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화 〉17화.
다음 날.
“나 왔다아아아아!”
워크샵을 끝내고 돌아온 영철이 미친 듯이 돌진해 나를 품에 안았다.
“컥!”
“흐으으으읍-파! 아직 24시간 안 됐지?”
“수, 숨막혀! 아직 안 됐으니까 진정해.”
있는 힘껏 끌어안으며 내 목에 코를 파묻어 숨을 들이키는 영철에게 팔을 퍽퍽 치며 말했다.
“아-힐링 된다.”
“야야. 닿는다?”
배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부끄러워 몸을 꼼지락댔다.
“하아-못 참겠다. 너하고 첫 경험 이후로 이번이 제일 오래 안 한 기간이잖아?”
“그건 그런데 그래봐야 몇 시간 차이 안 나는데…….”
벌써부터 얼굴이 벌게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주 얼굴이 뜨끈뜨끈 하는 구마.
“읏샤!”
“으악!야! 이거 하지 마!”
“흐흐흐흐. 너 죽을지도 모르니 빨리 해야지.”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성큼성큼 침실로 향하는 놈.
날 침대에 휙내던지더니 카메라들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저, 저 미친 놈 또 시작이네.
“또 찍냐?”
“요즘 안 찍었잖아. 반찬 좀만들어야지.”
“도라이.”
카메라 세팅을 끝내고 침대로 돌아온 녀석은 살짝 살짝 키스해 왔다.
쪽쪽 소리가 나게 가벼운 키스를하다 혀를 넣어 점점 더 농밀한 키스를 하는 녀석.
“으음.”
머릿속으로는 이런 거 좋아하면 안 돼! 라고 경종을 울리지만 내 팔은 어느새 영철의 목을 감고 있었다.
급해보였던 것과는 달리 천천히 즐기던 키스를 잠시 멈추고 내 옷을 벗긴다.
벗기기 편하게 무의식적으로 엉덩이도 들어주고 팔도 들어주던 난 갑자기 머리를 아래로 누르는 손길에 녀석의 얼굴을 바라봤다.
“봉사 좀 해줘.”
“싫어!”
딱 잘라 싫어! 라고 말하는 것과는 반대로 어느새 내 눈은 녀석의 한껏 발기한 물건을 맛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큭큭.”
“내, 내가 하는 거 아냐! 몸이 또 멋대로……. 으, 아아아아 하-압.”
질색인 얼굴로 싫다는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맛있게 한 입 베어 물은 상태.
속에선 피눈물을 흘리지만 혀와 입은 츄릅츄릅 야한 소리를 내며 한껏 봉사하는 중이다.
“크으. 좋다.”
원망스런 눈으로 놈을 바라보지만 그런 내 눈빛을 놈은 즐거워 보이는 미소로 받아넘겼다.
입에 넣기에 버거운데도 불구하고 목 안쪽까지 이용해 물건을 빨아주는 중에도 머릿속은 수치심으로 가득 찬 상태. 아오! 아오! 아오!
“하읍. 츠르릅. 쯥.”
“으윽. 안 되겠다. 일단 빼봐.”
힘껏 봉사하던 내 입이 물건에서 떨어지자 드디어 짐승은 날 침대에 눕혀 진하게 키스를 하며 하반신을 단번에 밀어 넣었다.
“하으읏.”
고작 몇 시간 더 안 했을 뿐인데도 엄청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지는 짐승의 물건에 저릿한 고통을 동반한 강한 쾌감이 느껴지자 한숨 섞인 신음이 나왔다.
내심 진짜 24시간을 못 지켜 죽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어 초조했던 마음이 안을 파고드는 짐승의 물건에 안도감을 느꼈다.
“다음엔 어디 가면 꼭 데려가야겠다. 불안해서 살겠나 원.”
“나도 조금 불안했어. 아…응.”
대뜸 신나게 움직일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천천히 허리 짓하는 짐승의 움직임에 미약한 신음으로 받아들였다.
신음으로 인해 벌어진 입을 키스로 막은 짐승은 한동안 천천히 이 상황을 즐기는 듯싶더니 속도를 붙여갔다.
“하아. 흣. 흐읏. 그러고 보니 나 깜박하고 읏……어제랑 오늘 약 안 먹었는데. 밖에다…흐읏. 알았지?”
“그래?”
“어. 하읏. 이틀 빼먹어서 당분간은 콘돔 하자. 읏. 이번만 생으로 읏. 하고.”
이미 집어넣은 거 왠지 흐름을 깨기 싫어 밖에다 싸면 괜찮겠지 하고 가벼운 생각으로 말했으나 생각해보니 놈은 전적이 있는 놈이었다.
생으로 했을 경우 단 한 번도 밖에다 사정한 적이 없었다는 것.
“크윽!”
“자, 잠깐? 아흐으윽!”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신음을 흘리며 경직되는 짐승의 몸에 불안감을 느껴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뱃속에서 느껴지는 뜨겁운 기운에 자동적으로 신음을 흘리며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아- 미안. 갑자기 그 말 들었더니 조절이 안 됐어.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하-아. 하아- 에라이. 하루가 오랜만이냐?”
“어쩔 수 없지. 기왕 이렇게 된 거 이어서 하자.”
흘러내리는 대량의 정액을 휴지로 닦아낸 짐승은 내 몸을 뒤집어 2차전을 가졌다.
다만 2차전부터는 강약 조절 따윈 없이 강으로만 움직이는 통에 나만 죽어나가는 중.
“사, 살살. 응? 살사알! 아으으윽.”
“살살 하라면서 왜 아래는 조이는데?”
“내가 그러는, 윽. 아하-냐아앗!”
엉덩이를 쥐어짜며 강하게 부딪치는 하반신에 머리가 텅 비어갔다.
분명 괴롭고 아프다는 느낌은 있었다.하지만이 느낌조차 쾌감으로 바뀌는 것 때문에 내가 설정에 M을 집어넣었는지 진심으로 의심스러웠으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우으으. 읏. 아퍼.”
“아퍼?”
“아퍼. 근데 좋아. 으읏. 아픈데 좋…아. 아윽. 이상해. 으응.”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흐르며 신음을 흘리자 그런 날 보며 짐승 같은 신음과 함께 더욱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음란한 살 부딪침 소리와 두 남녀의 신음이 방 한가득 울린다.
기분이 붕 떠 눈앞에 사물이 흐릿하게 보일 때 짐승이 내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며 당긴다.
“꺄윽!”
“싼다!”
머리를 잡아당겨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내 비명에 맞춰 상체를 숙인 짐승은 내 귓가에 사정을 알리는 예고를 하더니 지금보다 더 강하게 움직였다.
“아……잠, 까-안. 으읏! 이번엔 바, 밖에엣.”
“이미 안에 쌌는데 뭘. 쌀게!”
“아, 안 돼! 왠지 안 될 것 같아앗!”
무언가 이번에 뱃속에 사정당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있는 힘을 쥐어짜 벗어났다.
“읏!”
겨우겨우 벗어나 등 위로 뿌려지는 뜨거운 액체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빠져나온 물건을 다시 내 여린 살 속으로 묻은 짐승은 경고하듯 귓가에 속삭였다.
“임신해.”
“으읏? 무슨…아, 안 돼엣.”
내 등에 뿌려 끝난 줄 알았지만 짐승의 사정은 끝나지 않았었다.
뱃속가득 느껴지는뜨거운 기운에 결국 조수를 뿜으며 침대에 쓰러진 난 방금 느꼈던 짐승의 무서운 울음이 떠올랐다.
‘임신이라니…….’
“하아. 좋아. 읏차.”
힘이 빠져 움직이지 못하는 날 다시 뒤돌려 침대에 뉘였다.
“망할…놈아. 하아. 임신은 무슨. 큰일 날 소리르으읏!”
“내거야. 넌.”
또다시 삽입을 하며허리를 움직이는 놈의 상태가 이상했다.
평소 보이지 않던 독점욕 가득한 말까지 하며 움직이는 통에 얘가 왜 이러나 싶으면서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아……아앗. 오늘…왜 그래?”
“넌 내거지? 응?”
“아, 알았으니까. 천천히. 으읏. 진짜 왜…그래애.”
지치지도 않고 찔러대는 짐승을 진정시키려 등을 토닥여줬지만 놈은 이제 내 팔을 양 손으로 그러모아 머리 위로 올려버리고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임신해.”
기승전임신.
이 새끼가 진짜 갑자기 돌았는지 무서운 표정으로 말해 조금 쫄았지만 다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미친……. 우웁!”
한바탕 욕한바가지를 쏟아내려는 내 입을 키스로 막아 열심히 움직이더니 또 다시 뱃속에서 울컥이며 한가득 사정한다.
“흐으으읏!”
머리가 녹는 느낌에 짐승을 힘껏 끌어안아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려는 찰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게임 클리어. 데스타임 해제. 앞으로는 관계를 가지지 않아도 사망하지 않습니다. 서큐버스 계획 완료.’
'이건 무슨…….'
갑작스럽게 들린 머릿속 울림을 영철이에게 알리려 했지만 내 정신은 점점 스러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