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5화 〉44화. (45/46)



〈 45화 〉44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아영씨도 수고 많았어요.”

이제 한껏 추워진 날씨. 간만에 노출이 없는 겨울옷 화보 촬영을 마치고 모두에게 감사와 수고했다는 인사를 하곤 뒷정리를 하는  대표님에게 말했다.


“대표님.”
“아, 네. 아영 씨.”
“저…결혼했슴다.”
“쿨럭.”


내 뜬금없는 발표에 대표님이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며 기침을 했다.

“겨, 결혼이요? 식은 언제…….”
“아, 사정상 식은 안 올리고 혼인신고만 했어요.”
“저번에 같이 갔던……?”
“네.”
“하하…어,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살짝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말하니 대표님은 황당한 표정을 했지만 곧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이로써 내가 아는 주변인들에게 나의 결혼 사실을 모두 밝혔다.
그래 봐야 대표님과 일로 만난  명의 사람들. 그리고 지혜와 우주 커플 정도?
지혜는 일생의  이벤트인 결혼식을 어떻게 생략하냐며 영철이에게 뭐라 뭐라 했지만 애초에 나부터가 결혼식을 피했던지라…….


-지이이잉.


스텝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스튜디오를 나오니 때마침 영철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
[끝났어?]
“어. 방금.”
[나도 곧 끝나. 빨리 보고 싶다.]
“크흠. 됐고, 올 때 치킨이나 사 와.”
[오냐. 근데 나 벌써부터 섰어. 어쩌냐?]
“쫌! 닥쳐!”
[푸하하하하하]


신나게 웃는 녀석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꺼버렸다.
후. 지난번 영철이의 부모님과 만난 지 벌써 달이  돼간다.
 두 달 사이에 나와 영철이는 연인에서 부부…크흠. 가 됐다.
나는 최대한 일을 미루려 했으나 영철이가 매일 도장 찍으러 가자며 하도 보채는 통에 결혼 얘기 나온 지 두 달은커녕 한 달 만에 도장을 찍어버렸다.
이로써 나는 공식적으로 유부녀가 됐단 말씀.
오. 마이. 갓.
유부남이 아니라 유부녀라니.
여자로 변한 지 1년 도 안 돼서 이렇게 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일까?
녀석과의 인연은 오래됐지만 살기 위해 육체적 관계가 먼저였고, 연인 사이로 발전된 것은 몇 달 안 된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결혼을 하게 됐다니…….
녀석은 진짜 나에 대해 뭘 보고 그런 결정을 내린 지 모르겠다.
물론 녀석이나 나나 원하는 이상향이 비슷해 외모에 끌렸을 거라는 건 부정을 못 하겠지만 앞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결정을 이리 빨리 내리다니 참…….
무모하다 싶은 녀석과 부모님의 결정에 고개를 저었다.

“아직  왔네.”

어두운 집 안.
아직 오는 중인지 먼저 집에 도착한 나는 시계를 흘끗 보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고 때마침 머리를 거의 다 말리니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와 드라이기를 끄고 방을 나왔다.


“빨리 왔나 보네?”
“어. 오. 맛있겠다.”
“뭐가? 치킨이? 아니면 내가?”
“당연히 치킨이지. 바보냐?”

안아오는 녀석을 피해 치킨만  빼돌린 나는 거실 테이블에 치킨을 올려놓고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왔다.

“어여 씻고 와.”

캔맥주가 든 손을 흔들흔들하며 말하니 녀석은 입술을 퉁퉁 내밀고 방으로 기어들어 갔다.
어떻게 된 게 점점 애가 돼 가냐.어휴.
TV를 켜고 크리스마스 특집 예능을 보며 먼저 치킨을 뜯고 있으니 얼마 안 있어 몸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뿜으며 나왔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면서 나오는 녀석의 멋진 근육들을 말없이 보고 있었더니 근육의 주인인 녀석이 씨익- 미소를 지어왔다.


“왜? 내가 그렇게 멋져?”
“아, 뭐래.”


닭살이 올라오는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놈에게 잔뜩 얼굴을 찌푸렸다.

“근데 왜 다 벗고 나와? 빤스라도  입어라.”

흉물스런 그것을 덜렁대며 다가오는 녀석을 피해 소파 끝으로 도망가니 더욱 바짝 붙어왔다.

“보니까 막 흥분되고 그래?”
“지랄 말고. 이거나 드셔.”

내가 먹으려던 치킨을 녀석의 입에 물려주니 씩- 웃은 녀석은 순순히 물러나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아, 미친. 진짜 그것만 입고 오냐?”
“왜? 이거라도 걸치라며.”
“됐다. 으휴.”

아주 애가 따로 없다.
실실 재수 없는 웃음을 지은채 다가온 녀석은 찌푸린 얼굴의 나에게 살짝 입맞춤하곤 같이 치킨을 뜯기 시작했다.

“근데 이거 어디서 산 거야?”
“근처에 하나 새로 생겼더라.”
“맛있네.”
“그러게. 다음엔 다른 맛도  사보자.”
“그려.”


처음 보는 상표였지만  근래 먹었던 것 중에 제일 맛있었는지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헐. 누가 다 먹음?”
“너, 나. 우리.”
“젠장.”

이제 치킨가루만 남은 박스를허망하게 내려다보며 녀석과 티격댔지만 이미 사라진 건 돌아오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마리 더 사 올 걸 그랬나?”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지.”

녀석도 아쉬워하는 표정인 것을 보면 나만 맛있다 느낀 건 아니었나 보다.


“나가서 하나 더  올까?”
“됐어. 어차피 내일 쉬는데내일 먹자.”

내일은 크리스마스. 그리고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치킨 집이 내일쉬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쉬지 않을 거라 믿는다.

“밥도 먹었으니 이제 운동해야지?”
“야야. 이빨  닦고.”


다 먹은 치킨박스를 치우고 온 녀석이 입고 있던 박스티를 벗기려는 통에 얼굴을 붉히며 말리니 순순히 물러났다.


“쩝. 그래.”

순순히 물러나는 녀석이 의심쩍었지만 어차피 내가 도망간다는 것을 아니까 놓아준 거로 생각하고 이빨을 닦았다.
욕실로 들어가고 얼마 안 있어 바로 따라올 줄 알았던녀석은 내가 이빨을 다 닦으니 그제야 욕실로 들어왔다.
뭘 하느라 이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녀석과 바통터치를 하고 아직 켜져 있던 TV를 끄고 안방으로 돌아왔다.
혼자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잊고 있었던 피임약의 존재가 떠올랐다.
아차차. 오랜만에 촬영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보니 하루를 빼먹었다.
생각난 김에 챙겨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침대  서랍을 뒤졌는데…….

“아…….”


없다.
생각해보니 빼먹었던 이유도 다 떨어져서 나가는 김에 사 먹자고 생각한 거였는데…….
어휴, 등신.

“뭘 그렇게 찾아?”
“아…피임약.”
“없어?”
“산다는  깜박했어. 오늘 촬영 전에 사서 먹는다는…으앗!”

갑자기 나를 돌려세워 누인 녀석이 흥분한 얼굴로 내려 보고 있었다.

“그럼 지금 안에 싸면 임신한다는 소리네?”


낮은 목소리로 귀에 속삭이는 녀석의 말에 아직은 아이를 가지기 싫다는 의지와는 달리 뱃속은 찌르르 울려왔다.

“야야. 이상한 소리 말고…하읍.”

잔뜩 흥분했는지 입고 있던 박스티를 찢어버린 녀석이 강하게 입술을 부딪쳐왔다.
잔뜩 부풀은 팔로 단번에 티를 찢은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저주하며 녀석의 가슴을 두드렸지만 곧 녀석의 한 손에 잡혔다.

“하읍. 으읏. 츄릅. 츱. 하아.”

양 손을 잡힌  이제 짐승으로 변한 놈의 혀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자 놈은 이제 마지막  쪼가리인 팬티마저 벗겨내며 다리를  옆으로 활짝 벌렸다.


“자, 잠깐. 하읍. 우읍!”

 다리를 벌리느라 자유로워진 팔을 들어 녀석을 말리려 단단한 배를 힘껏 밀쳤으나 꿈쩍도 안 했다.
오히려 녀석의 흥분만 돋운 꼴이 됐는지 급하게 숨을 몰아쉰 녀석은 그 뜨겁고 단단한 자지를 보지에 문대기 시작했다.
다리를 잡고 허리만을 이용해 입구를 비벼대는 통에 내 몸은 얼마 안 가 물을 질질 흘려대기 시작했고, 녀석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넣을게.”
“잠깐…나, 무서워.”

마치 녀석과 처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피임 따윈 전혀 고려  하고 동정이었던 녀석의 정을 품었던 그때는 운이 좋았는지 임신을 하지 않았지만 그 운이란 게 또 찾아온다는 보장은없었다.

“적어도 밖에 싸줘.”

흥분으로번들거리는 눈을 마주 보며 볼을쓸어주니, 조금 진정된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그래. 대신 이제 앞으로 피임약 먹지 말기.”
“그건…….”
“나도 대신 밖에쌀게. 싸는 날은 안전한 날만. 어때?”
“안전한 날도 위험한 건 똑같다고.”
“그래서  스릴 있지 않아? 너…지금도 엄청나게 흥분했잖아.”
“읏…….”

그랬다.
이 마조본성이 어딜 가겠는가.
임신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로 생으로 한다는 사실을 깨닫자 아까부터 가슴은 쿵쿵! 뱃속은 큥큥! 울려대기 시작했다.

-츄븝.


귀두를 입구에 대자 잔뜩 군침을 흘려대는 보지는 열렬하게 맞이했고, 그 느낌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대신  밖에 싸기야?”
“오케이. 근데 네가 안에 싸달라고 그러면 그땐 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그럴 리 없잖아.”
“그건  봐야 아는 거 아니겠어?”


자신감에넘치는 녀석의 표정이 마음에 안 들어 절대 그럴  없다고 생각한 나는  여린 속살을 헤집고 들어오는 커다란 자지에 숨을 들이켰다.

“하으으읏.”
“크윽. 오늘  이렇게 조여?”


이 몸도 몸이지만 오늘 녀석도 평소보다 훨씬 흥분한 것 같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제 좀 익숙해진 녀석의 자지가 이렇게 버거울  없으니까.

-쮸걱. 쮸우걱. 쮸걱.


천천히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 오물오물 물어대는 속살을 찔러오는 소리가 음란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면 당장이라도  것 같았는지 평소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녀석은 내 목에 진한 키스 마크를 남기며 허리를 멈췄다.

“후우. 오늘 진짜 미쳤는데?”
“흐읏. 뭐가?”
“방금 쌀 뻔했어.”

움직임을 멈춘 채 한껏 목을 빨은 녀석은 내 귀에 은근한 목소리로  뻔했다며 속삭였다.


“싸면 죽일 거야.”
“자꾸 그렇게 유혹할래?”
“읏. 뭐가.”
“너도 잘 알잖아. 지금 네 행동이 오히려  부추긴다는 걸. 보지는 이렇게 꽉꽉 물어대면서 그렇게 말하면 더 흥분되는 거 알잖아?”
“하윽.”

살짝 허리를 털며 말하는 녀석에게 부정하지 못했다.
실제로 내 몸은 지금 녀석의 정자를 받아내기 위해 제멋대로 꽉꽉 조여 대고 있으니까.
그리고 임신의 두려움과 녀석의 아이를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충돌하는 것도 있고…….
녀석의 아이라니…귀엽겠지?아니. 아니. 아니. 아니! 내가 잠시 미쳤나 보다.


“아. 젠장. 정자 올라온다.”
“읏. 밖에 싸야 돼?”


얼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평소와는 달리 참지 못한 녀석은 점점 허리를 빨리해 왔다.
마치 당장이라도 내 자궁에 정자를 퍼부을 것 같은 두려움에 젖은 눈으로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자 나를 꽉 안아왔다.


“크읏! 정자 올라왔다. 싼다? 싼다!”
“하윽! 읏! 아응! 밖에! 응? 밖에엣! 앗! 아앗!”


도망도 못 가게 딱 달라붙어 굉장한 속도로 내려찍는 모습에 등골이 오싹하면서도 흥분되어 나도 모르게 녀석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말로는 밖에 싸라고 하지만 몸은안에 싸달라는  모순적인 모습에 내 안에서 잔뜩 부푼 짐승의 자지는 이제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고, 그렇게 한계의 한계까지 참아내던 녀석은 다행히도 마지막 순간에 뽑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뷰르릇! 뷰욱!

마치 오줌 줄기처럼 세차게 뿜어져 나온 뜨거운 정액이  보지에서부터 얼굴까지 끼얹어졌다.


“허억. 허억.”
“흐읏.”

엄청난 양을 뽑아낸 것에 조금 지쳤는지 숨을 몰아쉰 녀석은 수건으로 내 몸을 닦아내곤 입을 맞추었다.

“후우우. 진짜 안에 싸고 싶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하아. 하아. 하아. 잘했어.”

나를 품에 안으며 칭얼대는 녀석의 얼굴을 쓰다듬자 삐죽 내밀었던 입술이 조금 들어갔다.
그 모습이 귀여워 후후. 웃으니 다시금 입술을 맞춰오며 가슴을 주물러와 아직 가지 못한 내 몸은 다시 녀석을 받아들이라며 아래쪽에선 애액을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었고, 처음으로 녀석만 가버린 상황에 조금 불만이 쌓인 나는 여전히 단단하게 솟아 있는 자지를 손으로 훑었다.


“윽.”

 번 싸버려 민감해진 귀두를 손가락으로 살살 훑으니녀석이 신음을 냈고, 나는 그 소리에 기분이 좋아져그 커다란 자지를 입에 머금었다.
어차피 또 하게 될 테니 임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안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정액을 빨아내야 했기 때문에 정성껏 청소해준 나는 강하게 녀석의 귀두를 빨아내었다.


-쫍! 쪼오옵!

“헉.”

내 예상이 맞았는지 이제는 익숙해진 녀석의 맛의 정액이 내 입으로 빨려 들어왔고,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약한 신음을 뱉는 녀석에게 은근하게 물었다.

“또…할 거지?”

내 물음에 숨을 몰아쉬던 녀석은 눈을 빛내며 다시 내게 달려들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