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24화.
“아영씨. 천천히. 그렇-지!”
신고 있던 힐을 한 손으로 들은 채 맨발로 파도가 몰아치는 백사장을 천천히 걷는다. 주변의 시선따위 무시하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머리칼을 손으로 정돈하며 카메라.
아니, 남자 친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미소 짓는 것이 계획인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표님이 끊지 않는 것을 봐서는 잘 해내고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이 민감한 몸은 이제 오래 박혀 있는 이물질 두 개에 무감각 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내게 쾌감을 주고 있었다.
“아주 좋아요. 얼굴도 사랑스럽게 잘 찍힌 거 같네요. 그럼 잠깐 휴식했다가 다음 장면 찍죠.”
모두 정리하고 각자 해변가에 비치된 파라솔로 들어간 스탭들은 장비 점검 겸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나도 스타일을 수정하기 위해 코디누님 앞에 살며시 앉았다.
“아영씨 어디 아파요?”
“네? 아뇨. 아픈덴 없어요.”
“그래요? 앉을 때 너무 조심스레 앉길……어머! 어머어머!”
갑자기 뭔가를 떠올렸는지 음흉스러운 얼굴로 내 팔뚝을 찰싹찰싹 때렸다.
“왜, 왜요?”
“아니에요~ 그렇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커플은 더욱 불타는 법이지~”
잠시 무슨 말인가 생각했던 나는 얼굴을 굳히며 단호히 말했다.
“그런 거 아닙니다.”
“네~네~이 거울이나 보고 말하세요.”
믿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손거울로 내 얼굴을 비추는 코디누님. 내 표정 왜이래? 난 분명 굳은 표정일 줄 알았지만 붉게 불태운 얼굴의 안면근육은 풀어진 채 실실웃고 있었다.
“커흠. 흠.”
민망함을 감추려 고개를 돌리고 헛기침을 하는 나. 하지만 코디누님은 다 이해한다는 식으로 내 얼굴을 들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아~부럽네~나도 내 남자친구랑 이런데 와 보고 싶었는데~”
“어……남자친구 있으셨어요?”
하긴. 이틀 같이 있어보니 조금 주책맞은 걸 제외하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다. 이런 여자가 애인이 없을 리 없지.
“있지. 아니, 있었지. 그 개썅노무시키.”
화장을 마치고 작품을 감상하던 누님은 내 앞에서 얼굴을 사납게 일그러트린 채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며 음산한 기운을 풍겼다. 역린을 건드린 건가…….
“큼. 큼. 죄송합니다.”
“아니야~ 우리 아영씨가 죄송할 게 뭐 있어?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번호교환도 안 했네? 번호교환 콜?”
금방 사근사근한 눈빛으로 변한 누님의 변덕이 무서웠지만 그런 건 무시하고 나도 이런 예쁜 누님이랑 친해지고 싶었기에 바로 교환을 했다.
흑흑. 남자였던 시절엔 전 여자친구를 제외하곤 여자란 생물의 번호 따윈 없었는데 벌써 세 명이나 생겼다. 영철이 어머님은 제외하도록 하자.
“그럼 다시 촬영 시작!”
대표님의 말에 스탭들은 군소리 없이 촬영에 돌입했다.
나 역시 다음 촬영을 위해 대표님을 찾아가 다음 컨셉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자극이 적도록 조심히 의자에 앉아 이번 컨셉의 핵심이 놓여있는 테이블을 보았다.
테이블에 놓인 것은 다름 아닌 반지케이스.
뚜껑이 열린 반지케이스에 담겨 영롱한 자태를 뽐내는 반지를 보니 실제 있는 일도 아닌데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음……영철이도 나한테 이런 선물을 줄 때가 있으려나? 놈 성격 같아서는 대충 받아 하면서 줄 거 같긴 하다. 마치 평소에 옷이나 먹을 거 사 주듯이 말이다.
근데 이거 진짜인가? 잠시 반지를 보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대표님이 웃으며 말했다.
“이거 진짜에요.”
“네? 정말요?”
“네. 그래서 특별히 보안에 힘쓰는 물건이죠. 가격도 꽤 세거든요.”
싱글거리며 웃는 대표님의 말에 패션잡지도 아니고 대부분 남자들이나 볼 것 같은 그라비아정도의 화보집에 이런 고오급 물건이 동원되자 안 봐도 내 동공이 흔들리고 있을 것이라 느껴졌다.
“그럼 촬영 시작할게요!”
그렇게 시작된 촬영.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달리 내 앞엔 대표님이 아닌 영철이가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고대표님은 옆에서 우리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영철이에게 말했다.
“영철씨?”
“흠흠.”
대표님의 말에 영철이가 답지 않게 얼굴을 붉히며 나를바라봤다. 뭐지? 이 요상한 분위기는? 스탭들마저 빙글빙글 웃는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보는 모습에 뭔가 간질간질하고 부끄러운 기분이 커질 때 쯤 영철이 입을 열었다.
“험험. 이거 받고 결혼하자.”
헐……. 설마설마 했던 그 발언이 튀어나오자 빠른 속도로 얼굴에 화끈함이 느껴졌다. 아……이게 그 어지간한 낯짝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공개청혼인가요?! 그나저나 너는 내 몸 속에 그 기둥 둘을 박아 넣고 이런 청혼을 하는 거냐?! 응?
“어, 어어.”
그리고 난 뭘 멍청히 답하는 건가요?! 오 이 쪽팔림은 무엇인가! 내가 손부채질을 하는 사이 스탭들은 축하의 환호를 질러줬고, 나는 애써 웃으며 스탭들과 대표님께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손 좀…….”
“어…….”
매일 잡았던 손인데도 불구하고 녀석이 부끄러워하며 손을 내밀자 나도 슬쩍 손을 내밀어보였다. 그나저나 이 반지 네가 준비했던 거냐?
“잘 어울리네.”
“반지 예쁘네.”
“…….”
“…….”
아! 쪽팔리다! 답답하다! 평소 미친놈처럼 그냥 행동했으면 이런 부끄러움은 조금 덜 했을 거 같은데 뭘 잘못먹었는지 부끄러워하는 놈이 심히 귀여웠……아니,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되도 않는 청춘멜로물을 찍고 있는 우리를 카메라에 담던 대표님은 곧 촬영 끝이라는 말과 함께 언제 준비했는지 스탭들과 함께 폭죽까지 터뜨리며 축하해주었다.
“두 분 정말 축하해요.”
“부럽다!”
“감사합니다.”
“크흠. 그럼 죄송하지만 저희는 먼저 숙소에 들어가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날 번쩍 공주님안기로 들어 안은 녀석은 날 더더욱 부끄럽게 만들었다.
“우우우우! 커플지옥!”
“야야! 내려 놔! 좀!”
“하하하하!”
그렇게 우린 여러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고, 수치사할 목적인지 방에 들어갈 때까지 안고 있던 녀석은 침대가 보이자 바로 날 내동댕이쳤다.
“우아아흐읏!”
하체에 있던 두 개의 기둥이 충격으로 안을 찌르자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며 녀석을 흘겼다.
“오우. 그 눈빛 섹시해.”
“하-”
방금 전까지 부끄부끄하던 녀석은 어디 갔는지 금세 평소의 녀석으로 돌아왔다.
“근데 이거 진짜 프로포즈야? 아니면 촬영 때문에 상황극 한 거야?”
내가 믿기지 않는 투로 손에 껴져있는 반지를 보이며 말하자 놈은 아까 전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다시 조금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답했다.
“어흠. 네가 날 평소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몰라도 이런 걸로상황극 할 놈은 아니니까 물리기 없다?”
“어……그, 그려.”
갑자기 또 몰려오는 핑크빛 기류. 아 이런 분위기 좀 불편한데. 아!
“아! 그런데 너 아직 결혼 생각 없다며?”
분위기도 환기시킬 겸 예전에 분명 아직은 결혼 생각 없다고 하던 놈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오늘 이런 짓을 저질렀나 싶어 물었다.
반지까지 준비한 거 보면 촬영 전부터 생각했다는 건데…….
“그냥 요즘 핥짝넷 댓글 보다가 떠오르더라. 댓글이나 반응 보면 넌 이미 거기 남자들한테 상상 속에서 이런 짓 저런 짓 다 당했을 건데 나 말고 다른 남자와 그런 짓 하거나 결혼 한다 생각하니 뭔가 속이 비틀린 기분?”
허이구. 그런 놈이 내 얼굴도 아는 대표님과 벌써부터 그렇게 친하게 지내남?
또 그런 놈들한테 얘는 내 거니까 너흰 집에서 이거 보면서 딸이나 치고 있으면서 부러워하라는 기분도 있고. 진짜 결혼해서 계속 활동하면 더 자극적일 거라는 기분도 들고…….”
이 변태새끼.
“흠흠……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요즘 너무 사랑스럽더라.”
“…….”
다, 닭살! 으악! 닭이 돼 버릴 것 같습니다!
“야 이거 보이냐? 내 팔소름 돋은 거?”
내가 애써 부끄러움을 무시하고 팔뚝을 보여주며 디스하자 놈은 픽 웃더니 날 침대에 눕히며 말했다.
“애써 쪽팔림 면하고 말했더니 이런 반응이냐?”
“그래서 쪽팔림 없애라고 한 거잖슴.”
가까워진 얼굴을 피하며 작게 중얼거리자 놈은 내 턱을 잡아 다시자기를 바라보게 만들더니 부드럽게키스했다.
“으음.”
진득한 듯 하면서도 가벼운 키스를 하는 놈에 맞춰 나도 슬며시 녀석의 목에 팔을 감자 놈은 원피스를 올려 문제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흐으으윽.”
천천히 빠져나가는 굵은 두 개의 기둥에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고 다 빠진 팬티를 놈이 내 앞에 들며 말했다.
“이거 보소. 완전 다 젖었네.”
놈의 말마따나 정액과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팬티는 완전 푹 젖어 지금까지 내가 저걸 입고 있었다 생각하니 심히 부끄러웠다. 그러고 보니 치마도 왠지 젖어 있던 거 같은 기분이…….
“치마 엉덩이 쪽도 완전 다 젖었네.”
“으읏. 그렇게 말 안 해줘도 다 알거든?”
“큭큭. 오냐.”
안 그래도 젖었던 치마부분은 실시간으로 내 엉덩이를 따라 흘러나오는 중인 놈의 정액 덕분에 점점 더 젖어가고 있다고 생각되자 이런 분위기에서도 빨래좀 힘들겠다는 생각부터 떠오른…….
“하으윽.”
내가 잠깐 딴 생각을 하는 사이 녀석은예의 그 뜨겁고 단단한 주니어로 내 안을 헤치며 들어왔다.
“자, 잠깐. 으읍.”
아무래도 옷은 벗고 하자고 하려던 난 어느새 먼저 홀딱 벗은 놈에게 입이 막혀버렸다. 야! 너만 벗냐?
“흐으음. 으읍.”
내가 놈의 팔을 찰싹 때리며 잠깐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놈은 그런 내 신호도 무시하고 입을 맞춘 상태로 하체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난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결국 포기했다는 의미로 녀석의 목에 팔을 감았다.
“하읏. 하아. 흑.”
내 포기를 읽었는지 키스를 멈춘 녀석은 자신의목을 감았던 팔을 내리고 다리를 들어 팔 대신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얹은 후 강하게 내려찍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윽. 아, 아파아.”
“후우. 후우.”
강하고 깊게 들어오는 움직임에 고통이 느껴져 미약하게 표현을 했지만 놈은 그 고통이 내 쾌락의 양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탓인지 점점 더 강하게 내려찍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내 안쪽 아기방을 노크하는 놈의 고기기둥을 나도 모르게 부드럽게 조여 대고 있었는지 내 귓속에 속삭였다.
“끝내주게 조여 주는데?”
“흐읏. 내가 한 게 아냐.”
“하아. 하아. 거짓말.”
“진짜읏. 아아냐아앗! 하윽.”
내 의지와는 달리 남자를 기쁘게 하는 이몸뚱이 때문에 난 부끄러움을 느끼고 애써 아니라 부정하며 밀어냈지만 놈은 그저 씨익 웃으며 자신의 목에 걸쳐 있던 다리를 내린 후 허리와 목을 단단한 팔로 강하게 안아 내가 벗어나지 못하게 붙었다.
“조금 천천히…….”
속도를 올리겠다는 놈의 움직임에 난 체념하며 미약하게 부탁해보았지만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 내 부탁을 무시하고 빠르고 강하게 내 안을 헤집었다.
“아아. 아아아앗! 하읏!”
“너무 좋다. 어우. 조여.”
“살살……헤윽! 너무 빨라앗!”
“이제 쌀게? 싼다? 안에 싼다?!”
“흐으…응.”
말을 안 해도 이제 느껴질 정도로 녀석의 것이 잔뜩 부풀은 채 내 안을 헤집으며 말하자 난 신음인지 허락인지 모를 응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내 허락아닌 허락에 놈은 더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아앗! 하앗! 하아으읏! 꺄아아앗!”
“크으으읏!”
너무 부풀어 평소의 두 배는 되는 듯한 느낌인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배출을 안 하는 놈의 움직임에 내 신음은 평소보다 더 커졌고, 그 신음이 비명처럼 들릴 즈음 놈은 마침내 하체를 바짝 붙여 몸이 터지도록 끌어안으며 짐승 같은 신음을 흘렸다.
“아으으으으윽!”
“크으읏! 싼다아앗!”
마치 진흙과도 같은 점도를 가진 대량의 정액이 내 아기방 안쪽에 스트레이트로 퍼부어지는 느낌이 들자 난 뜨거움과 쾌감에 몸을부들부들 떨었고, 그에 맞춰 녀석의 분신도 내 안에서 꺼떡대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려 힘쓰고 있었다.
“아…아앗. 하아. 아앗.”
“후우. 후우. 어후. 좋다.”
녀석도 평소와는 달리 잔뜩 쏟아지는 양에 힘이 드는지 땀으로 축축해진 몸을 기대왔고 난 그런 녀석을 끌어안으며 여전히 안에서 톡톡 두드리는 녀석의 분신에 미약한 신음을 흘리는 상태로 후희를 즐겼다.
“아앗. 하윽.”
“어우. 오늘 왜 이러지? 장난 아닌데?”
자기 자신도 못믿겠는지 확실히 평소보다많은 양에 놀라워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그러나 난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내 안을 두드려대는 움직임에 풀린 눈으로 신음만 흘릴 뿐. 아……두드리는 거 기분 좋…아.
“아. 아앗. 아.”
“헐……완전 하트눈에 마약이라도 한 거 같네.”
머리는 꽃밭인 상태로 풀린 눈을 한 채 녀석을 바라보고만 있자 놈은 잠시 후 날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얼굴에 잔뜩 키스를 퍼붓고 2회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