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천지회(天地會) - 삽화
“······시주가 혼원검제의 전인이란 말이 사실이었군. 유구무언(有口無言)이오. 노납이 소협에게 크나큰 결례를 범했군.”
내 말을 들은 신승이 고개를 숙이면서 내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배분으로 따지면 내 증조할아버지, 아니 고조할아버지에 가까울 정도로 까마득히 높은 그가 직접 고개를 숙이며 하는 사과다.
의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고작 이걸로 퉁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난 정말 죽을 뻔했다고.
세상에 말이 이렇게 안 통할 줄이야.
“말로만 그냥 넘기실 작정은 아니시겠지요?”
“아미타불. 그럴 리가 있겠는가. 방장대사에게 일러 대환단 하나와 소환단 셋을 내어달라 하겠네. 노납이 섣불리 판단한 것에 대한 약소한 성의라고 생각해주시게.”
대환단 하나와 소환단 셋.
대환단은 일 갑자의 공력을 보장하는 절세영약이요, 소환단은 십 년의 공력을 보장하는 영단임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대단한 보상이었다.
정파제일 후기지수를 칭할 수 있는, 이번 용봉지회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부상으로 소림에서 준비한 물건이 대환단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평범한 무림인이었다면 신승이 배분도 높기도 하니 이 정도 사과에 물러났을 터.
하지만 나는 평범한 무림인이 아닌 구천구백구십구세의 간신배.
이 정도에 만족할 수 없었다.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신승 님의 무도한 처사에 저는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몸의 상처는 아물면 그만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두고두고 사람을 괴롭힌다고 하죠. 천금을 줘도 치료할 수 없는, 천하제일의원 당 선배조차 고개를 내젓는 것이 마음의 상처라고 합니다.”
쿨럭.
나는 창백한 안색으로 토혈하면서 돌팔이의 이름까지 팔아가며 자해 공갈을 했다.
교통사고가 나면 경상이라도 즉시 드러누워 한방병원에 가는 것처럼, 지금은 최대한 많이 한도까지 뜯어내야만 했다.
게다가 마음의 상처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기억조차 하기 싫은 고자 모습으로 강제로 되돌아간 그 끔찍한 기분이란! 달렸던 양물이 없어진 황망함이란!
양물을 사용할 일이 없는 신승은 내 기분을 평생 모를 것이다.
내 모습을 본 신승의 뺨이 파르르 떨렸다.
“······허허. 노납의 죄업이 참으로 깊네. 아미타불. 시주가 더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말해주면 노납이 경청하도록 하겠네.”
신승이 염주를 손으로 굴리면서 말했다.
나는 기침을 계속하면서 말했다.
“대환단 하나 더, 거기에 본 파와 소림사의 동맹을 원합니다.”
대환단 하나는 내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서하린에게 줄 생각이었다.
소림사는 시커먼 남자들만 모인 문파.
당연히 소림의 무학은 여인의 무공인 음한기공보다는 사내의 무공인 양강기공에 가까웠다. 그런 소림 무학 수행을 위해 탄생한 영단인 대환단 역시 자연스럽게 음기보다는 양기가 조금 더 많은 영약이었다.
양의 성질을 띄는 영단이라는 것은 곧 남자에 좋다는 뜻.
대환단은 비아그라만큼은 아니지만, 정력에 제법 좋았다.
물론 두 개째부터는 내성이 생겨 효과가 급감하지만 말이다.
‘흐흐흐흐흐. 절간에서 뜻하지 않게 정력제를 주울 줄이야. 대환단 하나면 돼지고기 없는 풀밭 절밥도 얼마든지 먹어줄 수 있지.’
그러니 두 번째 대환단은 사매에게 준다.
사매 역시 대환단을 먹고 내가 진기도인을 해주면 벌모세수를 통해 임독양맥을 타통할 수 있다.
단번에 공동파의 전력이 배 이상 강화되는 것이다.
‘거기에 정파제일문파 소림사와 동맹을 맺는다면, 공동파의 위상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 될 터.’
사문 재건을 목표하는 나로서는 소림사와의 동맹도 중요했다.
항산파에 이어 소림사와도 관계를 맺는다면, 이제 정파 무림에서 우리 공동파를 무시할 수 있는 문파는 거의 없을 것이다.
공동파와 소림사의 동맹은 1회차에서도 없었던 일. 세속의 일에 깊게 개입하지 않는 소림사의 성향 때문에 소림은 지금까지 누구와도 동맹을 맺지 않았다.
그런 소림사의 동맹을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이번 자해공갈은 성공이었다.
“아미타불······. 동맹이라······.”
염주를 굴리던 신승이 눈을 감으며 잠깐 고민했다.
나는 맛없는 차를 마시면서 그의 결정을 기다렸다.
어차피 고민해봤자 소용없다.
그가 한 일의 보상에 더해서 공동파에 느끼는 부채 의식을 자극한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좋네. 이 소협의 청을 받아들이겠네.”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자네가 정말로······. 혼원검제의 전인인 줄은 몰랐군······. 소협이 펼쳤던 그건 분명 전설로만 전해져오던, 혈세신마의 목을 날린 혼원검제 님의 개세절학 혼원무극도가 틀림없었네. 하지만 자네 혼백에 있는 역천명의 기운은······.”
“제가 혼원비동에서 만났던 혼원검제님, 정확히는 그분의 잔류사념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신승의 말허리를 자르면서 말했다.
“순리로만 역리를 상대할 수 없으니, 역천의 흉성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쪽도 역리(逆理)가 필요하다. 역천의 혼백과 선도의 무학을 동시에 품은 자가······.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혼원검제와의 대담과 그가 했던 말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
그는 모호하게 말했지만, 나는 그의 말에서 핵심 키워드를 뽑아 재조립할 수 있었다.
내 말을 들은 신승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가 고개를 숙이면서 반장했다.
“아미타불. 그분께서는 모순(矛盾)을 말씀하신 것인가. 아니면······. 역태극의 묘리를 말씀한 것인가······. 역천의 혼백과 선도의 무학을 함께 품은 자라······.”
신승이 염주를 굴렸다.
“그렇군. 어쩌면 지금까지 천지회가 계속 실패했던 이유도······.”
신승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더니, 가부좌를 취했다.
깨달음을 얻으려는 전조다.
하여간 누가 정파제일인 아니랄까 봐, 혼원검제 말만 전해줬는데도 깨달음 얻는 것 좀 봐.
그의 몸에서 황금빛 광채가 일어났다 사그라들었다.
그가 눈을 떴다.
“······방금 작은 성취가 있었네. 혼원검제 님과 자네에게 노납이 빚을 졌네. 아미타불.”
뭐 여기서 더 뜯어낼 필요는 없다. 적당히 마음의 빚을 지워뒀다가 나중에 신승 소환 쿠폰 같은 걸로 써먹으면 된다.
신승은 지속 가능한 ATM이 될 것이다.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소협의 혼백이 왜 환관의 형상을 취하고 있는지, 소협이 왜 규화보전을 알고 있는지는 더 이상 묻지 않겠네. 자네는 혼원검제 님께서 직접 선택한 전인이니 말일세. 소협과의 독대에서 있었던 일은 빈승의 이름과 사문을 걸고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이 될 것이네.”
그거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뭐 비밀로 해준다니 나야 좋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좋네. 소협은 검후비동에서 혈교와 직접 마주친 적, 있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혈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쪼르르.
신승이 맛없는 녹차를 따라주면서 내게 물었다.
드디어 본론인가.
그런데 이 녹차 계속 먹이는거 식고문 아닌가?
나는 녹차를 마시면서 말했다.
“신천개벽을 주장하며 원나라를 멸하고 양민을 학살하며 하늘에 올라 천하를 지배하려 했던 절대고수 혈세신마와 그를 따르는 무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혼원검제 님께서 우두머리인 혈세신마를 처단한 이후 혈교는 제국의 국적(國賊)으로 지정되어 천하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렇게 대외적으로는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대 검후님께서 남긴 기록도 그렇고, 무엇보다 제 두 눈으로 혈교의 고수가 직접 활동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혈교 놈들은 아직 살아있으며, 암중에서 천하를 피로 물들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원말의 혼란기에 혈세신마를 따르던 무리가 혈교라······. 그 말은 틀렸네.”
하지만 신승은 내 말을 거침없이 부정했다.
뭐?
틀렸다고? 그럴 리가 없다. 혈교는 본래 혈세신마가 이끌던 마교의 극단주의 분파로 시작되었다. 놈들은 마교를 장악하려다 실패한 뒤 마교에서 추방당하고는 광동 십만대산까지 내려가 혈교를 세웠다.
그것뿐인······.
“혈교······. 사실 그건 당대의 혈마가 내세운 이름에 불과하네. 아니 당대라는 말도 틀렸지. 혈세신마······. 혈마······. 그것 말고도 그자에게는 수없이 많은 다른 이름이 있네.”
“그 말은······.”
“혈세신마는 고대부터 천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하늘이 내린 운명을 역천의 대법을 통한 전생(轉生)이라는 수단으로 회피하며 살아온 괴물일세. 혈교는······.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고.”
이건 정말로 처음 듣는 말이었다.
머리가 어지럽다. 혈세신마가 무한 환생자라고? 놈이 고대부터 살아왔고, 매번 환생 대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으로 부활하면서 계속 암약했다고?
갑자기 스케일이 너무 커졌다.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
“······놈······. 아니 편의상 혈마라고 칭해야겠지. 혈마는 죽음을 무엇보다 두려워해 죽음을 회피하려 시도했네. 하지만 죽음은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숙명(宿命). 숙명을 벗으려면 번뇌에서 해탈하여 열반(涅槃)하여 윤회에서 벗어나거나 역천명(逆天命)의 방법밖에는 없었지. 혈마는 열반이 아닌 역천을 택했네. 수명이 다한 몸을 버리고, 새로운 몸에 혼백을 전이해서 영원히 살아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지.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네.”
환생 대법.
혈마가 환생 대법을 사용했을 거라는 사실은 이미 추리를 통해 알아낸지 오래였다.
하지만 진실이 이럴 줄은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
신승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역천의 술수도 완벽하지는 않았네. 정해진 수명을 어겨서 내려온 천벌(天罰)은 혈마의 혼백을 따라왔고, 그의 혼백을 좀먹었네. 전생을 거듭할수록 혈마의 혼백은 점점 힘을 잃었네. 그때 혈마는 깨달은 걸세. 하늘에 올라 스스로 하늘이 된다면 저주도 사라질 거라고.”
“그걸 깨달은 뒤부터 혈마는 천하를 정복하여 하늘에 오르고자 목표하기 시작했네. 그게 혈마가 천하를 노리는 이유일세. 그리고 빈승이 몸담은 천지회가 창설된 이유이기도 하고. 천지회는······. 까마득한 고대에 혈마한테 가족을 살육당한 피해자들의 모임으로 시작되어 이후 대대로 혈마로부터 천하를 지키고 놈이 하늘에 오르는 역천명을 막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회(會)일세.”
천지회.
그 조직의 역사도 혈마만큼이나 오래됐다고?
그 취지가 그렇다면 천지회가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구성원을 받아들였던 것도 이해가 갔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정보의 파도가 내 뇌리를 휩쓸었다.
“혈마가 강림할 때마다 우리 천지회는 영웅과 함께 분연히 떨쳐 일어나 놈의 야욕을 음지에서 양지에서 막아냈네. 그리하여 원말의 혼란기, 파양호 전투에서 혈마는 큰 타격을 입었네. 육신은 죽었고 혼백은 혼원무극도에 당해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새겨진 걸세. 그것이 지금 혈마가 대외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이유일세. 놈의 은신처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하나는 확실하네.”
탁.
신승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까마득한 고대로부터 끝없이 이어진 하늘과 역천의 싸움, 천지회와 혈마의 싸움, 천하와 혈마의 싸움을 드디어 끝낼 절호의 기회가 마침내 왔다는 사실이. 중원의 역사를 통틀어 지금만큼 혈마가 약해졌을 때는 없으니 말일세. 더군다나······.”
신승의 눈길이 나를 향했다.
그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혼원검제 님의 전언대로. 혈마의 역천을 끝내기 위해서는 우리도 역천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단순한 역천만 있으면 안 되네. 역천의 혼백과 선도의 절학······. 모순을 하나로 품을 수 있는 자가 필요하네. 그게 바로······.”
“저라는 말씀이군요.”
혼원검제는 혈마의 육신을 죽였다.
하지만 그의 혼백을 완전히 소멸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혼원무극도로 놈의 혼백에 중상을 입혔다.
그것이 혈마가 그토록 혼원비동을 무너뜨리려 시도한 이유일 것이다. 본인의 혼백에 타격을 준 상대는 혼원검제가 처음이었으니까.
혈마가 대외적으로 활동이 불가능한 것도 설명이 된다. 혼백에 타격을 입은 데다 온전한 부활까지 이루지 못한 놈은 지금 은신처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역천명.
혈마의 환생이 역천이라면 나의 회귀 또한 역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배운 건 공동파의 절학. 내가 이어받은 건 혼원검제의 진전이었다.
역천과 선도라는 모순을 동시에 품은 건 오직 나뿐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1회차의 세계는······.’
하지만 1회차는 아니었다.
1회차에서는 혈교가 혼원비동을 무너뜨렸고, 사형은 혼원검제의 진전을 이어받지 못했다.
강호 무림에서는 천지회가, 황궁에서는 내가 활약하며 혈마의 부활을 늦추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천년을 넘게 살아온 고대의 괴물 혈마였다. 부활을 위해 다음 세대까지 백 년 정도 더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세대가 끝난 뒤 다음 세대에서 혈마는 또다시 부활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되돌아갔고, 혈마는 아직 부활을 이루지 못했다.
내 회귀는 혼백에 역천을 부여했고, 혼원검제는 내게 선도의 무학을 전수했다.
나는 모순을 품고 있다.
잠깐.
‘역천과 선도가 함께하는 것이 정말 모순일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것이 정말 모순일까? 문득 머릿속에 혼원검제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역태극의 모습이 떠올랐다.
역태극을 뒤집으면 태극이다.
역천(逆天)도 뒤집으면 순천(順天)이다.
음과 양을 뒤집는다.
음양전도.
공동파의 개파조사 광성자의 가르침은 어쩌면 혼원을 뜻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혼원검제가, 신승이 말하는 모순은 실은 모순이 아닐지도 몰랐다.
거기까지 떠오른 순간.
나는 눈을 감고 가부좌를 취했다.
소양심법과 삼음진결이 동시에 일어나며 음양이기가 치솟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혼원공을 운용했다. 눈앞에 거대한 벽이 나타났다.
절정의 벽보다 몇 배는 크고 더 두꺼운 벽.
초절정의 벽이었다.
나는 손을 들었다. 푸른 음기와 붉은 양기가 혼원공의 인도에 따라 초절정의 벽에 부딪힌 순간.
쿠구구구구구구구!
굉음과 함께 초절정의 벽이 맥없이 무너졌다. 초절정의 벽을 무너뜨린 노도(怒濤)가 끝없이 몰아치며 더 거대한 벽을 향해 부딪혔다.
화경의 벽이었다. 하지만 화경의 벽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벽 너머의 세상을 볼 수 있었다. 그건 우주였다. 성운과 은하가 가득 찬, 억만개의 별이 빛나는 우주가 화경의 벽 너머에 펼쳐져 있었다.
그건 언젠가 내가 뛰어넘어야 할 벽.
하지만 지금은 열리지 않는 벽.
나는 벽 앞에서 되돌아오면서 눈을 떴다.
“성취를 축하하네.”
신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초절정의 경지에 마침내 올라선 것이다.
신승의 답변을 듣고 웃고 있던 그때.
“답답해 죽겠네! 언제까지 시험하는 거야! 미친 다혈질 꼰대 땡중 늙은이 같으니! 흥! 더 이상은 못 기다려! 나 이제 들어갈 거야!”
뒤에서 처음 듣는, 하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거기에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었다.
면사로 얼굴을 가렸는데도 느껴지는 압도적인 미모와 색기, 윤기가 흐르는 검붉은 머리카락과 몸에 착 달라붙는 몸매가 인상적인 절세미녀.
하오문의 태상문주이자 사도련주이며 사파제일인의 자리에 오른 현경의 절대고수.
염왕 적사월이 달마동 통로에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
적사월이 왜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