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를 먹고 싶어-18화 (18/86)

18화

밥이 아니더라도 이미 손가락으로 절정의 맛을 여러 번 본 밀지는 좀 더 짙은 쾌감을 요구하고 있었다. 종족의 본능에 충실하듯 나는 바지를 벗고 있는 에드아르의 손 위에 내 손을 덧대었다.

내 손이 올라가는 순간 놀란 듯한 눈길이 닿았지만 난 천천히 그를 도와 바지를 반쯤 벗기고 그의 성기가 속옷 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와주었다. 본능에 충실한 게 뭐 어때서? 더군다나 난 번식의 욕구가 생존의 욕구와도 직결된 일이었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몸으로 다시 태어난 이상 밉든 싫든 내 몸이었다. 나는 천천히 눈을 아래로 미끄러트렸다. 생각보다 대물에 잠시 머뭇거리긴 했지만 그의 어깨를 지침대 삼아 천천히 내 쪽으로 이끌었다.

애피타이저까지 착실하게 먹어왔는데 역시 메인 디쉬를 먹지 않는 건 말이 안 되는 법이지. 나는 입술을 살짝 벌려 그를 재촉했다. 살짝 벌린 다리 사이로 그를 끌어당겼다.

“에드아르…….”

내 물기 어린 말이 그의 귓가에 닿자마자 그는 입구에 자신의 것을 맞추고선 천천히 집어넣기 시작했다.

손가락과는 비교할 수 없는 꽉 찬 감각이 온몸을 소용돌이치듯이 휩쓸자 나는 허리를 천천히 휘기 시작했다. 아직은 관계에 적응하지 못해 뻣뻣한 안에 그의 것이 끝까지 삽입되자 나는 탄성을 내지르듯 한숨을 쉬었다.

후아, 잘 먹겠습니다.

배부름이 가미된 미소는 그 누구도 모르게 살포시 띄워졌다.

어깨를 붙잡는 손에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갔다. 포만감도 잠시, 첫 경험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겨우 두 번째일 뿐이었다. 아직 적응되지 못한 미성숙한 몸은 깊숙이 들어온 그의 것을 버거워하고 있었다.

으으. 그의 것이 큰 건가……?

그의 것을 보다 쉽게 받아내기 위해 그렇게 물을 잔뜩 흘렸음에도 불구하고 명치까지 가득 찬 것만 같았다. 생각보다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격정에 처음으로 쾌락보다는 아픔에 버거워 신음을 내뱉었다.

“하읏…….”

“……아픈가?”

한숨을 내쉰 에드아르가 내게 천천히 물었다. 아프냐고? 응. 아파. 크기 조금만 줄여 주지 않겠어? 할 수만 있다면 이 말을 입 밖으로 내밀어 그의 것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바랐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 괜히 산통이나 깨어 상황 어정쩡하게 만드는 것보단 빨리 이 만찬을 양껏 먹고 가는 것이 나았다.

에드아르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신음을 흘렸던 입술을 떼어 내었다. 저도 모르게 눈가에 맺힌 눈물과 함께 그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에 어려진 지독한 욕정은 자신의 움직임을 간신히 제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전…… 괜찮아요.”

자신 멋대로 하는 행동과는 달리 이런 은근한 곳에서 배려를 베풀어 주는 그가 조금은 다르게 보였다. 그 때문이었을까. 조금이나마 괜찮게 보이기 위해 그를 향해 싱긋 웃어 주었다. 눈을 반달로 접어 웃는 순간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뺨을 타고 떨어졌다.

“젠장…… 비시아, 넌 정말이지…….”

어? 어어?

내 얼굴을 보던 그의 몸이 흠칫, 하고 딱딱하게 굳어지더니 고개를 숙였다. 다급하게 내 입술을 다시 찾는 동시에 내 몸 안에서 아무런 짓도 안 하고 있던 그의 것이 서서히 더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잠깐만? 저기요?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

허리라도 한 번 흔들었더라면 이해라도 할 수 있지. 얌전히 있는데 돌연 급변하는 그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안 그래도 크다고 느꼈던 그의 것이 가만히 있는 안에서 더욱 부피를 불리고 있다는 사실에 순간적으로 두렵게 느껴졌다.

고른 이를 두드리고서 당황해 아무 움직임도 못하는 내 혀를 강렬하게 이끌어가는 그의 행동이 아까와는 달리 제어가 느껴지지 않았다. 뺨과 엉덩이를 잡은 손에 힘이 점점 거세어지고 있었다.

내가 적응할 수 있을 때까지 마냥 기다려 줄 것 같던 그의 것이 서로의 타액을 삼키는 것을 시발점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직 아파하는 날 의식하듯이 뭉근한 움직임이었지만 세상을 뒤집어 놓는 감각에 다급하게 입술을 떼어내었다. 차오르는 신음에 그의 입과 제대로 마주할 수가 없었다.

제대로 삼키지 못한 타액이 입가에 길게 여운처럼 남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손을 움직여 그것을 훔칠 수가 없었다. 뒤로 빼내었던 그의 허리가 다시 한번 더 끝까지 안으로 파고들었다.

한두 번 안에서 움직이던 그의 것이 천천히 자신만의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안으로 파고들기 위해 무작정 허리를 내질렀던 처음과는 달리 아까 찾아내었던 극점을 다시 파고들기도 했다.

꼭 닫혀 있었던 내벽을 강제로 열었던 처음만 아팠던 것이지 어느 정도 문지르는 마찰에 익숙해지고 나자 그 어떤 것도 비교할 수 없는 강렬한 자극이 날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핫, 아, 아아!”

내가 느끼는 곳을 잘도 찾아내어 문지르듯 박는 그의 행동에 입을 정갈하게 둘 수가 없었다. 인내하듯이 이를 앙다물어 견뎌내다가도 머릿속이 번쩍하는 감각에 입을 벌려 신음을 부르짖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이 제일 감당하기 어렵기도, 좋기도 했다. 온몸의 신경이 열꽃이 피듯이 화드득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을, 배부른 만족감까지 들며 눈을 세게 감아 내렸다.

몸에 일어나는 쾌락에 정신없이 손으로 붙잡을 것을 찾으면서도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비에 젖어 가뜩이나 미끄러워진 그의 옷 덕분에 목에 걸친 손이 자꾸만 떨어져 나갔다.

“핫, 아아, 에드, 아르……!”

잠깐만 이 자식아!

아슬아슬하게 그의 몸에 걸쳐있는 몸은 자꾸만 미끄러지며 그의 품 안에서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를 반복했다. 두 다리로 지탱하려고 시도했지만 한쪽 다리가 이미 그의 다리에 걸쳐 흔들리고 있는 이상 완전하게 받쳐 내긴 어려웠다.

내가 제대로 된 정신이라면 어떻게든 붙잡고 다리를 내릴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허릿짓을 온전하게 받아내는 것만으로도 한계에 다다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머리로는 계속 잡고 있는 곳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무지 적응할 수 없는 그의 피스톤 질에 금세 잊어버리고 쾌락에 집중하게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이 극점을 짓누르며 강렬하게 쳐 울리는 느낌에 놓아버리자 뒤에서 다급하게 날 안아 올리는 손길이 느껴졌다.

“제대로 잡고 계셔야죠. 안 그럼 위험합니다, 비시아.”

“테, 테이젤…….”

날 지탱하게 해 준 손길이 잠깐 동안 잊고 있었던 테이젤이라는 것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달콤하게 귓가에 속삭이며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행동에 멍하게 시선을 끌어 올렸다. 시야 안에 그의 얼굴이 가득 들어왔다.

“흐앗!”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어 치달아 오르는 쾌락을 간신히 목구멍으로 넘기며 바라보고 있다 갑작스러운 허리 돌림에 놀라 새된 비명을 질렀다. 안에 그의 것을 그대로 문 채 허리가 돌려지는 기묘한 감각에 입술을 덜덜 떨리는 것도 잠시, 시야가 뒤바뀌었다는 사실에 퍼뜩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아까와는 달리 테이젤을 한눈에 바로 볼 수가 있었다. 에드아르와 똑같이 옷을 완전하게 갖춰 입고 있는 그는 발갛게 얼굴을 상기하며 날 지탱해 주고 있었다. 만약 그의 옷이 젖지 않았더라면 금방 온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가슴팍에 내 커다란 가슴이 짓눌러진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보다는 수월한 몸의 지탱에 한숨을 돌리는 사이 몸을 돌리느라 잠시 쉬었던 허릿짓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급작스럽게 시작되는 포만감에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신음을 뱉어 내었다.

뒤로 돌아 당하는 것은 전혀 색다른 감각을 선사했다. 여태까지 닿을 수 없었던 새로운 곳에 그의 것이 짓눌러 당겨졌고 그때마다 나는 허리를 휘며 뜨겁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추삽질이 빠르게 치달아 올랐고 하늘로 붕붕 띄워 주는 감각을 따라 절정에 올라갈 수 있었다.

입술을 꽉 깨물며 자비 없이 안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는 그의 것이 빠지지 않도록 꽉 물어 당겼다.

몸이 뻣뻣해지며 모든 감각이 쏠리는 격정의 순간. 눈에 잔뜩 어린 물기를 겨우 삼키고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빨아들일 것 같은 테이젤의 강렬한 시선 아래서 보이고 있다는 것 또한 알아 버렸다.

“비시아…….”

“아흣! 에, 에드아르. 자, 잠깐…….”

테이젤의 목소리에 갑작스럽게 창피함이 몰려왔다. 섹스하고 있는 모습을 당사자인 사람 외에 한 번도 보여 준 적은 없던지라 에드아르에 의해 간 모습을 테이젤이 보고 있다는 것이 잊고 있던 수치심을 찾게 만들었다.

재빠르게 손을 올려 얼굴을 가렸다. 내 애탄 부름에도 불구하고 대답 한 번 하지 않고 엉덩이를 세게 잡고 있는 그의 태도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데 가까스로 다시 벌린 입술 사이로는 신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아아…! 흐앙, 보지 말아 줘요…….”

간신히 이성을 다잡아 그를 향해 말했다. 수치심으로 인해 멈췄던 눈물이 다시금 밖으로 삐죽 새어 나왔다. 쾌락에 몸을 맞추어 반사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이 격정적인 한순간을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마치 내 행동을 다 꿰뚫고 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테이젤의 시선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

“쉬이…… 괜찮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워요.”

테이젤의 손이 부드럽게 내 뺨에 내려앉았다. 내 얼굴을 찾아 맞추는 한편, 테이젤의 몸이 좀 더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좀 더 세워진 몸 사이로 그의 손이 아래로 점점 내려와 나와 에드아르의 결합부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깜짝 놀라 허리를 튕겼다.

잔뜩 물기가 어려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나는 곳에서 그는 거침없이 클리토리스를 찾아내어 문질렀다. 가뜩이나 아까 에드아르가 만져 부어 있던 곳이라 그의 간단한 손동작 몇 번에 바로 절정에 올랐다. 아까 다가왔던 절정이 미처 다 가지도 않았던지라 절정에 비단 쾌락만이 섞여 있지 않았다. 버거움에 숨을 재빠르게 헐떡였다.

“비시아.”

헐떡이며 간신히 숨을 고르고 있는 내 아랫입술에 그가 키스했다. 어느새 자신의 바지 앞섬을 풀고 잔뜩 긴장한 물건을 꺼내 놓은 그가 천천히 내 시야를 아래로 낮추었다. 정수리에 입술을 맞대며 그가 거친 숨을 뱉었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책에서 죽도록 읽고 연습했던 것. 나는 눈앞에 보이는 그의 것을 천천히 손으로 모아 잡았다. 뒤에서 쳐 오는 순간순간에 움찔거리며 몸을 떨면서도 그의 첨단에 매달려 있는 액체를 손가락에 묻혀 비볐다.

상냥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날 지탱하기 위해 날갯죽지에 가져다 대었던 손 또한 손자국이 날 정도로 세게 힘이 들어갔다.

묘한 정복감이 들었다. 항상 남자들이 해 주는 쾌락만으로도 버거워 앙앙 울기만 했었는데 내 손가락 몇 번에 즉각 반응을 해 주는 것이 기뻤다.

손아래에서 뜨겁게 요동치고 있는 맥박이 아주 선명하게 들려왔다. 나는 치고 들어오는 박자에 맞춰 그의 것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내 정점에 대었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렬하게 치고 들어오는 새하얀 감각에 그의 것을 놓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다시 잡아 애무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뒤에서 쳐 오는 에드아르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낮은 목소리가 작게 신음을 내뱉으며 뿌리 끝까지 박는 그의 행동에 그의 절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 또한 뜨거운 감각에 휘몰아쳐 절정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아래로 뜨거운 것에 휩싸여 눈앞이 혼미했다. 얼굴 가까이 다가온 테이젤의 것에 가볍게 코를 부딪치기도 했다.

“큭……!”

누구 것인지 모를 짧은 신음소리가 퍼지며 에드아르의 가슴이 내 등에 닿았다. 최대한 안으로 자신의 것을 밀어 넣으며 그가 파정했다. 뜨거운 것이 안에 가득 퍼지며 나 또한 절정을 맞이했다. 안에 꽉 차 있는 정액이 빠질라 꽉 물면서도 손에 있는 테이젤의 것 또한 세게 잡았다.

어설픈 내 손동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젤 또한 절정에 간 것인지 이내 허리를 앞으로 내밀며 정액을 뿜어내었다. 내 손만으로 그를 온전하게 가게 만들었다는 묘한 성취감에 그를 보았다. 얼굴에도 튄 정액을 발견한 것인지 그가 손으로 닦아 내며 날 끌어안아 올렸다.

“비시아.”

“비시아.”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비는 그쳐 이미 오질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체향이 섞인 몸에는 빗물 뿐만 아니라 서로의 땀 또한 섞여 있었다. 각각 입술에, 목에 키스를 하는 그들에게 기대며 여운을 느끼다 묘한 기시감을 느끼며 슬쩍 눈을 들어 올렸다.

그런데 너네, 왜 아직도 세우고 있니?

끝난 거 맞지? 이제 서로 화해하고 집 가는 거지……?

한 발 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크기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눈을 슬쩍 치켜뜨며 그의 눈치를 살피자 테이젤이 싱긋 웃으며 날 꽉 끌어안았다.

“이번엔 제 차례입니다.”

오, 하느님 맙소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