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화 〉4화. (5/46)



〈 5화 〉4화.

“으음…….”

지나치게 몸이 늘어지는 아침. 얕은 신음을 흘리며 침대에서 일어난 나는 곧 온 몸에 느껴지는 근육통에 지난밤을 떠올렸다.

“아앙-! 꺄앙! 이, 이제 그마아아안!”
“좋아 죽겠지?”
“응! 응! 좋아! 좋으니까 이제 그만! 아응!”
‘갓뎀…….’


내가 저런 신음을 내뱉었다니……달아오르는 얼굴을 애써 마른세수로 감추며 온갖 체액으로 범벅돼 말라붙은 몸을 씻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참, 이불도 빨아야지.”


엉망진창이  이불과 침대보도 꺼내 세탁기에 넣은  화장실로  샤워를 시작.

“으어어어어 좋~다~”


따뜻한 물이 감싸며 몸을 따라 흘러내리자 절로 아저씨 같은 감탄사가 나왔다. 언제나 느끼지만 뜨신물은 마약이다 마약. 그렇게  오래 시간 샤워를 즐기고 나온 나는 대충 밥을 차려먹은 다음 청소와 함께 세탁이 끝난 빨래를 널어 집안일을 마무리했다.

“음……설정 대단해. 가사일 마스터가 됐어.”

뭔가 점점 가정적이게 되는 것에 묘한 기분을 느꼈지만 어차피 집을 공짜로 내주는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치부하며 오늘도 내 캐릭터를 찬양하는 우민들을 보기위해 사이트에 접속했다.
접속하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쪽지통과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이 날 맞이한다.
헌데 오늘은 평소보다도 훨씬 많은 알림에 나는 궁금함을 느끼며 알림을 클릭했다.

“응? 동영상?  아직 동영상 올린 적 없는데?”


촬영은 했지만 아직 올리진 않았기에 쪽지들의 내용에 의문을 가졌던 나는  아이디를 검색했다.


[부럽냐? 내 여자다][341]

???? 분명 내 아이디는 맞긴 한데 전혀 내가 쓴 기억이 없는 게시글. 게다가 평소 50~100개 정도의 댓글과는 달리 300개가 넘는 댓글 수. 순간 엄청나게 불안한 느낌에 해당 게시글을 클릭했다.


[여자친구가 여기 이용 하길래 너희들 위해서 내가 딸감 가져왔다 즐딸]

내용은 짧은  마디. 하지만 거기에 딸린 영상은…….

“하앗……쥭을거 가타. 흐윽. 응? 그, 그만하자.”
“죽을거 같아?”
“응. 응! 하앗! 큭.”
“알았어. 그럼 안에 쌀게? 싼다?”
“으이잉. 이제 그만싸. 임신 무섭단 말야. 흐윽. 흣.”
“오늘만 쌀게? 싼다! 싼다! 쌀게!”
“아, 안됏! 흐윽! 꺄으으으읏!”

내가 신음을 내지르며 발버둥치자 한 팔로는 내 뒷목을 다른 한 팔로는  허리를 강하게 감싸 안으며 하얀 엉덩이를 터질 듯 쥔 짐승 한 마리가 자신의 하반신을 핑크빛으로 번들거리는 내 계곡에 잔뜩 밀어 넣고 있었다.


“크윽! 조인다.”
“아흐으읏. 시, 싫어어. 빼줘. 오늘 몇 번째야.”
“어차피 한 번 쌌으니 몇 번을 싸도 똑같잖아?”
“나쁜 새끼.”
“후우……왠지  먹으니까 또 꼴린다.”
“뭐?! 그, 그마안! 이제 그만! 이러다 진짜 죽겠……흐으으윽!”


내 신음을 마지막으로 끊긴 동영상. 약 3분정도의 짧은 영상은 내가 봐도 엄청나게흥분됐다. 물론 영상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었다면 말이지.

“이 망할 새끼가?!”


올라오는 흥분감을 삭히고 급히 핸드폰을 들어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왜.]
“이 눔 시끼야!  영상 뭐야?!”
[윽. 좀 조용히 말해봐.  수업 끝나고 친구들이랑 밥 먹는 중이다.]
“후우……망할 놈아 이 영상 언제 찍은겨?!”


주위에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인지 잠시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말이 들린 후 조그마하게 속삭였다.


[어제 너랑 쇼파에서 하고 침대로 옮겨서 또 했을 때. 찍었지.]
“아오! 죽을래?!”
[큭큭. 어때? 반응 좋지?]
“반응이 문제가 아니라…….”
[어차피 너도 노출 사진 찍으며 즐기고 있었잖아?]
“…….”
[거기에 댓글 봐봐. 장난 아닐걸? 네가 만든 커마 찬양하고 장난 아니더라.]
“그, 그래?”
[엉. 나도 다시   봤는데 진짜 목소리까지  쩔더라. 나도 이런데 그저 손가락만빠는 애들은 어쩌겠냐? 아무리 봐도 커마 짱인 듯.]
“아무튼 다음에  이렇게 몰래 찍으면 죽는다?!”
[그려그려. 아무튼 댓글 한 번 봐봐. 난 그럼 밥 먹으러 간다. 친구들이 불러. 넌 밥 먹었어?]
“나야  챙겨 먹었지.”
[그래. 그럼 이따 보자.]
“어? 어어. 수업 열심히 해라.”

끊어진 전화. 음……뭔가 좀 설득 당한 거 같은데? 어쨌든 반응이 궁금하니까 한 번 댓글을 볼까?

-씨발  부럽다아아아앜!!!
-커플 나가 뒤져라
-커플이 문제임? 나에게 이런 일용할 양식을 주어서 감사! 압도적 감사!
-매일 조금씩 노출 사진 올리던  여신님 맞지?
-와 핑보 지린다 저거 물고 있는 거 보소
-남자도 몸이랑 좆 지리네 여신님 죽겠다
-목소리 개꼴린다 대화내용 지리넼ㅋㅋㅋ
-제발 운동남입니다 남자친구만큼 물건도 크고 정력 지립니다 쪽지 확인좀요!
-아...슈ㅣ벌 부럽 근데 이거 소장각 아니냨ㅋㅋ
-이거 벌써 저화질로 포르노펍에서 돌아다님ㅋㅋㅋㅋ
-ㅋㅋㅋ국격상승 지리고욬ㅋㅋ
-양키애들 이름 물어보고 난리더라 쪽바리랑 짱깨들이 서로 지네 나라 여자라고 구라쳐서  KOREAN 이라고 외쳐줬다
-ㅋㅋㅋㅋㅋㅋㅋ국위선양보솤ㅋㅋㅋ
-이 미친놈들ㅋㅋㅋㅋ
-아...근데 진짜 몸매 지린다 얼굴도 이쁘겠지?
-예전 사진들 보면 입술까지는 나왔는데 거기까지만 봐도 아름다움이 느껴짐 레알 여신님 임
-강제질싸 ㅗㅜㅑ...야애니 보는 거 같넼ㅋㅋㅋ

“…….”

반응이 좋긴 좋다.


‘뭐, 얼굴도  찍혔으니 괜찮…겠지?’

얼굴이 안 보이니 저걸 찍은 사람이 나인지 누가 알겠는가? 음……근데꼴리긴 하네. 아까도 말했듯이 나라는 생각을 안 한다면 말이다!

“알바 갈 준비나 하자.”


뭔가 흥분이 식어버린 나는 느릿느릿 옷을 챙겨 입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에 흰색 나시와 검은색 핫팬츠를 입은 나는 거울을 보며 감상했다.

‘음. 좋아.’

-찰칵.


가볍게 사진 한 방 찍어주고 집을 나온 난 버스를 타고 출발해 몇 분 후 피시방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도 슬쩍슬쩍 가슴을 엿보며 내게 인사를 건네는 형님. 만약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다면 귀싸대기 맞았을지도 모른다.

‘형님. 너무 티나요…….’

동정 티가……어쨌든 찐득하게 느껴지는 시선을 무시하고 정산을 마친 나는 오늘도 알바생활을 스타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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