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21)

3..

일부러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동했다.

올림픽대로로 들어서자 보영은 걱징이 되는지 굳어진 표정으로 입을 연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

...오늘 하루면 되는 거죠?..그럼 다 잊고...

그건 보영씨 하는 거 봐서요..

....예?

오늘 제가 시키는 대로 얼마나 잘하는지 보고 결정한다고요.

마..말이 다르잖아요.

....

분명히 하루만 데이트 하자고.... 저 정말 신고할 거예요!

신고하세요. 그럼 다 알겠네요.. 보영씨 남친인 민우라는 놈도.. 그리고 양가 부모들도... 보영씨 혹시 조서란 거 써 보셨어요?

....

원인과 결과... 법에도 다 적용돼요. 왜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고 당연히 물어볼 거고.. 강간이요?? 술 먹고 모텔 가서도 허리를 흔든 게 사실인데.. 그게 강간이에요?

누가 허리를 흔들었다고 이래요!

....그럼 왜 일어나자 마자 신고 안했어요?

그..그거야.....

벌써 일주일도 넘은 사건이에요.. 거기에.. 오늘도 저랑 약속잡고 나온 거 아니에요?

.....정말 저한테 왜 이러세요.

보영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내 가슴도 편한 게 절대 아니었지만 그런 보영을 보며 난 각오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더 몰아붙이듯 말을 이어나간다. 나쁜 놈이라고 욕해도 좋다.. 아니!.. 얼마나 남자새끼가 찌질하면 여자 약점가지고 늘어지냐고 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 여자와 한번이라도 몸을 섞은 놈이라면... 다시 그 육신을 탐할 거라고.. 혼자 위로하며 준비해둔 멘트를 보영에게 시작한다.

제가 느꼈던 보영씬.. 섹스를 정말 좋아했어요.

누가요?! 제가요?!!

예!

...사람 술 취했었다고 너무 막 말 하시는 거 아시에요?.

제가 느낀 대로.. 보영씨 안에 숨기고 있는 본능이 따로 있다는 걸..맨 정신에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요.

마..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차 돌려요.. 도저히 안 되겠어요....

저요.. 남한테 손가락질 안당하고 살려고 무진장 노력했는데.. 자꾸 그러시니까....

.....이것보세요..

구필민..

..예?

제 이름은 구필민이라고요.

....그래요.. 구필민씨.. 제가 느꼈다고 쳐요.. 설사 그럴 일은 없었겠지만.. 그렇다고 치고.. 뭐가 달라지는데요? 민우씨한테 고자질 한다고요? 그래요! 고자질 하세요! 우리 그런 걸로 안 무너져요! 구민필씨가 생각하지도 못하는.. 우리 그런 사이에요.. 그런 실수 다 용서해 줄 남자라고요!

그래요?

예!! 사람 잘 못 보셨어요!

저라면..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 아래서 헐떡이면서 허리 흔드는 모습보고 도저히 못 견딜 거 같은데요..

........예?

강간이라는 게 저도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녹음 해놨어요.

무..무슨 녹음이요?.....

요즘 스마트폰이 얼마나 좋은지 아세요?

......

들려 드릴까요?

........

잘 들으세요.. 그때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섹스를 해서.. 하지만 본인이라면 자신의 목소리쯤은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테니까...

난 핸드폰을 꺼내 준비해 온 녹음 된 소리를 틀어 놓는다.

'헉~~헉~~~~아~~~~~아~~~~.. 조..조금만 더~~~헉~~~~'

텔레비전의 잡음과 섞여 자신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오자 치를 떨며 순진하게 손을 올려 입을 가린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난 천천히, 최대한 자연스럽게 핸드폰의 녹음소리를 끄곤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이..이런걸.. 왜.......

다행이.. 말하는 것도 같이 녹음 됐으니까..강간죄는 성립이 안 될 거 같은데요..

..지..지워요!.. 빨리 지우라고요!

설마 제가 사본도 없이 이걸 틀어서 들려드리겠습니까?! 바보같이...

이..이것 봐요.... 정말 당신 미쳤어요?!

보영의 사색이 된 얼굴로 내색하지 않고 속으로 안도하게 된다. 

당연히 함께 취했던 그날의 나였고, 녹음이란 건 생각도 못했었던 나였다. 그런데 이런 녹음은 언제 했냐고 의문을 품겠지만.. 사실 이건... 돌아다니는 수많은 야동 중에 찾고 찾아 이전에 통화할 때 녹음한 보영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여자의 목소리를 녹음해 놓은 단지 야동의 음향효과일 뿐이었다. 그러나 녹음속의 틀어져 있는 텔레비전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자신과 비슷한 여자의 목소리에 보영은 보기 좋게 속아 넘어갔는지 하얗게 사색이 된 얼굴로 날 버러지처럼 노려보기 시작했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본 적이 있다면 당연히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와는 전혀 낯선 음성을 느낄 것이라는 경험에서 온 밀어붙이기식 협박재료였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런 어떠한 생각을 떠나 내 연기와 강간이라는 무서운 죄를 피하려 했던 내 의도라고만 생각한 그녀였는지 필사적으로 내게 부탁을 하기 시작한다.

이걸..제 밑에서 쾌감에 허리 흔들던 당신이 말한 민우라는 남자가 듣는다면.... 정말로 다 이해할까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예?!! 저.. 조금 있으면 결혼한다고요...

......

민필씨.. 제발 부탁드릴게요.. 민필씨도 좋은 분이시잖아요.. 소개팅 소개해준 민정씨가 정말 좋은 분이라고.. 그러니까 소개팅 한 번 해보라고 해서 나간 거예요.. 마음정리 못하고 나가서 일이 이렇게 되긴 했지만.. 정말 민우씨 없었으면 저 민필씨한테 마음 줬을지 모른다고요... 제발 이런 나쁜..

필민입니다..

...예?

구필민이라고!!

그런 그녀의 애원 섞인 말투에도 내 이름을 자꾸 틀려 말하는 그녀의 애절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동정보다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게 된다.

최소한!! 소개팅하고 몸을 섞은 남자라면 이름정도는 외워야 하는 거 아니야?!!

죄..죄송해요.. 제가 정말 정신이 없어서 그래요.. 민피....필민씨.....한번만... 정말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뭘 용서를 해요....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던 난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에 다시 한 번 계획했던 일을 위해 흥분을 애써 가라앉히고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냉정을 찾으려 애를 썼다. 

그러나 쉽게 화가 풀리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겐 평생 남을 소개팅이라고 생각했던 그 자리를 함께 보내고서도 아직 내 이름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충격은 정말로 날 한낱 재수 없게 스쳐지나간 소개팅남자로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그녀의 모습으로 혼자 단정 짓고는 다시 마음을 다잡아 그녀의 행동을 내 입으로 명령하게 된다.

조끼...블라우스.. 단추 풀어요..

예??

나 두 번 말하는 거 정말 싫어해요...

여..여기서요?

그럼.. 내려서 도로 한복판에서 할까요?

...필민씨..

그래요.. 제 이름 구필민입니다.. 다시는 잊지 마세요...그러니까.. 단추 풀어요.

보영이 날 원망하듯 바라보던 시선을.. 겨우 걷고는 손을 올려 조끼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하나씩 단추가 풀려나가더니 4개의 단추가 다 풀리자 조끼가 벌어지며 노란색의 블라우스의 중심이 드러났고, 역시 볼륨 있는 가슴으로 단추사이가 조금씩 벌어져 있었다. 조끼로 그 모습을 가린 게 분명한 보영이었고, 그 단추들 중 가장 위에 있던 하나를 풀다 말고는 날 다시 쳐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그냥 모텔로 가요....

결정하세요...제 말을 들을 지.. 아니면....

....필민씨.. 필민씨 이런 사람 정말 아니잖아요..

제가.. 옷을 벗기기라도 했습니까?

예?

스스로 결정하는 거잖아요... 단지 전.. 이 녹음된 소리를 안전하게 가지고 있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니.. 제가 한말을 따르던 말든.. 그건 보영씨 결정이란 말이에요.

..그..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싫으면 그냥 가세요.. 아니!!.........................

.....

이제는 제 마음도 변했어요.... 그냥 집으로 모셔다 드릴게요.

...예?

그.. 다음은.......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걸 넘길지 그냥 폐기할지... 고민해보고...

...

변덕스런 모습을 일부러 보여준다. 

앞서 말했듯 내근직과 세일즈를 병행하는 찌질한 나였지만 당연히 회사 내 세일즈의 톱이 있었고, 그 친구가 바로 김대리였다. 고맙게도 김대리는 영업만 나갔다 온 날이면 부장에게 호되게 혼나는 내게 영업의 정수를 가르쳐준다며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책까지 권해줬기에 정작 써먹을 곳엔 못써먹곤 그걸 이제 와서 써먹게 된 나였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이었다면 당연히 자신감과 믿음직스러운 모습으로 갑을 대해야했겠지만.. 지금의 난 갑이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을에게 더 많은 기회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가 갑이라는 걸 책으로 배웠던 나였기에 그런 모습을 다른 누구도 아닌 약점 잡힌 보영에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럼..... 오늘 하루로... 다 끝내요..

....예?

필민씨가.. 원하는 거.. 다 들어줄 테니까..... 오늘 하루로 다 끝내고 그 파일들 다 지워주세요...

....

대신... 일체의 녹음이나... 촬영은 절대 안 되..요.......

조용히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시작한 보영의 모습에 운전을 하는 건지 보영을 쳐다보는 건지도 잘 알지 못한 채 보영의 행동하나하나에 시선을 뺏기게 된다.

커플링으로 보이는 반지를 끼운 손으로 내 옆에서 단추를 풀어 그때와 다른 하얀색과 분홍색의 땡땡이 무늬가 교차한 브래지어를 드러낸 보영의 가슴은 역시 모양 좋아 빨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며 브래지어에 가리지 않은 윗부분 내 시야에 보여준다.

....치마 좀 올려서 보여주세요.

.....

각오한 듯...

보영이 손을 내려 치마의 밑단을 잡고는 천천히 엉덩이를 들썩이며 끌어올렸고, 불투명의 스타킹 속에 가려진 분홍색의 팬티를 곧 보여준다.

분명 꽉 다문 입술을 떨고 있는 게 느껴진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애써 쳐다보고 있는 보영이었지만 차 창문에 비춰진 음영으로 인해 보영의 감은 눈과 파르르 떨리기 시작한 입술을 감지한 난 흥분과 함께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쩔 수 없이 한발 후퇴하게 된다.

됐어요...

......예?

단추 잠그세요...

.....

방금 전과는 너무나 다르게.. 단추를 빠르게 잠근 보영은 다 잠그고 나서야 날 의아한 듯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손을 뻗어 가슴이나 사타구니 속에 밀어 넣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지.. 안도를 하면서도 의아한 듯 날 쳐다본다.

.....

..죄송해요.

..예?

아름다웠던.....보영씨가.. 그 민우라는 남자하고 같이 웃는 거 보니까...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았어요. 아니.... 보영씨가 그 남자 밑에서 허리를 흔들거라는 생각이 드니까....저..보영씨가 그 자식하고 모텔 들어가는 거까지... 다 봤습니다..

.....

죄송합니다...

.....소름끼쳐요.

..예?

......

....하지만 다른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냥 한번만 더 보자고.. 보영씨 얼굴만 한 번 더 보자는 생각에....

.....그게 소름끼친다고요...그것도 범죄에요.. 징그럽게.....

.....

노골적인 그녀의 말투에 천천히 뜸을 드리려던 난 일말의 죄책감을 접으며 계획대로 입을 연다.

집에 모셔다 드릴게요......

....정말요?

...예.

...............그럼..... 녹음한건...

.....제가 소장만 할게요.. 정말로... 유포하거나.. 그런 일 없이..

필민씨... 그러지 말고..... 폐기해 주세요....

.....그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그날 저녁에 보영씨가 얼마나.......아닙니다.. 어차피 이런 목소리 파일은 보영씨 아는 사람만 알지 다른 사람은 몰라요.

.,...그래도 제발 부탁드릴게요.

....죄송해요.

필민씨...모텔가요.. 모텔 가서......마지막으로......

......

그러니까 부탁할게요....

...

차에 있는 일체형 내비게이션에 난 보영의 말에 마지못해 손을 움직이듯 목적지를 입력한다. '모텔'.. 가장 가까운 모텔로 안내된 내비게이션에 곧 우리가 타고 있던 차는 올림픽대로를 빠져나가게 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단지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이렇게 번거롭게 일을 꾸밀 필요도.. 사실 내겐 가당치도 않은 보영이었기에 우선 섹스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 곧 도착한 모텔 앞에서 난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쉽게 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우선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했다. 분명 약속이 오후에 있다는 보영의 말은 거짓이 아닐 것이고..

아무리 작정한 나라도 한번 경험했던 그녀 육체였기에 섹스타임이라는 걸림돌에 앞으로 2시간이나 남은 약속시간을 늦추기엔 조금이라도 지체할 수 있는 연기가 필요했다.

그런 내 모습에 도착한 모텔 주차장에서 멈칫거리며 망설이던 그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내게 먼저 말을 하게 된다.

.....신고 안할게요.

.....

착하다.. 아니.. 어찌 보면 영악하다.

이제 와서 중요하지도 않은 신고라는 단어로 날 위로하듯 얘기하는 그녀의 심성에 감동을 받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내 것이 아닌 건 현실이었기에 더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는 척을 한다.

....

하,,한번..이에요.. 대신.. 딱 한번만.......그러니까.. 전 잊어주세요..

...

술에 취해 어렵게 잡은 허름했던 그 모텔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운 실내 장식의 방에 들어선 우리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머뭇거리며 신발장 앞에 멀뚱히 서 있던 보영과 나였고, 당장이라도 그녀의 치마를 벗겨 박고 싶다는 충동을 애써 억제하며 난 최대한 순진한척 연기를 시작한다. 확답을 받으려는 듯 말이다.

...저..정말로.. 괜찮아요?

.......

저 같은..놈한테... 소중한....

됐어요... 저 샤워부터 할게요..

그녀는 각오한 듯.. 먼저 하이힐을 벗고는 욕실 밖이 아닌 욕실 안에서 옷을 벗기 시작한다.

불투명한 유리너머로 그녀의 실루엣이 드러났고, 하나씩 벗기 시작한 그녀의 옷들에 침을 삼키게 된다. 조끼와.. 블라우스를 먼저 벗은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허리를 숙여 치마를 곧 벗는다.

나체와도 같은 그녀의 실루엣은 그림처럼 매끄럽게 불투명 유리에 투과되어 내 시야를 즐겁게 해준다. 브래지어를 벗고는..허리에 손을 얹고는 천천히 내리기 시작하더니 다시 허리를 숙여 스타킹을 완전히 벗어버린다... 남은 팬티는... 조금 더 망설이며 뜸을 들이더니 이내 곧 벗고는 샤워기의 물을 틀어 그 물줄기 속에 몸을 넣어 먼지를 씻어 내리기 시작했다.

긴 생머리가 달라붙어 얼굴과 목의 실루엣까지 드러내는 그녀의 나신은 완벽한 비너스와도 같아 보였고.. 난 결국 참지 못하고 옷을 벗게 된다.

팬티만 입은 채 그대로 욕실로 이미 원기 충만한 자지를 팬티아래에서도 표가 나도록 벌떡이며 잠금쇠 없는 불투명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영이 깜작 놀라 그대로 욕조에 주저앉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욕조의 한켠에 쪼그리고 풍만한 가슴을 가린 채 주저앉은 그녀는 놀라 커진 눈으로 날 쳐다보게 된다.. 군살 하나 없는 나신의 그녀 위를 물줄기가 더 황홀하게 떨어져 내리며 그림을 그렸고, 난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걸어간다. 내모든 것 중에 가장 자랑할 수 있는 커다란 자지를 팬티를 벗어 보영이 벗어놓은 옷 위에 던져놓고는 드러낸 채 그녀에게 걸어가기 시작하자 그녀의 시선이 내 얼굴에서 아래로 내려져 내 자지를 놀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한다.

내 예상대로.. 그 민우라는 남자의 물건보다 월등한 것이 내 자지인 듯 내 크기에 놀랐는지 보영이 물줄기를 맞으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조금씩 욕조의 없는 공간에서도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정말 밖에서 실루엣만 봤을 뿐인데... 더 이상 못 참겠어요..

.......나..나가세요.

왜요? 한 번 더 하자고 했잖아요.. 보영씨가 그랬잖아요.,

그..그건 다 씻고 나서....그..그냥 나가주세요..

싫어요...

...피..필민씨.. 자....잠깐...악!~~~

난 그대로 욕조로 걸어 들어가 그녀의 다리를 잡고는 그대로 눕혀버렸다. 물줄기를 맞으며 드러눕게 된 그녀의 사타구니 속에 얼굴을 묻고는 그때 맛보고도 너무나 아쉬워했던 보지에 입을 다시 맞추며 얼굴을 더 깊숙이 묻게 된다. 세차게 사선으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내 머리를 적시며 떨어져 그녀의 사타구니까지 적시고 있는 상황에도 난 정성스럽게..

그리고 강하게 압박을 주듯 보영의 보지를 입에 물고는 혀를 내어 음핵의 동그란 구술을 굴리듯 핥기 시작했다. 샤워기의 따뜻한 물줄기에 젖어 들기 시작한 보영의 보지언저리를 입을 벌려 먹어 버릴 듯 빨며 핥았다.

헉!~~..자...잠깐만요!~~ 더..더럽게 입을......흑~~~~

흐~~읍~~쩝!!!후룩룩~~~

자,..잠깐~~..흑!~~~으~~~~..그..그만해요....제..제발 그...아~~~

애원하듯 그녀가 내 머리카락들을 움켜 잡아채선 강제로 힘을 주어 때어놓으려 애를 쓰지만 그럴수록 난 그녀의 허리를 잡은 손에 더 힘을 주며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빨아먹듯 그녀의 음핵과 보지를 더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분명 의도치 않은 자극에 흥분을 시작한 그녀란 걸 알게 되었다. 내 머리를 움켜쥔 손에 더 힘이 들어가며 강하게 들어 올리려 노력하던 그녀였는데.. 내 혀와 입술이 침범하며 강하게 공략을 시작하자 점점 더 미약해지는 그녀의 악력을 느낄 수 있었기에 아예 코를 파묻어 음핵을 찌부러지도록 누르며 혀를 내어 보지 속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무릎을 세워 날 조이던 허벅지에서도 힘이 빠져나가는지 그녀가 다리를 아무렇게나 늘어트리기 시작했고, 훨씬 수월해진 작업공간으로 인해 난 손을 내려 그녀의 보지구멍 밑을 지그시 눌러 구멍을 벌리며 더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으음~~..그..그만.... 그만해.....헉~~헉~~~~아악~~!!! 

애원을 하는 그녀는 거부를 하는 건지.. 신음을 뱉어내는 건지도 잘 이해안가는 모습으로 몸서리치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의 몸부림과 함께 예상치도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울컥하고 뭔가가 그녀의 보지 속에서 뿜어져 나왔다.. 쏟아지는 물줄기로 확실한지 모르겠지만 분명 내 혀를 타고 입속으로 뭔가가 범람하듯 쏟아졌다. 

그리곤 내 머리를 움켜쥔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날 밀어내는 것이 아닌.. 더 안쪽으로 당기며 숨을 못 쉴 정도로 날 조여 맸다..

잠깐의 떨림이 이어졌고, 그녀의 행동에 놀라 입놀림을 멈춘 날 이내 정신을 차린 듯 황급히 밀어내는 보영이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이렇게 아쉽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로 내 얼굴이 씻겨 분명 흠뻑 적신 내 입술과 턱을 그녀에게 보여주지 못한 채 난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탐하려 얼굴을 전진하는데.. 그녀가 내 얼굴을 피해 고개를 돌린다. 등줄기에 쏟아지는 물줄기에 사방이 물 범벅이 되어가는 와중에 방금 무엇인가를 느낀 그녀인데도 그녀는 본능적으로 키스만은 거부하며 내 얼굴을 피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이미 내 커진 자지가 꾸부정한 자세로 인해 그녀의 사타구니에 닿고 있었고, 그녀도 느끼는지 돌렸던 고개로 곁눈질해 내 물건을 아주 잠깐.. 훔쳐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나가서 해요..

오럴을 싫어해요?

..예?

빨아주는 거.. 싫었냐고요..

시..싫어요....그러지 마세요.

왜요? 몸은 좋아하는 거 같은데.... 침대로 가서 다시 빨아도 되요?

왜..자꾸 그래요... 그냥 해요..

...부탁 들어준다고 했잖아요.

.....

민우란 남자는 보영씨 보지 안 빨아줘요?

....이..이상한 말 하지 마세요...

빨개진 얼굴로 당황해하는 보영의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진다.. 29살이라는 나이에 오럴의 즐거움을 모르다니... 말도 안 된다는.. 어디서 내숭이냐는 생각을 하면서도 난 그런 그녀의 표정까지도 의외로 즐기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자라온 환경과.. 그리고 민우라는 남자의 배경을 나중에 듣고 나서야 이런 보영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지금은 역시나 털이 없는 그녀의 보지입구를 손으로 문지르며 다시 한 번 키스를 시도해본다.

그러나.. 역시 내 얼굴을 피해 고개를 돌리는 그녀의 행동에 오기가 생기게 된 나였다. 그녀의 거부하는 손을 뿌리치며 난 다시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로 얼굴을 묻는다. 이번엔 그녀가 상상도 못할 행동으로 저번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항문까지 손가락으로 누르고 비비며 다시 음핵이 아닌 보지 속에 혀를 길게 내어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악!! 무..뭐하는 거예요!! 하..하지 마세요!!

그녀의 고함소리는 상관없었다..

그..그만!!!... 미쳤어요!!! 그만해요...그....만.......

내 집요한 혀놀림에 그녀의 목소리가 점차 줄어들었고.. 이내 외침이 아닌 신음소리가 그녀의 벌려진 입으로 새어나오며 다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녀가 신음을 뱉어내다 말고는.. 

눈물을 흘리는지.. 보이지 않는 얼굴쪽에서 흐느끼는 듯 한 소리가 물줄기 소리를 뚫고 내 귀에 들려온다. 흐느낌.. 흥분에 절어 흐느끼는 신음소리가 아닌 분명 울먹이며 애원하는 목소리였다...

그만..해요......제발 그만해요......

확실히 울먹이기 시작한다.....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 솔직히 지금까지 다 알면서..단순히 그 자극에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한 모습으로 반항하듯 내숭을 떠는 줄 알았다.. 

난 세웠던 가설에 수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내 생각대로라면 그녀는 걸레였어야 한다. 단순히 조루병에 걸린 약혼자를 둔.. 그래서 다른 남자와 잘 놀아나며 섹스를 즐기는 그녀였어야 했고 자신의 능력과 외모로 일반 된장녀처럼 날 버러지처럼 응대하던 모습을 끝까지 유지했어야 했다....이런 반응에 너무나 익숙한 것처럼.. 나와의 첫 관계 때의 반응과 그리고 그녀가 내게 '구차'라는 단어와 냉랭한 말투로 실수를 그냥 없던 걸로 넘기는 대화내용으로 날 위축 들게 만들었던 그녀였는데.. 

단지 보지에 혀를 밀어 넣었을 뿐이고 좀 더 자극을 이끌기 위에 똥구멍에 손가락을 살짝 밀어 넣은 것뿐인데.... 그때와 달리 맨 정신인 그녀는 울먹이며 정말로 날 거부하기 시작한다.

'따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랑라랑랑~~~~'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채 정리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욕실에 벗어놓은 그녀의 옷 위에 놓여있는 가방 안에서 아리아의 깊은 바이올린 선율이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와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더 시끄럽게 욕실 안을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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