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화 〉9화. (10/46)



〈 10화 〉9화.

-요즘 우리 여신님 보는 낙으로 싼다
-미투
-근데 여신님 말고 남친도 쩔지않음?ㅋㅋ
-맞음ㅋㅋㅋ 정력 미친 거 같더라
-거기다가 요즘엔 고화질로 찍어주니 충성충성
-아...나도 여신님한테 자궁키스해서 질싸하고 싶다
-방금 따끈따끈한 신작 나왔는데 가서 보셈작살남
-지금 보면서 글 쓰는 중ㅋㅋㅋ 여신님 이제 체념한 거 같더라
-왜?
-최근 영상들 보면 질싸 그냥 받아줌ㅋㅋ
-아 맞음ㅋㅋㅋ남친 개부러움 얼굴도 개이쁠거 같던데
-모자이크 너머로 아름다움이 느껴짐
-초대남 한 번 안 하려나?
-나 같으면 그런 여자 절대 공유 안 할 듯ㅋㅋㅋ
-떽! 그런 여자일수록 널리 알려야 하거늘!
-ㅋㅋㅋㅋ아...근데 여신님 머꼴...


8월의 막바지를 향하고 있던 어느 금요일 핥짝넷 자유채팅방. 불금이라 그런지 11시쯤인데도 채팅이활발하다. 분명 VIP들만 사용하는데다 사이트특성상 많은 이용객이 없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많은 유저들이 채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제는 주로 ‘여신님.’ 바로 나다.
넷카마란 아이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날 넷카마님이라 부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주 핥짝넷 공인여신 수준.
뭐, 내가 보기에도 이 몸은 충분히 여신 소리를 들을 만하다.
하아-이게  내 몸뚱아리냐고오. 영철이가 죽고 못 사는 거 보면 나도 이 몸이랑 하면 진짜 좋을 텐데……. 에라이. 지금 그걸 생각하면 뭘 하겠나. 속만 타들어 가는 거지.

“뭐 하냐?”
“그냥 나는 이 몸을  즐긴다는 것에 한탄하는 중이다.”


침대에 다이빙 후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 씻고 나온 영철이 말을걸었다.


“음……그건 좀 안타깝네.”
“차라리 네가 변했으면 포지션이 바뀌었을 텐데.”
“낄낄.  경험 때 나보고 남자였던  생각하면  있냐고 물어본 놈이 잘도 바뀌었겠다.”
“가능.”
“뭐?”
“생각해보니 나도 네가 지금은 남자지만 이 몸으로 변한다 생각하면 씹가능.”
“푸하하하핫. 미친 새끼. 그럼 가능이니까 한 판 콜?”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위로 기어 올라와 가슴을 더듬는 새끼.


“악! 꺼져!”
“왜? 가능이라며.”
“아! 그건 네가 여자일 때 얘기고!”
“상관없어. 지금 내가 가능이니까.”
“히꺅! 죽는다아?!”
-퍽!
이제는  목에 진한 키스마크를 남기는 짐승의 대가리를 후려쳤다.

“아야.”
“빨리 내려와라잉? 내일 바다 가자며. 빨리 디비져 자. 오늘 실컷 했잖아. 나도 좀 살자.”
“오케이. 그럼 안기만 할게.”
“하아-그래라 그래.”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꼭 끌어안아  머리를 쓰다듬는 녀석의 손길에 편안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음 날.

“어휴……요새 어떤 사람이 바다에서 텐트치며 노냐?”
“여행의 참 맛을 모르네. 텐트야 말로 피서의 로망 아니냐?”
“군대 이후로는 텐트 칠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망할 놈.”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있었다. 아니, 텐트는 이미 완성됐고 배수로를 파는 중. 어디서 야삽 같은 건 구해 온 덕에 본격적으로 완벽한 주둔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와, 삽질 잘 하시네요?”
“네? 아…이정도야 뭐.”

한창 혼신의 배수로를 파고 있을 때  남자가 말을 걸었다. 영철의 대학동기이며 이번 커플여행 참가자 중 하나이다.

“원관. 너넨 텐트 다 쳤어?”
“우리도 배수로만 파면 돼. 그런데 예보에서는  온다는 말은 없던데.”
“대비지 대비. 우린 다 끝났으니까 너희 도와줄게”
“땡큐.”

이번 여행의 참가자는 나와 영철이까지 포함해서 6명. 총  커플이 참여했다. 문제는 전부 다 같은 대학이라 어색하다는 것.
그 결과로 남자들이 텐트를 마저 설치하고 여자들이 장을 보러 나온 지금 뭔가 소외감이 느껴 한 발자국 뒤에서 따라 걷는 중이다.
간간히 메뉴와 뭘 사갈 것인지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눈  빼면 별다른 대화가 없다.

“아영언니. 요리 잘 하세요?”
“자취 오래해서 그럭저럭 해요.”
“아~다행이다. 저랑 지현이는 요리는  못하거든요…….”
‘귀여웡.’


붉어진 볼을 긁적이며 말하는 우주.
그러니까 아까 원관이라 불린 최원관씨와 커플인 신우주씨는 아담한 키지만가슴만은 아담하지않으며 흑단같이 긴 생머리가 매력적인 여성이다. 상당히 귀염귀염한 외모 덕에 부끄럼타는 모습에 내 심장은 크리티컬 히트!

“야!그래도 난 김치볶음밥은 잘 하거든?”

그리고 옆에서 너와 같은 취급 하지 말라는  투정부리는 이 아가씨는 이지현씨. 앞서 우주씨가 강아지상이라면 이 아가씨는 고양이상이다.
우주씨가 누가 봐도 아담해 보이는 사이즈라면 지현씨는 한국 여자 평균 키는 되어 보였고 슬림한 체형. 둘의 모습은 상반되지만 공통점은 평균치를 많이 웃도는 외모라 아주 흐뭇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 해 주세요. 자랑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건 대충 먹을 만하게 나올 거예요.”

오랜만에 나누는 미녀들과의 대화에 오빠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둘은 동시에 외쳤다.

“해물 칼국수! x2”
“엥. 고기류가 아니라 칼국수요?”
“고기는 조금만 사가요. 메인 메뉴로 해물칼국수! 바닷가 왔는데 해물 잔뜩 들어간 칼국수 먹고 싶어요!”
“옳소! 피서 가서 매번 바비큐는 식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귀여운 것들. 여자들은 역시 먹는 거에 대해선 활발해지는 것 같다.  전 여친도 그랬거든. 앗, 아아……갑자기 씁쓸하네.


“그럼 고기는 이정도만 사고 칼국수 재료 사러 가죠.”
“네. 그리고 말 편하게 하세요. 저희보다 언니신데.”
“그래 그럼.”


역시 친해지기 위해선 먹는 걸로 유인하는 법이 최고다. 이렇게 바로 말을 터자고 하지 않는가?

“장 끝났다.”
“수고했어.”
“아가씨들이 해물 칼국수 먹고 싶다 그래서 해산물위주로 사 왔다. 그나저나 방금 오면서 생각났는데 어차피 게스트하우스 빌렸으면 비 왔을 때 거기서 자면 되는 거 아니었어?”

도착한 게스트하우스 냉장고에 재료를 차곡차곡 넣는 중에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자 영철이 말했다.

“폭우아니면 그냥 텐트에서 잘 건데?”
“……미쳤네 정말.”


도라이도 이런 상도라이가 없다.
아니, 다른 친구들도 다 배수로를 파고 대비를 했으니 전부 똑같다고 해야 할까? 게스트하우스도 빌렸으면서 왜 굳이 밖에서 텐트를 치는지도 모르겠다. 돈 아깝게.

“자자. 이제 준비도 끝났으니 물놀이나 하러 가자. 수영복 고고.”
“아, 잠깐 기다려봐 좀!”

내 저항에도 불구하고 텐트로 끌고  놈은 가방에서 검은색 비키니를 꺼내더니 내게 주었다.


“날보고 이걸 입으라고?”
“뭐 어때? 맨날 불특정 다수에게 야동도 찍어 올리는 중인데.”
“야이……그건 얼굴이  나왔잖냐! 그리고 현실에서 입고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거랑 익명으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거랑 같냐?!”
“그러면이거라도 위에 걸치던가. 어차피  수영복도 안 챙겨왔을  아냐?”
“당연하지. 대충 데님 핫팬츠랑 검정색 티만 입어도 충분한데.”

남자였을 때도 수영복이란 것을 입어본 적이 없기에 영철의 말대로 당연히 챙기지 않았다. 음…박스티라……. 흰색?


“야. 이러면  비치잖아.”
“괜찮아. 요즘 여자들은 다 비키니 입는다고. 게다가 여기 해수욕장사람 별로 없는 곳인 거 알잖아? 그리고 여름에 수영복 한 번쯤은 입어야지. 그거 입고 핥짝넷에 올려버려. 반응 쩔걸?”


그건 좀 땡긴다. 하긴 게임에서 지금한창수영복 이벤트를  때다. 그러면 나 역시 스크릿샷  찍어기념 하나쯤 남겨야 하지 않겠어?

“콜?”
“콜.”

놈의 건의를 받아들여 빠른 환복으로 수영복을 갈아입고 찰칵. 양 가슴부분을 모아주는 금빛의 링모양 장식물과 하의 양 쪽엔 끈비키니처럼 보이는 리본장식이 포인트인 수영복은 이 몸과 너무나도 어울렸다. 하악하악.

“쩌네. 그럼 이렇게도 한  찍어보자.”

떨어트릴 듯한 표정으로사진을 보고 있을 때 영철이 뒤로 다가와 한 손은 브라 안으로손을 넣어 주물렀고 다른 한 손으론 내 고개를 돌려 키스했다.


“음…….”

아…이거 너무 쉽게 받아들인 거 아냐? 요즘 이놈이 하는 스킨십 너무 잘 받아들이는 거 같은데.

“좋아. 잘 찍혔네.”


내 고개를 돌렸던 손으로 다시 폰을 들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러네.”
“바로 올릴까?”
“그러던가.”

요즘 내가 너무 데레데레한 상태인  같은 위기감이 들어 퉁명스레 답했다. 그런 날 빤히 바라보던 놈은 씨익 웃더니 폰을 내려놓곤 날 꽉 안으며 거칠게 키스했다.

“흐읍.”

입술과입술.
점막과 점막.
그리고설왕설래가 이루어져 츄릅 거리는 야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내 배엔 슬며시 뜨겁고 거대한 기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윽. 아무래도 발 빼야 할 거 같은데?”
“미친놈아. 그냥 애국가나 쳐 부르고 오세요.”


사각형의 수영복을 뚫을 기세로 껄떡대는 무서운 불기둥에 질겁한 서둘러 놈을 밀치고 템트 밖으로 나왔다.


“와! 언니 진짜 쩐다.”
“어? 많이 기다렸어?”

벌써 우리를 제외한 다른 커플들은 나와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고 내가 나오자 일제히 내게 시선이 꽂혔다.
윽, 급하게 나오느라 박스티를  챙겼다. 슬며시 가슴을 팔로 가리며 쭈뼛대자 우주와 지현이 양쪽에서 팔짱을 끼며 달라붙었다. 어엌. 코피 날 거 같아!


“자자. 가리지만말고 스트레칭부터 같이 해요.”

헤벌쭉 미소가 지어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며 준비운동을 마친  사람들이 한창 물놀이중인 해변으로 걸어갔다.
벌써  커플은 신나게 뛰어가 남자들은 여자들을 들쳐 파도 속으로 던져댔고 던져진 여자들은 꺅꺅 거리며 남자들에게 마구 물을뿌려댔다.

“좋네.”

뭔가 평화로운 기분에 파도치는 바닷물에 천천히 발을 담그며 영철이를 기다릴겸 천천히 해변가를 걸었다.
해운대나 대천해수욕장 같이 엄청난 인구 밀집도를 가지지 않은 자그마한 해변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던 갑자기 들리는 뜀박질 소리에 뒤를 돌아봤…….

“으겍!”
“으하하하! 여기서 멍하니 있지 말고 너도 들어가 버려!”

빠르게 날 어깨로 들이받아 들쳐 맨 짐승은 그대로 반동을 이용해 내가 발버둥 칠 새도 없이 저 멀리 바다 속으로 내던졌다.

-풍덩!

“아하하핫! 언니 겁나 날라갔어!”
“푸핫! 양영철! 그러다가 아영씨 죽겠다 인마! 푸하하핫!”

보통 인간이라면 날릴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으로 날려진 난 복수를 다짐하며 물에서 나왔다.

“야이 개자슥아!”

하지만 커플끼리 각자의 시간을 가지기 전 까지 난 이 멍청한 짐승새끼에게 이리저리 날려다니기만 했다.
그리고 이런 우리를 보며 바퀴벌레 두 쌍과 물놀이 하던 다른 사람들에게 잔뜩 사진을 찍혔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하아-하아-”

지치지도 않고 이리저리마구 날려대는 놈을 피해 한적하고 자그마한 바위섬으로 수영으로 도망쳐온 난 지칠 대로 지친 몸을 대자로 뉘여숨을 골랐다.
계속  PO물세례WER를 무시하고 이리저리 내동댕이치자 너무 약이 오른 나머지 마지막엔 잠수로 몰래 다가가 하의를 벗겨 망신을 주려 했다.
그러나 어떻게 알아챘는지 물속으로 불쑥 손을 뻗어  양 겨드랑이를 잡아 고양이 들 듯 들어


“물은 답을 알고있지. 캬하하하하!”

라며 담궜다 건졌다를 반복하다 다시 한  더 집어 던졌다. 결국 이대로 있다간 익사체로 발견 될 거 같아 내동댕이쳐진 시점에서 바로 빠져나와 이렇게 지친 심신을 달래는 중이다.

“낄낄. 어땠냐? 내 스페셜 물고문이.”
“하아-하아-닥쳐.”


언제 따라왔는지  옆 자리에 앉은 도라이는 낄낄대며 놀렸지만 너무 힘들어 대꾸할 힘도 없어 계속 숨쉬기 운동만 했다.

“여기 사람 없네.”
“하아-그러게.”
“많이 힘들어?”
“그래. 아주 죽겠다. 아주 힘이 장사라 좋으시겠소?”
“푸핫. 뭐, 그래도 오랜만에 애들처럼 노니까 좋네.”

하긴 마구마구 어린 애들처럼 날려져 존심이 상했지만 결국 놀이기구 타는 느낌이라 재밌긴 했었다. 마지막 물고문은 고통이었지만.


“뽀뽀.”


-촉.


“…아.”


녀석이 고개를 숙이며 뽀뽀라 말하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춘  이 몹쓸 몸뚱아리의 한심함에 어이없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푸흐흐. 자동이네.”
“시꺼.”


마음과는 달리 몸은 너무 저 녀석에게 길들여졌다. 이것도 설정인가? 싶었지만 내가 잘못 설정을 한 죄지 이 어여쁜 몸에 죄가 어디 있겠소.

“이거 봐라?”
“히익!”

내가 탄식을 내뱉고 있을 때 갑자기  손을이끌어 이것 보라며자신의 존슨씨와 악수시키는 녀석. 어느새 내 손에 자신의 우람한 존재감을 강력히 어필하는 존슨씨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기겁을 했다.


“하자.”
“우아아악!”


미쳐 도망갈 새도 없이 공주님 안기로 안은 짐승은 바다로 풍덩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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