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9)

노예아내 아영 #9.

그런데 비디오의 파문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황당하게도 은아영 비디오가 한두종류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야 쨩의 포르노 배우 데뷔>는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많이 퍼진 타이틀일 뿐이었다. 간호사 아야가 병원에서 윤간을 당하고 관장 플레이까지 나오는 <아야 쨩의 간호사 일기>라던가. 여고생 교복을 입고 나와 학교에서 온갖 변태적인 섹스를 하는 <아야 쨩의 여고생 생활>, 그 속편으로 여교사가 된 그녀가 수난을 겪는 <아야 쨩의 여교사 생활>등….

"아야 쨩"이라는 가명을 지닌 동일 인물에 의해서 촬영된 것이 분명한 비디오가 엄청나게 많이 발견되었다. 게다가 이것은 모두 일본에서 정식으로 제작된 AV였던 것이다. 사실 비디오의 질 자체는 그리 뛰어나다고 할수 없었다.

내용도 모두 천편일률적이고 특히 주인공인 여배우의 연기가 형편없었다. 그녀에게는 할당된 대사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가끔 나오는 일본어는 마치 책을 읽는 것 처럼 딱딱한 말투. 그리고 긴급한 상황에서는 항상 그렇듯이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비디오를 둘러싼 의혹은 점점 불거져갔다. "은아영=아야쨩"설도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여러가지 루머도 나돌았다. 은아영이 데뷔 전에 찍은 비디오라던가, 사실 비디오의 여배우는 은아영의 사촌 동생이나 사촌 언니라던가, 은아영이 일본에서 야쿠자에게 납치되어 강제로 출연당하고 있다던가.

그러나 어느 것이나 진실의 실체에 비하면 지극히 양호한 수준의 소문이었다.

A양 비디오가 나돈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후에야 아영은 귀국했다. 거의 네달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모습은 사람들을 위화감에 빠뜨렸다. "정말 저것이 은아영인가?" 공항에서 보인 아영의 눈동자는 흐리멍텅 했고 화장은 이상할 정도로 짙었다. 얼굴은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

온통 새빨간 색 일색인 의상도 기묘하게 느껴졌다. 웃옷은 어깨를 훤히 드러내고 언론에서 사라졌을 때보다 훨씬 커다래진 가슴을 반 가까이 노출하고 있었으며, 타이트한 미니 스커트는 팬티가 보일 듯이 아찔한 광경을 연출했다. (그러나 실제로 팬티가 찍힌 사진은 없었다. 그녀가 노 팬티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기자 회견장에 나온 아영의 태도는 더욱 사람들을 아연질색 하게 했다. 그녀는 그 모든 소문을 긍정하다 시피 했던 것이다.

"A양 비디오에 나온 사람은 정말 은아영씨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기자들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다음 질문은 몇분이나 지난 뒤에야 나왔다.

"A양 비디오가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AV라는 소문이 있는데…."

"예. 맞습니다. 포르노 테입입니다. 정식으로 AV제작회사에서 제작된 것입니다."

"그거 실연입니까?"

"실제로 했습니다."

모든 기자들은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대체 이 여자가 무슨 짓을 벌이는 건가? 자신의 명성과 재능을 송두리채 팔아먹는 짓을 하고 있다니. 유교 국가인 한국에서 메이저 여배우가 포르노를 찍고 그걸 시인한다는건 엄청난 사태가 아닌가.

"저, 정말입니까?"

"물론 정말입니다."

"그 말은 포르노 배우로 데뷔하셧다는 말이겠지요?"

"물론입니다. 앞으로는 포르노 배우로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아영은 마치 녹음기처럼 긍정의 말을 계속 반복했다.

"팬 여러분께 죄송하지만 더 이상 드라마 출연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제 재능을 펼칠 새로운 영역을 찾았고 이곳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포르노를 찍을수 없도록 되어있으니 외국에서 활동할 수밖에요."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이신가요?"

"진심입니다."

"포르노 배우로 전업한 계기가 무엇입니까?"

"일본에 건너가서 연기 변신을 시도하기 위해서 한번 해봤는데, 정말 황홀했어요. 그래서 이 세계에 말뚝을 박기로 결심했답니다."

멍 하니 들뜬 표정이 되어 그녀는 말을 이어나갔다.

"포르노 배우가 된다는 것은 제가 섹스(이 부분을 매우 강조해서 말했다.)하는 장면을 수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다는 의미잖아요? 그 사실에 매우 흥분했습니다. 그 결과 촬영중에 보통의 섹스와는 비교도 안되는 오르가즘을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이 세계에서 벗어날수 없게 되었답니다. 평범한 촬영으로는 흥분할수 없거든요. 앞으로는 포르노 배우 아야쨩으로 기억해주세요."

"남편 분과는..."

"그 사람과는 헤어졌어요. 그럼."

아영은 바람처럼 기자 회견장을 떠났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기자들은 모두 쫓아갈 기력조차 잃어버렸다. 저렇게까지 이미지를 확 바꿔버리는 여자는 연예계 사상 처음으로 보았다. 다음날 신문에는 은아영의 일본 포르노 데뷔가 대서특필 되었고 장안과 인터넷에는 온갖 루머가 떠돌고 찬성파와 반대파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들중 누구도 진실에 접근하지는 못했다.

완전 밀봉된 승용차에 실려서 기자회견장을 떠나며 아영은 허탈감에 빠져있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로서 그녀는 여지껏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 그녀 자신의 인생을 시궁창에 내던져 버린 것이다.

이것은 그녀를 사회적으로 말살하기 위한 최후의 조치였다. 그녀가 돌아갈 자리를 그녀 스스로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것. 이제 그녀의 인생은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앞으로는 노예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하긴 이미 완전히 노예의 몸과 마음을 가지게 되버린 그녀에게는 그것이 더 행복한 길일지도 모른다.

"멋진 연기였어. 호호호호호."

"예. 감사합니다. 주인님."

다시 조교실에 돌아온 아영은 수아의 발 아래 머리를 조아렸다. 그곳에서 그녀는 안도감을 느꼈다. 노예의 몸을 가진 그녀에게는 가장 어울리는 장소일 것이다.

"흠. 자 그럼 이제 한국에서의 탤런트 생활을 청산했으니 보다 과격한 노선으로 뛰어드는게 어때?"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뭐든지…."

"좋아. 나도 네 몸을 더 멋지게 개조해주지."

수아는 아영의 하얀 피부를 파헤치는데 강렬한 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메스를 댈 때마다 점점 추잡하게 바뀌는 이 육체는 그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는 장난감이었다.

폭탄 선언을 한 뒤 아영의 행방은 다시 묘연해졌다. 이제는 일본에서도 아영의 자취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그녀가 출연하는 AV시리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AV의 내용은 점점 더 과격해져서 거의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내용이 되어갔다. <화장실의 아야쨩>에서는 강간당하고 공중 화장실에 꽁꽁 묶인 아영이 소변과 대변을 뒤집어 써서 오물 투성이가 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유두와 음핵에 한 은제 피어스가 인상적이었다.

<야쿠자의 마누라 아야쨩>에서 아영은 온 몸에 과격한 문신을 한 야쿠자 아내로 등장해서 부하 조직원들을 꼬셔서 성관계를 가지다가 남편의 칼에 맞아죽는 역활을 맡았다. 하복부에 또아리를 튼 뱀의 문신과 등 한 가운데 노란 나비의 문신을 한 아영의 모습은 전작 못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그 문신이 실제로 받은 것이라는 사실은 더욱 경악스러웠다.

그 다음에 나온 작품은 <금발의 아야쨩>이었다. 미국인 유학생인 아야가 일본에서 강간을 당하고 창녀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가발을 썻거나 염색을 했겠거니 하고 비디오를 본 사람들은 진짜와 같은 금발에 너무나 놀랏다. 실제로 머리를 몽땅 탈모한 다음 서양인의 금발을 옮겨심었다는 것이다. 피부도 하얗게 탈색하고 음모까지 금발로 바꿔버린 치밀한 처치였다. 전작에서 쇼크를 안겨준 문신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 과격한 AV시리즈는 곧 제작이 중지되었다. 한국의 네티즌들이 비디오의 출처에 대한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있은지 바로 얼마 뒤의 일이었다. 그리고 아영의 소식은 더 이상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곧 사람들의 관심도 시들시들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녀의 수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영은 놀랍게도 한국에 돌아와 있었다. 밀수선을 타고 되돌아온 그녀는 김수아의 별장에서 사육당하고 있었다. 단지 퇴폐적인 취미를 가진 고위층 인사들에게 쇼를 보여주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붉은 조명이 내려쬐는 작은 무대위로 야한 옷차림을 한 그녀가 올라섯다. 인공적으로 심어진 금발, 거북스러울 정도로 거대한 유방, 병적으로 새하얀 피부, 어디를 봐도 청순파였던 그녀의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도발적인 춤을 추며 의상을 하나하나 벗어던졌다. 원래 입으나 마나하던 의상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이 비밀 클럽 회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일어났다.

그녀는 다리를 쫙 벌리고 서서 보지를 앞으로 쑥 내밀었다. 수없이 많은 성교를 해서 검게 변한 소음순이 쭈욱 삐져나온 그곳은 이미 애액으로 홍수가 나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였다. 허리를 흔들자 그 위에는 새끼손가락 만하게 자란 클리토리스를 꿰뚫은 은색 링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흥. 아항. 아흐으응."

요염한 신음소리, 단지 타인에게 치부를 노출하는 것 만으로도 성감을 느끼는 중증의 노출증이었다.

"빨리 해라!"

"빨리 해!"

객석에서 야유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미리 무대위에 준비되어 있던 바나나의 껍질을 벗긴 다음 보지에 반쯤 집어넣었다. 그리고 보지를 운동시켜 오물오물 거리며 바나나를 보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녀는 바나나를 전부 삼킨 다음 보지에 꾹 힘을 주었다. 그러자 퐁 하는 소리가 나며 애액에 젖은 바나나가 로켓처럼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와아아아!"

보지를 어지간히 단련하지 않으면 할수없는 추잡한 묘기, 그에 대해서 환호성이 울려나왔다. 아영은 더욱 흥분하여 이번에는 달걀을 보지속에 넣고 힘을 주어 깨부수는 묘기를 보였다. 그녀가 계속하여 성기를 이용한 추잡한 기예를 시전할수록 클럽의 분위기는 점점 더 달아올랐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회원들이 달려들어서 그녀의 몸을 범해준다. 온 몸이 정액투성이가 될 때 까지….

"크흐흐흐. 흐흐흐흐흐."

클럽의 잡부인 장태수는 그녀의 처참한 모습을 바라보며 딸딸이를 쳤다. 그는 놀랄만큼 수척하고 꾀죄죄한 외모였고, 얼굴은 바보처럼 흐리멍텅했다. 최음제를 과도하게 쓴 탓에 자지조차도 전성기의 탄탄함을 잃어 최대로 발기한 상태에서 조차 이전의 절반 크기도 되지 않았다. 그의 모든 재산도 김수아에게 넘어가 있었다.

쇼가 끝난 후 태수는 걸레처럼 지저분해진 채로 쓰러져 있는 아영을 안고서는 그들 부부가 거처하도록 마련해둔 작은 쪽방으로 데려왔다. 아영은 이미 성욕만 남아있는 백치나 다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누군가가 돌봐주지 않으면 일상 생활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흐흐흐흐흐. 이제 넌 내꺼야. 넌 내꺼라구."

태수는 헤 벌어진 입으로 침을 질질 흘리며 자지를 정액으로 질퍽질퍽한 아영의 보지에 박어넣었다. 그야말로 완전한 고기 인형으로 변해버린 그녀만이 이제 태수에게 남은 모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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