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8화.
이제 너무 뜨거워 밖으로 나가기 싫은 계절. 너무 뜨거워 벌레도 죽는 요즘엔 에어컨 틀어놓고 방콕하는 것이 최고다.
매번 다니던 PC방 알바도 그만 둔 지금 집에서 컴퓨터를 하며 잉여짓 하는 최고의 피서를 만끽중.
아, PC방 알바 하니 말하는 건데 내가 알바를 그만 둔 후 매출이 뚝뚝 떨어진 거 같더라. 안 그래도 주변 경쟁 PC방도 훈남훈녀 알바들로 경쟁력을 키우던 중 나까지 그만두니 평소에도 경쟁력이 그닥 좋지 않은 가게인지라 매출 떨어지는 건 순식간인 듯 했다.
쯧쯧 역시 가게에 관심을 안 가지는 사장은 노답이다. 여자로 변하고 나서도 한 번도 못 본 사장이니 말 다했지.
내 말을 좀 들어줬으면 나도 그만 둘 생각은 없었지만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 그만 둬야지 별 수 있나? 그래도 인수인계와 내 대신 들어오는 다른 알바생을 위해 많이 도와줬으니 내 할 일은 다 했다.
‘음……그나저나 이제 뭘로 돈 벌지?’
막상 그만두니 백수짓해서 좋긴 한데 모아둔 돈이 얼마 없기에 걱정이 됐다.
영철인 언제는 아직 학생인데다 직장도 못 잡아 무슨 결혼이냐고 했던 놈이 맨날 지한테 시집오면 다 해결된다고 뻘소리나하는 중이라 도움이 안 되고 가끔씩 들리는 영철이의 어머니도 지금 미리 결혼하는 것이 어떠냐고 매번 묻는 중이시다.
거기다 이번 주말에 영철이의 본가로 가 아저씨까지 뵙기로 했기에 심란한 기분.
“으어어어-도대체 어쩌란 말이오-”
침대에서밍기적 거리며 하는 외침이 공허하다. 하-이렇게심란하게 있을 수는 없다. 이럴땐 어쩔 수 없이 매번 들어가던 핥짝넷에 접속해서 이 몸이랑 다른 여자들 알몸 덕질로 스트레스를 풀 수밖……에!
“우효옷! 님들 하이룽!”
빠르게 타닥거리며 타자를 쳤다. 핥짝넷에 최근 도입 된 vip채팅 시스템으로 활동을 왕성히 하거나 인기도가 높은 유저들만이 이용 가능했다. 어쨌든 평일 한 낮인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접속자가 있었고 내 인사에 고요했던 채팅창이 활발해졌다.
‘흐흐……우민들아. 날 경배하그라.’
인사 한번 박았을 뿐인데 인원수에 비해 빨리 올라오는 채팅. 매번 일용할 양식을 줘서 고맙다는 것부터 시작해 운동남 드립과 질 낮은 섹드립이 올라왔다.
사이트가 사이트인지라 여자보다는 남자가 훨씬 많았기에 나 말고도 여자유저가 들어오면 이렇게 반겨주기 일쑤지만 나는 섹드립 정도는 카운터도 치며 즐겁게 받아주기에 더욱 인기가 많은 편. 플러스로 보정 없는 사진과 영상으로 핥짝넷 공인여신이다.
아……여왕벌과 넷카마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담뿍하며 나, 혹은 영철이가 올린 게시물과 따로 창을 더 띄워 다른 여성들의 게시물도 번갈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여성의 몸 너무 아름다워!’
물론 내 이상향이 잔뜩 담긴 이 몸이 최고였지만 핥짝넷은 도대체 어디서 이런 어여쁜 치녀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몸매미인들이 엄청 많았다.
얼굴이야 다들 가리니까 많이 보여 봐야 입술까지라 얼굴까지 미녀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저렇게 관리 잘 하는 아름다운 치녀들이 미녀가 아닐 리 없다.
하지만 내게시글 중에서도 이런 미녀들, 혹은 그녀들의 남자들이 올린 게시글들 보다 유독 조회수와댓글이 많은 것이 있다.
바로 나와 짐승새끼의 섹스영상.
그 중에서도 최고 조회수는 지난 극장에서의 영상으로 미처 찍는지도 몰랐는데 어느새 얼굴 모자이크까지 편집해서 올렸더라.
그 이후로는 매번 관계를 맺을 때마다 재미들렸는지 아예 고성능 디카 여러 대로 촬영 중이다.
처음엔 엄청 반대했지만 게시글 반응과 나 혼자 있을 때 쓸 만한 반찬으로 괜찮아서 지금은 나도 포기.
물론 글삭도 생각해봤다.
그러나 삭제하려면 올렸을 때 적은 비밀번호가 필요해 지우지도 못해서 망.
게다가 어차피 내 계정으로 못 올렸으면 자기 계정을 파서 올렸을 위인이라 이제는 나도 될 대로 되라는심정이다.
[하악하악여왕님]
헉헉 넷카마님 신작 언제 올라오나요?
한참 내 영상들과 다른 여자들 영상 정주행 하고 있을 때 띵동 거리며 1:1메시지함에 불이 들어와 확인하자 저런 내용의 질문이 올라 와 있었다.
하악하악여왕님.
언제부턴가 저런 아이디로 내게 매번 메시지를 주는 유저로 안 그래도 유명세를 타던 날 더 유명하게 만든 사람이다.
뭘로 유명하게 됐냐고? 무려 극장에서 한창 일을 볼 때 다른 양변기 칸에 숨어들어 우리들의 정사를 녹음해 인증했던 사람이다.
그때 글 제목이 ‘지금 베스트 화장실 정사 영상 같은 화장실 썼던 사람’이라는 제목의 어그로글이었다.
호기심에 들어가 봤더니 하나의 영상이 있었는데 내용은 나와 짐승의 속삭임과 정사로 인한 살 부딪히는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리는 소리에 맞춰 자위행위를 하는 영상이었고, 밑에는 후기로 덕분에 즐딸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내 얼굴까지 봤다며 내 외모를 찬양하는 글도 첨부했었다.
사람들은 그의 영상과 영철이 올린 영상의 소리를 비교해보며 토론(…)까지 해댔고 진짜란 사실이 밝혀지자 댓글이 폭발.
순간 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딱히 내게 협박용 메시지가 날아오는 것도 아니고 매일 저런 신작의 유무만 질문 중이었기에 적당히 상대만 해주는 중이다.
[넷카마]
글쎄요 영상은 제가 안올리고 남자친구가 올려서 잘 모르겠네요
내가 남자친구라는 글을 쓰자 뭔가 온 몸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지만 따로 지칭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저렇게 대꾸했다.
그리고 언제나와 같이 더 이상의 답글은 없다.
진짜 뭐하는 사람이지? 뭐, 어쨌든 한참 여체탐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어느새 6시가 되어가자 저녁을 하기 위해 부엌으로 출동.
알바를그만 둔 후 오늘처럼 심하게 덥지 않으면 점심에는 시내 유명 맛집을 떠돌며 식사해결 겸 레시피확보를 하러 돌아다닌 덕에 식탁 메뉴는 매번 풍성해질 수 있었다.
남자였을 적에는 요리란 것에 별 감흥이 없었지만 요즘에는 내가 만들고자 하면 뭐든지 재료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지고 심지어 더 맛있어질만한 레시피까지 머릿속에 마구마구 떠오르니 요리 할 맛이 났다.
이런 설정 부여한 과거의 나 칭찬해! 설정만세! 봐봐! 이렇게 딴 생각을 하는 와중에 세팅이 끝났어!
“오오……굉장한 내 능력이 넘모 무섭다!”
어느새 영철이가 집에 왔을 때 익히기만 하면 완성 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가 끝나자 무서운 내 요리실력의 힘에 취했다.
“오빠 왔다!”
한참을 자아도취에 빠져 있을 때 문이 열리고 도착한 영철. 난 ‘오냐.’ 라며 답해준 후 씻고 오라는 말과 함께 요리를 마저 시작했다.
떡갈비도 지지고 아까 올렸던 국의 불도 줄이고 얼마 전에 아주머니랑 같이 만들었던 김치와 나물 같은 밑반찬도 꺼냈다.
그렇게 얼마간 지지고 볶은 다음 완성된 요리들을 접시와 그릇에 맛깔스럽게 담아 식탁에 차린 후 핸드폰으로 찰칵. 핥짝넷에 있는 자랑 게시판에 올린다.
그러자 또 내 남자친구로 알려진 영철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 부러워 죽겠다, 커플은 죽창이 답이다! 등등 신세한탄과 부러움이 가득한 댓글들이 수없이 달린다. 그리고 난 그걸 보며 우월감에 도취되지.
“나르시스트.”
“커흠. 흠. 왔으면 말을 하지. 빨리 밥 먹자.”
어느새 씻고 왔는지 내가 핸드폰으로 댓글확인을 하며 실실 웃는 것에 태클을 걸었다.
“참, 대학교 지금 방학 아니던가?”
“방학이지.”
“근데 맨날 어디 가는 거?”
문뜩 방학시즌이 한창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이 더운 날에도 외출을 하던 녀석이 떠올라 무의식적으로 떡갈비를 잘라 밥에 얹어주며 묻자 녀석은 떡갈비가 올려 진 밥을 꿀떡 씹어 삼킨 후 말했다.
“내가 말 안했나? 올해 졸업이라 아빠 회사 인턴으로 들어갔잖아. 그래서 매일 정장 차림으로 나간 거고.”
“엑. 너 샐러리맨은 죽어도 싫다며? 프리랜서로 먹고 살 거라더니. 게다가 지금 학교 전공 시디(시각디자인) 아니었어?”
“광고마케팅부인데 뭐.”
말을 끝내고 내게 또 밥이 올라간 수저를 내밀어 이번에도 자연스레 남은 떡갈비를 올려주자 또 꿀떡 씹어 삼키는 녀석을 보며 다시 물었다.
“난 네 아버지 뒷배경으로 막 회사 높은 직급으로 낙하산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갑네.”
“요즘 때가 어느 땐데 낙하산이냐? 낙하산 얘기했으면 나 아빠한테 맞아죽었다. 지금 사내직원들 우리 아빠가 회장인지도 몰라. 알려지면 골 아프다.”
“네가 너희 아버지 회장이라 하니까 재벌집 아들내미로 보이긴 하네. 너네 가족 분위기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평소엔 전혀 안 그래 보이거든.”
“대학 생활 하는 동안에도 아무도 몰랐잖아. 괜히 그런 거 알려지면 피곤하기만 하다. 암튼 한 그릇 더 줘.”
“오냐.”
어느새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또 한 그릇 담아가 이것저것 잘 집어먹는 녀석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난 갑자기 충격을 먹었다.
‘갓뎀……이거 완전 신혼 아냐? 뭐가 좋다고 실실 웃는거냐 나!’
머리를 쥐어뜯으며 생쇼를 하자 밥을 먹던 영철이 뭔 뻘짓이냐며 물어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변한 난 우울한 기색으로 식사를 끝냈다. 내 정신은 남자다! 아무리 매일 메차쿠차 당하지만 그건 단지 죽지 않기 위한 행위일 뿐!
“뭐하냐?”
“우와아아아악!”
무의식 적으로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까지 마친 난 어느새 알몸으로 날 공주님 안기로 안은 채 침실로 데려가는 짐승의 모습에 비명을 질렀다.
“야, 나 아직 안 씻었어!”
“넌 안 씻어도 돼. 지금도 향기만 잔뜩 나는데 뭘.”
언제 양치까지 하고 왔는지 상쾌한 맛이 나는 키스를 선사하며 짐승이 말했다.
“웁. 야야, 으아아아아아아”
재빨리 키스를 벗어나기 무섭게 침대에 휙 내던져진 난 오늘도 우뚝 선 존슨씨를 보며 퍼렇게 질려갔다.
“버, 벌써 자기엔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니?”
“그러니까 잠들 때까지 하면 되지.”
“하, 하긴 뭘 해?!”
“뭐 하긴 섹스지 섹스. 이제 슬슬 적응 할 때도 됐잖아?”
“적응은 무슨……야! 야! 꺅!”
여름인데다 집이라 남자였을 적 입었던 박스티와 팬티 하나만 입고 있었던 난 저항할 틈도 없이 팬티가 벗겨져 짐승의 양 어깨에 다리를 얹어 놓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야, 거기 더, 더러워!”
“더럽긴 뭘. 알잖아? 너 여기 엄청 깨끗한 거. 내가 비위가 약해도 네 몸은 구석구석 다 핥아 줄 수 있어. 물론 뒷구멍도.”
“미, 미친놈아!”
듣는 사람 얼굴이 시뻘개질 대사를 마구 내뱉는 녀석의 태도에 오늘도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체념한다. 언제부턴가 전희에 맛 들렸는지 온 몸을 물고 빨고 난리도 아니다.
거기에 이 미친놈이 언제 비위가 약했던 것 마냥 내 소중한 계곡과 뒷문을 사정없이 맛있다고 빨아대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
“네 물 엄청 새콤달콤해. 오렌지 같다.”
“다, 닥쳐!”
아주 맛감평까지 해대는 녀석의 모습에 이제 얼굴뿐만 아니라 귀는 물론 온 몸이 불타듯 발갛게 익었을 것이다.
“나 진짜 너 아니었으면 어찌 살았나 모르겠다.”
음……예전에도 들었지만 냄새에 민감한 체질로 인해 본방에 들어가면 수그러들어 강제 인간콘돔이 됐었다는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조금 안쓰럽긴 했다. 허나 지금 저 모습을 보면 그게 진짜일까?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건 아니지 않나?
“좋아. 이제 충분한 것 같으니 본방 시작할까?”
아래에서 한참을 머물다 배, 가슴 목덜미까지 쭈욱 키스로드를 만들던 녀석은 얼굴을 가리는 내 양손을 위로 그러쥐어 올리더니 단숨에 아랫도리를 붙여왔다.
“하윽!”
여전히 처음 들어오면 느껴지는 약간의 고통과 숨 막힘에 헉소리를 내뱉은 내 입을 이때다 싶은 듯 자신의 입술로 거칠게 덮으며 천천히 방아질을 하기 시작했다.
“흐읍. 으응. 흑.”
요즘엔 여유를 느끼는지 천천히 움직이는 덕에 이전만큼 스타트가 고통스럽진 않았지만 반대로 첨단까지 뺐다 안쪽 문에 노크를 할 때까지 천천히 가득 집어넣는 통에 그 느낌이 생생히 잘 다른 의미로 죽을 것 같았다.
“흐으으읏!”
“벌써 갔어?”
“모, 몰라! 흑!”
이렇게 별로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가버리는 것 때문에 창피해 죽을 것 같았다. 남자였을 때 조루소리는 결코 들어보지 못했는데 왜!
“으윽. 너 갈 때마다 느끼지만 엄청 조여.”
“쿨쩍. 닥쳐.”
창피함에 저절로 눈물이 터져 훌쩍이며 감상 따위 듣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우. 귀여운 놈. 안 되겠다. 들박 가야겠다.”
“어? 아, 안 돼! 그 자세 힘들어!”
“뭐가 힘들어? 맨날 할 때보면 좋아 죽으려 그러던데.”
“좋아 죽는게 아니라 그냥 죽을 거겠지! 너무 깊이 들어온……헤으윽!”
미처 저항하기도 전에 번쩍 들어 순식간에 꽂아 넣는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녀석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크으……좋다.”
“헤으으…….”
좋다고 말하는 녀석과 달리 난 진짜로 죽을 것 같다. 자세가 자세인지라 너무 깊숙이 들어와 안쪽 문을 뚫고 들어올 것 같아 되도록 피했으면 하는 체위다. 덧붙여 속도까지 붙이면…….
“흐윽. 헥. 하아으으으윽. 힉.”
지금처럼 녀석에 달라붙은 채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노크를 견뎌낼 수밖에 없다. 이걸 포루치오라고 하던가?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위험한 행위지만 모든 성행위에 최적화 된 이 몸은 위험하긴 커녕 살짝 느껴지는 고통도 무시할 정도로 강한 오르가즘을 선사한다. 힉. 또 가버려……!
“으흐으으읏!”
“큭. 나도…!”
내가 몸을 떨며 안기자 녀석은 다시 날 침대에 눕히더니 허리와 가슴을 터질 듯 쥐곤 강하게 입술을 부딪치며 내 안에 뜨겁고 끈적이는 기운을 내뿜었다. 아기방 가득히 퍼지는 파정의 기운에 진한 여운을 느끼는 것도 잠시 짐승은 날 돌아 눕혀 엉덩이를 들게 하고 다시 강하게 부딪혀왔다.
“헥. 헤엑. 흑.”
이불을 그러쥐며 또 느껴지는 강한 쾌감을 애써 그렁거리는 눈물에 흘려보내고 싶지만 빠르고 깊게 안쪽을 긁어대는 통에 헤퍼진 몸은 또 한 번 떨어대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짐승은 내가 몸을 추스릴 틈도 없이 양 팔을 말의 고삐처럼 잡아 계속해서 강하게 부딪혀왔다. 그렇게 방 안엔 살과 살이 부딪혀 음란하게 찰박이는 소리와 가여운 내 신음소리만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