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보영을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유는 간단했다. 착한 보영이가 민우의 앞에서 나와 섹스를 한 후 심적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기에 난 집으로 돌아와 만남을 이어가기로 약속을 했었다.
문제는 내 몸 상태였다.
교통사고 후 며칠 만에 보영의 집으로 향한 난 그날의 격려한 섹스 전까진 몰랐던 고통을 느끼게 된다. 목과 어깨, 허리가 가장 고통스러웠고 그건 집으로 돌아와 긴장이 풀린 후 더 했었다.
교통사고로 인한 병가를 받아 놓은 난 사실상 과장으로의 진급을 포기한 상태였기에 무거운 마음과는 달리 한가롭게 하루하루를 보영이만을 기다리며 지내기 시작했다.
‘띵똥~~띵똥~~’
“왔어요....”
“...”
“어...”
퇴근시간에 맞춰 울린 벨소리에 난 당연히 오보영이란 여자일 줄 알았다.
“몸은 좀 괜찮나?”
“김..검사님이 여긴 어떻게.....”
“보영씨가 아니라서 실망이라도 한 얼굴인군.”
“....”
“민우놈이 생각이 바뀌었다더군.”
“...네?”
“그런데 자넨 손님을 이렇게 현관 앞에 세워두기만 하나?”
“..들어오시죠.”
구두를 벗고 들어온 김검사는 내 작은 집에 인상부터 찡그리기 시작했다. 몸이 아픈 핑계로 보영에게 청소를 시키려던 계획대로 집안은 난장판이었기에 김검사의 표정은 어쩌면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빨래거리들과 음식 봉지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보영씨 집에서..”
“...네?”
“보영씨 집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나?”
“.....”
“난 괜찮으니까... 어떻게 알았나?”
“간단했습니다. 김검사님이 하루라는 말미를 주셨는데 그런 사고가 났다면.. 생각해보니 민우노...민우씨가 알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머리를 짜서 생각해봐도 보영씨 집 외에는 없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그날 새벽에 보영씨와 떡볶이를 먹으며 했던 얘길 민우씨가 들었으니까.. 저한테 경고를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 말입니다.”
“호~...그래서?”
“청계천에 가서 탐지기하고.. 몇 가지를 사서 몰래 확인해 봤습니다. 많더군요.”
“......”
“그게 답니다.”
“그런데.. 청계천이란 곳에서 산 것중에 수면제 비슷한것도 있었다?”
“....네.”
“크크크크~..”
“...왜.. 그러십니까?”
“민우새끼가 발광하는 모습을 봤어야 하는데... 가관이더군. 가관..”
“...”
“당장 네 모가지 따오라가 한비서한테 소리를 지르는데..”
“...모..가지를요?”
“왜? 민우 놈이 못 할 거 같나?”
“..아니요. 충분히 가능....하겠죠..”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심했어.. 재워놓고 보란 듯이 보영씨를 안았다는 건 말이야.”
“보..셨습니까?”
“뭘? 아~ 그 영상? 민우놈이 그걸 보여줬겠나? 약을 탔다며 화를 내고 욕설을 퍼붇는 걸 보고 짐작한거지..크크크~”
“....그런데.. 계획이 바뀌었다는 건 무..슨 말씀이시죠?”
“보영씨 말이야.”
“....네.”
“파혼 될 거 같더군.”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분명히 민우 놈이 보영씨는 안전하게... 결혼까지도 진행시킨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내 말이.”
“....”
“오늘 아침에 보니까.. 자존심이 많이 상한 거 같던데..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인건가?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고 그렇게 화를 낼 놈이 아니란 말인데.. 더군다나 보영씨랑 너랑 붙어먹는 걸 이미 알고 있던 놈이니.. 그걸로 또 그렇게 광분할 놈도 아니고...”
“.........”
“무슨 짓을 한거야?”
“....비..교를 시켰습니다...”
“....뭐?”
“섹스를 하다가.....”
“뭘 비교를 시켜?”
“....”
“설마!???”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배가 아플 정도로 웃기 시작하는 김검사의 행동에 난 크게 놀라게 된다.
내 편이라고 하기엔 숨기는 게 너무 많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는 김검사란 인간이 이렇게 크게 웃기 시작한것도 그랬고, 그 웃음에 거짓이 없어보여서 더 그랬다.
“김검사님... 마..만약.. 파혼이 된다면.. 보영씨는 자유롭게..”
“쓸데 없는 기대는 접으라고..큭큭~~”
“....네?”
“천하의 구민우란 말이야. 유아독존 구민우!”
“.......”
“그러 놈이 보영씨를 가만히 둘거 같나? 놔준다고? 크크~.. 놔주긴 하겠지..”
“아무리 그래도 약혼했던 사이 아닙니까.. 그리고 보영씨 아버님에게 물질적 지원도.. 그래서 결혼도 늦춘다고 한거잖아요.”
“아~.. 오한길씨? 크크크~ 그 사람도 인생 쫑이야.”
“....쫑이라뇨?”
“아마 지금쯤...”
“...??”
“자네.. 꼬리 자르기라고 들어봤나?”
“꼬리 자르기라뇨?”
“비리에 연류 되면 윗선들은 하나도 다치지 않고 아랫것들만 모가지 날아가는 거 말이야.”
“....”
“그런 경우가 사건, 사고가 일어나야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자~...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주자면 말이야. 결혼이라는 중대한 일에 파혼이라는 악재가 겹친다고 생각해보자고.. 가장 중요한 게 명분이고 이유란 말이지.. 그런데.. 약혼자가 바람을 피웠다? 그것도 자네 같은 쓰레기..하하 미안하네..”
“....”
“하여튼 아무것도 없는 자네 같은 사람하고 바람을 피웠다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치자고.. 그럼 민우놈의 자질부터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지. 그것도 결혼을 미루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난 지금 말이야.”
뭘 말하고자 하는 건지 아직도 파악을 할 수 없는 나였기에 듣고만 있게 된다.
“그럼.. 뭐가 가장 보기 좋을까? 결혼을 미룬 상태에서 파혼까지 진행되는 결말을 보기좋게 꾸미기 위해선 말이야...”
“....”
“그림이 딱 나오지 않나? 비리에 연관 된 장인 어르신을 위해 끝까지 도움을 주는 의리 있는 구민우란 놈이었는데.. 결국엔 그 비리란 것이 막힐 수 없는 커다란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파혼을 한다!..라면.. 자네 같으면 어떤 생각이 들텐가?”
“..그럼.. 단지 그 이유로 보영씨의 아버님을 타락시킨단 말씀이십니까?”
“타락? 하하하하하하~.. 탈락이지.. 탈락! 민우 놈의 집안과는 어울리지 않는 비리 정치인.. 아니지.. 비리 교육자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말인데.. 자세히 얘기 좀 해주라고. 민우 놈이 그렇게까지 열이 받은 상태가 될 수 있었던 비결 말이야.”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난 보영이란 여자의 안전이 확실히 보장 되어졌다는 생각에 그렇게 대범하게 행동할 수 있었고 행동했었는데...
내 계획의 범주란 게 일반적인 사고와 지식을 갖춘 일반인에게만 함축되어진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후회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작은 희망같은 걸 품게 된다.
만약 보영이의 집이 그렇게 망가진다면.. 만약 보영이란 여자를 민우란 놈이 버린다면 말이다...
“그럼.. 보영씨는요? 파혼을 하면... 그런 일을 겪은 후에는 자유롭게 되는 거죠? 그렇게 잘난 민우씨라면 당연히 보영씨가 아니라 다른... 격에 맞는 여자와 혼인을 하는 것이 보통 아닙니까?”
“그렇겠지. 일반적으로라면 말이야.”
“.....네?”
“당연히 파혼 후에 더 좋은 집안과의 혼례가 이루어지겠지.. 하지만 보영씨가 자유롭게 된다는 꿈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을 거라고..”
“그..건 왜죠?”
“아주 간단한 얘기야. 민우란 놈이 자기 걸 남한테 준 적이 없다는 걸 안다면 말이야.”
“그럼요? 어차피 보영씨랑은 헤어지고 다른 여자랑 결혼까지 하는데.. 뭘 어쩌겠다는 말입니까?”
“자네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한 여자한테 평생을 받칠거란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
“뭐~.. 보영씨한테 그렇게 화가 나 있는 상태이니.....”
“....”
“자네도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이참에 좋은 경험 했다고 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경험이라고요? 일상으로.. 돌아가라고요? 돌아..갈 순 있는 겁니까?”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걸..”
“왜죠?”
“지금은 저렇게 난리를 치는 놈이지만.. 자네는 이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더군.”
“이용이라뇨?”
“뭐긴 뭐겠나? 당연히 그쪽으로다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이용한다는 말이지.”
“....”
“너무 곱깝게만 생각하지 말라고.. 민우 놈이 성질이 더러워서 그렇지 자신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노후까지도 보장해주는 놈이니까.”
“.....”
김검사라는 이 사람도 민우란 놈에 대해서 크게 잘 못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민우 놈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놈인지는 직접 경험해본 나로선 김검사의 말까지도 의심스러웠고 그 의심이 확신이 될 거란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 말씀은... 그럼 민우씨가 보영씨는 계속 데리고 있겠다는 말입니까?”
“데리고 있다라.... 음~~~”
“...”
“표현하기 나름이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제 편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잖아요.. 알고 계시다면 다 말씀해주세요.”
“글쎄.... 아마도 평생 세컨이나.. 뭐 그런 처지가 되지 않을까?”
“.....”
“평생은 아니겠군.. 그 미모와 섹기가 사라질 때쯤이면.. 갈아치울지도 모르겠군.”
“섹기요? 보영씨에 어디가 섹스럽다고...”
“큭크크크크~”
“.....”
결단이 필요했다.
지금 상황자체가 내가 전혀 예상 못했던 방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망설이며 주저하게 되지만..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네도 잘 놀았잖나. 그럼 된 거지 뭘 더 바라나? 혹시.. 정말로 보영씨와 사랑이란 걸 해보자고 작정한 건가?”
“..”
“이제 꿈은 그만 꾸고, 민우가 하는 대로 놔두라고.”
“민우씨가.. 뭐를 한다는 말이죠?”
“글세~~.. 우선은 자네가 아닌 다른 놈한테도 맛을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던데...”
“...네!!???”
“그럼!? 민우 놈이 단순히 섹파로 남겨 둘 거란 생각했나? 그 친구가 낸 화의 정도로 봐도 충분히 노리개로 만들고도 남을 텐데..”
“.....”
“뭘 그렇게 놀라나? 이렇게 만든 건 다른 누가 아니라고.. 바로 자네야!”
“....”
“나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전혀 몰랐다고... 민우놈이 보영씨한테 대하는 태도가 무덤덤하긴 했어도 자기 사람까진 아니어도 집안에서 정한 혼례를 이렇게 꼬을 놈은 아니었단 말이야.”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뭐?”
“정말로 김검사님이 제 편이시라면.. 저 좀 도와주십쇼.”
“하하하하하하하하. 난 처음부터 자네 편이었다고. 다만...”
“...”
“다만 구민우란 친구랑 적대관계로 돌아설 만큼 바보는 아니란 말이지. 자네가 민우놈을 놀라게 할 때만큼 통쾌한 적이 없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재미를 넘어 도박을 할 바보는 아니란 말이지.. 진짜 궁금해 죽겠단 말이야.. 민우 놈 앞에서 어떤 짓을 해기에 그 구민우란 놈이 이렇게 화를 내게 만들었는지..크크크크..”
난 조용히 일어나 말도 없이 내 방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그리고 노트북에 방에서 들고나온 USB를 꽂아 김검사에게 보여줬다.
파일을 열고 영문도 모른 채 날 빤히 쳐다보는 김검사의 얼굴을 보며 재생버튼을 누른다.
[아흑~~.. 피..필민씨....침..대로 가요~~!!]
[좋아?]
[아~~..아~~~]
여러 개의 모니터 중에 난 나와 보영의 모습이 가장 잘 나온 cam3을 크게 창에 띄워놓는다.
민우 놈이 소파에 기절해 있는 모습과 흥건히 젖은 바닥의 질퍽함을 무시한 채 보영의 위에서 허리를 열심히 흔들고 있는 내모습이 화면 가득 담겨 나온다.
“......”
“청계천에서 탐지기만 산게 아닙니다..”
“꿀~..꺽~~~”
모니터의 화면 속에 심취한 듯 뚫어져라 쳐다보던 김검사가 답답한 듯 넥타이를 풀며 마른 침을 크게 삼킨다.
[아윽~.. 필민씨~~]
보영이가 날 더 세게 끌어안으려 했을 때 난 그런 보영의 팔을 뿌리치고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내게 된다.
안타까운 신음소리와 애절한 보영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더....빠..빨리 해줘요...]
[엎드려..]
[..네?]
[엎드리고.. 민우를 쳐다보고 엎드리라고..]
[..시...싫어요.]
[하기 싫어?]
[.....]
[싫으면 말고..]
[진짜.....왜..이래요..]
[싫으면 그냥 가고..]
[씨!~.. 잔뜩 닳궈놓고....]
[크크~..]
민우를 잠시 쳐다보던 보영이 힘겹게 일어나 팔로 몸을 지탱하며 출렁이는 가슴을 보여주며 엎드렸다.
고개를 숙인 채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있는 보영의 알몸은 화면속에서 정말로 뒤치기를 부르는 완벽한 복숭아형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를 더 도드라지게 보여줬다.
[...빠..빨리 해줘요.]
[너무 밝히는 거 아닌가? 하하하하]
[이..상한 말 좀 그만해요...]
[이상한 말?]
[네! 이상...윽!~~]
화면속의 내가 보영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활짝 벌린다.
항문까지 다 드러낸 채 번들거리는 보지가 보이진 않았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만큼 보영의 엉덩이를 크게 벌린 내가 천천히 보영의 보지에 자지를 맞추며 꿇은 무릎을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음~~..]
[어어! 자세 유지하고..]
내 자지가 서서히 들어가자 조금씩 무너져 팔을 굽히는 보영에게 내가 허리를 멈추며 명령을 내린다.
[진짜!!..]
[왜?]
[이런..거 싫...아!!!~~...모..못 됐어!!!]
뿌리 끝까지 보영의 보지속에 밀어 넣어버렸다.
언제나처럼 보영의 자궁입구까지 짖누르는 기분 좋은 쾌감을 귀두 끝에 느끼며 엉덩이를 더 움켜쥔다.
[흑~!!!..]
[좋지?]
당연한 걸 짖굳게 물어보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흑!~~..아아~~아~~~]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그 속도에 아쉬움을 느끼는 듯 리듬을 맞춰 나와는 반대로 더 빨리 움직이려는 보영의 움직임을 난 쥐고 있는 엉덩이로 조절하기 시작했다.
내가 멀어지자마자 보영의 엉덩이가 빠르게 다시 뒤로 향하는 걸 막으며 속도를 일부러 늦추고 있었던 것이다.
보영의 애간장은 더 타들어갔다.
[장난치지 말고... 빨리.. 해 줘요..~ 아~~~]
[싫은데...]
[필민씨... 아~!!!]
조금 더 골반에 힘을 주며 보영의 엉덩이에 바짝 밀어 넣자 보영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나왔다.
천천히 속도를 붙이며 생각했던, 계획했던 말을 꺼낸다.
[내 자지가 그렇게 좋아?]
[아아~~아~~~]
[안 좋아?]
[아흐윽~.....조..좋아요~~ 아~~~.]
상을 주듯 아주 조금 속도를 올린다
[아아~~..아~~~]
[커서 좋나? 단단해서?]
[다.. 다 좋아요... 필민씨... 건.... 아아~~]
[내거? 내거 뭐?]
[아아~~...]
속도를 조금 늦춘다.
[아응!!~~]
보영이가 엉덩이를 움직이며 속도를 올려주길 본격적으로 몸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 뭐가 좋냐고.]
[으~.. 그..거...]
[그게 뭐냐고..]
[자..지요... 필민씨.. 자지가 좋아요. 아!!!~~~~아아~~~]
속도를 다시 올리자 보영이가 기쁨의 탄성과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민우 놈도 인공자지로 굵어졌었잖아. 그건 안 좋았나?]
[아~~..미..민우씨 얘기는.....]
[싫어?]
[으응!! 빨..리 해줘요..]
[말해 봐.. 나보다 더 굵었잖아.]
[...가..짜는 싫어요... 진짜....진짜.. 자지가 좋아요..]
보영의 대답에 만족한 난 상을 주듯 허리를 격렬히 움직이길 반복했다.
[아앙~~..아아~~..아!!!!]
[큰..일이네... 이렇게 밝혀서야.. 아무리 나라도 이렇게까지 밝히면 나중에 힘들겠는데..]
[아흑~~..흑흑~~..하악~~...]
[민우 놈 물건은 느껴지긴 하나?]
[흑흑~~..모.몰라요.....]
[멈출까?]
[그..그만 해요.. 진짜!!...아~~~]
[그런 거 안 낀 민우 놈 자지 말이야.. 느껴지긴 해?]
[그..그럼요....]
[내 말은..... 좋으냐고..]
[아~~..아..아니요..]
[그럼? 쾌감도 못 느껴?]
[아흑~..안...느..껴져요.. 아~~~아아~~~]
보영의 가슴이 요동치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영의 엉덩이가 아닌 허리에 손을 옮겨 잡고는 난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빠르고 깊게 자지를 밀어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좋아?]
[아흐윽~..흑흑~~..아~~~]
[민우 놈한테는 이런 모습 보여준적도 없잖아.. 미안하지 않나?]
[아~~..그..그만해요.. 그만하고..계속 해...]
[해!? 명령이냐?]
[흑흑~..빠..빨리.....제발...더 빨리...]
[헉..헉... 이.. 보지가 누구꺼라고? 앞에 있는 민우꺼?]
[아아~~...하악~~]
[누구꺼냐고..]
[피..필민씨....필민씨거요.. 필민씨..보지에요.. 아흑~!!!!]
[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줄 거지? 내가 뭘 시키든.. 내가 뭘 원하든!]
[...아윽!~..흑흑~~..네..네!! 네!!.. 아악~~...]
결국 머리를 질퍽한 바닥에 처박고 짓눌린 가슴을 요란스럽게 흔들며 주먹쥔 손으로 어렵게 몸을 받치며 보영은 또 찾아오기 시작한 오르가즘에 몸서리치기 시작했다.
“휴~.....”
“......”
“민우 놈이 열 받을 만 하네....”
민우 놈의 감정에 동조라도 한 듯 감탄사를 뱉어낸 김검사였지만.. 이 놈도 변태성을 갖춘 남자임은 틀림없었다. 내 눈을 피해 슬쩍슬쩍 자신의 자지를 옷 위로 만지는 걸 난 분명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영상.. 민우 놈이 설치한 카메라 아닌가?”
“과학이 많이 발전했더군요.. 전송주파수만 파악할 수 있다면 중간에 가로채는 것도 쉽고..”
“그런 지식도 있었나?”
“아니요..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김검사님이 주신 돈이지만요..”
“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하하하...하..... 그런데... 굳이 이 영상을 내게 보여주는 이유가 뭐지?”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거래??? 설마...”
“...”
“보영씨랑 한 번 하게 해준다는 말인가?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나본데.. 보영씨는 자네 여자가 아니라고.. 이렇게 자네한테 미쳐있을지는 모르지만 엄연히 민우 놈의 약혼자라고... 아직까진 말이야. 그게 변한다고 해도 자네 여자가 될 가능성은 만분지 일도 안 된다는 걸 몰라?”
“압니다..”
“그럼 뭘 가지고 거래를 한다는 말이지?”
난 방에서 USB와 함께 가져나온 작은 손가방을 집어 들었다.
의아한 듯 날 쳐다보는 김검사의 앞에서 그 작은 손가방안에 들어있던 작고 긴 막대기를 하나 꺼내 분리한다.
USB단자 부위를 노트북에 다시 연결했다.
“그게 뭐지?”
“.....”
“허.. 뭘 보여주려고 하는..”
[너랑 똑같아 새끼야. 내가 하루에 맡는 환자가 몇 인줄 아냐? 같은 사람으로 보면 일 못 해. 그리고 우리 병원 같은 경우는 돈이 돼야 치료를 하지 안 그러면 운영 못 해.]
아~.. 맞네. 너희 이번에 감사 들어간다고 하던데. 아버님도 아시냐?]
[응. 한두 번이냐?]
[좀 적당히 좀 하지. 아무리 돈이 좋아도 응급환자한테 하루 입원비 80짜리 특실을 강요하다가 복도에서 죽여버리냐? 담당 김검 얘기 들어보니까, 그때 6인 실중에서도 빈 방도 많았다고 하더만..]
[원칙이다 이 새끼야! 우선 첫 날은 특실이고, 둘째는 1인실, 삼일은 2인실!. 그래야 인당 300은 뽑지! 억울하면 보험을 들던가!]
[의사라는 새끼가...쯧쯧.]
[내가 일반의냐? 알면서.. 큭큭~. 그 김검이랑은 친하냐?]
[걱정 마. 적당히 쑤시다가 덮어 달라고 이미 말은 해 놨다. 그리고 의료사고가 입증하기 쉽냐? 김검도 대충 합의 제안할거고, 안되면 죽은 그 아이 부모들한테 아동방치죄로 겁 좀 주고 넘기면 되지.. 병원에서는 분명히 빨리 입원수속부터 하라고 권유 했을거고, 일차 보호자인 부모들이 뜸을 들인거잖냐.]
[그게 가능해?]
[가능 하지 않으면? 검사 상대로 고소라도 하게?]
[역시~~ 하하하하하.]
펜형 USB에 연결된 노트북 화면엔 가운을 입고 소파에 앉아있는 두 남자의 모습이 들어있었다.
무심코 쳐다보던 김검사가 자신의 모습과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을 크게 뜨곤 귀를 기울였다.
김검사의 손이 주먹을 쥐어지기 시작했고, 꽉 쥔 주먹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네.. 보험을 좀 들어놨습니다... 혹시나.. 제 목숨이라도 날아간다면 너무 억울하겠다는 생각에...말입니다.”
“,,,,,이게 어떤 일을 발생시킬진 알고서 하는 짓인가?”
“어차피 죽기뿐이 더하겠습니까?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니 제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나 봅니다.”
“........”
“죽도록 맞을 땐 이 가방을 잊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마사지 숍에서 보영씨가 챙겨왔더군요. 덕분에 고스란히 남겨 둘 수 있었습니다.”
방금전과는 달리 김검사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겁을 먹었거나 걱정을 하는 표정이 아닌.. 나로 인해 생긴 분노를 애써 억누르는 표정으로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김검사였다.
‘빠직!~’
난 노트북에 꽂혀있던 USB를 빼내 김검사의 바로 앞에서 두동강을 내버린다.
“....”
“물론.. 복사본은 안전한 곳에 있습니다.”
“지금 뭐하자는 거지?”
“사실.. 뒷부분이 필요했습니다. 민우씨의 얼굴이 적나라하게 찍힌 뒷부분이요. 절 죽어라 패버리고.. 살인까지 명령하던 그 모습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 자료가 언론에 공개가 된다고 해도 그냥 해프닝 식으로 넘어갈게 뻔 하더군요.”
“......”
“하지만.. 김검사님이나 그 의사분이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협박이란 걸 하고 싶은 건가? 자네가?”
“협박이라뇨.. 절대 아닙니다.”
“그럼?”
“거래..라고 했잖습니까.”
“....죽고 싶어서 환장했군. 지금 니가 누구랑 상대하고 있는지는 생각이나 해봤냐? 감히..”
“네!.. 몇 번이나 생각했고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만반의 준비까지 했습니다. 물론 제 목숨하나 건제하기 위해서요.”
“.....”
“마지막 발악이라고 여겨주십시오.”
“....”
나와 김검사 사이에 긴장감이 침묵과 함께 흘러들었다.
게임과도 같은 일방적인 삼자 입장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강제로 참여하게 된 김검사의 입장에선 충분히 내가 제거대상이 될 거란 걸 알면서도 지금의 무서운 침묵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이게.. 다는 아닙니다.”
“...뭐?”
“발악이라고 쳐도 이정도면 너무 약하지 않겠습니까?”
“..”
“걱정마십쇼.. 이건 전적으로 보영씨와 민우에 관련된 일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그 거래란 건 뭘 말하려는 거지?”
“김검사님에게 부담 되는 일은 절대 아닙니다.”
“그건 내가 듣고 결정할 일인 거 같은데. 부담이 될지 안 될지는 말이야.”
“우선 민우씨와 자리 좀 마련해 주십시오. 아무리 대갈빡을 굴려 봐도.. 민우씨와 단 둘이서 만날 수가 없어서요.”
“....”
“이왕이면.. 민우씨의 사무실에서 만나고 싶은데요.”
“알겠네. 시간을 한 번 만들어보지..”
“그리고...”
“더 뭘?”
“이 파일의 존재는 민우씨가 몰랐으면 합니다..”
“그건 당연하겠지.. 그리고 나도 이런 일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모험을 하기엔 잃을 게 너무 많으니까..”
김검사의 말에 씁쓸함을 느낀다..
자기와 달리 난 잃을게 없다는 듯 얘기하는 김검사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게 된다. 그들의 눈엔 아무것도 없는 나란 존재로 비춰진다는 사실이 그렇게 느껴지게 했다.
김검사가 돌아간 후...
난 한참동안 노트북의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게 된다. 과연 지금 한 내 행동이 타이밍상으로 적절했는 질 반복해서 내 자신에게 묻게 된다..
‘삐리링~~’
“...”
“어... 왜 안 누워있고..”
“.....”
“또! 이상한 거 봤죠!”
“왔어?...”
“병원은요?”
“....다녀왔어. 별 이상은 없다네.”
“그럼 누워요!”
“그것보다.. 이리 와봐.”
“....”
“이리 와 보라고..”
“오늘은 좀...”
“...뭐?”
“아랫배가 살살 아픈 게.. 다 필민씨 탓이에요!”
“...”
“사람을 그렇게 못살게구냐...”
“그게 아니고.. 얘기나 잠깐 하자고..”
“무슨 얘기? 배 안고파요? 제가 장 봐왔어요. 얼른 준비할테니까 우선 누워요.”
“....”
그러고보니 보영의 양손엔 커다란 흰색 봉지가 두 개나 들려있었다. 그대로 싱크대로 향한 보영은 바닥에 늘어놓은 봉지들을 용도에 맞춰 냉장고에 집어넣거나 냄비에 집어넣으며 마누라같은 뒷모습을 내게 보여줬다.
아무 말 없이 난 그런 보영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게 된다.
가스레인지의 열기에 땀이 흐르는지 굵고 긴 파마머리를 손목에 끼고 있던 굵은 검은색 펄이 있는 곱창밴드로 질끈 묵어 틀어 올리곤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한다.
거실엔 보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순두부찌개의 얼큰하고 구수한 냄새가 흘러넘쳐 내 코를 자극했고 도마에 시원하게 칼질을 하는 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해준다.
“필민씨. 혹시 두부탕수육 싫어해요?”
“두부탕수육?”
“네.”
“그런 것 도 있어?”
“...그냥 드세요.”
“크~..”
생각지도 못한 진수성찬을 받은 난 오랜만에 폭식했고 더부룩한 배에 연신 트름을 해대게 된다. 그런 내 모습에 더럽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닐지 보영의 표정을 살피는데.. 오히려 자신의 요리를 다 비운 내가 귀엽다는 듯 쳐다보던 보영이 내 손을 이끌고 산보를 강행했다.
“아니.. 비싼 돈 주고 밥을 먹었으면 집에서 누워야지... 왜 산책을 하냐?”
“요즘은 몸도 트랜드라는 거 몰라요?”
“트랜드 좋아하네..”
“이봐이봐! 자기 관리에 나태한 사람은 어딜가도 인정 못 받아요!”
“그래? 음~~”
‘짝~~짝~~짝~~짝~~’
텔레비전에서 봤던 그대로 난 몸을 돌려 뒤로 걸으며 손을 휘저어 앞뒤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입 꼬리를 내리고 고개까지 치켜들고 한 내 행동에 보영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발걸음을 멈추곤 갑자기 얼굴을 가리며 나와의 거리를 멀찌감치 벌리기 시작했다.
꼭 모르는 타인처럼 말이다.
“어이~ 자기야! 빨리 와라~”
“...”
“어이~~ 보영아!!!!”
“씨!!!”
“크크크..”
“매사가 장난이야.”
“...”
“똑바로 걸어요!”
“운동하라며.”
“운동을 하라고 했지 누가 개그를 하라고 했어요?”
“큭큭~.. 근데 보영아..”
“...네?”
본격적인 산책로에 들어서자 뒤로 깍지를 끼곤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보영의 모습이 더 귀여워보인다.
그래서 입을 열다말고 망설이게 된다.
보영에게 닥칠지도 모를 불행을 지금이라도 알려야 할지에 대해, 그리고 나와 만난 걸 후회하는지에 대해서 질문하기가 망설여졌고 오히려 입이 다물어졌다.
“왜요?”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 지 내 앞에서 애교까지 부리는 보영의 모습에 결국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된다.
“날씨가 좋지?”
“......”
“매일 너랑 산책 다녔으면 좋겠다.”
“치~.. 나.. 결혼하고 좀만 버티다가 이혼할까?”
“....뭐?”
“아빠 체면도 있어서.. 파혼은 절대 안 될거 같고.... 민우씨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테지만.. 미친척하고 확 이혼해 달라고..”
“.......”
“큭큭~.. 곤란한 표정! 실망이에요,”
“내가 언제..”
“걱정 마요. 필민씨는 내가 지킬 거니까!”
“...”
“근데요.. 혹시 그 수면제..”
“..응?”
“완벽한 게 아닌 거 아닐까요?”
“..무슨 소리야?”
“민우씨가 그 날부터 연락도 없어요. 꼭 그날 일을 다 본 사람처럼 딱! 하고 연락을 끊고.. 그 전날까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전화를 걸더니..”
“그래?..큰..일이네.”
“네? 왜요?”
“그렇잖아.. 혹시 알고 있으면..”
“알기는 진작 알았을텐데 뭐.. 난 그런 민우씨가 더 무섭던데.. 그날 필민씨가 민우씨 앞에서 막 그랬을 때.. 음~.. 뭐라고 해야 할까... 덜 무서워졌다고 할까? 겁이 없어졌다고 할까?... 적절한 표현을 못하겠네...”
“겁이 없어져?”
“네!. 아빠 선거만 끝나면.. 혼인에 대해서 말씀 좀 드릴까도 생각해 봤다니까요. 결론은 어쩔 수 없다..였지만..”
“.......내가 좋니?”
“....”
“싫어?”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요?”
“그냥... 단순히 섹스만 좋은건지.. 솔직히 민우 놈처럼 내가 가진 게 많은 것도 없잖아.”
“풋~.. 아예 없죠!.크크~”
“....그런데.. 그런 생각을 했어?”
“민우씨가 태어나길 잘 태어난거죠!. 솔직히 그렇게 태어나면 못할게 뭐가 있겠어요. 인정하긴 싫지만..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맞아요.”
“....결론은 난 하나도 가진 게 없잖아.”
“....”
“불륜.. 바람이라고 해도..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마.. 괜히 오해하잖아..”
“도망가자고.. 나한테 다 버리고 도망가자고 했던 말 기억나요?”
“.....”
“사랑한다는 입에 발린 말보다.. 전 그 말이 훨씬 더 감동적이었는데... 자격지심같은 건 왜 갖아요? 내가 능력이 좀 더 되면 더 벌어오면 되는 거고, 그만큼 더 벌어오니까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거고.. 이제야 깨달았지만.. 돈도 명예도 중요하다는 말보다 서로를 위해준다는 말이 더 중요하다고... 좀만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을텐데....”
“......”
‘짝!~~~~’
“윽!..갑자기..뭐야?”
“사람이 등을 펴야지! 그렇게 의기소침하면 오던 여자도 다 도망가겠네!”
“...참나.”
“호호호~.. 진짜로.. 시간도 별로 없잖아요. 우리..”
“..”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추억만 만들어요.”
“좋은 추억이라....”
“으흐흐흐~..”
내 말에 보영이가 갑자기 음흉한 웃음소리를 자아냈다.
“또!~.. 야한 생각!”
“...”
“하긴!.. 필민씨 머릿속에 95%가 그 생각이니.. 내가 어쩔수없지!~~”
“어쩔 수 없다니?”
“적극!!! 협조한다는 거죠!.. 사실....”
“사실?”
“나도 몰랐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지고 흥분 되는 건 줄은.. 상상도 못했걸랑요..큭큭큭~”
“하하하하~..하긴.. 이세상에 가장 찰진 게 떡질이라고 하더라.”
“풋~..큭...하여튼 책임져야 돼요! 사람일 이렇게 변태로 만들어 놓고..”
“그러게..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내 팔짱을 낀 보영이 갑자기 반대편 손을 몸까지 비틀어가며 내 맞닿은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고 사람들의 시선에 당황하게 된 난 보영을 쳐다보게 된다.
얼이 빠진 표정으로 보영을 쳐다보는데도 연신 내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길 반복하는 보영의 행동에 ‘피식~’하고 결국 웃게 되었다.
“찰지구만~~호호호호~”
처음이었다.
이틀 후인 오늘 생각보다 일찍 민우 놈과의 만남이 이뤄진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빌딩의 가장 최상층이란 곳에 존재하는 사무실도 처음이었고, 보영에게도 전혀 꿇리지 않는 여자 비서가 3명이나 있는 풍경도 처음이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의 의리의리한 사무실 내부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내 사무실과는 달리 차갑게까지 느껴질 정도의 공허함이 존재하는 넓이와 익숙지 않은 인테리어로 내 가슴까지 위축시켰었다.
그리고.. 날 기다리며 내 사무실 크기만한 긴 테이블 중앙의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은 채 날 뚫어져라 쳐다보던 민우 놈이 내가 앉기 무섭게 입을 열었다.
“날 만나고 싶었다고?”
“..안녕하십니까. 구..필민이라고 합니다.”
“...”
“어차피.. 다 알고 계실 테니 본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본론?”
“네.. 보영씨요. 보영씨를 어떻게 할 작정이십니까?”
“보영이라... 그전에 하나만 묻지..”
“...”
“너란 인간 말이야.. 주제파악이란 단어는 들어 봤나?”
“......네. 들어봤고 실감도 했습니다.”
“좋군. 그럼 주제파악이란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주제파악이란 걸 하고 있는 친구가 감히 보영이의 안부를 나한테 묻고 있는 이 상황을 내가 이해해야 하나?”
“.....”
“그럼 한 가지 더 묻지.. 넌.. 목숨이 두세 개는 되나보지? 감히 날 만날 생각을 다 하고 말이야..”
“그렇겠습니까... 계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차피.. 보영씨가 저한테 빠져 있는 지금이라면 저란 인간도 필요할거란.. 생각에 죽을 각오하고 찾아뵌 겁니다.”
“..........”
“제.. 생각이 틀린 건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민우가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나와 마주하고 앉아 있던 김검사도 민우의 웃음에 동조하듯 크게 웃기 시작했지만.. 난 그 웃음에 더 위축되어 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필사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며 민우 놈의 비열한 웃음소리를 참게 된다.
“참~~.. 재밌어...”
“....”
“김검 이 친구한테 대충 얘긴 들었겠고.. 그런데도 날 만나러 왔다~~.. 그래서.. 자네가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느냔 말이야.”
“..글쎄요. 보영씨한테 어떻게 하실 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건방진 새끼.”
“....”
“뭐 좋아.. 어차피 끼리끼리 모인다고.. 내 계획은 말이야.. 보영이란 년을 개걸레로 만들 작정인데.. 그런 내 계획에 도움을 준다는 말이지?”
“....”
순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길 수 없었던 나였다.
이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내게 할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그 표정에 미소 짓는 민우놈이 더 역겨워 보였지만.. 이내 표정을 숨기려 노력했다.
“전.. 어떻게 되는겁니까..”
“뭐?.. 큭.큭....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그래야지.. 자기 몸뚱아리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인간들이면 당연히 자기 안부부터 챙겨야지..크크큭...”
“......”
“걱정 말라고.. 자네야 이런 여자한테 끌린 건 어쩔 수 없었을테니.. 잠시 자기주제를 잊고 도발까지도 한 건 참을 수 없었지만.. 내가 다 잊기로 하지..”
거짓말이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지도 않은 채 날 버러지를 보는 듯 경멸이 여전히 담겨 있었다.
“그럼 자네가 지금까지처럼 구세주 역할을 하라고..”
“..네?”
“시간을 좀 주지.. 조금 있으면 터질 일에 절망을 할 보영이를 자네가 보듬어주라고.. 정성껏!!”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키키키~.. 일이 아주 쉽게 돌아가겠어.”
“절망이라고 하시면... 어떤..”
“그건 이틀 정도만 지나면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될 거야..”
“...”
“그럼 자네가 보영이를 챙겨주라고.. 난 표면상 드러낼수가 없으니까. 그런 후에....큭크크.. 이건 나중에 내가 시키는대로 하면 돼.”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 거죠? 그리고.. 보영씨한테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절....”
“말했잖나.. 자네 일은 잊어준다니까.. 내가 이렇게 너그러운 사람인 줄 예상 못했겠지만.. 나도 충분히 인자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보영씨도..”
“보영이? 보영이는 입장이 다르지..보영이가 천한 잡것인가? 어릴 적부터 나만을 위해, 나를 위해 존재했던 여자라고. 그런데 그렇게 쉽게 날 배신해!? 아무리 내가......”
순간적으로 숨겨 놨던 민우 진짜 놈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이를 악 물고 주먹을 꽉 쥔 민우 놈은 머릿속에 보영을 떠올리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잘근잘근 씹어대기 시작했다. 표현이 유치할 수밖에 없었지만.. 민우 놈의 순간이지만 내게 보여준 표정은 달리 표현할 단어들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렇게 섹을 밝히고 저질스럽게 논다면 그에 맞게 행동해 줘야겠지.. 안 그런가?”
“....”
“왜 그런 표정을 짓나? 아직도 보영이에 대해 각별한 미련이라도 남았나?”
“아..아닙니다... 그냥 무..서워서..”
“크크큭.. 좋은 태도야.. 약자는 약자답게 강자에게 수그리고 납작 엎드릴 줄도 알아야..”
‘똑똑...똑...“
“누구야!?”
“죄송합니다. 너무 중요한 일이라서.... 꼭 아셔야 될 거 같아서 들어왔습니다.”
아깐 보이지 않던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디선가 봤던... 맞다. 보영의 회사 회의실에 숨어 있을 때 민우 놈을 보좌하던 비서 놈이었다.
“지금 뉴스에서...”
“뉴스?”
“네.. ”
‘삐리링~..’
‘OO경찰서에서는 이런 정보를 입수해 이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 있는 김기기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이게 뭐야?”
“...”
“야!! 이게 뭐냐고 묻..”
‘이미 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는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로 오교육감 후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어 지고 있는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관계자는 이미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등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분석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오교육감후보가 금풍수수 및 불법 비자금까지 조성한 정황과 청탁 및 로비등에 대한 물증을 잡기 위해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던 오후보자에게 일어난 이번 사태에 국민들은.....‘
‘꽝!!!!!!’
벽에 걸려있던 대문짝만한 LCD텔레비전이 요란한 충격음과 함께 거미줄 같은 수많은 금이 가며 깨져버렸다.
“어떤 새끼야!!!!”
“...”
“...”
“야! 넌 일을 어떻게 처리 한 거야!”
“..죄..송합니다.”
“너냐!?”
“무..뭐가?”
“야! 김검!”
“이 친구가 사람 잡네.. 내가 미쳤냐!?”
“그럼 어떻게 이틀 후에나 나와야 할 뉴스가 벌써 나오냐고!”
“..그러게.. 혹시 정보가 샌 거 아니냐?”
“그러니까! 어디서 샜냔 말이야!”
“난 아니야! 알잖아...”
“특별수사라면 벌써 정보가 샜다는 말인데! 너 밖에 더 있어 새끼야!”
“내가 미쳤냐고!! 난 우리 쪽 사람들 입막음시키기도 바빴다고!!”
“그럼 어떤 새끼가!!”
고함소리가 더 커져가던 사무실 안에서 갑자기 침묵이 흐르기 시작한 건 모든 사람들이 날 향했을 때 였다.
“......왜..왜요?”
“너냐?”
“...뭐...가요?”
“이 거지같은 상황! 너냐고!”
“....무..무슨 소리세요. 제가 뭘 어쨌..다고.. 저..저 뉴스요? 비리 어쩌고..하는 걸 제가 어떻게 해요.. 제 목숨 하나 건지기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하긴... 야! 김검 넌 빨리 들어가서 사태 파악 좀 해 봐!”
“그..그래..”
“그럼. 저도 이만 들어..가 볼게요.. 보영씨한테..”
“야!!”
“..네?”
“넌 당분간 보영이랑 만나지 마!”
“......예?”
“만나지 말라고!”
“..네.”
삭막하기까지 한 회색빛 건물에서 나오고 나서야 숨통이 트인 놈처럼 거친 호흡을 고르게 된다.
긴장감을 넘은 불안감에 결국 다리에 힘이 풀린 난 건물 입구 왼편에 있는 작은 테라스에 앉았다.
그때 내 앞에 걸어 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 사람은 김검사였다.
“너지?”
“.....”
“너 미쳤냐?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
“만약에.. 정말로 너라고 밝혀지면.. 이번엔 그냥 못 넘어갈 줄 알아... 내가 아니라.. 민우 새끼가 어떤 일을 벌일지.. 장담 못한다고!”
“저.. 아니에요.”
“그래야 할 거야.. 꼭!!”
“....”
온 몸에 힘이 빠진 난 몇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자리에 앉아 있게 되었다.
시계가 이미 9시를 넘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기에 힘겹게 겨우 일어나 막 발걸음을 옮기려 했을 때..
민우 놈이 탄 처음 보는 스포츠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주차장에서 튀어나와 도로를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난.. 저건 또 얼마나.. 할까란 얼토당토 안한 생각을 하며 택시를 기다리게 된다.
그때..
문득 든 생각에 더 황급히 택시를 잡아 세우게 된다. 민우 놈이 향한 방향이 수많은 갈림길의 연속일텐데도 꼭 보영에게 달려가는 듯한 예감에 택시를 잡자마자 보영씨의 집 주소를 부르며 밟아 달라고 재촉을 한다.
달리던 도중 난 집에 들르기 위해 코스를 경유하는 방법을 택했다. 어쩔 수가 없는 내 선택을 뒤로하고 도착한 보영이의 집 앞에서 숨을 고르며 집에서 들고 온 가방속의 노트북과 커다란 단말기 비슷한 걸 꺼내 연결했다.
[잘못했어요....]
노트북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 애절한 보영의 목소리에 나도 놀랐고, 택시 운전기사도 놀라 고개를 돌려 날 쳐다봤다. 서둘러 이어폰을 꺼내 노트북에 꽂는다.
“따블로..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허~.”
[잘못하다니.. 뭘 잘못했길에 그렇게 무릎까지 꿇고 빌어?]
[민..우씨...]
[어르신도 참.. 이런 일이 있었으면 진작 나한테 찾아와서 상의부터 할 것이지..]
[민우씨......제..제발 우리 아빠 좀 살려주세요... 아빠가 이런 일에 연류가 될 리가 없어요. 뭔가가 잘 못 됐어요..]
[뭘 잘 못 되나.. 이미 검찰 조사까지 다 끝난 상태던데..그러니까 작작 좀 해 먹어야지.. 권력이란 걸 조금 맛보더니 자기 주제도 모르고..쯧쯧~.]
[..민우씨!!]
[내가 뭘 할 수 있냐고. 벌써 특수수사대에 다 넘어간 상탠데.]
[민우씨라면 가능하잖아요. 지금이라도 모든 일을..]
[내가 신이냐? 요즘 언론은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거 모르나?]
[........]
모니터에 잡힌 보영이는 거실 중앙에 무릎까지 꿇고 소파에 앉아 있는 필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지는 상황에 보영 모르게 미소를 짓는 민우놈의 모습에 아구를 꽉 다물며 눈을 부라리게 된다.
[우리 결혼 말이야.. 지금 상황에서는 힘들지 않겠나?]
[지금 결혼이 문제에요?]
[.....]
[...................]
[하긴... 하지만 당신도 포기하라고.. 지금 당장 손 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냐고..]
[...이럴 리가 없어요. 아빠가 그런 일에 가담했을 리도 없고.. 평생 교육자로 살아오신 분이세요. 남한테 잔소리를 했으면 했지 누굴 회유하거나 비자금을 만들 분이 아닌 거... 민우씨도 알잖아요.]
[알지.. 내가 안다고 해결 될 일은 아니잖냐고..]
[...........]
보영이가 눈물을 흘리는 지 어깨가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너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보영의 모습을 내려다보던 민우 놈이 천천히 입을 연다. 한참동안이나 뜸을 들이며 말이다.
[지금이라면....]
[...]
[어렵겠지만 남한테 뒤집어씌우는 게 최상이긴 한데 말이야...]
[...네?]
[다행인 건 오후보님이 지금까지도 모든 죄를 부정하고 계시다는 건데.. 들러리 세워서 각본하나 짜 봐야 겠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도 할 최측근 중에서 하나 골라서 말이야.]
[무.무슨 말이에요?]
[문제는.. 그런 일을 하는 대에는 엄청난 대가가 필요하다는 거지.. 오후보님의 계좌에서 그런 거금이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있다 해도 지금 상황에서 움직이는 건 더 바보 같은 짓 일테고...]
[....]
[나한텐 푼 돈이긴 한데 말이야.. 괜히 나까지 모험을 할 수 없지 않겠나...][저도 돈은 있어요.. 얼마........ 그럼 그 사람은요? 아빠 대신에 죄를 뒤집어쓰고 들어간다면...]
[한 두 명으로는 판이 커지니 당연히 안 되지. 원래 법이란 건 주모자가 흐지부지 해줘야 제대로 크게 터트리는데.. 빤히 보이는 그런 밑밥을 던져줄 바보는 없단 말이야. 그냥 알아서 해결하게 놔두고.. 우린 비자금을 위한 비자금만 마련해 주면 그만이란 거야.]
[..무슨 말인 지 잘 모르겠어요. 얼..마가 필요한거죠? 3억..? 5억까지는 저도..]
[한 30억 정도만 우선 들이면 배우들은 다 갖춰질 걸.. 추가로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사..삼 십억이요?]
[오후보님이 청렴하셔서 자네들 명의로 뒷 돈도 안 챙겨놨나?]
[......]
[그럼.. 그 5억이란 돈이 당신이 순수 벌어 놓은 돈이라고?]
[.............]
[후....도와주고 싶긴 한데.. 솔직히..]
[..]
[그럴 의미를 못 느끼겠단 말이야.. 이제야 말 하지만.. 자네하고 나와의 관계. 조금 생각해 볼 게 많지 않나?]
[.........]
[상관없었던 일이 상관이 있게 됐으니.. 참~..]
[상관이 없었다니요?]
[그렇잖나. 어차피 자네는 자네대로 그 사랑놀이란 걸 하고 나서 내 아내로 집안의 액세서리가 돼 버려도 크게 상관없었는데.. 일종의 거래가 돼 버린 지금은 내가 당신을 왜 도와줘야 하느냔 말이야. 어차피 결혼도 다 물 건너간 사인데.. 괜히 나까지 진흙탕에 발을 담가가면서까지 말일세.]
[꼭.. 갚을게요. 제가 어떤 짓을..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갚을게요.]
[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그..럼.....뭘 원하세요?]
[음~~..나랑 게임 하나 해볼까?]
[...게....임이라뇨?]
[당신한테 딱 어울리는 게임인데.. 당신도 마음에 들 거야.]
[무..슨 말이에요?]
[하하하.... 너무 걱정 말라고 여차하면 자네의 든든한 애인인 구필민이라는 놈까지도 끼워 줄 테니까 말이야.]
[피..필민씨라뇨..]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