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에필로그
생각보다 5개월의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소장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예쁜 옷에
둘러싸여 지낸 4개월 남짓의 시간은 너무도 행복했다. 출소날짜가 다가올 무렵 소장
님이 현우의 방으로 찾아 오셨다. 소장님은 매우 침울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가야 며칠 있으면 너도 곧 출소하게 되겠구나. 기쁘지?"
"..."
"난 네가 떠나면 너무 슬플 것 같구나. 알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예 알아요 소장님"
"여길 나가면 어디로 갈 거지?"
"..."
사실 현우도 그 것이 걱정이었다. 지금의 변화된 몸을 가지고는 도저히 한국으로 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혼자 살려고 해도 현우는 돈 한 푼 벌 능력
이 없었다. 기껏해야 거리에서 게이 창녀가 되어 몸이나 팔게될 것이 뻔했다. 그렇다
고 다시 남자로 살기에는 너무 멀리와 있었다.
"저...사실 별로 갈 데가 없어요"
"으응?"
소장은 놀라는 눈치였다.
"이 몸으로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힘들고..."
"너만 괜찮다면 교도소 밖의 내 관사에서 지내도 좋아."
"좋아요. 그럼 소장님 곁에 오래 남을래요."
"그렇다면..내 곁에 남아서...내 아내가 되 줄 수는 없겠니?"
아내...현우는 거기까지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미 여자의 마음을 갖게
된 현우의 입장에서는 결혼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정감이 좋았다. 현우는 고개를 떨구
며 부끄러운 듯 속삭이는 목소리로 답했다.
"네 소장님이 원하신다면요."
소장님은 뛸 듯이 기뻐하면서 현우를 안아 들고 현우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퍼부었
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현우는 이제 비로소 진정한 여자가 된 느낌이었다. 한 남자의 진정한 사랑을 받게된
여자의 기쁨이 가슴속으로 흘렀다.
"결혼식도 올려 주실 건가요?"
"물론이야. 예쁜 드레스와 다이아 반지도 준비할거야. 물론 새 신부를 위한 더블 침대
도 마련할거고. 그 위에서 매일 같이 너를 사랑해 줄 거야."
"저 지금 행복해요."
현우는 그의 품에 안겨서 눈을 감았다. 현우의 눈앞으로는 그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신혼 생활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이제 여자로서의 새로운 인생이 현우 앞에 시작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