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화 〉34화. (35/46)



〈 35화 〉34화.

“맛있냐?”
“어. 존맛.”

식당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약간의 추위와  살에 닫는 코트의 묘한 느낌과 함께 혹시라도 들킬까 두려웠던 마음은 어디로 가고 지금은 내 앞에 놓인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를 신나게 섭취 중이다.
아아. 이 잘린 단면에 보이는 선홍빛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또 입에서 터지는 이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터지는 육즙은 또 어떻고?


“잘 먹으니 좋네.”


어딘지 모르게 먹고 있는 스테이크보다 더 기름진 녀석의 미소에 잠시 헛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그 표정은 뭐야?”
“내가 뭘?”


밥맛없는 면상을 지적하자 어깨를 으쓱이며 여전히 징글징글한 미소를 지어오는 녀석.

“됐다. 오늘 저녁이 맛있어서 봐준다.”

징그러운 녀석의 얼굴을 무시하고 점점 사라지는 스테이크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입에 넣었다.
물론 더 먹고 싶으면 사줄 녀석이지만 이미 두 접시를 먼저 해치워 점점 배가 괴롭다고 신호를 보내기 직전이었기에안타까운 것.
다음에  와서 먹어도 됐지만 그래도 맛있는 것을 지금 이 순간  못 먹는다는 사실은 언제나 아쉽다.

“더 시켜줘?”
“놉.  터지겠다. 이제 더는 안 들어가.”


소스가 묻은 포크를 물며 아쉽다는듯 얘기하자 녀석은 갑자기 쿡쿡 웃었다.


“왜.”
“곧 다른 의미로 더는  들어갈  생각하니까 신나서.”
“미, 미친놈.”


턱을 괴며 뜨겁게 바라보는 녀석의 눈길에 얼굴이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망할…….


“가자.”
“…….”

뜨거운 눈길에도 꾸역꾸역 맛있는 후식까지  처먹은 나는 조금 떨리는 기분으로 식당을 나왔다. 분명 알몸으로 집을 나오게 한 이유가 있을 터.
배가 부르기 전 까지는칼질을 한다는 생각에 신난 나머지 먹은 이후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배가 불러오니 스물스물 불안감이 올라왔다.

“흠흠. 밥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집에 갈↘까↗?”

마지막에 조금 삑사리가 난  같았지만 어쨌든 나름 태연하게 녀석을 향해 묻자 의외로 녀석은 선선히 답했다.


“그래. 가자.”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어? 어어.”
“왜?”

조금 당황한 내 모습에 물음표를 띄운 놈.
분명 이렇게 넘어갈 놈이 아닌데 그냥 넘어가니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아, 아니. 아니다. 아쉽기는…….


“음…바로 들어가기 좀 아쉽지 않아?”

역시! 속셈이 있었구만! 하!


“아, 아, 아, 아쉬운 건 너겠지!”
“응? 나야당연히 아쉽지. 데이트다운 데이트 없이 바로 들어가니까.”
“에?”
“왜? 이제야 진짜 너와 마음이 이어졌다고생각했는데 그동안 바빠서 데이트 못 했으니 아쉬운 게 당연한  아냐?”

녀석의 음흉한 속내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태연하게 말하는 녀석.
다른 의미로 낯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통에 눈을 마주치기가 부담스러웠다.
아니, 그 전에 알몸에 코트만 입혀 논 사람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 거 같은데요?

“기왕 나온 김에 집 근처 공원에서 산책이라도 할래?”
“그, 그럴까?”

녀석의 부드러운 말에 태클을 거는 것도 잊고 홀리듯 차에 오른 나는 녀석의 요구대로  근처의 공원에 도착하자 따듯한 녀석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

“잠깐 눈 감아볼래?”


차에서 내리자마자 손만큼 따듯한 눈길로 바라보는 영철이의 눈빛에 난 대꾸도 못하고 눈을 감았다.
크흠. 뭐, 목걸이라도 걸어주려나 싶은 마음에 괜히 두근대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내 목을 채우는 무언가.
어…음…목걸이 치곤  두꺼운데?


-찰칵.

“…….”
“가자. 멍멍아.”

목걸이는 목걸이였다.
개목걸이.
그래. 이 그지같은 놈이 제대로 된 선물을 줄 리가 없지.


“당장  풀어?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저녁 9시가 훌쩍 넘어가는 시간이지만 언제나이런 시간에도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은 많았다.
다행히도 지금 주차장 근처엔 아무도 없었지만 분명 산책로엔…….

“걱정 마. 산책로 공사 중이라 아무도 없을 거야.”


아…그래서 주차장에도 차가  대도 없었던 건가?


“자, 가자. 멍멍아.”
“뒤질래?”
“어허. 스읍.”

내 턱을 마치 강아지의 턱인 것 마냥 긁으며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어딘지 모르게 조금 무서운 눈빛으로 내려 보는 녀석의 눈에 심장이 살짝 쫄깃해졌다.

“시, 싫은데?”
“생일선물.”
“윽.”

무서운 눈은 그대로지만 어딘지 모르게 애원하는 눈빛에 살짝 마음이 약해진 나는 녀석이 살짝 당기는 목걸이 줄에 이끌려 주변을 휙휙 둘러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하…이게 무슨 짓인지…….

-또각또각.

안전제일이라적힌 바리케이드를 지나 여기저기 헤집어진 산책로를 걷자 평소엔 잘  신는 구두소리가 적막에 쌓인 산책로에 울려 퍼진다. 알몸에 밴드스타킹.
그리고 거기에 빨간 하이힐을 신은 변녀라니…들키면 완전 사회적으로 매장이네.

“흥분되지 않아?”
“그, 글쎄?”

은근한 얼굴로 물어오는 놈의 표정을 보니 주먹이 울었다.
허나 그와는 반대로 내 몸은 주먹을 부르는 놈의말대로 슬슬 흥분감으로 달아올랐다.

“흠…여기정도면 될까?”
“뭐가?”

주변을 슥슥 둘러보더니 상큼(…)한 미소와 함께 내 코트의 앞섬을 확! 풀어재꼈다.

“으악! 뭐, 뭐야?!”

찬바람이 훅! 들어오며  나름 꽁꽁 숨겼던 알몸이나 마찬가지인 모습이 드러나게 되어 뒤로 물러나자 놈은 손에 쥐고 있던 목걸이의 줄을 당겼다.


“윽.”
“벌써 이렇게나 젖었네?”

당겨진 목걸이로인해 본의 아니게도 놈의 품에 안기자 놈은내 아래에 손을 집어넣어 한차례 휘젓더니 눈앞에 보인다.
벌려진 손가락에 실처럼 늘어진 그것을 보자니 안 그래도 달아오른 얼굴이 더 뜨거워진다.


“미친놈아 드럽게…….”


내 눈앞에 보인 것을 핥는 또라이.
내가 놈의 손을 잡아 막으려했으나 예상했다는 듯 내 행동을 제지하곤 그대로 입술을 부딪쳐온다.
방금 내 애액을 핥았던 탓인지 입에서 약간의 맛이 느껴지는 그 키스에 자포자기하고 몸에 힘을 풀었다.
조금 경직 되었던 몸이 풀린 것을 알아챘는지 코트 안으로 손을 넣어 허리를 감싼다.
앞섬이 풀어헤쳐져 약간 쌀쌀한 바람이 들어와서인지 소름이 살짝 올랐지만 그런  상태를 의식한 녀석이 몸을 바싹 붙이며 등을 살살 쓸어내린다.


“으음. 하으음.”


능숙한 혀의 놀림을 나름  받아내며 키스를 받아내기를 한참.
공사 중이라지만 그래도 혹시나 우리와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돌아다닐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서히 불안감이 차올랐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이 배덕감에 흥분하고 있는 자신을 보자니 정말 난 어쩔  없는 변태인가보다. 아니면 이 녀석한테 물들었던지.


-스르륵.

“읏.”
“추워?”
“조금.”


이제 더 대범하게 내 코트를 전부벗겨낸 놈이 내가 양팔을 쓸어내리는 것을 보곤 흘러내린 옆머리를  뒤로 넘겨주며 말해왔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답에 자신의 코트를 열어  품에 가두는 녀석. 이렇게 녀석의 코트 안에 안겨있으니 조금 불안했던 마음도 서서히 진정됐다.

“내 말이 맞지? 공사 중이라고 하면 어지간해선 안 온다니까?”
“후우. 그건 그런데. 너 같이 이런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이 올 지도 모르지 않아?”
“그런 거라면 상관없지. 멀찍이 떨어져서 같이 즐기면 되지 않겠어?”
“…….”


말을 말아야지.
쯧. 어쨌든 따끈한 놈의 품에 안겨 마음의 안정을 찾아갈 때 놈은 나를 살짝 떼어놓더니 지퍼를 내린다.
이미 안겨있을 때부터 배에서 딱딱한 녀석의 물건을 느꼈기에 지퍼를 내리자 무섭게 튀어나오는 몽둥이에 침을 꿀꺽 삼켰다.
언제 봐도 흉흉한 물건.
그 물건을 보고 있노라니 녀석은 내 어깨를 살짝 누른다.
녀석이 원하는 게 뭔지  행동으로 알아챈 내가 한숨을 푹 쉬고 쪼그려 앉자 머리 위에서 쿡쿡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살짝 반항어린 눈으로 올려보자 그냥 고개를 저으며 내 얼굴에 흉흉한 물건을 부벼와 살짝 인상을 찡그린 내가 조심스럽게 입에 담았다.
약간의 짭짤한 맛과 함께 턱이 살짝 버거울 정도로 담겨지는 성기.
어쩌다보니 익혀버린 스킬을 활용해 혀로 귀두를 돌돌 돌리고 있으니 머리 위에서 약한 신음이 들려왔다.
신음과 함께  머리를 살짝 강하게 잡은 녀석의 손길에 나도 단단하게 근육이 박혀 있는 녀석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내 차가운 손길이 느껴졌는지 살짝 몸을 떤 녀석은 천천히 내 고개를 자신의 하반신에 당겼다.
그 움직임에 서서히 목으로 삼켜지는 길고 굵은 성기에 눈물이 살짝 새어나오는 것이 느껴졌으나 언제나 그렇듯 내 입은 큰 어려움 없이 모두 입에 담았다.

“후우.”

목구멍까지 이용해 담긴 성기에 녀석이 신음에 가까운 한숨을 뱉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살살 강아지를 쓰다듬듯 머리를 쓸어내리는 녀석의 행동이 마치 날 애완견 다루는 듯해서 조금 마음에 안 들었지만 무시하고 천천히 입에서 성기를 빼내었다.

“츠르르릅.”

천천히 입에서 빠져나오는 성기에 또다시 신음을 흘리던 놈은 계속된  왕복운동에 점점 허리를 숙여왔다.

“후우. 후. 네 목보지 쩌는데?”

한껏 상체를 숙인 녀석이  귓가에 상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말에 내 아랫도리는점점 축축해지는것이 느껴졌다.
이런…….


“일어서봐.”


 입에서 성기를 빼낸 녀석이  양 손을 잡고 말했다.녀석의 손을 지지대삼아 쪼그렸던 몸을 일으켜 세우자 녀석은 빙글빙글 웃는 얼굴로 내 발밑을 눈짓했다.


“쿡쿡.”


어딘지 모르게 밥맛없는 웃음소리를 무시하며 시선을 내리자 내  밑에는 물방울이 떨어진  보이는 자국이 보였다.
윽.

“귀여운 놈.”
“닥쳐.”


달아오른 얼굴을 팔로 가리며 떨어지려 했지만 예의 그 목줄을 다시 당겨왔다.


“으윽.”
“주인님한테 개기네?”
“미친놈.갑자기  컨셉질이야?”


또다시 스읍-하는 소리와 함께내려 보는 모습이 조금 무서우면서도 짜릿했지만 애써  변태스러운 감정을 무시했다.


“흐음. 센스가 없네.  받아주지?”
“…….”

한쪽 눈가가 하늘을 찌르며 뭔가 마음에  든다는 표정을 지어왔지만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아무리 그래도 컨셉플레이는 조금 오글거리잖아.


“에이. 됐다. 뒤돌아서 가로등 붙잡아.”


조금 실망하는 녀석이 우스웠지만 선선히 녀석의 지시에 따랐다.
아까부터 캄캄한 밤을 비추던 가로등을 잡고 허리를 힘껏 숙이곤 녀석이 행위를 편하게 하기 위해 엉덩이를 쭉 내밀었다.

“오? 아주 적극적인 거 좋은데? 이제 완전 암캐가 다 됐어?”
“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후배를 위하는 자세를 적극적으로 펼쳤던 것을 깨닫자 심히 민망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녀석에게 너무 길들여졌는지 녀석이 바라보기만 해도 입술을 가져다 바치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행위 중에도 딱히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녀석에게 무의식적으로 맞춰줬던 것 같은 기억이…….
지금도 봐라.
녀석이 무엇을 원하는지 본능적으로 깨닫고 행동하는 모습을.
망할.

-찰싹!


“꺅!”
“좋아. 좋아. 요즘 들어 이 주인님을 위하는 모습. 아주 좋아.”


미친놈이 뜬금없이 엉덩이를 때리며 컨셉질을 계속 한다.

“그럼. 어디 진짜 보지맛  볼까?”
“미친놈아. 좀. 헤으읍!”


날 수치심으로 죽일 심산인지 이상한 말을 지껄이는 놈에게 한소리 하려던 나는 예고도 없이 뱃속에들어오는  성기의 버거움에 입술을 짓씹었다.
단번에 아기방을 두드리며 들어오는 강한 행위에 다리가 저절로 오므려지며 부들부들 떨렸다.

“하아. 하아아-”
“좋다. 후우. 언제 먹어도 맛있단 말야.”


엉덩이를터질 듯 쥐어짜며 감상을 흘린 짐승이 천천히 성기를 빼내었다.
들어올 땐 여린 내 속살을 짓뭉개듯 들어온 그것이 빼낼   내 여린 속살을 끌어내듯 당겨간다.
아니, 정확히는 내 한심한 속살들이 빠져나가는 짐승의 뜨거운 물건과 헤어지기 싫다는 듯 달라붙는 것이다.


-찌거억.


길게 들어왔던 만큼 빠져나가는 것도 긴 시간을 들여 빠져나갔던 물건은 또다시 듣기 민망한 물기를 가득 머금은 마찰음을 내뱉으며 짓쳐들어왔다.
예상을 했던 탓에 처음보다는 조금 버틸 만했던 그 감촉에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듣기에도 달콤한 신음 섞인 한숨에 짐승이 흐흐 웃으며 조금씩 속도를 올렸다.


-찔퍽. 찔퍽.

조금씩 강하게 부딪쳐오는 하반신에 녀석을 품기엔 너무나도 좁은 내 아래 틈에선 연신 흘러나오는계곡물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섞여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내 입에서는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두려워 신음을 참아내서 그런 것인지 억눌린 울음과도 같은 자그마한 소리가  다문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하아. 너무 좋네. 이 씨발년.”
“흣?! 너…히윽!”

이 몸으로 변하고서는 녀석에게 들어본 적 없는 욕설.
그것도 남자였던 시절에도 나름 약한 축에 속하는 등신새끼 병신새끼 같은 욕을 주고받다가 이렇게 되고나서는 그런 욕설도 듣는 일 없이 혼잣말로 감탄사에서나 쓰던 상스러운 단어가 내게 다이렉트로 쏟아지자 어딘지 모르게 울컥했다.
장난스럽게 주고받던 어투가 아닌 어딘가 조금 무섭게도 들리는어투에 나는…….



“윽. 갑자기 이렇게 조이면…….”


흥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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