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29화.
“아…….”
지난 밤. 두 명의 남자들에게 당장이라도 수정당할 만큼 시달렸던 나는 눈을 뜨자마자 저절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안해. 영철아. 흑.’
나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거부를 했지만 그런 내 의지와는 달리 몸은 쾌감으로 어쩌지를 못했다.
‘영철이만의 뱃속을 두 남자들에게 내주었어. 미안해…….’
저절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배를 만지던난 지금이라도 빨리 씻어내자는 생각에 침대에서 일어나 서둘러 욕실로 향했다.
죄책감 때문일까?
아니면 날 남자 둘에게 던져버린 짐승새끼에 대한 원한 때문일까?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거울을 보던 나는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흐으윽. 양영철 씹새…끼? 어? 어라?”
바보같이 즙을 짜내며 눈물을 닦다가 보이는 뿔과 하트링이 선명한 두 눈.
이 모습은 분명 뱃속에 정액을 담지 않았다는 뜻. 한 마디로 지난밤의 기억은 거짓이란 소리다.
“으아아앙!”
그 사실을 깨닫자 안도감을 느낀 탓일까? 아까보다 더 요동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채 한없이 통곡했다.
“양영철 개새끼! 흐으윽!”
어쨌든 짐승새끼는 개새끼다.
어쨌든 한동안 울다 지칠 만큼 눈물콧물 쏙 뺀 나는 욕실 가득 달달하게 퍼지는 향을 느끼고 울음을 서서히 그쳤다.
그래도 조금씩 들쑥날쑥하는 감정에 훌쩍임으로 울음을 참은 난 따듯한 물로 눈물과 슬픔.
그리고 안도를 모두 씻겨냈다.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쉬며 거울을 보자 여전히 물기어린 눈이 보인다.
촉촉이 젖은 머리칼과 피부. 그리고 잔뜩 눈물을 흘려낸 두 눈 속에 빛나는 하트링은…….
“와. 개섹시해.”
지금 당장짐승이 봤다면 오늘 하루 종일 당할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다.
하아…이 커마의 매력이란…….
“아차…사진. 사진.”
이럴 때가 아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모습을 저장해 둬야 생각한 나는 재빨리 핸드폰을 챙겨 다시 화장실로 돌아왔다.
-찰칵.
음. 최고다.
아…진짜 생각할수록 열이 뻗쳐오른다. 이 모습을 보는 것만 가능하다니…….
젠장. 안 되겠다. 손으로라도 범해야지.
아까까지 차올랐던 슬픔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발정이 나버린 난 방으로 돌아와 핥짝넷에 접속했다.
[발정난 넷카마 대출혈서비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나만 볼 수 없어 오늘은 대출혈서비스다.
아니, 나보다 회사가 중요했던 짐승새끼에 대한 복수다. 감히 날 3일이나 방치해?
이거 보고 딸이나 치라지!
-응? 뭐야 여신님 라방?
-오오오 스게...머리에 뿔은 뭐임?
“하이하이.”
방송을 키자마자 빠르게 들어오는 핥짝넷 이용자들.
난 달콤하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반갑게 맞이했다.
이게 바로 여자경력 몇 달 만에 이루어낸 여우 짓이란 말인가.
크. 내 재능이 너무 두렵도다.
-오늘 갑자기 라방?
-지난번에 남친 기습방송 이후 처음이지?
-라방 자체가 이번이 두 번째임ㅋㅋ
-갑자기 그때 생각하니까 쌌다
-ㅋㅋㅋㅋㅋㅋ
“흠흠. 그때 일은 좀 잊어주세요.”
한껏 발정해버린 짐승새끼에게 매달리며 가버렸던 기억이 솟아오르자 민망함을 감추고말했다.
-근데 옷입은 여신님 오랜만에 보네
-그러게
-그러니까 빨리 벗어라
-벗
-어
-라
-오 단합력 지리고욬ㅋㅋ
-머리에 뿔까지 달고 온 거면 오늘 코스프레쇼인가봄ㅋㅋㅋ
-넷카마여신님의 코스프레라니...아주 귀한 것이군요
박스티 하나만 걸치고 있긴 하지만 그 옷조차 빨리 벗으라는 아우성에 난 알 수 없는 흥분감이 차올랐다.
지금 짐승새끼가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매번 짐승새끼에게 당한 것을 떠올리며 한 번 당해보라는 듯 살살 눈앞의 유저들을 유혹하며 천천히 티를 벗었다.
-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
-와 진짜 볼 때마다 개쩐다
-오잉 날개 무야!!
-헐 퀄리티 오지네
티셔츠로 가려졌던 날개를 활짝 피자 채팅창엔 놀라움 섞인 감탄사들이 가득 올라왔고, 나는 그 글들을 보며 선글라스까지 멋들어지게 휙 벗었다.
-쌌다
-와씹ㅋㅋㅋㅋ하트링 무냐고!!!!
-핥사합니다 핥사합니다
-오늘 알몸서큐버스코스프레 레전드...
-퍄퍄퍄퍄퍄퍄
-역시 서큐버스는 하트링이 들어가야지!
“마음에 들어요?”
[누님 쌌습니다]
“푸하핫. 벌써 싸면 어떻게 해요?”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한 음성도네이션에 웃음을 터뜨린 나는 조금 더 서비스할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궁문신 무냐고!!!!
-와 오졌닼ㅋㅋ
-오늘 완전 풀세트네
-코스프레 풀셋 ㄷㄷ
-진짜 착정기 그 자체 ㄷㄷ
-아 여신님한테 착정당하고 싶다
-꼬리도 움직임ㅋㅋㅋㅋㅋ
-이거 단순 이벤트 코스프레치곤 퀄리티 개오지는뎈ㅋㅋㅋ
내가 꼬리까지 살랑살랑 움직이며 가슴과 배를 살짝 쓸자 채팅창은 그야말로 대폭발.
그 모습에 눈웃음까지 치니 우민들은 날 찬양하기에 바빴다. 하아…더 나를 찬양해.
[보지 보여줘 썅년아]
-엌ㅋㅋㅋ
-노빠꿐ㅋㅋㅋ
채팅을 읽으며 흥분되는 몸을 손으로 달래는 와중에 들리는 적나라한 음성. 그 음성에 난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어우. 좀순화해서 말하면 안 돼요?”
말과는 달리 그런 음성에 조금 발정해 버린 나.
서큐버스화 때문에 지금 내 정신이 조금 맛이 간 것 같다.
아…짐승한테 저런 말 들으면서 한 번 당해보고 싶기도…아, 아니. 아니아니아니! 내가 미쳤나보다.
이건 단순히 서큐버스화 때문이다. 정말이다. 아, 설정 때문인가? M이란 설정 때문이야? 응?
“읏. 보, 보여요?”
-우효ㅛㅛㅛㅛㅛㅛㅛㅛㅛㅛㅛㅛㅛ
-와 어떻게 저런 색이 가능하냐
-넷카마는 저기에서 향기도 날 듯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복잡한 마음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도 도네음성에 복종하듯 자연스레 의자에 앉아 M자 다리를 하며 수줍게 핑크빛으로 물든 계곡을 보이자 수치심과 흥분감이 뒤섞여 머리가 이상해졌다.
“아으읏.”
좁디좁은 내 촉촉한 계곡에 살며시 손가락을 넣자 마스크를 비집고 신음이 새어나온다.
서큐버스화 때문인지 더욱 더 민감해진 몸.
나는 이제 채팅도 신경 쓰지 않고 내부에 들어온 손가락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조금씩 차오르는 쾌감을 음미했다.
“하아. 하아.”
나 혼자 몸을 달래며 자기위로를 한지 얼마 안 되어 계곡에서 미끄러져 나오는 액체에 손가락은 흥건히 젖었고, 방 안엔 어느새 달콤한 향으로 가득 차버렸다.
내 몸에서 나오는 향인데도 불구하고 그 향에 잔뜩 취한 나는 살짝살짝 떨려오는 몸에 다리를 오므리며 점점 손가락을 빨리했다.
“아…이제 갈 거 같…으읏. 흣. 으으응.”
등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짜릿한 느낌.
그 느낌에 난 아래로 물을 쏟아내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아-하아-하아.”
십 수초를 그렇게 몸을 잘게 떨며 오르가즘에 취했던 난 어느새 눈물이조금 새나온 눈가를 훔치곤 조금 진정된 몸을 바로 했다.
-와...제발 초대남 좀 받아줘요
-쌌다
-얼마나 민감한겨 ㄷㄷ
-넷카마 갈 때 나도가버렸다 헉헉
-미치겠닼ㅋㅋㅋ
-보는 것 밖에 못하니까 더 미치겠음
-ㅇㅇ
-동의
-눈빛보소ㅎㄷㄷ
화면에 비춰지는 모습이 너무 야했다.
촉촉하게 젖은 하트링의 두 눈이 마치 당장이라도 덮쳐달라고 외치는 모양새에다시 흥분해버렸다. 미쳐버리겠네.
“하아-하아.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원래 이럴 예정은 없었는데 충독적으로 방송 한 거라. 하아아- 다음에 봐요. 안녕.”
점점 흥분되는 몸을 추스르며 핥짝넷 유저들에게 일방적으로 방종을 알리자 그들은 제발 방종하지 말라며 아우성을 쳤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무시하고 미안함을 담은 눈웃음을 짓고 바로 방송을 종료했다.
-지이이이잉.
방송을 종료하고 침대에 누워 계속해서 부드러운 내 여체를 주무르고 있을 때 울린 핸드폰.
[돌아가면 뒤질 줄 알아라]
[ㅡㅡ]
워크샵 기간에 들키면 어쩌려고 내 방송을 봤나보다. 잔뜩 흥분됐을 짐승의 톡에 나는 띠꺼운 표정으로 응수하며 잔뜩 발기된 짐승의 그것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하던 행위를 이어갔다.
“아. 하아. 하아.”
미치겠다. 해소는 안 되고 점점 달아오르기만 하는 육체.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짐승새끼한테 전화를 걸었다.
[뭐야. 어쩐 일로 먼저 전화를 다 걸어?]
핸드폰 너머로 기분이 좋아 보이는 짐승의 목소리를 듣자 조금 안정됐다.
“하아. 하아. 나. 죽을 거 같아.”
[뭐야. 목소리가 왜 그래?]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달뜬 목소리로 말하자 짐승이 조금 걱정된 목소리로 말한다.
“그냥…혼자처리했더니…….”
[호오. 그렇게 내가 그리웠음?]
능글능글한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가 오늘은 참으로 듣기 좋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실실 행복에 젖은 미소로 속삭였다.
“뭐래.”
[보고 싶다.]
“내 방송 보고 꼴렸어?”
나도 모르게 유혹하는 말이 튀어나왔으나 지금의 나는 그런 것을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까 보고 당장 너한테 찾아갈 뻔 했잖어.]
“하하. 뭐야. 사람들도 많을 건데 어떻게 봤어?”
[어떻게 보긴. 저녁도 먹었고 늦은 시간이라 자유시간인데 뭐.]
“아…벌써 그런 시간이었어?”
설마 근 20시간 가까이 잠에서 못 깼을 줄이야……. 난 영철이의 답에 그제야 핸드폰에 보이는 시간을 보고 놀랐다.
[뭐야. 하루 종일 잠만 잤나보네?]
“그러게.”
이렇게 속삭이듯 영철이와 통화를 하니 문뜩 예전 여자 친구와 처음 사귀었던 때가 떠올랐다.
늦은 밤에도 서로를 떠올리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했던 통화들.
그게 왜 지금 생각나지? 하! 어이가 없네.
“아무튼 자. 늦었네.”
[그래. 너도 잘 지내고 빨리 내일 모레가 왔으면 좋겠네.]
“닥치고자.”
갑자기 부끄러움이 몰려와 퉁명스레 전화를 끊어버린 난 곧 너무 쌀쌀맞았나? 하는 생각에 침대에 누운 채로 가슴까지 보이게 셀카를 찍어 보내주었다.
[8==============]>]
“…….”
참 변태 같은 이모티콘을 다 보낸다 생각하며 피식 웃으며 눈을 감고 짐승에게 당하던 기억을 되짚으며 달뜬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 상태는 결국 3일차 그가 돌아오는 날까지 지속되어 지금 3일째 되는 지금 침대에서 이리저리 몸을 꼬아대고 있었다.
“하아. 하아. 제발. 이제 아무라도 좋으니까…….”
첫날까진 그래도 그럭저럭 자기위로로 아쉽지만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틀 차부터 점점 머리가 이상해지더니 3일차인 지금.
나는 성욕의 화신이라도 된 것 마냥 빨리 달링이 돌…아니, 영철이가 돌아오기 바랄 뿐이었다.
“죽을 거 같다. 하아. 하아.”
잠도 못자고침대보를 꽉 그러쥐며 입술을 깨물기를 한참.
인간의 욕구 중 가장 참기 힘들다는 수면욕보다 서큐버스의 성욕이 더 참기 힘든 것 같았던 난 예민해진 청각으로 삑삑 눌려지는 현관문의 소리에 주인 맞는 강아지마냥 빠르게 뛰어나갔다.
“엌!”
알몸으로 뛰던 반동 그대로 다이빙 하듯 몸을 날린 나를 보며 좀처럼 보기 힘든 당황한 표정을 지은 영철이 안정적으로 날 끌어안았다.
“하아. 하아. 하아.”
입으로는 ‘보고 싶었어!’라는 말을 100번이라도외치고 싶었지만 엄청난 자제력으로 참아낸 난 그저 조금이라도 더 영철이의 향기를 맡으려 꼭 안으며 숨을 크게 들이켰다 내쉬었다 반복했다.
“뭐야. 몸이 왜 이렇게 뜨거워?”
따끈따끈 열이 오른 내 몸을 꽉 끌어안아주던 영철이 놀란 표정으로 내게 물어보았지만 나는 대답 없이 그저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부끄러움도 잊고 다 떨어진 애정이란 에너지를 새로 충전하듯 한참을 끌어안던 나와 영철인 누가먼저라도 할 것 없이 서로 입술을 포개었다.
“으음. 하읍.”
내 적극적인 움직임에 영철이도 참기 힘들었는지 거칠게 넥타이를 풀며 벽으로 몰아세우고 내 엉덩이와 가슴을 터질 듯 쥐었다.
“하아. 오늘 왜 이렇게 발정 났어? 응?”
아주 신난 모습의 영철이 상당히 얄미웠지만 난 그 모습을 무시하고 그의 탄탄한 몸을 감싼 셔츠를 찢듯 벗겼다.
“윽? 너, 진짜…….”
아마도 서큐버스화가 풀리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엄청난 쪽팔림이 몰려올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때고 현재가 중요했다. 미안하다. 미래의 나. 더 이상은 도저히 못 참겠어.
“하읍.”
“허윽.”
넓고 탄탄한 가슴이 드러나자 그 가슴에 혀와 입술을 이용해 입을 맞추자 영철이 살짝 몸을 떨며 신음을 흘린다.
그 모습에 은근한 즐거움을 느낀 난 서서히 그의 젖꼭지를 지나 명치. 그리고 알알이 박힌 초콜릿 복근을 천천히 음미하며 길을 만들어갔다.
밖에서 막 들어와 약간의 짠맛이 입에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 맛조차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최음제 같았다.
“츄읍. 츕.”
“오우. 하아.”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내 적극적인 애무에 영철인 눈을 감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즐기기 시작했다. 흐음…….
-찰칵.
배를 혀로 핥으며 버클을 풀고 천천히 바지를 내리자 브리프 위를 뚫고 나온 영철이의 기다란 바나나가 보였다.
언제 봐도 압도적인 그위용에 살짝 질린 눈을 했지만 곧 그 끝에 맺혀있는 쿠퍼액에 군침을 흘리며 살짝살짝 혀로 건드렸다.
“허억.”
“좋아?”
평소엔 내가 들었을 말을 내가 반대로 영철이에게 야살스레 웃으며 말하자 그는 마치 첫 경험을 하는 동정마냥 크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나는 성기의 끝을 살짝 입에 담았다가 빼며 장난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빨아줬으면 좋겠어?”
“네!”
내 분위기 때문인지 존댓말로 답한 영철이를 향해 후후 웃어주며 바나나 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튕겼다.
“으윽. 누님. 간보지 말고 빨리.”
“후후.”
애원하는 영철이를 보며 난 나도 모르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재밌네. 이런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