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감하다..
첫 소개팅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29살의 오보영이라는 이 여자를 모텔로 끌고 오긴 했는데...
이거 덥치면 강간이라고 나중에 덤탱이 쓰는 건 아닌지.....
31살의 평범한 난 중소기업의 영업사원 겸 내근 직으로 입사 5년차의 보통의 사내였다.... 이 여자를 만나기 전까진 섹스란 것이 그냥 사랑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일종의 통과 의례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구필민이라는 이름의 남자다. 31살인데 무슨 소개팅이냐고 물어본다면 연예생활 3년차의 여자와 27살 때 헤어지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보니 아직까지도 여친 하나 없는 84kg의 평범남이니 깊게 파헤칠 무엇도 없는 매력하나 없는 남자일 뿐이다.
멋진 직장이나 외모.. 그런 건 드라마에서나 보는 놈들의 얘기고, 보통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해 1년간의 공백기를 뒀고, 취직한 지금의 회사에서 다른 곳으로 이직조차 생각 못하는 조금은 찌질한.... 그나마 자랑한만한거라곤 좆?? 대학부터 알고 지낸..사귄지는 좀 된 전 여친도 섹스하나만 두고 보자면 날 무지 좋아한 거 같긴 했는데... 좋게 헤어진 전 여친은 결국 현실성 있게 지금 다른 능력 있는 놈이랑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니 그만두고.. 당장 모텔방안에서 소개팅이라고 제법 차려입은 건지.. 아니면 평소에도 이러고 다니는 건지 모를 정장에 투명검정스타킹으로 내 욕정에 뻠삥질을 하고 인사불성으로 누워있는 이여자의 처리가 급선무였다.
그냥 먹어버려???
하긴 이런 기회가 또 오는 것도 아니고....
얼굴은 단아하게 생겨서 나이에 안 맞게 어려보이는 동안인데다가 몸매도 샤론스톤이 울고 갈 정도로 잘록한 허리에 볼률감 쩌는 슴가까지...
취중에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블라우스의 벌어진 단추 틈을 조심스럽게 벗겨보기 시작한다. 펄이 들어간 남색 블라우스를 벗기기 시작하자 탐스럽게 잘 익은 듯 한 두 가슴을 가리고 있는 검은색의 브래지어를 보게 되자 내 욕정은 더 이상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게 돼 버렸다. 이미 발딱 서있는 자지를 숨기기도 힘든 바지의 모양새를 하곤 천천히 그녀의 블라우스를 완전히 열어 벌리자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브래지어의 형태가 다 노출되어 급히 바지를 내리게 만들었다. 나도 술에 취해 있긴 마찬가지였지만.... 이런 여자가 왜 아직도 혼자인건지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벗겨놓은 재킷과 한 쌍인 치마를 조금씩 골반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투명한 검정 스타킹의 윤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는 그녀의 잘빠진 각선미와 브래지어와 한 쌍으로 보이는 스타킹속의 검은색 작은 팬티를 보게 되자 내 의문은 더 이해불가의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아름답고 섹시한 여자가 왜 소개팅 같은걸.......'
이미 충전 완료한 내 자지를 벌떡이며 난 그대로 그녀의 스타킹 허리 밴드에 손을 대어 천천히 내리게 된다. 반투명검정스타킹과 대비되는 그녀의 하얀 살결과 함께 드러난 팬티까지도 단번에 내리고 그 조임으로 모아진 두 허벅지를 손으로 들어 올려 그녀의 복숭아 같은 엉덩이를 감상하게 된다. 운동을 하는지 잘 다져진 허벅지와 함께 들어난 그녀의 중심에 가려진 보지는.. 털 숱이 적은게 아닌 분명 깍은듯한 느낌으로 속살부터 내 시야를 사로잡게 되었다. 아이의 것처럼 갈라진 틈에 도톰하지도 않은 맨살 그대로의 언덕을 드러내며 음핵의 위에서 시작하는 무성한 털들로 아랫부분만 왁싱한것이 분명해 보이는 그녀의 사타구니 형태에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된다. 내 전 여친도 비키니 제모라는 걸 한 적이 있었기에 털 정리엔 조금의 지식이 있었지만.. 이건 비키니제모라고 하기엔 너무도 과하게 훤히 드러낸 아랫도리였고, 그녀와 다르게 검붉은 빛깔이 전혀 없는 뽀얀 살결에 감탄하게 된 것이다.
스타킹의 불투명한 검은색 감색이 그런 그녀의 살결을 더 하얗게 보이게 만들었다.
이미 쿠퍼액까지 뿜어내기 시작한 나였지만 정말로 감촉이 궁금했기에 먼저 양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받친 채 머리를 그녀의 사타구니 속에 처박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내 턱에 닿는 그녀의 부드러운 둔턱살과 코에 닿는 약간은 힘 있는 그녀의 털들의 내음을 맡으며 한입에 그녀의 보지를 담기 시작했다. 오럴을 해봤지만 이런 부드럽게 입술을 감싸게 만드는 감촉은 난생처음이었다..
왁싱의 효과라는 것이 이런 자극까지 주는지 처음 느끼며 그녀의 대음순을 가르고 천천히 혀를 밀어 넣는데...
으~~음~~~~~
그녀가 느끼는지 술에 취해 떡이 되어 있는데도 입을 벌려 신음을 뱉어낸다.
감도가 좋아도 이렇게 좋은 여자라니... 입술을 넣고 맛을 보는데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던 그녀의 보지 속에서 맑은 액체가 흘러 내 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약간은 점성이 강한 듯한 그녀의 애액들은 자지를 밀어넣었을때의 부드럽게 미끄러트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한 생각을 하게 만들며 내 입술을 타고 턱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아~~~~~~~
혀를 더 밀어 넣자 그녀가 침대시트를 움켜쥐고는 긴 탄성을 지르게 된다.
그런 그녀의 반응은 내 고개를 들게 만들었다.. 혹시 깬건 아닌지... 그런 생각에 그녀의 얼굴을 살피는데.. 하얗고 주름하나 없던 그녀의 얼굴에 약간의 찡그림과 함께 벌려진 입술의 모습은.. 곧바로 삽입을 의도하게 만들었고, 그대로 난 그녀의 허벅지를 내 배에 대고 발목사이에 얼굴을 묻고는 보지에 자지를 맞추기 시작한다..
자..자기야~~....시..싫어.....
순간 몸이 얼음처럼 굳어지게 된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건 확실했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날 자기라고 부른 것도 확실했다..
다만 그녀와 처음 밥을 먹었을 때.. 그녀는 남자친구가 없다고 내게 말을 했었고, 그렇다면 지금 부르는 자기라는 단어엔 분명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는데....
배신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오늘 소개팅을 나와 이 여자의 얼굴을 처음 봤을 때.. 지금의 상황에 대한 상상도 못했었지만 그것보다도 그냥 헛물만 켤 거라는 생각에 좀팽이처럼 더치페이하자는 말까지 했었던 내 모습이 떠오르게 되었다.
그만큼 그녀와 나는 어울리지 않는.... 흡사 공주와 야수라는 동화처럼 호리호리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글래머스한 가슴에
시선을 뺏긴 내 시선에 부담스러워 하던 그녀의 모습에 오늘도 쫑이라는 생각을 하며 치졸하게 행동했던 모습에도 2차로 가볍게 술 한 잔을 더 하자는 그녀의 요구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나였기에 그녀의 입에서 나온 자기라는 단어는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귀두부분을 조금씩 그녀의 젖어 매끄럽게 빛이 나는 털 없는 둔턱을 비집고 밀어 넣기 시작했다.
으~~음~~~~~..
천천히 내 자지가 들어갈수록 그녀의 미간엔 주름이 생기며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으로 고개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꽉 조이는 그녀의 조임에 황홀함을 느끼며 조금씩 더 밀어 넣는데, 그녀의 고개가 옆에서 위로 천천히 젖혀지기 시작했다. 계란형의 그녀얼굴이었기에 뾰족한 턱이 더 각을 그리며 없는 목젖까지 드러내며 날 받아들이는 모습에 밀어 넣던 자지를 주체 못하고 한 번에 뿌리까지 박게 돼 버렸다.
헉~~~~~.....흑~...
그녀가 고개를 더 젖히며 단발마의 탄성을 뱉어낸다.. 거추장스러운 스타킹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 매끄럽게 내 배와 가슴에 닿는 감촉 때문에 벗기질 못한 채 그대로 몸을 기대게 되자 그녀의 허리가 크게 휘며 엉덩이가 침대에서 떨어졌고, 난 그녀의 몸위에 내 몸을 겹쳐 누른 채 스타킹의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허리를 흔들게 되었다. 흔들리기 시작한 그녀의 종아리는 투명검정스타킹의 빛깔로 형광등에 반사대어 내 얼굴의 양옆에서 움직여지기 시작했고, 허리를 흔들 때마다 그녀의 찡그린 미간이 서서히 펴지며 도톰한 입술이 벌려져 신음을 뱉어내기 시작한다.
황홀함의 극치란 것이 이런 것인지.. 침대시트를 움켜잡고 있던 그녀가 하반신에 전해지는 쾌감을 그대로 느끼는지 내 허리를 감싸듯 올려 잡기 시작했고, 그건 내겐 허락과도 같은 그녀의 행동으로 보였기에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짓물이 흘러 내 불알에 닿아 점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도 모른 채 난 빠르게 자지를 들락거리며 그녀의 대음순의 털 없는 그 느낌을 즐기며 허리를 사용하게 되는데...
민우씨~~헉~~~헉~~~~미.,.,민우씨~~~헉~~~....사..사랑해~~~ 민우씨~~~~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온 뜻밖의 이름에 허리를 순간적으로 멈추게 된다.
자기...민우.... 분명 이 여자의 주인인 듯 한 이름에 배신감을 느끼며 멈춰진 허리를 그대로 두고 자지를 빼내려 하는데.. 그녀가 내 허리를 움켜잡는다..
헉~~....더...민우..씨.... 조..좀만.....더....
허리를 흔들며 엉덩이를 주체 못해 내 박힌 자지를 놓치기 싫은 듯 낑낑대며 애를 쓰는 그녀의 모습에 혹시 깨어나 장난질을 치는 건 아닌지 의심까지 들었지만.. 어렵게 뜬 눈으로도 날 알아보지 못하겠는지 다시 눈을 감으며 민우를 외치는 그녀의 섹스러운 모습에 결국 멈췄던 엉덩이를 다시 흔들며 그녀의 요구대로 보지 속에 담금질을 하기 시작했다. 허벅지를 옭아맨 스타킹이 불편한지 연신 다리를 벌리려던 그녀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느끼며 난 그대로 허벅지를 그녀와 나 사이에 뭉개며 더 강하게 펌핑을 시작했다.
이상한 건.. 남자친구가 있고, 섹스를 하며 이름을 부를 정도라면 몸까지도 많이 섞었을 그녀가 분명했는데도 그녀의 보지 조임은 내 기대이상으로 내 자지를 즐겁게 꽉꽉 물어주며 안에서 요동치듯 받아들이기를 반복했다. 그녀의 반응은 술에 힘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너무도 적극적인.. 내 자지를 탐하는 섹녀처렴 즐기기 시작했기에 나도 덩달아 그녀의 입에서 연신 나오는 민우라는 이름을 무시한 채 그렇게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그녀의 보지를 쑤시기 시작했고, 결국 사이를 가로막는 허벅지의 불편함에 자지를 빼내어 그녀를 그대로 침대에 뒤집어 눕히곤 배계를 하나 그녀의 골반에 받쳐 뒤에서 박기 시작했다.
읍~~~흑~~헉~헉~~~아~~아~~~~~
얼굴을 침대시트에 처박고는 엉덩이를 봉긋하게 들어 올린 채 내 자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그녀는 더 깊숙이 찔러주기를 원하는지 조금씩 엉덩이를 치켜세우며 시트에 틀어 막힌 입에서 연신 간혈적인 신음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검은색의 반투명스타킹에 조여진 허벅지의 경계와 볼록 솟아오른 하얀 살결의 복숭아 같은 그녀의 엉덩이의 대비되는 색감을 즐기며 난 그녀의 그 엉덩이에 손을 얹고 그녀의 뒤 허벅지 위에 올라타 허리만을 움직이며 내 굵은 자지의 모습을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연신 숨기기 시작했다. 이미 젖어 항문언저리까지도 흘러내린 그녀의 액체를 보게 되자 배신감은 복수심으로 변해 잡고 있던 양손을 크게 벌리며 그녀의 뒷구멍까지도 확연히 드러내게 된다.
검은색 끼도 없는.. 주름까지도 섬세해 보이는 그녀의 항문은 이미 흘러내린 애액들로 빛을 발하며 연신 벌렁대고 있었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탄성을 들으며 움켜쥐고 있던 손 중 엄지손가락을 새워 그녀의 젖은 항문 언저리를 문지르기 시작하는데..
헉~~..하..하지 마~~ 민우씨...하지 마..싫어~~~~
또 한 번의 민우라는 단어에 그대로 엄지손가락을 밀어 넣게 된다. 엄청난 조임을 손가락에 고스란히 느끼게 되었고, 그런 느낌은 거부감이 일어나는지 그녀가 엉덩이를 빼기 시작했지만 난 더 깊숙이 그리고 더 빠르게 그녀의 보지 속에 자지를 담그며 도망가는 그녀의 육체를 가두기 시작했다.
내 의도대로 그녀의 육체는 엄지손가락이라는 방해물에도 곧 반응을 다시 이어가는지 손가락을 받아들인 채 다시 엉덩이를 들썩이게 된다..
상상도 못했던 경험은 조루끼가 없는 내게도 엄청난 흥분을 일으키며 사정의 기운을 감돌게 만들었다.
허리를 움직일수록 그녀의 보지는 날 받아들이기에 열중을 하는 듯 이제는 침대시트를 입으로 깨문 채 탁한 신음을 뱉어내며 몸을 흔들기 바빴고, 허벅지에 느껴지는 그녀의 스타킹 감촉은 내게 전혀 새로운 자극을 주며 사정의 기운을 돕기 시작했다.
실신이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있던 난 사정으로 그녀의 보지 안이 아닌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진 스타킹을 다 적시게 되었고, 그대로 옆에 누워 실신한 놈처럼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자지를 드러낸 채 그대로 잠이 들게 되었다. 엄청난 육체노동을 한 남자처럼.. 안에서 끓어오르는 충동에 고환에서 전율을 일으키며 쏟아내기 시작한 정액들을 그녀의 스타킹위에 뿌리며 연신 손으로 잡고 흔들기를 반복하던 난 사정을 다 끝낸 후 시체처럼 그녀의 옆에 쓰러진다.
깨질 거 같은 머리를 손으로 쥐어 잡고 눈을 떴을 때..
모텔방안에는 나 혼자만이 침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헝클어진 시트 위에서 어제의 흔적인 듯 한 얼룩만이 남아 있었고, 그녀의 사라진 모습에 멍하니 시계만을 바라보게 된다...커다랗고 네모난 전자시계의 표시된 11시라는 숫자에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던 난 이젠 정말 좆 된 거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술 취한 여자를 강제로 강간한 것이 준 강간죄라는 정도는 나도 알고 있었던 터라 어제의 황홀함보다는 이후에 일어날 모든 상황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무 연락도 없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몇 번의 보이싱피쉬를 제외한... 모르는 전화번호로는 연락도 오지 않았고, 이제는 걱정이 호기심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이번 소개팅을 알선한 같은 부서의 입사동기인 김동한대리한테 접근하게 된다.
....오늘 시간 돼?
응? 오늘?...보자~~~ 마눌님한테 전화 좀 해보고.
김대리는 29살 때 결혼해 이미 가정을 꾸리고 있었고, 두 살 어린 부인의 지인인 여자를 내게 소개시켜 준다는 제안을 했던 동기였다. 여느 부부와 같이 맞벌이를 하는 김대리였고, 부인이 다니는 무슨 파티션어쩌구 하는 직장 내에 너무 아까운 여자가 있다는 김대리의 말에 혹했던 나였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회식이라네..왜? 술 한 잔 하게?
그럴까?
나야 좋지~~
우리는 퇴근 후 회사 근처의 실내포차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
보영씨는.....연락 없어?
...에휴.. 좀 잘하지..
...
그렇지 않아도 얘기하기 껄끄러워서.... 별로였다고 했대..
별로?
...사람이 무던하고 성실하다고 그렇게 자랑했는데.. 너 또 재미없게 행동했지?
....
뭐 인연이 한둘인가.. 내가 더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줄 테니까..걱정마라!
별로래? 다른 말은 없고?
.....다른 말?
....응. 혹시 다른 얘긴?
글쎄다... 마누라는 암말도 안하던데.. 그게 다라고... 그냥 심심했다고..
심심??
....큭큭... 너야 놀 줄 몰라서 그렇잖나.. 이 형님보고 좀 데리고 다니라고 하더라.. 울 마누라가.
,,,,
술을 마시며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강간죄는 우선 넘긴 거 같고.. 그것보다 심심하다니.... 내 자지에 허리까지 흔들며 신음소리를 뱉어내던 그녀가 정작 김대리의 아내에겐 심심하다고 했다는 것이 안심이 되자 도리어 충격이었다. 술을 먹던 난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남의 남자 이름을 들으며 더러운 기분으로 섹스를 했던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던 터라 그런 감정은 더해간다.
그 분 연락처 알고 있지?
으..응??
그때 연락했었잖아. 사무실에서 시간 맞출 때..
그랬나? 그럼 핸드폰에 있겠지...
줘 봐.
뭐? 야! 한번 퇴짜 맞은 상대한테 다시 연락하는 게 얼마나 찌질한데.. 그걸 모르냐?!
잔말하지 말고 줘봐..
....나 참....
김대리가 핸드폰을 꺼내 통화목록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한참을 내리곤 긴가민가한지 몇 번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내 내게 번호 하나를 핸드폰 화면에 띄워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게 맞을걸....
....010-9999-.....
근데.. 정말 전화 할 거냐?
.....
너 그거 쪽팔린거 알지? 아무리 예쁘고 마음에 들어도 싫다는 여자한테 찝쩍되는거...
한번만 더 만나보려고...
.....아고~.. 너 제대로 꽂혔구나...하긴 내가 봐도 예쁘긴 하던데...
....
어떤 얘길 나눴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상태로 김대리와 헤어진 난 그대로 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런 기분에 술에 취할 리도 없었고, 한 가지 생각만을 머릿속에 가득매우고 있던 난 조용한 집안에 들어와 불을 켜곤 핸드폰을 열어 아까 옮겨 받은 번호로 다짜고짜 통화 버튼을 누르게 된다. 이미 시간은 11시가 훌쩍 넘어 12시 가까이 된걸 알고 있었지만 상관이 없었다.
[여보세요?]
접니다. 구필민이요.
[예?? 누구세요?]
일주일 전에 소개팅.. 아니 모텔에서 같이 잤던 사람입니다.
[........]
갑자기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끊겼다. 통화가 끊어진 건 아니었다. 그녀의 놀란 듯 한 숨소리를 너머에서 들으며 난 말을 이어간다.
안녕하셨어요.
[......]
그땐 실례가 많았습니다.. 근데 연락도 없으셔서..
[죄송해요.. 마음에 안 들어서요.. 그럼 전화 끊을게요.]
여보세요?
[뚜~~뚜~~~~뚜~~]
통화종결음을 확인한 난 더 오기를 부리게 된다.
이게 무슨 매너인지.. 이미 내 머릿속에는 강간이라는 무서운 단어는 사라진 채 그녀에 대한 내 합리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분명 그녀도 원한 듯 허리를 움직인 게 분명했고, 날 그 남자로 여기긴 했지만 별다른 거부도 없었던 것과.. 신고를 하지 않은 이 상황은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는.. 혹시 술에 깬 상태에서 엔조이로 나와 몸을 섞고는 아침에 일어나 후회를 한 것이 아닌지.. 아니면..... 온 갖 망상을 하며 다시 통화버튼을 누른다.
[...전화하지 마세요.]
그 날은 보영씨한테 아무것도 아니었나요?
[....]
사람 마음 가지고 논거냐고요.. 좋다고 얘기까지 하시곤.. 그 다음날부터 제가 연락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그녀가 인사불성이었다는 가정 하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막 지껄이게 된다.
[그..그건 죄송한데요....제가 원하던 건 그런 게 아니었어요...]
.......원하다뇨?
[저.....]
....말씀해보세요. 제가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이대로 넘어가기엔 좀 그러네요.. 오늘 어렵게 친구 놈한테 왜 연락이 안 오냐고 물어봤다가.. 심심하다는 말 듣게 된 제 입장은 생각해 보셨어요?
[..그건 제가 알바 아니고요...사실 저 남친 있어요.. 결혼할 남자였는데 잠깐 싸우고 헤어진 상태였어요...]
예???
[그리고.. 그 후에 다시 남친 만나기로 했으니까... 이제 연락하지 마세요.]
이..이것보세요..여보세요?? 여보세요??
[고객의 핸드폰이 꺼져있어..]
끊어진 핸드폰을 다시 눌러 통화를 시도해보지만 배터리를 꺼내놨는지 꺼져있다는 말을 듣게 된 난 황당함에 한숨을 쉬게 된다.
조금은 예상했던,,, 그녀가 다른 남자가 있을 거라는 짐작대로 홧김에 나온 소개팅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자 내 자신이 꼭 심심풀이 땅콩이 된 거 같다는 억울함까지 들기 시작한다.
이 전화 한통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계기가 될 줄은 예상도 못했다. 한 여자를 타락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변태남이 될 거라는 생각도 못한 채 난 손에 쥔 핸드폰을 부서질 듯 쥔 채 단지 기분 전환하러 나온듯한 그녀의 소개팅 상대가 하필 왜 나였는지 원망하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