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7화 〉36화. (37/46)



〈 37화 〉36화.

‘히든퀘스트. 착정완료. 보상으로 코스프레 모드가 해금되었습니다.’


지난 밤 나도 그렇고 영철이도 그렇고 고작 2회(…)밖에 안 했는데도 새로운 플레이.
새롭게 깨달은 성적취향으로 인해 민망하도록 가버린 탓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잠에 빠졌었다.
그리고 오늘.
몇  전에 들었던 이상한 여성음이 내 귓가에 속삭이는 느낌에 잠에서 깨었다.

“으으?”
“깼냐?”


잘  떠지는 눈을 억지로 뜨자  볼을 쓰다듬는 영철이가 보였다.

“몇 시?”

피곤으로 인해 것인지 목소리가 잔뜩 잠겼다.

“이제 새벽 열두시 막 지났어.”
“어? 얼마 안 지났네?”

집에 들어온 시간이 저녁 열한시쯤이었으니 고작 한 시간 지난건가? 어쩐지 피곤하더만…….

“아니. 어제 열두시가 아니라 오늘 열두시.   언제냐. 서큐버스로 변했던 몇 달 전처럼 24시간 내내 자다 지금 일어난 거야.”
“어? 레알?”


내가 화들짝 놀라 눈을 키우자 그제야 걱정으로 물든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아침에  모습 그대로 잠에 빠져있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내 이마에 입술을 맞춘 녀석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크흠. 나 지난번에 변했을 때는이렇게 걱정  했던  같은데…….”

심장을 깃털로 간질이는 느낌에 헛기침을 하며 꿍얼대니 날 꽉 끌어안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때도 걱정 엄청 했어. 인마. 근데 그때는  몸이 변하는 모습이 더 놀라서 표현을 안 했던 거지.”


하긴.
나였어도 걱정보다 놀라움이 더 컸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와중에 너 나 덮쳤잖아.”
“크흠.”


슬쩍 고개를 다른 곳으로돌리는 모습에 웃음이 흘러나와 꼬리를 휘휘저었다.

“응? 꼬리?”

서큐버스의 특징들이 이제는  몸의 일부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서 그런지 내 몸이 변한지도 몰랐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열두시 맞춰서 변하더라. 지난번처럼 뭐 들리거나 그런 거 없었어?”
“어? 어어. 이번에도 들리긴 했는데…….”
“그래? 이거 완전 상태창만  튀어 나올 뿐이네. 이러다가 진짜 막 게이트 열리고 그러는  아니냐?”
“무서운 소리 하지 마. 생각만 해도 싫다.”


소설에서야 재밌게 볼  있지만 현실에 들이닥치면 지옥문이열리는 것과 마찬가지일 사태를 떠올리곤 인상을 찌푸렸다.


“그나저나 이번엔 뭐래?”


찌푸린  아미를 손가락으로 쭉쭉 피며 영철이 물었고, 난 아까 귓가에서 어렴풋이 들렸던 알림을 떠올리곤 어렵게 속삭였다.


“코…ㅅㅍㄹ…ㅔ 해…그ㅁ…….”
“뭐?”
“코스…크흠…레 해금.”
“코스 뭐?”
“코스프레 해금!”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 계속 웅얼대자귀찮게 계속 물어오는 놈의 귀를 잡고 빽! 소리 질렀다.


“아오. 귀 떨어지겠네.”
 하면 척! 하고 알아들어야지.”
“뭘 척! 하면 척이야? 들리지도 않게 꿍얼댄 주제에. 그리고 코스프레가 뭐 부끄럽다고 그러고 있어? 속옷모델도 하고 남들에게 섹스도 보이는 마당에.”
“크흐흠. 그러게. 그런 것들이랑 비교하면 진짜 별거 아닌 거나 마찬가진데. 씹덕경력 10년이 울겠다.”
“근데 코스프레 해금이면 뭐 어떻다는 거지? 설마 지금 서큐버스 모습처럼 굉장한 퀄리티의 모습으로 변신이라도 하나?”
“그러게.”


그저 코스프레해금이란 말만 들었지 이 보상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전혀알려주지 않았다.

“연구가 필요한데?”
“연구는 무슨. 하등 쓸모없는  아니냐.”
“어허. 자고로 코스프레하고 플레이하는 것은 너나 나와 같은 씹덕들의 로망이지.”
“씹덕은 개뿔. 너 휴덕한지 오래잖아. 너 요즘 만화나 애니 보는 거 있어? 남들 앞에서 티낸 적 있어?”
“야야. 요즘 내가 회사일로 바빠서 못하는 거지. 그리고 남들 앞에서 그게 티 낼 취향이냐?”
“아 지랄노. 넌 패션씹덕이야 이 새끼야.  같은 인싸들이  같은 애들한테서 패션씹덕, 패션아싸 같은 것을 뺏어가니까 인터넷에 씹덕이나 아싸코스프레들이 늘어나는 거라고!”
“인싸? 내가 아는 인싸는 in싸. 안에 싸는 것밖에 모르는데?”
"이 미친놈악! 아하하핰!"

어이없는 녀석의 주장에  웃음코드를 건드렸는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이런 코드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살짝 눈물까지 흘리며 배를 잡고 웃고 있으니 오히려 녀석이 어이가 털린 모습을 보였다.


“참나. 내가 한 말이지만 이게 웃기냐?”
“으힉. 히힛. 몰라. 나도 이게 왜 웃긴지 모르겠네. 히힉. 인싸가 안에 싸는거면 아싸는 밖에 싸는 거겠네? 히힉. 깔깔깔. 자, 잠깐 간질이지…으흥.”


한참을깔깔대고 있으니 녀석이 은근한 손길로 옆구리를 간질여서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게 되어 야릇한 분위기로 변해가려 했다. 안 돼! 이놈의새끼. 떽!

-찰싹!


핑크빛기류로 변하려는 상황에 살짝 당황해 손을 찰싹! 소리가 나도록 내려치자 녀석은 조금 뿔난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내밀었다.


“징그럽게 무슨 그런 표정이야?”


답지 않게 애교라니. 예전이었으면 헛구역질을 내뱉었겠지만 이상하게 그 모습이 귀여워 보이기 시작해 속으로 정신나간새끼라고 자조했다.


“아응.”
“깼으니까  번 하자.”


좀처럼 빈틈을 안 보이자 은근한 어조로 배를 쓰다듬는 녀석의 손등을 살짝 꼬집었다.
망할.
살짝 쓰다듬기만 해도 신음이 터져 나오네.

“깼으면 씻어야지. 안 그래도  24시간만에 일어났다며 그럼 그동안 씻지도 않았잖냐.”
“왜? 너 어차피 안 씻어도 되잖아. 지금도 깔끔한데?”

그렇지. 딱히씻지 않아도 되긴 하지.
하지만  몸으로 변했어도 따땃한 물로 씻어야 뭔가 개운했기에 여전히 샤워를 즐긴다.
그리고 녀석도 그걸 잘 알고 있을 터.


“물로 몸 안 적시면내가 찝찝해 하는 거 알잖아.”
“어차피 씻고 오면  더럽혀질 건데 그럴 바에 하고 가는  어때?”
“닥쳐. 오늘은 쉴 거야.”
“뭐?”
“생각해봐. 너 오늘……이 아니라. 어제. 그렇게 싸댔으면서도 하고 싶냐? 내가 하기 싫은  아니라 네 몸이 걱정돼서 그런 거니까 오늘은 쉬자. 응?”

일어나려는 내 허리를 끌어안고 칭얼대는 놈의 멍멍이 쓰다듬듯부슬부슬 쓸며 달랬다.
말마따나 나야 이제 서큐버스화 됐다 치지만 녀석은 내가 보기엔 평범한 인간이다.
그런데 좀처럼 지치지도 않는 모습이야 이해한다 쳐도 사람의 것이라고  수 없이 비정상적으로 나오는 사정의 양을 생각하면 조만간 저러다 복상사라도 할 거 같아 무섭다.


“나 멀쩡한데.”
“몇 달이나 지나 지금 말하는 것도 우습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전혀 안 멀쩡하거든? 겉은 몰라도 속이 골았을지도 모른다고. 네가 생각해도 사람이 그만큼싸는  말도 안 되지 않아?”

은근슬쩍 내 엉덩이를 주무르는녀석을 무시하고 손가락으로 이마를 꾹꾹 밀어내며 말했지만 찰거머리처럼 붙은 녀석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이제껏 말은 안 했지만 너랑 할 때만 그렇게 나오는데?”

이마를 꾹꾹 밀어내고 있을 때 녀석이 눈을 마주치며 말해왔다.


“뭐?”
“너랑 할 때만 그렇게 나온다고. 나 혼…….”
“하…너 이 새끼.  말고 다른 여자랑도 했냐?! 설마 그동안 비위 약하다던 거 다 구라였어?!”


이 새끼 그동안 나밖에 없다고 그러던 거  구라친거다 이 말이지?! 엄청난 배신감에 내가 씨근덕대자 녀석이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헛소리야?”
“나랑 할 때라며! 그럼 다른 여자랑도 했다는 뜻 아냐?!”


망할 놈.

“야야! 말은 다 들었어야지!”
“뭘!”
“너랑 할 때만 나오고 나 혼자 할 때는 그렇게  나왔다고!”


끈덕지게 들러붙는 녀석을 꾹꾹 밀어대던 모습을 멈추고 내가 ?가득한 표정을 보이자 녀석은  손을 들고 위아래로 흔들며 말했다.


“딸딸이. 이년아.”
“아…….”

놈이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달라붙어왔지만 이번에는 밀어내지 못했다.
그저 쪽팔림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쥐었을 뿐.

“큭큭. 질투했냐?”
“닥쳐.”

미친놈. 미친놈. 미친놈. 미친놈. 나란 놈은 왜 이 모양인지. 하아…….

“질투해서 고맙다?”
“닥치라고 좀.”

얼굴뿐만 아니라 온 몸이 홧홧한 게 느껴졌다.

“오우. 용광로좀 달굴  아시는 분인가?”
“아! 닥치라고!”


결국 쪽팔림을 견디지 못한 난 욕실로 들어가 오랜만에 따따시한 물이 아닌 얼음같이 물로 샤워를  수밖에 없었다.
아.
어쨌든 섹스는 피했으니 오히려 좋은 건가? 정신적 피로를 희생해서 몸이 편해졌으니 오히려 좋아.

“개뿔.”

샤워를 하고 나오자 옆으로 누워 팔로 얼굴을 받치곤 능글맞게 웃는 녀석이 보이니 열이 뻗쳤다.
뒤졌다 넌.


“야.”
“왜?”
“너 혼자하면 그렇게 안 나왔다고 했지?”
“엉.”
“그럼 해봐.”
“뭘?”
“자위.”
“…….”
“못 믿겠으니까 내 앞에서 보여 달라고.”
“그건 좀…….”


내가 생각해도 좀 꺼려지긴 하다.
지금 나와 녀석의 연인사이라는 것은 집어치우고 일단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눈앞에서 그걸 혼자 흔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으윽.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광경인 것 같긴 하다.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캠을 켜고 자위를 한 적 있던 나지만 모르는 사람 앞에서 얼굴을 가리고 하는 것과알거 다 아는 사이끼리 눈앞에서 그런 짓을 보이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긴 하지.
하지만 그건 그거고 지금 나는 녀석의 수치스러워 하는 모습을 직접 봐야 마음이 좀 풀릴  같다.


“안 보여주면 3일간 섹스 금지.”
“야!”
“할거야? 말거야?”


3일을 정해둔 이유는 3일 후 촬영 일정이 잡혔기 때문.
3일 동안 관계를 갖지 않으면 서큐버스화가 풀리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녀석과 관계를 가지긴 해야 했다.
그리고 사실 3일 이상은 내가  버틸  같거든.

“좋아. 대신 너도 내 앞에서 똑같이 해.”
“뭐?”
“나만 하기 쪽팔리기도 하고 반찬은 있어야지.”
“…그냥 아무거나 보고 하면 되잖아.”
“눈앞에 진수성찬이 있는데 물에 밥 말아먹으라고?”
“…비유 참……,”
“물론 영상 속에 너도 예쁘긴 한데 코앞에서 그렇게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널 두고 고작 영상을 보면서 하기엔 너무 아깝잖아.”


아주 혀에 기름을 발랐다.

“그럼 그냥 이대로 벗고 앉아있기만 해도 되지. 굳이 나까지 너랑 마주보고 그걸 할 필요 있어?”
“너 사진  장으로 딸 가능했냐?”
“…….”


과거의 남자였던 시절에는 무조건 영상매체 파였기에 묘하게 설득됐다.


“자. 난 여기.  여기 앉아서 마주보고 OK?”


아예 날 침대에 앉히고 자기는 의자를 끌고 와서 자리를 잡더니 등받이까지뒤로 넘겨 편안하게 자세를 취했다.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

여전히 조금 쪽팔려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날 뚫어져라 바라보며 슥슥 그 거대한 흉물을 쥐고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뭐해?”
“어? 어어.”

뭔가 너무 자연스럽게 내게 자위를 권하는 모습에 얼떨결에 내 양 손은 한 쪽은 가슴에 한 쪽은 어느새 계곡을 쓸고 있었다.
뎃?


“후우. 후우. 가슴 조금 강하게 쥐어줄  있어?”
“어? 어어.”

뭔가 거부할 수 없는 기묘한 분위기로 흘러가 멍하니 녀석의 말에 조금 강하게 가슴을 쥐자  손 틈 사이로 부드러운 살들이 흘러넘쳤다.

“꼭지 살짝 쥐어봐.”
“으응.”

영철이의 말에 검지와 엄지로 비비작대며 쥐니 내 손인데도 불구하고 분위기에 취했는지 신음이 살짝 나왔다.
이거…서큐버스화가 돼서 그런 가 흥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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