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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환관이 남성을 되찾음-105화 (105/171)

105화 입맞춤

속명단의 청량한 기운이 소양심법의 운기 경로를 따라 혈도를 타고 흘렀다.

나는 소양심법의 구결을 읊으면서 운기행공을 지속하며 속명단의 약효를 모두 흡수했다.

몇 번이나 내공을 주천했을까.

“후우.”

약효가 온전히 흡수되었다.

한숨과 함께 눈을 떴다.

“커헉!”

이번에도 핏덩이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죽은 피였다.

고통이 한결 나아졌다. 속이 후련해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내상이 완전히 나은 건 아니었다.

‘이 정도면 대충 응급처치는 끝난 건가.’

위험한 고비는 일단 넘겼다.

아직 몸속 깊은 곳에 도사린 상처는 사라지지 않았다.

비동 공략을 완료하고 정식으로 치료를 받고 정양을 일주일 넘게 해야 사라질 상처다.

몸 상태 파악을 끝낸 나는 가부좌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음은 이 현장을 수습할 차례다.

일류따리인 내가 술법을 파괴했다고 검후가 믿을 리는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

빈틈없이 철저히 현장을 조작해야 했다.

나는 비틀거리면서 야명주 아래 비치는 목 없는 시체와 혈강시 핏자국들이 보였다.

이들을 나 혼자 처리했다고 하면 말이 안 되니, 적당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했다.

‘불청객인 혈교 놈들은 검후비동의 기관장치 함정에 걸려 자멸했다, 그렇게 꾸미면 되겠군. 그렇게 된다면 술법은 검후비동에 설치된 기문진으로 착각될 거야.’

기감을 펼쳤다. 근처에 기관장치 함정이 하나 탐지됐다. 나는 조심스럽게, 목 없는 혈교 고수의 시체를 들어 올린 뒤 기관장치 함정에 던졌다.

쿠구구구구궁!

바닥이 열리며 날카로운 창날이 솟아올라 시체를 꿰뚫었다.

다른 핏자국과 시체 조각 역시 전부 함정에 던진 뒤, 동창 현장요원 시절 경험을 살려 주변 현장을 말끔하게 청소했다.

됐어.

이제 검후가 일어나면 내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발을 동굴 벽에 흐르는 지하수를 통해 세척한 나는 아직 쓰러진 검후를 바라봤다.

좋아. 현장 조작도 끝났으니 이제 비동 공략을 위해 검후를 깨워볼······.

“윽.”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머리가 지잉하고 울리며 두통이 치밀었다.

곧이어 몸과 정신 모두를 뒤덮을 무력감과 피로가 몸에 밀려들었다. 생사경의 고수를 상대했던 반동이 뒤늦게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 안 되는데······.’

스르륵.

눈이 감겼다.

시야가 그대로 거꾸로 뒤집혔다.

의식이 끊기기 전, 내가 마지막으로 느낀 감촉은 쓰러지는 나를 받아내는 검후의 부드럽고 푹신한 가슴이었다.

*

“상공······. 헉!”

번쩍.

은설란의 눈이 떠졌다.

마침내 그녀의 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어떻게 된 거지······?’

기억이 뒤죽박죽이다.

분명 적의 기척을 느끼고, 상공을 보호하면서 적진에 진입했다. 하지만 그 뒤의 기억은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떠오르는 건, 악의가 짙은 어둠이 일렁이며 그녀를 삼키려 했다는 것.

암흑에 의식이 삼켜지기 직전, 어둠이 하얗게 얼어붙으며 깨졌다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서.

‘상공이 있었어.’

상공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그때 본 상공의 모습은 지금과는 묘하게 달랐다. 남자다운 상공의 모습과는 다르게 아녀자처럼 왜소한 체구, 창백하면서 갸름한 얼굴, 그리고 환관들이나 입는 관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공의 작은 몸에서는 화경의 고수인 그녀조차 경악할 정도로 압도적인 의념과 기파가 뿜어졌다.

뒤이어 일어난 눈꽃이 맺힌 거목이 어둠을 깨뜨리는 모습이 은설란의 머리에 떠올랐다.

‘꿈······. 이겠지?’

현실처럼 생생한 광경.

하지만 꿈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그다음광경은 항산파 월은각의 장문인 처소에서 상공의 품에 알몸으로 안기는 본인의 모습이었으니까.

창살 너머로 비치는 달빛에 반짝이는 달덩이 같은 거대한 가슴으로 손을 뻗는 상공의 모습. 탄탄한 가슴 근육과 남자 다운 미소를 짓는 상공. 그리고 그녀의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꺄아아······!’

꿈을 떠올린 은설란이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얼굴에 홍조가 단풍처럼 붉게 피어올랐다.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상공, 그렇게 격렬하게 하면······. 소첩 부서져버려요······!!’

은설란이 헤실헤실 웃으면서 손으로 달아오른 뺨을 만지려던 그때.

그녀는 가슴 위에 얹어진 무게감을 느꼈다.

은설란이 고개를 조심스럽게 살짝 들어 가슴팍을 내려다보았다.

거기에는 이철수가 있었다.

피곤한 모양인지,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베개처럼 베고 곤히 잠든 이철수의 얼굴을 본 은설란의 뺨이 더 붉게 달아올랐다.

두근, 두근.

그녀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어, 어떡하지? 사, 상공께서 제, 제 가슴을 베개로······. 시, 심장소리가 들릴까 봐 무서워······.’

미친 듯이 뛰는 심장소리가 곤히 잠든 상공의 귓가에 들릴까 무섭다.

그런데도 은설란은 이철수를 품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다.

‘상공······. 소첩의 품에 안겨 주무실 정도로 소첩의 몸이 좋았던 건가요? 후후. 소첩의 몸은 이미 상공의 소유물이랍니다.’

몸을 반쯤 일으킨 검후가 조심스럽게 이철수를 끌어안으면서,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옷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잠깐, 피?

그녀가 조심스럽게 이철수의 손목을 손으로 잡아 진맥한 그때.

은설란의 얼굴이 굳었다.

‘상공······?’

진맥 결과 이철수는 이미 상당한 내상을 입은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내상이라니.

“감히······.”

감히 누가, 그녀의 지아비 될 사내를 건드렸단 말인가.

용납할 수 없었다.

은설란은 의념에 반응해서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기파가 외부로 나오지 않도록 갈무리했다. 상공께서는 이미 상당한 내상을 입은 상태. 기파에 노출되면 내상이 심화될 수도 있었다.

스르륵.

검후는 겉옷을 벗어 동굴 바닥에 조심스럽게 깐 뒤에 이철수를 그 위에 눕혔다.

마지막으로 이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에 자리에서 일어난 검후의 시선이 전방을 향했다.

‘함정······. 그리고 혈교 놈이군······.’

거기에는 창날 함정과 시체가 된 혈교와 강시 파편이 있었다.

‘······내가 여기에 오자마자 정신을 잃었던 건······. 기문진 때문이었나?’

검후의 머릿속에 지금까지 파악한 사정이 앞뒤가 맞도록 끼워 맞춰진다.

‘이 통로에 설치됐던 기문진에 나와 상공, 혈교 고수 셋 모두가 걸렸다······. 혈교 고수는 그 상황에서 강시들과 함께 함정에 걸려 자멸······. 그리고 나는······.’

검후의 머릿속에 넘실거리는, 끝없는 어둠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던 상공의 모습이 떠올랐다.

‘······상공께서······. 기문진을 파훼한 건가······?!’

화경의 고수인 그녀마저 함정에 빠뜨린 절진이다.

대체 어떻게, 상공께서 기문진을 파훼한 건지 알 수는 없다.

‘······상공께서는 혼원비동에서 혼원검제 님의 진전을 계승했다 말씀하셨어······. 혼원비동에 생사경의 고수인 혼원검제 님이 직접 설치한 기문진이 검후비동의 기문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진법은 아니었을 터······. 상공께서는 그런 혼원비동의 기문진을 돌파하셨고······. 검후비동의 기문진도 같은 방법으로······.’

하지만 추측은 할 수 있다.

상공께서는 혼원검제의 진전을 이은 후인이다. 그리고 검후비동에는 같은 기문진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먼저 파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그 광경이 꿈이 아니었던······.’

세상을 집어삼키는 어둠, 천하를 파괴하는 흑뢰와 싸우던 상공의 모습이 정말이었던가?

아니다. 그렇다기에는······. 그의 모습은 현실의 모습과는 달랐다.

환관 복장을 한, 왜소한 체구의 상공이라니.

상공은 고자가 아니었다. 튼실한 근육과 우람한 대물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는가. 그녀의 두 눈으로 말이다.

물론 상공이 어떤 사람이건 검후는 사랑해줄 수 있었지만······.

‘······모르겠어.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검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상공을 조심스럽게 업었다.

‘비동의 끝에 도달해야 돼.’

상공의 희생으로 빠져나온 기문진이었다.

흉수도 자멸했으니, 남은 건 전대 검후의 유산을 찾는 일밖에는 없다.

‘······전대 검후 님의 유지를······. 내가 이어서······. 선조님들의 못다한 인연을······. 상공과······.’

그래서 선조님들처럼, 혼원검제와 전대 검후의 못다이룬 사랑을 그녀와 상공이 이어야 했다.

두근.

검후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이철수를 등에 업은 채 비동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

남은 구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중간중간 함정이 있었지만, 화경의 고수인 검후를 위협할 수준은 되지 못했다.

그리고 마주한 마지막 관문.

통로를 막아선 석벽에 새겨진 월녀검의 검흔을 본 검후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고월검을 휘두른 순간.

그그그그그그그그.

굉음과 함께 석벽이 열렸다.

그리고 석벽 너머에서 마침내 당대 검후 은설란은 전대 검후 백추설의 유산을 마주했다.

천장에 박힌 야명주가 환하게 밝히는 넓은 석실.

거기에는 석관에 백골이 되어 안치된 전대 검후의 시신과 묘비처럼 꽂힌 검 한 자루가 있었다.

“심향검······.”

검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새하얀 순백색의 칼날에 흐르는 상서로운 항마기(抗魔氣)가 인상적인, 그녀가 들고 있는 고월검과 쌍둥이처럼 닮은 한 자루 검.

그건 잃어버렸다고 세간에 알려진 옛 검각의 신물, 심향검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일자수미심결(一字須彌心訣), 불광검법(佛光劍法), 항마혜검(降魔慧劍), 수미관음보(須彌觀音步)······.”

혈세신마가 옛 검각을 불태우며 실전된, 불가의 계통을 이은 항마절학의 비급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검후는 조용히 제단 위에 놓인 낡은 서신을 펼쳤다.

[본녀는 이십 대 검후 백추설이다.]

거기에는 백추설이 파양호 대전 이후 천하를 떠돌며 겪었던 일이 전부 쓰여 있었다.

해남도까지 가서 심향검을 되찾았던 일, 천하를 떠돌며 정보를 수집해서 검각의 전대 고수가 남긴 비동을 찾아내 항마절학을 수습한 일.

그리고 혈교 잔당의 추적대와 맞서 싸운 일까지.

전부 쓰여 있었다.

[······본녀에게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무극자. 그분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다시 보고 싶도다······.]

그리고 백추설이 지녔던 혼원검제를 향한 절절한 연심도 서신에 쓰여 있었다.

‘선조 님께서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구나······.’

연심을 고백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검후는 살짝 눈물을 훔쳤다.

전대 검후의 사랑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를 것이다.

‘그래. 역시 상공과는 전대부터 내려온 인연의 계승자······. 나와 상공은 서로 운명이었던 거야.’

검후가 입술을 깨물었다.

‘제가 선조님의 못다한 사랑을 이루겠어요. 혼원검제의 후인인 상공과 함께······.’

검후는 그렇게 다짐하며 계속 서신을 읽어 나갔다.

혈교 잔당에게 중상을 입은 시한부 상태로 항산으로 돌아온 백추설은 동굴을 발견하고, 혈교 무리에게 알려지지 않게 은밀히 비동을 축조한 뒤에 유서를 작성하고 유산을 남기고는 영면했다.

[연자여! 그대가 이 서신을 보고 있다는 뜻은, 그대가 월녀검을 극성으로 익힌 검각의 후예이자 항산파의 제자라는 뜻일 터. 부디 본녀가 모은 절학과 신물을 수습하여 본 파에 원복해놓은 뒤, 언젠가는 반드시 보타산 검각으로 다시 권토중래(捲土重來)하길 바라네.]

[본녀의 시신은 화장해주길 바라네.]

[혈교를 조심하게. 그들이 본녀를 노린 이유는 혈교의 마공에 본 파의 항마기가 치명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세. 항마절학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혈교가 또다시 본 파를 노릴지도 모르네.]

[역천의 흉성은 언젠가 반드시 다시 하늘에 떠오를 것이니, 그들이 사라졌다 하여 방심하면 안 되네.]

[그럼 후일을 부탁하겠네. 연자여.]

마지막 대목까지 읽은 검후는 조심스럽게 유서를 접어서 품에 넣었다.

그리고는 겉옷을 벗어 바닥에 깔아 이철수를 다시 조심스럽게 눕힌 뒤에, 전대 검후의 시신이 담긴 석관을 향해 세 번 절했다.

‘선조님. 편히 쉬시길. 선조님의 유지도 인연도, 사랑도 이 후배가 잇겠습니다.’

사문의 숙원이 드디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검후는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을 느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시야에 돌로 된 탁자가 보였다.

거기에는 병 하나가 있었다. 검후가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다.

뚜껑을 열자 청량한 향기가 그녀의 코 끝을 스쳤다. 그녀의 피부에 저릿저릿한 영기가 느껴졌다.

“이건······. 공청석유?”

그렇다.

병 안에 담긴 유백색 액체는 천지간의 영기가 천 년이 넘게 물에 농축되어 만들어진다는 전설의 영약.

한 방울에 십 년의 공력을 얻을 수 있다는 귀중한 영약인 공청석유였다.

병 안을 가득 채운, 이 정도의 양이라면 능히 일 갑자의 공력을 얻을 수 있을 터.

이 작은 병 하나가 천금보다 더 값진 셈이었다.

검후의 시선이 누워 있는 이철수를 향했다.

‘상공······.’

상공의 내상은 제법 위중했다. 치료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앞에는 절세의 영약이 있었다.

고민할 틈은 없었다.

검후는 공청석유 병을 들고 누운 상공의 곁으로 다가가 고개를 젖혔다.

이미 혼절한 상태인 이철수였다.

공청석유를 제대로 마실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직접 먹여줘야 했다.

물론 조심스럽게 입 안에 흘려 넣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래서는 공청석유의 약효를 온전히 흡수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방울에 십 년의 공력을 보장하는 절세의 영약이다. 흘려서는 안 됐다.

혼절한 사람이라도 공청석유의 약효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그건······.

‘이, 입맞춤?!’

그렇다.

공청석유를 그녀가 입에 머금고 입을 맞춰서 먹여주는 방법이 최선책이었다. 검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미 상상 속에서, 꿈속에서 수없이 상공과 입맞춤을 나눴던 검후였다. 그보다 더한 일도 꿈속에서 했던 검후였다.

하지만 여기는 꿈이 아닌 현실.

엄연히 남녀가 유별한 세상이다.

거기에 아직 상공의 공식적인 지위는 도전자일 뿐이었다. 아직은 정인도 부부도 아니었다.

그래서 원래는 하면 안 되는 행위였다.

하지만 현실에서······. 입맞춤······. 그걸 상상하는 것만으로 검후의 얼굴이 노을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그, 그래. 이, 이건 사, 상공을 살리기 위해서 어, 어쩔 수 없이······. 하, 하는 거니까······. 주, 주변에 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검후는 스스로 사심을 합리화했다.

그래.

이건 음란 행위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치료 행위다. 그러니까 괜찮다. 상공의 내상은 위급하니까.

공청석유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니까 괜찮다.

그렇게 사심이 아니라며 합리화하면서, 검후는 공청석유를 입에 머금었다.

곧이어 검후의 부드러운 입술이 이철수의 입술을 덮었다.

‘상공께서 잘 삼킬 수 있게, 넣어드려야지······.’

이미 입맞춤을 한 검후였다. 더 거리낄 것은 없었다.

츄웁. 츄우. 츄우우웁.

조용한 석실 속.

서로의 설육이 뒤섞이는 끈적한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공청석유를 한 방울의 낭비도 없이 이철수에게 먹이기 위해 입술에 이어 혀까지 사용한 검후의 치료 행위는 그렇게 이어졌다.

병에 공청석유가 한 방울도 안 남을 때까지.

계속.

이철수가 혼절했던 동안 있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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