯한 남자의 시선이..

 "아유~ 창피하게스리" 내 음부둔덕에 팍! 꽂혀오는게 아닌가.

[하으으~~뭘..어딜 봐요?]

[보..보긴요...그냥 보이니까..히힛! ]

남자의 불두덩위에서 허리를 슬쩍슬쩍 휘돌리며,

엉덩이를 천천히 위 아래로 굼실거리기 시작한 나는, 다시 한 번 눈을 흘겼다

[누..누님은 타고 나신 것 같아요]

[흐, 으응..하아~ 또 무슨 말을 하려구...]

[음음! 그러니까..누님은, 들어가고 나온 곳이..아니, 크고 작은 게..확실히 구분이..]

아까 본 영화속의 여배우처럼 목을 뒤로 살짝 젖힌 나는 "아아~하아~~" 하는 호흡을 

불규칙하게 뱉어내면서 남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따금 화면속 남녀의 정사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남자는, 

더불어 요염하게 알몸을 굼실거리는 나의 몸 동작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근데 그 시각적인 자극이 꽤나 강렬한 듯,

내가 허리를 꿈틀거리며 성기공이에다 엉덩방아를 몇 번 찧어대자마자,

금새 흥분이 고조되어 "음음! 윽윽!!" 하는 신음섞인 숨결을 거칠게 뱉어내었다.

[동그란 엉덩이는 암팡지면서도 큼지막하죠..윽윽!! 여기 젖무덤은 또 어떻습니까.

 한국 여자들 이런 사이즈가..흠흠! 으그! 어디 흔합니까? 그뿐입니까?

 결정적으로 제가..저번에도 감탄했지만..음음!! 누님의 여기..]

[하~으으응!! 도..동건씨...아으~~]

남자는 부지불식간에 내 사타구니로 손을 "쓰윽" 디밀어 넣어서는,

발딱 뒤집어져 탱탱하게 부풀어있는 여자의 핵심..영롱한 그 진주알을 "쿡" 눌러온다.

하필이면 엉덩이를 들어오렸을 때 거기를 자극당하니..

아까 물을 찍! 쏟아낼 때처럼 무언가 끈끈한 액체를 왈칵! 뿜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손을 들어 제지를 할 수도 없구..이 남자 숫제..다른 손으로 내 유방까지 반죽을 해댄다.  

[대개..누님의 나이 정도면..음음!..음부살이 헐거운데..누님은 타고난 명기...

 여전히 처녀처럼 쫄깃쫄깃..거기다가..으그극!!  

 제 자지를 살짝살짝 깨물어..윽윽!! 먹을 때는..접 때두..저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꺄악! 비행기 태우지 말아요..아우~그러다 나 추락하면..으,응! 동건씨만 다쳐요..이렇게..]

[으극! 으그그..누..누님!!]

나의 몸속에서 급박하게 팽창되고 있는 남자의 심벌..물총을 쏠 준비를 마친 모양이다. 

순간, 덩달아 절정의 극치감이 치밀어 오르는 내 몸, 

눈앞에 희미한 빛들이 자꾸만 일렁이는 것 같아, 남자의 눈을 마주 바라볼 수가 없다.

나는 풀썩 주저앉다시피 엉덩이를 팍! 내려 남자의 성기를 통째 음부속살로 꽉 물어버린다.

[으으으..누..누님! 나...나..으흐..으흐으~~!!]

소퍼 등받이에 발라당 상체를 젖힌 남자, 

마치 둔기에 뒷머리를 심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온 몸을 푸르르 떨어대며,

내 젖무덤을 쥐어짤 듯이 "꽈악" 움켜잡아온다.  

그리곤 "불끈불끈 ! 울컥울컥!!" 자신의 흔적을 내 몸속 깊숙히 각인시키는 남자.

나 역시 오르가즘의 물결에 몸을 맡기면서 머릿속을 천천히 비워가기 시작한다.

온 몸으로 번지는 짜릿함, 

다시금 떠오르는 황홀한 극치감의 기대가 음부속살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아아~!! 하아~~하으으~~으으응!!]

쉬지않고 밀려드는 절정의 너울들이 포말로 부셔지는 순간마다 자지러지는 나는,

스스로 그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여, 남자의 동체를 끌어 안았고,

그의 얼굴에 달뜬 입술을 마구 부비며 영탄의 교성을 터뜨려댄다. 

얼마후 꺽꺽대는 목 울음만 뜨거운 입술에서 스며나오 듯 흘러나왔고,

눈 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주변의 상태라든가 주위의 분위기 같은 것도 전부 잊어 버리고,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식조차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혼자 구름 위에 떠 있다는 느낌..?" 그야말로 망아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온 몸에 엷게 막이 덮인 것처럼 발한된 땀들이 서서히 식어가지만,

여전히 뿌듯하게 채워진 감각과 오르가즘 뒤에 스며드는 여운이 내 몸을 떨리게한다

한 손으로 나의 상체를 받쳐안아 헝클어진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는 남자, 

나는 그제서야 수줍음이 묻어나는 눈을 떠 가만히 올려다본다.

[후우~ 왜..자꾸만 누님을 탐하고 싶은지..]

[그..그만요, 나중에 해요..]

플레이어는 작동을 멈춘지 오래인 듯 TV는 지직거리는 소음만 흘려내고 있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화들짝 놀란 움직임으로 얼른 몸을 떼냈다.

          *          *          *          *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망원경이 놓여있는 베란다쪽으로 나왔다.

조명등을 환하게 켜놓은 103동 14층을 향해 눈을 한 번 크게 떠 보고는..

내 귀에 이어폰을 꽂아준 남자를 방으로 들어가게 했다.

관계가 깊어진 사이지만 질투에 미친 추한 여자의 모습은 보여주기 싫었다고 할까.

남자는 내 기분을 충분히 이해하는지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부르라는 말만 남기고

조용히 발걸음을 돌려 내 곁에서 멀어진다.

 "후~ 제발..여보! "

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망원경에 눈을 가져갔다.

우리 집 거실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또렷이 보인다. 

 "아아!  미..민주....가.. 우리 집에...!!"

남편은 목욕하러 욕실로 들어갔는지 보이지않고 주방 식탁에 음식들을 준비하느라,

왔다갔다 바쁘게 움직이는 여자는 분명히 민주였다.

격렬한 정사로 그렇지 않아도 풀린 다리가 저절로 "흔들흔들" 사시나무 떨리 듯 떨려온다.

나 대신 저녁식사를 차려줄 만큼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

순간 내 눈에서는 알 수 없는 질투의 불길이 확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타이트한 짧은 미니스커트에..소매가 없는 블라우스 차림으로,

내가 사용하는 앞치마까지 두르고 있는 그 모습. 

드러난 팔뚝은 20대처럼 피부가 탱글탱글 탄력이 있어 보이고,

가꾸고 다듬어진 굴곡진 몸의 라인은 농염하게 무르익은 매력이 자르르 흐른다.

몇 번이나 보았던 민주의 그 몸은 같은 여자인 내가 볼 때마다 감탄을 하곤했는데..

나는 남편을 빼았기는 줄도 모르고 바보처럼 부러워만 하고 있었다니..

새삼 나 자신에게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무는 내 머릿속으로, 그날 마사지샵에 들러 함께 목욕을 하면서,

민주가 조잘거렸던 대화가 한마디도 잊혀지지 않고 떠올랐다. 

 "어쩜.. 아직도 아가씨처럼..보지 구멍이 작으네...니 남편 자지는 대빵 커대며...은애 너는..."

 "뭐라구..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남편 성기가..커다니..."

 "아, 아냐...그 그냥, 넘겨짚어서 한 말이야..."

그 당시는 뒷말을 얼버무리는 민주를 더 추궁할 수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모두가 이유가 있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두 사람은 살을 섞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

당연히 남편 성기가 큰지 작은지 민주는 이미 알고 있었고,

내게 넘겨짚어 말한 게 아니라 어쩌면 그 말속에는 비웃음이 포함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푸들푸들 떨리는 손을 꼭 움켜말아 주먹을 쥐었다.

[옵바~~아직 멀었어? 식탁 다 차렸는데..]

[..............]

 "옵바..오빠...? 내 남편을..? "

애교가 뚝뚝 흐르는 콧소리로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민주.

내 가슴속에서 주먹만한 돌덩어리 하나가 "쿡" 치밀어 올라 심장을 "탁" 때리는 기분이다.

잠시후 모습을 드러내는 남편..

예상대로 샤워를 하고 나온 듯, 팬츠 차림에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툭툭 털면서,

거실로 걸어나오고 있었다.

 "아~ 이래서..동건씨가..도청기를 달았구나.."

그 조그마한 기계의 성능이 이만큼 좋을 줄은 몰랐는데..감도가 얼마나 뛰어난지

두 사람이 나누는 말소리는 물론 실내에서 울리는 작은 소음까지 선명하게 내 귀에 들려왔다.

                               < 다음 편으로 계속됩니다 >

[으,음..저녁 준비하느라..수고했는데..일찍 가봐..]

[킁! 치이! 옵바~는..무슨...여기 온지 얼마나 됐다구...섭섭하게 가라마라야..]

대뜸 가라고 말하는 남편,

찌개냄비를 방열장갑 낀 손으로 식탁위에 들어올린 민주는,

그러나 화나거나 삐친 음성이 아닌 여전히 애교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콧방귀를 뀐다.

[저번 날처럼 나.. 곤란하게 만들지 말구..얼른 들어가서 백서방 챙겨]

[뭐야...김 새게스리.. 흰죽 그 인간은 왜 들먹여? ]

[이쁜이 들어오자마자 샤워하러 들어갔기 망정이지..어떻할 뻔 했냐..

 서재 문이라도 열어봤으면 기겁을 했을텐데..]

[어떻하긴..머리끄댕이 한 번 휘어잡히고..옵바랑..쪽 나면..나는 얼씨구나 춤출텐데 뭘..]

 "저번 날..? 아~ 내가 서준 그 남자랑...늦게 귀가한 날..그럼, 그때도 민주가 우리집에..?"

오빠의 대화를 미루어볼 때 이제사 그날 있었던 남편의 이상한 행동이 이해가 된다.

두 사람이 우리집에 함께 있다가 민주가 미처 나기기전에 내가 들어왔고..

그래서 서재방에 숨어있다가 내가 욕실로 들어간 사이 집을 빠져나간 것 같았다.

 "근데..민주 남편을..백서방? 그럼 오빠와 민주 남편 관계가..?"

점입가경이 이런 것일까?

두 사람 사이에 내가 모르는 사연들이 많은 모양이다.

오빠가 민주 남편에게 "서방"이라고 호칭한다면 진짜 여동생의 관계이던지,

아니면 그와 유사한 친분이 있다는 얘긴데..

아내인 내가 모르는 여동생은 오빠에게 분명 없는데,

그렇다면 민주와 오빠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은애야.. 나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남편과의 사이가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가끔 이야기끝에 내게 카운셀링을 원했던 민주,

지금 생각하니 그 모든 게 나를 떠보기 위한 연막작전이 아니었나 새삼 느껴진다.

[애리..너 이 기집애..남편더러 "흰죽" 그 인간이라니..? 내가 말 조심하랬지..]

[아무렴 어때, 옵바가 나를 떼밀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이제와서 내가 뭐라고 부른들 무슨 상관이야..]

 "애리..애리...? 민주가 애리?  마사지샵에서 그 아가씨가 말한 윤애리 사모님이.."

남편은 내 앞에서는 민주라고 부르고, 지금 둘 사이에서는 "애리"라고 칭한다.

그러면 민주는 애리가 본명?

지는 거 싫어하고, 어디 가서 절대 손해 보는 타입이 아닌 민주, 

근데 오빠 옆에서는 청순가련의 대명사처럼 고분고분 행동하고 있다.

[니 그 성격은 여전하구만.. 확 변신해서 그럭저럭 잘 살줄 알았더니..

 내 앞에서 백서방 헐뜯는 그게 정상이냐?]

[남편 욕하는 뇬이 정상은....아니지..뭐..나두 알아..]

[잔말 하지말고 얌전히 지내..아니면 다시는 우리 집에 오지도 못하게 할거야..]

[치잇! 둘 다 불가능해...] 

[암튼 니가 잘 알아서 생각해..호강에 겨워 요강에 헤엄칠 이 기집애야..]

["실연당한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달래 주는 게 제 맛.."어쩌구 저쩌구..

 그렇게 나를 꼬셔서 그 인간한테 떠다민 옵바가 무슨..말할 자격이나 있어?]  

[애리 너..정말...?]

[흰죽 그 인간과 결혼해서 여태까지 잠자리같이 했던 날 수..그거보다 그래.. 

 결혼전 옵바랑 사귄 거 하구.. 그동안 잔 횟수를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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