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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환관이 남성을 되찾음-104화 (104/171)

104화 혈세신마(血洗神魔)

“헉.”

헛바람을 삼켰다.

눈이 떠졌다.

야명주가 박힌 천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전신에 탈력감이 느껴졌다.

아무리 의식세계에서의 일이고 술법을 통해 구현되어 불완전하다 해도 생사경의 절대고수가 펼친 일수를 받아친 상태였다.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했다.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곧이어 찢어질 듯한 통증이 뇌리를 강타했다.

몸을 반쯤 일으킨 나는 피를 토해냈다.

“쿨럭.”

검게 착색된 핏덩이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혈도가 찢어질 듯 아팠다. 원래 의식세계에서 일어난 일은 현실 신체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정신에서 일어난 일. 육체에는 영향이 없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정신에서 일어난 일이 육체에까지 영향을 미쳐 내상을 입은 것이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식으로 비유하자면 내가 조종하는 게임 캐릭터의 HP가 떨어진 순간 현실의 나까지 상처를 입는 일과도 같았다.

‘썩어도 준치라고, 생사경의 고수의 일격이라는 건가.’

나는 입술을 악물었다.

흑뢰무한.

내가 주도권을 잡은 의식세계 안이라는 제한된 조건, 술법을 통한 불완전한 구현이라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 펼친 일수였다.

적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고 내게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핸디캡 매치였다.

놈은 전력의 1%라도 사용했을까?

적은 새끼손가락 하나, 나는 전신 근육을 전부 사용해 서로 겨뤘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 특수한 조건이라서 막아낼 수 있었다.

‘정신세계라서 정말 다행이야.’

혼원검제와의 대면에서 심상무도를 버리리라 다짐한 건 진실이었다.

하지만 한 번 얻은 심득은 지워지지 않는다. 심상무도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생의 내가 현실에서 일편빙심을 사용할 수는 없다.

실제로 전생의 내가 보유했던 심상무도인 일편빙심은 규화보전의 극의에 이른 끝에 얻어낸 심득으로 달성한 기예.

따라서 일편빙심은 규화보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심상무도였기에, 규화보전을 수행하지 않은 지금의 나는 현실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육신이 아닌 혼백과 정신만 존재하는 의식세계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규화보전을 이번 생에도 수행한다면 일편빙심을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 미친 고자 변태 무공은 죽어도 안 써. 현실에서는.’

우선 양물부터 잘라야 하는, 차마 입에 담기도 끔찍한 쓰레기 무공인 규화보전을 당연히 내가 현실에서 수행할 일은 죽어도 없었다. 아니 죽어서도 안 된다.

이번 생에서는 혼원검제의 말대로, 공동파 무학의 극의에 도달한다면 내게 전생과는 다른 심상무도가 발현될 가능성이 높았다.

전생의 나와 현생의 나는 같으면서도 다른 존재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도 생사경이라는 입신의 경지에 달한 고수가 펼친 일격은 내 정신을 넘어 육체까지 상처 입혔던 것이다.

‘그야말로 요행, 아니 천행이었군. 만약 놈을 실제로 만났다면······.’

그렇다면 단 일 초 만에 제압당해 사지가 찢겨 죽었을 것이다.

모골이 송연했다.

회귀 이후 처음으로 소름이 돋았다.

전생에 이미 현경이라는 절대의 경지에 올라본 나였다. 천하제일검 검성 유진휘만큼은 아니었지만 원숙한 현경의 고수이자 황궁제일고수였다.

그렇기에 전생의 경지를 되찾으면 된다고,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던 나였다.

‘아니야.’

하지만 아니었다.

역천의 흉성.

혼원검제의 경고를 듣고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였다. 전생에는 그런 흉성 같은 건 없었으니까. 오히려 역사에 남을 간신배인 내가 흉성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혈교의 흔적을 발견했을 때도 어차피 전생에서도 그림자도 안 보이는 놈들,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겠어, 하고 방심했던 나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역천의 흉성은 실존했다.

혈교의 위험은 실존했다. 혈교주, 아니 혈마라고 불러줘야 할까? 놈의 경지는 생사경이었다.

‘더 강해져야 해.’

나는 이를 악물었다.

‘내 여자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진정한 상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생 이상의 절대고수······. 생사경에 올라야 돼.’

혈교주.

나는 놈과 이미 은원관계를 맺었다. 아니, 놈의 목적이 300년 전의 혈세신마와 같다면 나는 놈과 싸울 수밖에 없다.

300년 전 혈세신마가 주장한 목표는 신천개벽(新天開闢). 놈은 하늘에 올라 새로운 천하 질서를 구축하려 했다. 놈이 혈교를 이끌고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몽고를 초원으로 내쫓은 이유도 그것이었다.

하늘에 오른다는 말이 단순히 중원의 지배자가 되어 이후 알렉산드로스처럼 세계 정복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문자 그대로 하늘에 올라 신이 되겠다는 말인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놈의 목표가 혈세신마와 같다면, 나는 놈을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세계 중세 명나라에 애국심이 불타서는 아니었다.

황상.

그녀가 자금성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전생처럼 보위에 오를 것이다. 대명제국의 천자가 될 것이다. 내 피붙이나 다름없는 그녀가 지배하는 천하를.

놈에게 내어줄 수는 없었다.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혈세신마······.’

혈세신마.

300년 전, 원말명초의 혼란기에 혼원검제에게 토벌당해 죽은 전설적인 대마두. 혈교의 수장. 혼원검제와 마찬가지로 생사경의 경지에 오른 절대고수.

그의 이름이 자꾸만 뇌리에 밟혔다.

‘생사경의 고수가······. 300년 만에 또 나온다는 게 가능한가?’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것이었다.

현경까지는 한 시대에 최소 한 명 정도는 존재했다. 보통 천하제일(天下第一)을 논하는 경지라 불리우는 것이 현경의 경지다.

하지만 생사경은?

생사경은 고금제일(古今第一)을 논하는 초월자의 경지다. 한 시대는커녕 몇백 년이 지나도 한 명 배출하기 힘든 경지가 생사경이다.

천무지체의 재능이 있더라도 생사경에 간단히 도달할 수 없었다.

실제로 생사경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은 초대 천마, 소림사의 개파조사 달마대사, 무당파의 개파조사 장삼봉, 전진교의 초대 교주 왕중양, 검선 여동빈, 혈세신마와 혼원검제 등 하나같이 무림사에 이름을 새긴 전설적인 인물들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생사경의 고수가 지금까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암중에서 활동해왔다고? 본인이 직접 나서기만 해도 간단히 무림 따위는 접수할 수 있을 텐데?

모든 계략을 분쇄할 압도적인 힘이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놈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지금의 혈교주는 직접 나설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가령, 상처를 입어서 운신하기 힘들다던가.

심각한 부상이라면 전생에서 혈교의 흔적이 보이지 않은 것도, 놈이 암중에서만 활동하는 귀찮은 일을 선택한 것도 설명이 된다.

그러나 혈교주는 생사경의 고수다. 그런 생사경의 고수를 상처입힐 수 있는 상대는 같은 생사경의 고수밖에 없다.

중원 역사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생사경의 고수는 혈세신마와 혼원검제. 둘뿐이다.

혈세신마가 혈마를 상처입혔을 리는 없으니, 남은 경우의 수는.

‘혼원검제, 그 양반이로군.’

혼원검제가 혈마를 상처 입혔다.

결론을 도출해낸 나는 몸을 살짝 떨었다.

‘하지만 혼원검제는 파양호 대전에서 혈세신마를 처단한 뒤, 무림맹주의 자리에서 내려오고는 공동파로 돌아온 뒤에 혼원비동에 들어가 은거했어.’

은거하던 동안 혈마를 때려잡았다?

그 짧은 기간 동안, 혈세신마의 제자가 생사경의 경지에 올랐다?

그럴 가능성이 0%는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차라리 다른 쪽이 더 가능성이 높다.

‘가령, 지금의 혈교주가 혈세신마와 동일 인물이라던가.’

혈교주와 혈세신마가 동일 인물이라면?

그렇다면 모든 인과관계가 매끄럽게 이어졌다. 하지만 혈세신마는 파양호 대전에서 분명히 죽었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는······.

“있지. 다시 살아날 수.”

나는 입 밖으로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환생 대법.

타인의 몸에 빙의해서 두 번째 삶을 살게 해주는 역천의 비술. 내가 양물을 되찾기 위해 사용한 최후의 수단. 그 술법의 출처는 바로 혈교였다.

‘혈세신마······. 놈은 환생 대법으로 부활한 게 분명해······. 하지만 부활이 불완전했던 거지. 그래서 직접 활동할 수 없게 된 거고.’

온전한 부활이 아닌 불완전한 부활.

환생 대법을 실행하려면 일단 대상이 살아있어야 했다. 하지만 혈세신마는 이미 죽은 시체인 상태. 시체 상태에서 환생 대법을 사용했으니 당연히 완전한 부활이 불가능했다.

혼백과 신체 모두 불완전한 소생이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혈세신마는 직접 활동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술법과 수하들을 통해 암중으로만 활동했다.

완전히 부활하기 전까지 혈교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되니까.

혈교는 대명제국에서 직접 블랙리스트에 올린 역적 도당. 놈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발각되고 위치가 특정된다면 즉시 황궁 차원에서 강호 무림과 연계해서 토벌군을 꾸리게 된다.

혈교가 위험해졌다. 어쩌면 완전히 부활하지 못한 혈세신마의 안위도 위험해질지 모른다.

그러니 존재를 숨겨야 했다.

모든 퍼즐 조각이 매끄럽게 맞춰졌다.

‘혼원검제의 경고가 드디어 이해되는군.’

역천의 흉성이 다시 떠오를 것이다.

혼원검제의 경고는 문자 그대로 혈세신마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예고였다.

혼원검제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혈세신마가 환생 대법을 통해 부활하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혼원비동에 안배를 남긴 것이다. 대를 이어 혈세신마와 대적할 후인을 육성하기 위해서.

그래서 전생의 혈세신마는 혼원비동을 무너뜨려 혼원검제의 안배를 파괴했던 거고.

‘혈세신마가 불완전하게 부활했다면, 전생에 놈이 내가 죽기 전까지 나타나지 않은 이유도 설명할 수 있어.’

계속해서 머리가 돌아갔다.

전생의 삶에서 혈세신마와 혈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놈들은 무협소설 암중세력 클리셰대로 정파 사파 마교 황궁 할 것 없이 끄나풀을 심어 넣었을 것이다.

그중에 황궁이야말로 놈들의 진짜 목표였을 것이다.

황궁을 장악하고 황제를 꼭두각시로 만들어 비선실세의 자리에 등극하면 실질적으로 대명제국을 지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그건 전생의 내가 비선실세 해봐서 아주 잘 알았다.

그런데 놈들이 황궁에 심어놓은 끄나풀을 내가 황상을 보위에 올리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전부 처리해버렸다.

황궁을 지배해서 천하를 장악한다는 놈들의 가장 큰 계획이 수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야. 중원 전역은 물론 새외까지 영약이란 영약은 전부 내가 전부 긁어갔지. 양물을 되찾으려고.’

놈의 부활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몸에 좋은 영약이 필요했을 터.

그런데 그 영약은 이미 내가 현경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전부 박박 긁어모은 것도 모자라 시장에 나온 영약을 황실의 재력을 동원해 웃돈을 주고 사들인 덕분에 씨가 말라버린 지 오래였다.

당연히 부활이 지연될 수밖에 없을 터.

게다가 무림에는 천무지체인 사형도 있었고, 대명제국의 천하는 온전히 내 수중에 있었다.

내 권력 장악력은 완벽했다. 혈교 놈들이 끼어들 틈 따위는 없었다.

전생의 나는 양물을 되찾으려다 의도치 않게 혈세신마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직접 나설 수 없는 혈세신마는 속만 끓이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환생 대법을 내게 건넨 거고.’

혈교의 비술이었던 환생 대법이 내 수중에 들어온 건 우연이 아니었다. 혈교의 수작이었다. 놈들은 환생 대법을 이용해 나를 죽일 생각이었다.

환생 대법의 성공 확률은 1할도 안 되었으니까.

설령 희박한 확률을 뚫고 환생에 성공했더라도,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비선실세 이철수는 이미 죽고 없어졌으니 놈들의 계획은 탄탄대로였을 터.

내가 회귀를 해서 망정이지, 환생했다면 놈들의 손바닥 위에 놀아날 뻔했다.

“개새끼들이······.”

혈교의 모든 음모를 간파한 내 입에서 절로 욕설이 나왔다.

감히.

고자의 상실감과 양물이 없다는 약점을 이용해서 나를 농락해? 감히? 잘려본 적도 없는 새끼들이 내 약점을 이용하다니.

용서할 수 없었다.

“혈세신마 이 개새끼가······. 이 새끼도 한 번 잘려서 고자가 되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나는 이를 악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몸이 휘청였다.

하지만 움직여야 했다.

적의 음모를 전부 밝혀냈다. 내 대적자가 누군지 드디어 깨달았다. 그러니 지금처럼 안일하게 지내서는 안 된다.

내 여자들을 지키고, 삼처사첩과 주지육림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계속 움직여야 했다. 노력해야 했다. 생사경에 올라야 했다. 놈보다 한 발짝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전생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했다. 전생보다 더 강한 무공이 필요했다.

‘넌 뒤졌어. 이 새끼야.’

나와 내 여자들을 위해서.

내 주지육림과 영웅호색을 위해서.

전생에 날 갖고 놀았던 혈세신마 그 새끼를 고자로 만들어야 했다.

‘혈세신마 그 새끼를 족치면 내 명성이 사해만방에 퍼지겠지. 정사마를 아우르는 강호 무림의 영웅이 될 터. 당연히 인기남도 될 테고······. 소저들의 팬레터가 무수히 쏟아지겠지·········. 흐흐.’

이를 악문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야명주 불빛 아래, 한 줌 핏물로 변한 강시들과 머리가 터져 몸뚱이만 남은 시신 하나가 있었다.

내가 술법을 파괴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혈교의 고수가 죽은 모양. 강시는 아마도 술법의 제물로 바쳤을 것이다.

검후의 모습이 비쳤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새근새근. 그녀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술법을 파괴한 덕분에 별 피해를 입지 않은 모양. 그래도 걱정되니 가까이 다가가 손목을 붙잡고 그녀를 진맥했다.

다행히 그냥 잠든 상태다. 별 이상은 없다.

검후를 지켜서 다행이군. 미래의 아내는 소중하지.

“상공······. 안 돼요······. 거기는······.”

검후의 입에서 잠꼬대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검후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검후가 웃고 있는데?’

상공? 안 돼요?

대체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독수공방을 너무 오래해서 상상 속의 남편이랑 지내는 꿈을 꾸는 건가.

뭐.

좋은 꿈이라도 꾸나 보지.

이제 앞으로는 저런 꿈도 안 꿀 것이다.

왜냐면 내가 진짜 그녀의 상공이 되어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테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다.

이 근처에 다른 위험은 없다.

검후도 당분간 깨어나지 않을 터.

그렇다면······.

나는 비틀거리면서 떨리는 몸으로 기어가서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내 봇짐을 풀었다.

봇짐 안을 뒤진 나는 목갑 하나를 꺼내 뚜껑을 열었다.

딸깍.

청량한 향기가 내 코 끝을 스쳤다. 목갑 안에 있는 단약 하나가 보였다.

그동안 애지중지 보관했던, 일 년 전 산문에서 만난 적사월이 화면호검의 모습으로 건넸던 상급의 내상 치료제, 속명단이 여기 있었다.

‘그때 안 쓰고 따로 비상약으로 챙겨두길 잘했군.’

나는 과거의 나를 칭찬하면서 속명단을 꺼내서 삼킨 뒤에 그대로 가부좌를 틀고 운기행공에 들어갔다.

이제 내상을 치료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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