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력 끝에 대화를 빙빙 돌려 나누며 김대리에게 김대리의 아내 회사를 알아 냈다.
분명 소개팅 주선할때 같은 회사를 다리고 있는 보영이라는 여자의 거처를 확인하듯 찾게 되었고 일부러 미행까지 해 그녀가 살고 있는 집까지 알아놓은 상태였다.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지만 이런 기분은 이미 그녀를 모텔에 안고 들어갔을 때부터 들었던 감정이었기에 그냥 넘길 수 있었다.. 아니!..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그녀였고, 그렇게 황홀한 시간을 보내게 해 준 그녀가 이미 임자 있는 몸이란 것에 괜한 오기와 혼자만의 배신감을 느끼며 탐정이 되어 염탐하게 된 나였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은 고급스러운 빌라의 2층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빌라와는 차원이 다른 회사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그녀는 분명 회사 근처에 얻어놓은 것인듯 보였다. 그 만큼 집안에 여유가 있어보였고 불이켜진 거실을 확인한 난 황급히 맞은 편 건물로 뛰어 올라가게 된다. 다행이 옥상에 옥탁방도 없는.. 잠겨 있지 않은 건물옥상에 몰래 숨어 불켜진 거실을 훔쳐볼 수 있었다. 집에 들어와 거추장스러운 옷부터 벗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을 침을 삼키며 뚫어져라 훔쳐보게 된다. 귀엽게 꾸며진 거실에서 재킷을 벗어 거실의 작은 소파에 던져 놓고는 샤워를 하려는지 욕실로 향했다
다시 나오는 그녀의 모습은 이미 상의를 노출하여 브래지어만을 입은 채 방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방은 커튼이 쳐져 있어 보이질 않았지만... 곧 나온 그녀는 팬티라는 아주 작은 천조가리만 걸친채 그대로 욕실로 향한다. 집안에서조차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그녀의 모습에 왠지 모를 위축을 받게 된 난 20~30분후에 나온 그녀의 알몸을 기대했지만.. 나이트가운을 걸친 그녀의 모습에 실망을 하며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 다음날 오늘도 난 퇴근후 그녀의 퇴근시간에 맞춰 건너편 커피전문점에서 그녀를 기다리는데....
내 시야 앞에 한대의 승용차가 도로가에 멈춰섰고 찾아온 남자가 민우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일거라는 내 생각은 그녀와 그의 행동으로 확신하게 된다.
그녀의 회사 앞 도로가에 차를 세워놓고 나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기다리던 그 남자는 보영의 모습이 보이자 반갑게 손을 흔들어 그녀를 너무도 익숙하게 맞이했다....
내 마음속에 느껴지는 배신감은 나조차도 이해 못할 증오로 자리 잡았다.
사실.. 그녀 안에 아무것도 아닌 게 나였다. 정말로 화풀이용으로 나간 소개팅이었고, 격한 감정에 과한 술자리를 갖게 되어 원나잇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낸 것이 다였는데.. 그런 그녀의 모습과 몸의 감촉은 이미 집착이라는 단어로 내 마음속에 스스로도 인지하기 이전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그녀는 그 남자와 함께 미소를 지으며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차로 이동을 했고, 난 그 뒤를 택시로 쫓게 된다......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중형차를 몰고 있는 남자의 겉모습은 나보다도 5Cm는 커 보이는 키와 미남형 외모에 여자에게 인기 있어 보일정도로 부러운 미남이었고, 그녀 옆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그림을 내게 보여준다.
억울하지만.. 역시 있는 놈이 미인을 차지한다는 것이 확실한가보다..
[여..보세요?]
저요..
[....]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스테이크를 먹으며 미소 짓던 그녀가 내 전화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 돌려 전화를 받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남자는 쿨한 모습을 보여주듯 대수롭지 않게 와인을 한잔 더 따라 마신다.
남친 이에요?
내 물음에 그녀는 더 당황해 빨개진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리며 날 찾기 시작했다.
누구야?
치..친구...
친구 누구? 왜 그래?
....나 그만 먹을래.. 배 아파..
엥? 얼마나 먹었다고?
잠...깐만 나 화장실 좀..
보영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하이힐의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구석에 숨어 있던 날 발견 못하고 그대로 지나쳐 화장실로 향했다.
전화통화는 계속 이어졌다.
[도대체 왜 이러세요!?]
....무시하시니.. 저도 그에 맞게 행동해야죠.
[..이것 봐요.. 정말 실수였다고요..그리고 그거 강간이었다는 거 모르세요? 저도 일말의 책임이 있으니까 그냥 넘어가 드리는 거지 정말 신고라도 할까요?]
예.. 신고하세요.
[....]
어차피 저 지금 죽자고 달려들고 있습니다...
[예??]
이래봬도 법 없이 살 수 있는 놈이란 얘기 듣던 놈입니다..저.... 그날 보영씨 만나고 사람이 얼마나 집착이 심해질 수 있는 건지.. 저녁에 누우면 보영씨 얼굴이 보이는걸 저보고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차라리 단칼에 절 잘라버리시지.. 왜 몸까지 허락하셔서..
[누..누가 몸을 허락해요?! 이것 봐요!.. 정말 구차하게 이러실래요?]
..구차....라니요.
[우리 쿨 해지죠.. 어차피 애도 아니고.. 감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나이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한번 실수한 걸 가지고 이렇게 사람 귀찮게 하지 말라고요.]
....
[이렇게 존댓말 해드리는것도 마지막이에요.. 다시는 연락하지도.. 쫓아다니지도 마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나 냉랭했다.
그날 술에 취해 수줍게 웃던 그녀의 모습은 지금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목소리를 내게 남기고 냉정하게 전화를 끊은 그녀였다. 그리고 곧 모습을 보인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 남자 앞에 앉아 다시 스테이크를 잘라 입에 넣고는 그날의 미소를 내가 아닌 그 남자에게 보여주며 식사를 이어한다. 남자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 건지 팔까지 올려 남자의 어깨를 미는 다정한 모습까지 내게 보여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으로 후회하게 된다..
방금 화장실로 전화를 받으러 갔을 때 따라가지 않은 내 행동을 후회하게 된다. 남자의 눈치를 살피며 나와의 통화후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나온 그녀였기에 그런 생각은 더 깊어진다.
쫓아들어가서 저 원피스를 제처올려 팬티스타킹이라면 확 찢어 발기고 팬티를 젖히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보지를 쑤시기 시작했다면.. 그녀가 그날처럼 엉덩이를 흔들며 탄성을 지를까??... 절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래도 최소한 소리는 못지를거라는....
그런 후회의 상상을 하는데 둘의 식사가 다 끝났는지.. 그녀와 남자는 레스토랑에 나와 차에 올랐고, 그 고급스러운 신형 중형차는 그녀의 집이 아닌 번화가로 이동한다. 당연한 듯.. 그녀와 그가 타고 있는 차는 번화가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간 번화가 외각의 모텔로 차가 빨려 들어가듯 입구의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 버렸다....
그날처럼 연신 저 놈의 이름을 부르며 잘록한 허리를 움직일 것이고 풍만한 가슴을 빨리며 신음을 뱉어낼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 채우기도 전에 첫 만남에서 육체관계까지 가게 된 난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는데.. 두 남녀가 모텔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까지 확인하게 된 나였기에 배신감은 어느 때보다도 더 복받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30분도 지나지 않아 담배를 피고 있던 내 시야에 다시 나오는 두 남녀를 확인하게 된다..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는 그녀의 머리는 젖어있었던게 분명했고, 샤워까지 하고 온 그녀의 모습에 반해 머문 시간이 너무 짧아 의아해 하던 난 한 가지 가설을 세우게 된다..
남자의 런닝타임이 짧다면......
그날 그녀의 모습은 섹스에 굶주린.. 아무리 술에 취해 있었어도 섹스를 확실히 즐길 수 있던 육체였는데 이렇게 짧게 끝낼 그녀가 아니란 생각에 문제를 남자에게서 찾게 된 나다.
난 발걸음을 옮겨 그들을 따라가는 대신에 집으로 향했고, 이미 헤어진... 옛 여친에게 문자를 한통 보내게 된다.
이제서야 말하자면.. 아직도 그녀를 두세 달에 한두번씩은 만나던 나였다. 아까 보영에게 법없이도 살 수 있는 놈이라고 나오는 대로 지껄이긴 했지만 사실 전 여친의 남편에겐 미안한 일이었지만..
대학 선후배이기도 한 그녀와 동창회라는 면목으로 동행하는 날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모텔로 향할 때가 여러번이었다.
그녀의 부부생활은 흠잡을 것 하나 없는 완벽해 보이는 풍요함을 내게 자랑하기도 했지만 내 몸에 깔려 헐떡이기 시작할 땐 천상 옛날의 사귀던 시절로 돌아간 듯 착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반응하며 쾌감에 절어 내 옆에서 잠이 들기 일쑤였다. 은연중에 남편도 섹스를 못하는 건 아니었고, 물건도 제법 쓸 만하다고 말을 하지만.. 내 물건에 맛을 들이고 난 후에 만난 남편이었기에 뭔가가 부족했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었다. 자랑할거 하나 없는 나였지만 전 여친과의 불륜적 섹스는 스릴감과 함께 내 자신감을 채워주는 이상야릇한 쾌감을 항상 느끼게 해준다.
역시 남의 것이 맛있다는 얘기가 이래서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확실히 확인하고자 걸려올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
그녀의 목소리가 잠겨 있는 걸로 봐서 아마도 잠이 들었었나보다.
[이 시간에 웬일이야?]
잘 지냈고?
[나야 뭐..]
남편은?
[오늘도 출장 중이지 뭐..]
그래?
[응.. 근데 웬일로 오빠가 다 전화를 하냐?]
한 가지만 물어보자..
[뭔데? 이 시간에 전화까지 했어?]
나 섹스 잘해?
[뭐? 풋..큭큭...지금 코메디 해?]
나 심각해.. 솔직히 말해주라..
[....참나.. 뭐야? 혹시 지금 다른 친구들이랑 장난질하는 거 아니야?]
내가 그럴 놈이냐? 나 지금 집에 혼자 있어..
[.....정말?]
내가 언제 거짓말 했냐?
[갑자기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니까 그렇지...]
솔직히 말해줘... 내꺼... 쓸 만해?
[크크크크... 쓸 만만 하나... ]
그럼?
[좋아... 굵어서 좋고.. 지속력도 좋고...]
남편하고는?
[응?]
남편도 잘한다고 했잖아?
[점점.... 그런 건 실례잖아.]
나..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다른 남자가 있어서... 그런데 내가 내세울게 하나도 없잖아...
[.......]
남편은 잘 못해서.. 나랑 동창회 때 만나면 또 섹스 하는 거니?
[진짜 점점이다... 그런 걸 왜 물어보냐? 그리고 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아무리 섹파라고 그걸 나한테 말해야겠냐?]
...
[그렇게 얘기 하니까.. 꼭 내가 나쁜년 같잖아... 바람난 년처럼...]
미안.....그렇다고 널 잡을 순 없잖아.. 이미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잘해.. 남편도 그건 잘하는데.. 오빤 내가 아는 남자 중에 가장 좋은 물건의 소유자고.. 그것도 내가 아는 남자 중엔 가장 잘해....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고맙다 희은아.
[참나...다음에 시간이나 내셔.. 또 빼지 말고....]
알았어... 내가 확실히 서비스 해줄게..
[크크크... 누가 나쁜 놈인지 모르겠네.. 그럼 빠이~~]
응.. 잘자.
통화를 끝내고 다시 시간을 확인한다..
모텔에서 나온 그녀라면 지금쯤 집으로 향했을 것이 분명했다.
다시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한자 한자 신중하게 적기를 반복하게 된다.. 최대한 간결하며 임팩트 있는.. 진실성이 담긴 단어들을 사용해 고심하던 난 어느 정도 완성이 된 문장을 몇 번이고 확인하고서야 전송버튼을 누르게 된다.
'방금 모텔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끝내려고 해도 미련이라는 게 너무 크네요. 그날의 몸서리치던 당신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 남자분도 지금 그 기분을 느끼겠죠?..한번이면 됩니다. 단 하루만 데이트를 다시 부탁드릴게요.'
길게 느껴지는 문장이었지만..
할 말이 많았던 나였다. 그날의 감동을 다시 떠올리며 여운을 주는듯한 문장으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하게 된 나였고, 예상대로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저요.]
..예.
[자꾸.. 왜 이러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당연히 내가 그 민우라는 남자에게 사실을 말한다는 뉘앙스를 풍긴 문자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그녀의 육체를 한번만 더 탐하자는 생각을 확실히 굳힌 나였기에 모질게 입을 연다.
한번 만요..
[.....]
그날 보영씨 모습은 정말 제가 만났던 여자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섹스러웠..
[이것보세요!...저 그런 여자 아니라고요... 그날... 술에 취해서......정말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지금 남자친구랑 결혼할 날짜까지 잡았는데....알아듣게 설명 드렸잖아요.. 실수였다고... 정말 실수 였단 말이에요...]
조금씩 흐느끼는 그녀의 목소리가 내 가슴까지 저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남자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그것도 그 사랑을 인정해주지 않는 상대라면 그 감정은 집착이라는 감정의 돌변으로 혼자 상상하고 생각하게 된다... 더군다나 임자가 있는 상대라면 말이다.. 정말로 황홀해서 계속 미련이 남는 섹스를 경험하게 된다면 아마도 누구라도 나와 같이 행동했을 거라는 오기를 부리며 더 모질게 굴게 된다...
처녀도.. 아니잖아요...그날.. 그렇게 반응하는 모습을 정말 잊을 수 없었어요.. 보영씨가.. 절 꽉 끌어 안을 때마다...
[그만해요!..........한번이면... 하루면 되는 거죠?]
정말로 듣기 거북한지 울먹이던 여자의 목소리는 곧 외치듯 큰 목소리로 변했고, 그 목소리는 점차 줄어들듯 말꼬리를 흐리며 내게 확인을 받아내려 한다.
예!.. 하루면 됩니다..정말 연인처럼.. 하루만 대해주세요.. 그럼 모든 미련 버리고.. 잊을게요....
[.....이번 주 토요일이요.. 괜찮죠?]
알겠습니다... 차로 9시에 모시러 갈게요..
[저녁 9시요?]
...아니요.. 아침......
[예??? 저 토요일도 출근이에요..]
그럼.. 몇 시에 끝나시는데요?
[.......2시요..]
알겠습니다.. 2시에 모시러 갈게요.
[..............뚜~~~뚜~~]
통화 종결음을 듣게 된 나도 전화를 내려놓고 방에 있는 컴퓨터를 켜게 된다. 원활한 데이트를 준비하기 위해 차를 렌트해야 했기에 서둘러 렌터카 전화번호를 검색하게 되었고, 이 늦은 시간에 예약을 하게 된다. 분수에 안 맞게.. 하루 25만 원짜리 중대형 승용차를 렌트한 난 그날의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데이트 코스를 다시 검색하기 시작한다. 하루다.. 하루 안에 다 승부를 봐야한다.
말 그대로 하루만으로 끝낼 순 없었던 나였으니 최대한 기억에 남는 하루를 보내야 한다... 그 놈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고 하더니...
시간이 흘러 어느새 난 그녀의 회사 앞에 차를 대고 그녀를 기다리게 된다. 양복이 우습긴 했지만.. 평소 캐주얼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된 30대 초반의 나였기에 옷을 몇 개 꺼내 놓고는 고민하다 결국 양복을 다시 챙겨 입게 된다.. 차는... 돈값을 한다고 하더니 앉아있기 거북할 정도로 편했다..
그런데 전화기가 울린다..
[거기 있지 말고.. 차 좀 빼세요...]
예??
[다른 사람 못 보게.... 한 블록 더 가시라고요...]
....
지난 시간동안 많이 누그러진 내 마음에 상냥하게 대하자는 내 취지의 각오는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금세 기분이 나빠져 액셀에조차 발을 올리지도 않고 있던 난 건물 안에서 일부러 지켜보며 수다를 떨며 날 감시했는지 곧 회사에서 나온 한 무리의 사람들 중에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화사한 봄꽃처럼 노란색의 블라우스와 회색의 조끼가 매치된 가벼운 상의에 언제나처럼 입고 다니던 무릎 위를 살짝 가리는 조끼와 같은 색깔의 회색 정장치마와 하이힐은 그녀의 반투명한 검은색 스타킹을 더 각선미 쩔게 보여주고 있었다...
차를 운전해 앞으로 나가는대도.. 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대로 걸어간다.. 그녀의 발폭에 맞춰 천천히 움직이는 대도 그녀는 발을 멈출 줄 몰랐고, 결국 말한 한 블록이나 더 가서야 내 차에 오른 그녀였다.
안녕하세요..
........
그녀는 인사도 안 받는다.......
....그럼 출발할게요.
..어디 가는데요?
예??
...모..텔 가는 거 아니에요?
......
빨리 끝내고 헤어져요....오후에 저 그이 만나러 가야 되요...중요한 약속이 있어요.
마지막 인내의 실을 끊게 만드는 그녀의 냉랭한 말에 결국 참지 못하고 난 저질스럽고 변태스러운 남자가 되어버렸다..
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하곤 그대로 말을 이어간다.
그리고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요.....
........
뭐해요.. 빨리 가요..
.....창피해요?
....예?
저랑 시간 보내는 게 창피하냐고요?
........
그럼 더 창피하게 만들어 드릴까요.
..예?
.......팬티 벗어요.
예?!!
팬티 벗으라고....
......
당장이라도 이대로 남친 있는 집으로 갈까? 남친 집에 찾아가서 그 앞에서 같이 있는 모습 보여줘?
...이..이것 봐요..
그러기 싫으면 벗으라고..
.......
안되겠네.....남친 집으로 가자.. 오늘 남친은 집에 있지?
..이..거.... 팬..티 스.타..킹이에요.
....
...
치마 걷어봐..
예??
치마 걷어보라고 확인하게..
.......
그녀가 날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난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하며 명령하듯 턱을 한번 치켜세웠다... 날 노려보던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치마에 손을 댄다.. 그리곤 내 앞에서 스타킹에 둘러싸인 잘빠진 허벅지를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드러내며 치마를 들추기 시작한다. 그녀는 분한지 손이 떨리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반응 없는 내 시선에 결국 팬티의 언저리까지 내게 보여주며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는...그녀의 둔턱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방금전과는 달리 존댓말로 다시 입을 열게 된다.
근데.. 제모한거예요?
예??
왁싱인가?.. 털이 별로 없던데...
...
보지 위쪽엔 있던데...
비키니..라인.... 이제 됐죠....그런 저질스러운 말 하지 말고...빨리 출발해요...
....역시.
빨리요...
보영의 재촉에 차를 출발하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