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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화 독한 X (89/114)


89화 독한 X
2023.06.08.



 
수도꼭지에 맺힌 물방울이 똑 소리를 내며 수면에 파장을 일으켰다.

훈김에 젖어 축축한 눈으로 다정을 바라보며 정혁은 신중하게 목소리를 냈다.


“괜찮겠어?”

다정은 도리질을 쳤다. 욕실을 가득 채운 훈훈한 수증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눈시울이 조금 달아오른 듯도 보였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시우한테 말해 주고 싶어요.”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워 망설이는 기색이 가득했다.

심각한 그녀를 보며 정혁은 피식 웃었다. 그러곤 욕조에 걸터앉아 걱정스레 입술만 짓씹는 다정의 허리를 불시에 낚아챘다.

물귀신에게 사로잡힌 양 다정은 악,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무방비하게 욕조로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풍덩. 사방팔방 물이 튀어 오르고 출렁이는 물살이 욕조 밖으로 넘쳐흘렀다.

첨벙거리던 다정은 허둥지둥 젖은 얼굴의 물기를 쓸어내렸다. 워낙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무, 무슨 짓이에요!”

물에 빠진 강아지 같은 몰골로 앙칼스럽게 항의하지만, 정혁은 그저 사랑스럽단 듯이 다정을 제 품에 꼭 보듬어 안았다.

이렇게 또 한 번 유다정은 고집을 꺾었다. 제 앞에서 하나씩 체념하며 허물어져 내릴 때마다 묘한 만족감을 주는 여자였다.

그건 상대를 굴복시켰다는 승리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정의 견고한 울타리가 제게로까지 너그러이 확장되는 듯한 따스한 기분.


“뭐든, 유다정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축축이 젖은 목소리가 동굴을 울리듯 귓가에 속삭여 말했다. 다정은 숨을 죽인 채 물기 젖은 눈만 끔뻑거렸다.

쫄딱 젖어 물속에서 그와 몸을 맞대고 있자니, 숨을 쉬는 것조차 야릇한 감각으로 전해졌다.

뺨으로 미끄러지는 콧날의 느낌이 선명했다. 바르작거릴 때마다 욕조 밖으로 출렁인 물살이 넘쳐흘렀다.

미끈하게 젖은 피부. 젖은 숨결. 다정은 시야에 잡히는 선정적인 장면들을 애써 무시한 채 그의 가슴에 가만히 뺨을 기대고 고동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오늘 있었던 사고는 다정에게도 적잖은 충격이었다. 무엇이든 아이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집스레 버티어 오던 것들을 와르르 무너트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만약 두 사람이 오늘 사고에서 무사하지 못했더라면, 하는 끔찍한 생각이 계속 되풀이되었다.

그럼 정혁은 끝내 시우에게 자신이 아빠란 사실을 말하지 못할 테고, 시우 역시 그 말을 듣지 못한 채 영영 아빠와 헤어지고 마는 거다.

언제든 기회를 보아 말하면 된다고 여겼다. 앞으로 살날이 쇠털같이 많으니까. 그러나 사고도 예상치 않게 찾아오지 않았던가.

아직 가 보지 않은 앞날.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 줄 알고 그것들을 막아설까. 그럴 권리가 제게 있을까. 제가 뭔데.

스스로와 합의를 끝내자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이젠 다음 단계로 진입해야 할 차례였다.


“일단 주말 안에는 시우한테 고백하는 걸로 해요.”

“난 언제든 좋아.”

정혁은 대수롭지 않게 수긍했다.


“대신 빈틈없는 설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설계?”

정혁이 젖힌 고개를 바로 세우고 다정의 얼굴을 보았다. 뭔가 계획이 있어 보여 깁스한 팔을 뒷머리에 대고 잠잠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것도 계획에 없던 일이잖아요. 난 한국에서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난 알았게?”

“그래서 말인데요. 무턱대고 횡설수설 고백했다간 시우가 더 혼란스러울지도 몰라요.”

정혁이 동의한다는 듯 음, 하고 목을 울렸다.


“그러니까 입을 맞추자? 그 말을 뭐 그렇게 어렵게 해?”

“생각해 봤는데요, 기억상실 컨셉으로 가면 어때요?”

“기억상실?”

“그렇잖아요. 하늘나라에 간 줄 알았던 아빠가 멀쩡히 살아있다면 얼마나 충격이겠어요. 지난 5년간 만나지 못한 건 뭐로 설명할 거예요? 내 생각에 그것들을 설명하기엔 기억상실만 한 핑계도 없어요.”

다정의 논리에 정혁의 눈썹 한쪽이 삐뚜름해졌다.


“거짓말을 하자고?”

“물론…… 나도 시우한테 거짓말하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오다가다 우연히 널 만들었다는 말을 어떻게 해요? 동심을 파괴할 순 없어요.”

“왜? 사연 있어 보이고 좋은데.”

정혁이 킥, 하고 웃었다. 장난스럽게 구는 그의 맨 가슴을 다정이 철퍽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정혁이 아야, 하고 엄살을 떠는 동안에도 다정은 진지했다.


“어쨌거나 엄마 아빠가 맺은 사랑의 결실이 너라는 사실만 각인시키면 되는 거라고요. MSG 팍팍 쳐야지 별수 없죠. 탄생 비화 어디쯤에 엄마 아빠의 지고한 사랑이 깃들어 있다는 걸 보여 줘야 하니까…….”

그 대목에 정혁이 의아하게 눈을 치떴다.


“MSG?”

“낯선 이국땅에서 서로에게 첫눈에 반해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졌다…… 정도면 될 것 같아요.”

“그랬어? 난 두 눈이었는데.”

그가 다시 킥, 하고 장난스레 목을 울려 웃었다.


“일단 그렇다 치고, 이리 와.”

“치, 됐어요.”

다정이 얄밉다는 듯 눈을 흘기자 정혁이 몸을 세웠다. 그러곤 다정의 척척한 몸을 한 팔로 감아 안고 일어나며 촤라락 물살을 흩뿌렸다.


“앙탈 부리지 말고 꽉 매달려 봐.”

그가 허리를 번쩍 들자 두 발이 바닥에서 떨어졌다. 다정은 깍, 하고 짧게 비명을 지르며 그의 목에 매달렸다.

말 만한 여자를 안아 들기에 깁스한 팔로는 여의치 않았지만, 다정이 원숭이처럼 그의 목에 매달린 덕에 정혁은 그대로 욕실을 빠져나가 침대로 직행했다.

쫄딱 젖어 서로를 부둥켜안은 몸이 침대로 쓰러지자, 정혁이 여기저기 입맞춤을 퍼부었다.


“뭐 하는 거예요?”

“입 맞추자며.”

“그 입 아니잖아요.”

“일단 그 입부터 맞춰 보고.”

능글맞은 대꾸에 다정은 어린아이처럼 까륵 웃었다.


“이러다 시우 깨겠어요.”

“말할 거라며. 원래 엄마 아빤 같은 방에서 자는 거잖아.”

동시에 간지럼을 태우는 손길에 자지러진 다정이 소리를 지를 것 같은 입을 틀어막았다.

배꼽이 빠질 듯이 웃던 다정이 불도저 같은 남자의 등을 퍽퍽 때려 저지했다.


“팔, 팔……. 차정혁 씨. 팔 때문에 안 돼요.”

“유다정은 정말 아무것도 몰라. 그거랑 그거랑 아무 상관 없어. 바보야.”

 

* * *

강남 모처에 있는 유흥주점.

마침 입구에서 마주친 성우와 함께 도준은 프라이빗 룸으로 들어섰다. 어두컴컴한 공간. 익히 낯익은 얼굴 십여 명이 눈에 들어왔다.

사회에 나와 교류가 뜸하긴 해도 대학 시절 제법 친하게 패를 지어 몰려다니던 사이였다.


“왔어? 어서들 와.”

한창 술판을 벌이고 있던 동문회장 하태용이 두 사람을 반겼다. 이미 거나하게 취했는지 그의 광대 부위가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형, 동문회 얼마나 남았다고 소집이에요?”

빼곡한 틈을 비집고 들어간 성우가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으며 물었다.


“동문회는 사석이 아니고 공석이지. 다들 와이프 끼고 나타날 건데 어디 불편해서 숨소리나 편하게 내겠냐?”

태용의 말에 모두가 공감한다는 듯 웃어 재꼈다.


“선배, 결혼한다면서요. 축하해요.”

결혼 앞에 굳이 ‘또’라는 말은 생략하며 도준이 축하를 건넸다.


“고맙다. 너넨 제발 결혼하지 말고 편하게 살아라. 나니까 이런 말 해 주는 거야. 새겨들어.”

그런 사람이 왜 두 번이나 결혼하려는 걸까. 그 역시 묻지 않았다.


“오늘은 총각파티야. 나의…… 총각파티.”

태용이 울적한 얼굴로 푸념을 했다.


“저 형 술 많이 취했네! 형! 총각 아니면서 자꾸 총각이라고 하면 고소당해요! 돌싱파티라고 해야지!”

누군가 던진 말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김재현이라는 친구였다. 도준도 가볍게 웃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도준이 넌 회사 잘된다며? 소식은 듣고 있어.”

태용이 화제를 돌렸다.


“그냥 밥이나 먹고 사는 정도예요.”

“후배 애하고 같이 일한다며? 누구더라? 이……다정이었나?”

“유다정이요, 선배.”

재현이라는 친구가 정정했다.


“아, 맞다. 맞다. 유다정. 순진하고 착하게 생겨서 부지런하고 과제도 엄청 잘해 왔잖아.”

다정이 화두에 오르자 재현이 눈을 반짝 빛냈다. 그가 적극성을 띠며 대화에 참여했다.


“선배, 걔 순진하지도 않아요. 들리는 말로 애가 있대요.”

그 말에 성우가 싱겁다는 듯 웃었다. 다정에게 다섯 살배기 아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는 터였다.


“야, 결혼했으면 애 있는 거 당연한 거지. 그게 뭐?”

“아니, 남편은 없고 애만 있으니까 그렇지.”

재현이 은밀한 얘기인 양 목소리를 낮췄다. 어안이 벙벙해 하던 성우가 도준에게 눈길을 돌리지만, 도준은 무심히 술잔만 기울일 뿐이었다.

재현의 말이 이어졌다.


“여자 동기들이 애 데리고 다니는 걸 여러 번 봤다나 봐. 근데 여기저기 수소문해도 유다정 결혼식에 초대받은 애들이 없다는 거지. 결혼했다는 소식을 아는 애들도 없고 말이야.”

“요즘엔 미니멀 웨딩도 많이 하는데, 하객은 안 부를 수도 있지.”

성우가 대변했다. 그러자 재현이 답답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아니라니까. 벌써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 뒷조사 다 했다고. 서류상 남편이 없고 애만 있대요, 이 사람들아.”

“서류…… 야 그거 불법 아니냐?”

성우가 검미를 찌푸리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아이 몰라. 나도 들은 거야. 이건 말하면 안 되는 건데. 고서원 알지? 걔가 유다정한테 열등감이 좀 있잖아.”

“고서원? 퀸카 고서원? 걔가 유다정한테 열등감이 있었어?”

“아, 왜. 얼굴 몸매 죽이지. 공부도 잘하고 집도 잘사는데, 매번 장학금은 유다정한테 뺏겼잖아. 내색은 안 해도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겠지. 그 소문 듣자마자 기를 쓰고 뒤를 팠다더만. 나도 그래서 알음알음 알게 된 거라고.”

또 다른 동기가 혀를 내둘렀다.


“와, 걔 그렇게 안 봤는데. 그럼 남편 없이 애만 있으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미혼모라는 건가?”

“듣자니까 돈 많은 늙다리 요걸로 들어갔다더라고.”

라며, 재현이 새끼손가락을 세워 까딱거려 보였다. 여기저기서 힉힉, 대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첩? 요새도 그런 게 있나?”

태용이 탄식했다.


“돈만 있으면 뭐든 안 되겠어요? 어쨌든 늙다리 첩실이라 결혼도 못 하고 그러고 사는 거겠지. 난 걔 보통 아닌 거 알았다니까. 애가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은 없는데, 장학금 한번을 안 놓치잖아. 어후, 독한 X.”

탕! 재현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온더락 잔이 테이블을 거칠게 내리쳤다.

모두의 시선이 묵묵히 시선만 들어 재현을 노려보는 도준에게 향했다. 빈 술잔을 움켜쥔 그의 손마디가 하얗게 질려 갔다.


“야, 김재현. 네가 봤어?”

도준의 눈빛에 서슬이 어리자 재현이 헛웃음을 흘렸다.


“뭐야, 이 새끼.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다정이가 늙다리 첩실인 거 네가 봤냐고.”

“이 새끼 갑자기 오바 떠네. 너만 빼고 다 알아 X신아. 저 새끼 왜 저래? 지가 데리고 있던 직원이라고 편드나. 아니면 월급 주면서 따박따박 재미 좀 봤냐?”

 

* * *

쓴 소주를 벌컥 들이켜던 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입 안의 터진 점막을 혀로 쓸자 화한 통증이 퍼져나갔다.


“야, 괜찮냐?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걱정스레 물으며 성우가 도준의 찌푸린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늘 끼고 다던 안경은 없고 광대 근처에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긴 상처가 나 있었다.


“병원은 그 새끼가 가야지.”

떫게 중얼거리던 도준이 손등으로 상처 부위를 슬쩍 훔쳤다.

몸싸움 중에 안경이 부러진 바람에 긁힌 상처가 도드라져 그렇지, 실제로는 재현이 일방적으로 맞다시피 한 승부였다.


“자식이, 좀 참지…….”

으이그, 탄식하며 성우도 소주잔을 기울였다.


“그나저나 왜 그렇게 흥분한 거야? 너답지 않게.”

“…….”

성우의 물음에 도준은 침묵으로 답을 했다. 그 침묵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던 성우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근데, 다정이 진짜 그런 거 아니지? 완전 헛소문인 거지?”

“어. 헛소문이야.”

“아씨! 그럴 줄 알았어. 치사한 새끼들. 사내새끼들이 여자 후배 하나 안줏거리 삼아 하는 짓들 하고는.”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성우의 입가에 여유로운 웃음이 번졌다.

각자 소주 두어 병을 나눠 먹고 있을 때 성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대리 기사의 전화였다.

같은 차를 얻어 타고 오피스텔 앞에 내리는데, 성우가 조수석에서 창문을 활짝 내리고 고개를 내밀었다.


“야! 진짜 병원 안 가도 돼?”

도준은 말없이 걸으며 뒤로 손만 흔들어 보였다. 냉큼 꺼지라는 신호였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도준은 무심코 벽면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았다. 여기저기 찰과상이 보였다. 턱과 광대에는 멍 자국도 번져 있었다.

부러진 안경다리에 긁힌 상처도 펜으로 칠한 것처럼 붉게 핏기가 어렸고, 입가도 다 터져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 몰골을 보는데 왜인지 비식비식 웃음이 났다. 술기운 때문인지 아픈 줄도 모르겠다. 시야도 좀 뿌옇다. 술이 아니라 안경이 없기 때문일까.

도준은 엘리베이터의 계기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득 강변 레스토랑에서 보았던 다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차정혁, 그 남자에게 완전히 마음을 연 걸까.

좋아 보였더랬다. 아닌 게 아니라, 멀리서 바라보는 두 사람은 영락없이 귀여운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둔 부부처럼 보였다.

도준은 아린 뺨을 더듬으며 피식거렸다.

그럼 되었지. 누구보다 다정의 행복을 바랐으니, 그럼 된 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도준은 제집을 향해 비척비척 걸어 나갔다. 비틀거리며 문 앞에 다다른 그는 키패드로 뻗은 손가락을 멈칫거렸다.

반짝, 하고 켜진 숫자 패드를 눈에 힘을 주고 바라보지만, 비밀번호가 뭐였는지 갑자기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도준은 그대로 문을 등지고 주저앉았다. 잠든 듯 아닌 듯, 흔들거리며 그는 계속 피식피식 웃었다.

아, 도어락 비밀번호를 떠올려야 하는데, 왜 자꾸 그 여자 얼굴이 떠오르는지 모를 일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또각또각. 은연중에 들리는 구두 굽 소리가 고요한 복도를 메웠다.

도준은 흐린 눈길을 들어 올렸다. 제 앞에서 멈춰 선 여자의 구둣발이 보였다.

기가 차서 또 웃음이 났다. 생각이 지나쳐 헛것까지 보나 보다. 알지만, 알면서도 도준은 환영 속 여자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제 품으로 자석처럼 끌려온 여자를 두 팔로 꼭 안았다. 그리운 체취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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