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적사월의 호통을 들은 귀제갈과 백면암군이 움찔했다.
[련주님이 대체 왜 저러시는 거요?]
백면암군의 귓가에 귀제갈 사마학의 전음이 울렸다.
그의 말을 들은 백면암군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런 눈치 없는 사람 같으니. 그러길래 나중에 말씀드리자고 제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백면암군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소식을 사부님이 들으면 어떤 사단이 일어날지를.
그래서 최대한 심기가 불편하지 않은 날을 골라서 보고하려 했는데, 눈치 없는 총군사가 미리 말해버린 것이다.
[아니 저는 그······. 정말로 련주님께서 그런 어린 소년을······. 지, 진심으로 연모할 줄은 몰랐습니다······.]
백면암군의 전음에 귀제갈 사마학이 변명했다.
천하에서 손꼽을 지모의 귀재인 사마학이었지만, 그마저도 적사월이 그 공동파 소년 제자에게 그렇게 진심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구애한 모든 사내를 매몰차게 거절한 적사월이었다.
그중에는 지체 높은 북경 명문가의 도련님도, 정파의 이름 있는 고수도, 모든 여인에게 사랑받는 미공자도 있었다.
하지만 적사월은 미련없이 차버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런 애송이에게 빠졌다니.
그것도 나이 차이가 족히 40년은 넘게 나는 애송이에게 말이다.
듣고도 믿을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아, 인심난측(人心難測)이라더니!’
련주님의 마음에 이리 봄바람이 불어올 줄이야.
사마학은 자책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일단 뭐라도 좀 해보시오. 당면한 이 일을 슬기롭게 헤쳐가야 할 것 아니오. 당신은 련주님의 애제자잖소.]
사마학의 전음에 백면암군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철수.
나쁘지 않은 상대라 여겼다.
그런데 대체 왜 검후에게 그런 말을······. 이성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공동파를 재건하려면 항산파는 무조건 넘어야 하는 산이었다.
그 의지를 천명하려면 검후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것 말고는 없었다.
하지만 대체 왜.
그런 짓을 해서······.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최대한 수습을 해야 했다.
백면암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사부님. 검후의 나이도 마흔여섯으로······. 불혹을 한참 넘어 지천명에 이르기 직전이라 어린 나이는 아닙······.”
“제자야. 너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것이더냐?”
적사월의 적안이 백면암군에게 향했다.
백면암군이 움찔했다.
그가 침묵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궁색한 변명이었기 때문이다.
검후의 나이는 46세지만, 적사월이 그보다 연상인 60세라는 건 불변의 진리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적사월이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손을 휘저었다.
“둘 다 나가거라. 혼자 있고 싶구나.”
“네, 사부님.”
“알겠습니다. 련주님.”
축객령을 들은 백면암군과 사마학이 물러났다.
드르륵, 탁.
미닫이문이 닫히고, 특실에 적사월 홀로 남았다.
적사월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특실 전체게 기막을 친 뒤에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쁜 새끼······. 천하에서 제일 나쁜 새끼······.”
적사월의 어깨가 떨렸다.
굴욕적이었다.
천하의 어떤 사내가 감히······.
감히 천하제일미인 그녀를 놔두고 다른 여인과 놀아난다는 말인가?
얼굴을 내보이는 것만으로 정인과 부인이 있는 사내마저 반하게 만들어 가정을 파탄낸 전적이 있는 적사월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본녀의 마음을 그리 어지럽혀놓고······.”
적사월은 60년 평생 처음 겪는 감정의 격류에 몸을 떨었다.
그녀의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적사월의 눈가가 떨렸다.
감정이 북받쳤다.
서러웠다. 분했다. 질투가 났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뛰었다.
또르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한줄기 흘렀다.
‘내가······. 눈물을? 사내 때문에······?’
적사월이 황급히 소매로 눈물을 닦아냈다.
천하의 염왕 적사월, 피도 눈물도 없는 요녀이자 사내의 머리 꼭대기에서 군림하는 그녀가 사내 때문에 가슴앓이도 모자라 눈물을 흘리다니.
이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적사월이 입술을 깨물었다.
전부 그 애송이 때문이었다.
“감히 본녀를 놔두고 한참 어린 년과 놀아나다니······.”
실실 웃는 검후의 얼굴이 떠올라서 더 화가 났다.
적사월이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는 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어차피 검후는 항산에 있어서 자주 보지 못할 터.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사이에 내가 그의 마음을 빼앗을 것이다. 어쩌면 몸도. 전부.
검후보다 어린 나이의 사천제일기녀 능월향이 이철수를 치맛폭에 가둘 것이다.
지금까지 그녀가 빼앗지 못한 사내의 마음은 없었다. 이철수의 마음 또한 반드시 그녀의 것이 되리라.
설령 혼인하더라도, 검후는 결코 그의 몸도 마음도 얻지 못할 것이다.
‘반드시 그리될 것이야.’
결코 향기 없는 모란꽃으로 남지 않으리라.
적사월은 그리 다짐하면서 주먹을 쥐었다.
두근, 두근.
그녀의 심장이 뛰었다.
*
신강 천산(天山).
웅대하게 뻗은, 봉우리에 만년설이 내려앉은 새하얀 설산(雪山)이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 천산남로와 천산북로라는, 서역과의 교역에서 중요한 무역로가 있는 이 거대한 땅의 주인은 하나였다.
천마신교!
십만 마인을 거느린 무림 최대 단일세력이자, 정사마의 삼대세력의 한 축을 차지하는 거대 집단.
강자존 약자멸을 기치로 삼은 마인들의 집단인 천마신교는 신강이라는 넓은 땅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하나의 문파를 뛰어넘어 소국(小國)에 가까운 강대한 세력을 자랑하는 천마신교의 총단 중심에는 교주가 기거하는 천마전이 있었다.
천마(天魔).
십만 마인의 정점이자 마도제일인이며 천하를 삼분하는 우내삼존의 일좌를 차지하는 절대고수.
신교에서는 살아 있는 신으로 숭배받는 그가 지금 태사의에 앉아 마뇌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공동파가 승리했다는 말이지?”
흑의 무복 차림. 이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삐딱하게 앉아 턱을 괸 채로 웃고 있었다.
그가 바로 당대 천마인 백무량.
30세에 현경의 경지를 돌파하여 전대 천마의 목을 치고 천마의 자리에 오른 마교 역사상 손꼽을 천재 중의 천재였다.
현재 나이는 35세로 우내삼존 중에서 60세의 적사월, 100세의 신승과 비교했을 때 가장 젊은 고수였다.
“그렇습니다. 지존이시여.”
“······그리고 공동파의 제자가 천무지체란 말이지. 그래, 천무지체라······.”
천마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태어날 때부터 천재였던 그였다. 무공은 너무 쉬웠고, 마인들이 흔히 겪는다는 주화입마나 심마 한번 없이 대공을 이뤘던 그였다. 전대 교주도 너무 시시하게 그의 손에 쓰러졌다.
따분했다.
정파의 땡중이나 사파의 요녀가 그보다 강하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걸어온 세월이 차이나기 때문.
일이년만 지나면 그가 천하제일인이 될 것이다.
재능의 차이가 너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천하제일.
그렇게 그런 호칭을 얻어서 대체 뭘 한단 말인가?
그에게는 진정한 맞수가 없었다. 세상이 너무 쉬운 천마에게는 만사가 따분하고 지루했다.
그러던 와중 공동파의 유진휘가 천무지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천무지체.
하늘이 내린 기재이자 천재 중의 천재. 미래의 천하제일인.
어쩌면 천무지체의 무인이라면······. 맞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 지루함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천마의 눈빛에 이채가 감돌았다.
“본교에 정마대전 때 탈취한 공동파 무공 비급이 얼마나 있지?”
“혼원일기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있습니다. 온전한 상태는 아닌 물건이 절반이지만······.”
“그럼 그 정보를 몰래 중원에 흘려라.”
천마가 웃었다.
몰락한 공동파였다. 무공을 되찾는데 혈안이 되어있을 게 분명했다.
신교에 공동파의 무학이 있다는 사실이 전해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유진휘가 방문할 터.
그때 시험해보면 된다. 과연 그의 호적수가 될 만한 상대인지.
방문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파를 규합해서 천마신교를 쳐서 두 번째 정마대전을 한다면 그것도 상관없었다.
어느 쪽이건 좋다.
‘천무지체가 본좌의 지루함을 해소할 수만 있다면······.’
좋겠군.
천마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존명.”
마뇌가 오체투지하며 천마의 명을 받들었다.
*
칠흑 같은 암흑으로 가득 찬 석굴 안.
거기에는 시뻘건 핏빛 호수가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야명주가 알알이 박힌 석굴 안으로 붉은 혈의를 입은 무인 한 명이 들어가 오체투지한다.
“혈마군림! 혈교천하! 만세! 만세! 만만세! 혈마지존을 뵙습니다.”
혈의 무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글부글 끓던 혈소(血沼)에서 누군가 솟아올랐다.
피처럼 붉은 머리를 장발로 늘어뜨린 하얀 피부의 미남자.
혈교주였다.
혈소에 몸을 반쯤 담그고 하얀 상반신을 그대로 드러낸 혈교주의 눈이 떠졌다.
그의 핏빛 눈이 오체투지한 혈의 무사를 향했다.
“공동파가 흑룡방과의 비무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복마검법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혈의 무사의 보고에 혈교주의 눈썹이 꿈틀했다.
“복마검법이······. 돌아왔다라. 신승 그 아해가 혼원을 돌려준 것이냐?”
“아닙니다. 신승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장문제자 유진휘가 천무지체로 추정되는데, 그가 복마검법을 얻은 게 아닐까······.”
“······그렇다면 공동파에서 혼원비동을 찾은 건가? 그리고 천무지체라니······.”
혈교주의 혈안이 차갑게 빛났다.
“······드디어 찾았군.”
혈교주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부글부글.
그의 기세에 반응하듯 혈소의 피가 더 거세게 끓었다.
“······당분간 중원을 주시하도록······.”
“존명!”
스르륵.
무사의 말을 들은 혈교주가 눈을 감았다.
부글부글.
못에서 끓어오르는 핏물이 그의 몸을 감쌌다.
*
자금성 함복궁.
공주가 기거하는 금남(禁男)의 구역이지만, 사내도 여인도 아닌 고자인 내시만큼은 이곳에 드나들 수 있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환관 하나가 태평공주 앞에 부복했다.
“태평공주 전하를 뵙나이다.”
동창 우첩형이 태평공주 앞에서 오체투지했다.
태평공주 주가율.
고작 9세에 불과한 그녀는 이미 동창의 양대 첩형 중 하나를 포섭해서 부하로 부리고 있었다.
우첩형은 주가율을 보며 부르르 떨었다.
금상(今上)인 홍광제를 능가하는 지배자의 기도와 잔혹함을 갖춘 그녀를 우첩형은 도저히 9세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태평공주 주가율은 이미 지배자로서 완성되어 있었다. 그녀의 오라비들보다 더.
“보고.”
“······정사지쟁은 공동파의 승리로 종료되었나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동파의 승리.
하지만 주가율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한낱 서출 공주에 불과한 그녀를 옥좌에 앉힌 장본인이 노야였다. 북경 조정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된 노야가 고작 강호 무림의 무식한 무부(武夫)들에게 당할 리가 없는 것이다.
노야가 싸움을 걸었다면, 반드시 이길 자신이 있어서 건 것이다.
“그리고······. 이철수가 검후에게 결혼 비무를 청했다는 소식이 강호 무림을 질타하고 있나이다.”
하지만 뒤이은 말에는 제아무리 천하의 원화제 주가율이라도 눈빛이 살짝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노야께서······. 결혼 비무를?’
검후가 누군지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야가 그녀에게 결혼 비무를 신청하다니.
‘······노야가 결혼 비무를······. 노야가······.’
내가 아닌, 다른 여인에게 먼저······. 청혼을······.
주가율의 눈동자에 초점이 점점 사라졌다.
그녀의 몸에서 무시무시할 정도의 기세가 일어났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년이 감히······! 아무리 혼인이 급하기로서니 짐의 노야한테 꼬리를 치다니······! 분수도 모르고!’
노야가 잘못했을 리 없다. 노야가 해를 가리켜 달이라면 그건 달이고 콩을 가리켜 팥이라면 그건 팥이다. 노야는 절대 틀리지 않는다.
그러니 이것은 검후, 그 불여시 년이 감히 노야에게 먼저 꼬리를 쳤기 때문이다.
노야께서는 착하고 거절을 잘못하시니까.
검후 그 어린 년에게 속아넘어간 게 틀림없다.
움찔.
우첩형의 몸이 얼어붙었다.
동창의 둘뿐인 첩형답게 규화보전을 극성까지 연마하여 이미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고수인 그였지만 태평공주의 위세에는 절로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노야께서는 검후의 커다란 가슴에 홀리신 건가요?’
주가율이 가슴을 쓰다듬었다.
천하제일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미녀로 평가받던 그녀였다.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한 그녀에게도 단 하나 약점이 있었으니.
그건 가슴 크기였다. 보통 이상은 되지만, 검후의 풍만한 가슴에 비하면 비교열위가 확실한 크기.
노야께서 커다란 가슴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주가율이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가슴을······. 좀 더 키워야······.’
그래야 노야께서 그녀를 여인으로 볼 터이다.
주가율은 그렇게 다짐하면서 검후를 떠올리며 손을 떨었다.
분했다.
원통했다. 처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 사실이 주가율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절망에만 빠져 있지 않았다.
그 절망을 원동력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자 했다.
‘정말, 하루빨리 궁을 정리하고 노야와 만나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노야와 만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노야께서는 그녀의 진심을 알아주리라.
주가율은 믿었다.
그녀와 노야는 검후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끈끈하고 단단한 인연의 실로 연결되어 있었으니까.
말 그대로 두 번의 삶을 함께한 사이였다.
그녀가 품은 마음은 사랑 같은 하찮은 단어로 설명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검후처럼 고작 혼인 따위 가벼운 이유로 노야의 곁에 있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모두 지금 실컷 웃어두도록 하세요. 어차피 나이가 가장 어린 것도 짐이요, 정실부인 자리도 당연히 짐의 자리니까요. 자고로 사내란 연하를 좋아하는 법이지요.’
주가율이 스산하게 웃었다.
적사월, 검후 은설란은 물론이요 미래의 정파제일미녀 서하린까지. 전부 주가율보다 연상이었다.
그렇다.
주가율이야말로 그분의 삼처사첩 후보 중 최연소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주가율은 첩실들의 경쟁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물론 그녀의 진짜 나이는 89세였지만, 주가율은 그런 사실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우첩형이 움찔했다.
자금성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
머리가 아프다.
움찔.
감각이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일어나셨습니까?”
가물가물한 시야가 또렷해지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투명한 백금발이 인상적인 하얀 피부의 미소녀. 서하린이었다.
익숙한 천장, 익숙한 이부자리.
여기는 공동파 본산의 내 방이었다.
“서 소저께 또 신세를 지는구려. 고맙소.”
“아닙니다.”
“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소?”
“사흘입니다.”
내 말에 서하린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물었다.
“비무는 공동파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세간에서는 이 공자님과 유 공자님을 묶어 공동쌍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서하린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동쌍협!
이 얼마나 멋지고 듣는 것만으로 여심을 위진시키는 듯한 별호인가!
서하린의 말을 들은 내 입가에 호선이 그려진 그때.
“공동파에 두 협객이 탄생했으니, 첫째는 공동신협 유진휘요, 둘째는 공동괴협 이철수라고 세간에서······.”
뒤이은 말을 들은 내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
뭐?
공동괴협?!
공동검협이 아니라 괴협이라고?!
내 별호에 무림에서 손꼽는 또라이 미친 새끼들에게만 붙는 괴(怪)가 붙다니!
아, 안돼······!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