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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프롤로그
사와자카라는 마을을 알고 있는가?
사와자카마을은 관동지방 미야마현에 위치한 작은 산골마을이다.
작은 산골마을이라고는 해도 일본에서 제일 북적거린다는 도쿄에서 기차 두시간만 타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일뿐더러
지역의 영산인 센류인산 근처에 일본에서 첫째, 둘째를 따지는 거대한 휴양촌이 형성되어 있어서 늘 타도시의 사람들이 휴양을 위해 찾아오거나 혹은 학생들이 수련활동을 위해 찾아오는 정적과는 거리가 먼 마을이다.
이 사와자카의 수 많은 휴양촌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을 뽑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세이렌 종합휴양지를 떠올릴것이다.
아니 애초에 사와자카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세이렌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고할 정도로 꽤나 지명도가 있는 휴양지이다.
뭐 문제는 그 지명도만큼 규모가 큰 곳은 아니라는 것이지만.
분명히 센류인산 부근에서는 제일가는 규모의 휴양지이지만 어디까지나 조금 더 큰 수준이지 몇 배나 큰것은 아니다.
그 덕에 가끔 수용가능인원의 몇 배가 넘는 인원의 단체예약이 들어오는 해프닝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아무튼
내가 이렇게 세이렌 종합휴양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오늘부터 그곳에서 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뭔가 이쪽 방면으로 특별한 비전을 가지고 있냐고 한다면...
사실 딱히 없었다. 편하게 먹고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을뿐.
딱히 어렸을때부터 하고싶었던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을뿐더러
뭔가 다른 편안한 직장을 생각해보기에는 그다지 좋은 대학을 나온것도 아니니까...
그런 얼렁뚱땅인 생각으로 이런 직종에 취직을 해야지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 '었' 다.
계기는 간단했다.
그쪽 방면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자격증을 준비해야한다는 교수님의 조언을 듣고 그날 바로 관련 학원에 등록했다.
그리고 몇번째인가 강의를 들으러 갔었을때였다.
그 날의 주제는 '이 직종의 서비스맨이 해서는 안 되는 일'
강의내내, 손님의 물건을 훔치지말라등의 이야기를 하길래
뭐 당연한것들이지 않은가라고 설렁설렁듣고 있었다.
(아, 참 돈벌기 쉽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가.
손님에게 손대지 말라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리털이 쭈뼛하는 듯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는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해보고싶다'라는 감정
무기력하게 남이 시키는 것만을 해오며 살아왔던 내가 처음으로 자의로 무언인가 해보고 싶다는 감정을 느낀것이다.
'손님을 범해 나의것으로 만든다.'
그날부터 나는 강의에도 성실히 참석하고 교수와도 좋은 관계를 다져 높은 성적으로 커리큘럼을 완수했고
세이렌 종합휴양지라는 경쟁률이 높은 곳에 취직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1차적인 조건은 클리어했다.
남은 것은 더 구체적이고 안전한 계획을 세워,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고싶다.'라고 생각한 것을 이룰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