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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환관이 남성을 되찾음-12화 (12/171)

12화 정력 최적화 무공

내 몸에 들어온 전영의 내공이 몇 번이나 소양심법의 구결대로 체내를 돌았다.

내게 소양심법의 내공이 흐르는 경로를 직접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내가 전생에 습득한 정보와 현생의 관찰을 통해 파악한 전영의 경지는 고작해야 일류.

일류는 내력을 거의 전력으로 운용하거나 특수한 절초를 펼치면 한정적이고 일시적으로 검기(劍氣)를 사용할 수 있는 경지로 강호에서 고수(高手) 호칭을 들을 수 있는 최저 커트라인이었다.

그런 그의 내공으로 몇 번이나 진기도인을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터인데도 전영은 계속해서 범재 연기를 하는 내가 경로를 전부 기억할 때까지 진기도인을 이어갔다.

“후우.”

그렇게 총 다섯 번의 진기도인이 끝난 뒤에 전영이 내 명문혈에서 손을 뗐다.

“내공이 흐르는 경로를 기억하였느냐?”

그가 내게 물었다.

“예. 기억했습니다. 사부님.”

“좋다. 그럼 지금부터 소양심법의 구결을 따라 일주천(一周天)을 해 보거라.”

경로도 구결도 이미 한 번 듣고 진기도인을 받았을 때부터 진작 기억한 지 오래였다.

내 근골은 천재도 수재도 아닌 범재다.

이것만큼은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전영이 나를 범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내 근골이 평범했기 때문이었다.

범재가 현경이라는 지고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보다 어려웠다.

무시무시한 노력과 집념, 인내심, 기연과 천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불가능했다.

하지만 전생의 나는 해냈다.

현경의 경지에 이르러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겪는다면 양물이 다시 자라날지도 모른다는 신의 그 돌팔이 새끼의 허황된 개소리에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고자가 된 나였다.

다시 양물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것이 설령 범재의 몸으로 무위를 현경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도 나는 할 수 있었다.

‘원래 환골탈태는 화경의 경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환골탈태는 평범한 무공으로는 화경의 경지에 닿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쓰레기 내시 무공은 평범한 무공이 아닌, 고자들이나 배우는 병신 같은 무공.

화경의 경지로는 규화보전의 부작용을 대폭 완화할 수는 있어도 환골탈태를 이룰 수는 없었다.

이는 규화보전을 배우는 환관의 몸이 남자도 여자도 아닌 고자라는 불완전한 신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무공과는 다르게 고자를 위해 창안된 기형적인 무공인 규화보전은 화경이 아닌 현경의 경지에 도달해야지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할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 규화보전을 극성으로 익혀 현경의 경지에 오르면 환골탈태와 함께 목소리가 가늘어지고 체형이 여자처럼 변하는 등의 규화보전에 수반되는 각종 부작용이 전부 사라진다.

신의는 여기에 주목해서 현경의 경지에 이르면 잘린 양물이 다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가능성, 이론의 영역이었다.

왜냐하면 중원 무림의 천 년 역사를 통틀어도 규화보전으로 현경에 도달한 고수는 전무(全無)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불완전성을 지닌 고자의 몸으로는 지고의 경지에 도달하기 극히 힘들었기 때문인데, 나는 양물을 찾기 위해 그 극한의 확률을 뚫어냈다.

‘섹스야말로 모든 가장 큰 동기 부여이자 원동력이야.’

운우지락(雲雨之樂)이라는 사자성어에 얽힌 고사부터가 그렇다.

전국시대 초나라 회왕(懷王)이 무산(巫山)에 놀러가서 잠시 낮잠에 들었을 때, 꿈에서 신농의 딸이라 자처하는 아름다운 선녀를 만나 한판 질펀하게 남녀상열지사를 즐겼다.

그때의 관계가 너무 좋은 초나라 회왕이 더 섹스하고 싶어서 선녀에게 또 하자고 하니까 무산선녀가 자기는 무산 절벽 위에 머무르고 있는데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당신을 생각하고 있겠다고 말한 뒤에 사라졌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꿈에서 깬 초나라 회왕이 그녀의 섹스에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며 현자타임이 와서 무산에 조운(朝雲)이라는 사당을 세우니, 이것이 바로 구름과 비의 즐거움이라는 운우지락(雲雨之樂)의 고사가 나온 유래였던 것이다.

조운모우(朝雲暮雨), 무산지몽(巫山之夢) 또한 같은 유래를 지닌 사자성어다.

일국의 권력을 쥔 왕조차 미녀와의 하룻밤을 잊지 못해서 눈물을 흘리며 현자타임이 와서 사당을 세우고 그 일화가 사자성어로 현대까지 전해질 정도이니, 섹스야말로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 근본적인 욕망인 셈이다.

양물을 되찾고 삼처사첩과 함께 질펀한 조운모우(朝雲暮雨)를 즐기고 싶다는 내 욕망은 집념이 되었고 집념은 노력이 되었다.

나는 권력을 사용해 천하의 모든 영약과 기연을 황궁으로 모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타고난 근골을 개선하기 위해 신의 놈을 불러 성공확률이 1할에 불과하다는 역근세수대법(易筋洗髓大法)을 몇 차례나 받아 죽을 위기를 넘겨 가면서 탁기를 몰아내고 혈도와 근골을 세척하고 강화했다.

천년하수오(千年何首烏)와 공청석유(空淸石油)를 밥과 물처럼 먹은 끝에 중원 역사상 모든 환관과 고자를 통틀어 최초로 도달한 현경의 경지였지만······.

‘양물은 자라나지 않았지.’

으득.

환골탈태를 해도 나는 여전히 고자였다.

하지만 덕분에 얻은 건 있었다.

현경이라는 지고한 경지에 이미 발을 디뎠던 나였고, 인생 2회차인 지금 신체는 리셋됐지만 정신만큼은 그때 그대로였기 때문에 현경까지 이르는데 얻었던 수많은 깨달음 역시 내 뇌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내 정신이 보유한 고등한 깨달음에 내 육체가 따라가지 못해서 문제긴 한데, 그 정도 문제야 영약 좀 퍼먹고 그걸로도 모자라면 대법도 좀 받고 하면 해결이 충분히 가능했다.

처음 올라갈 때 힘든 거지, 이미 가본 길을 두 번째 가는 지금은 전생만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소양심법의 구결을 외우며 호흡을 통해 자연지기를 받아들였다.

‘흐읍, 후우.’

들숨을 통해 받아들여진 자연지기가 혈도를 타고 흘렀다.

소양(少陽)이라는 이름답게, 소양심법은 양기(陽氣)를 다루는 내가기공이었다.

물론 극양(極陽)의 기운을 다루는 양강기공(陽强氣功)은 아니고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기초 심법이었지만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양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남자의 힘, 즉 정력(精力)을 상징하는 뜨거운 기운이었다.

당연히 양기가 강할수록 정력도 강해진다.

버러지 같은 음기나 긁어모으는 ‘그 내시 무공’과는 달리 소양심법은 남자의 힘을 충전해주는 천하에 다시없을 개세절학(蓋世絶學)인 셈이다.

남자의 힘!

그렇다. 양기를 다루는 무공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진정한 남자의 무공인 것이다.

‘역시 공동파에 입문하길 잘했어.’

나는 속으로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뜨거운 양기를 심법의 구결에 따라 체내의 경맥을 통해 한 바퀴 돌린 뒤에 단전으로 인도했다.

일주천이 끝난 뒤 모인 남자의 기운이 단전에 똬리를 틀었다.

손톱보다 작은 기운이었지만, 마침내 내 첫 축기가 완료된 것이다.

운기조식(運氣調息)을 마친 나는 따뜻한 기운이 어린 아랫배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차가운 음기만 가득 들어찼던 전생과는 달리, 이제는 뜨거운 남자의 기운으로 가득 찬 현생의 단전을 보니 밥도 안 먹었는데 배가 부른 기분이었다.

감격이다.

“일주천을 끝냈느냐?”

“예 사부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부가 내 손목을 잡고 진맥을 했다.

“단전에 소양심법의 진기가 잘 자리잡았구나. 내공에 입문한 것을 축하한다.”

무표정한 사부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너도 내공에 입문하였으니, 본 파의 무공의 근간을 이루는 무리(武理)에 대해 알려주겠다. 본 파를 상징하는 문양이 무엇이냐?”

사부가 내게 질문했다.

공동파의 상징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

“역태극(逆太極)입니다.”

무당파의 상징이 태극(太極), 화산파의 상징이 매화(梅花), 곤륜파의 상징이 구름(雲)인 것처럼 공동파에도 문파를 상징하는 문양이 있었다.

음양의 순환과 역전을 상징하는 음양문.

그것이 바로 태극을 거꾸로 뒤집은 역태극이었다.

“옳다. 본 파를 상징하는 문양은 역태극이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본 파가 백도문파지만 실상은 정사지간이나 사마외도에 가깝다고 수군대기도 한다. 본 파가 도가에서 비홍자 님을 거쳐 공동산의 여러 유파를 통합하여 유불선(儒佛仙)의 삼교일치를 기치로 삼아 속가에 문호를 개방하고 여제자의 입문과 제자들의 혼인을 허락한 이후에는 개파조사였던 광성자의 가르침을 잃어버렸다고 평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역태극이야말로 광성자 조사님의 가르침인 음양전도(陰陽顚倒)를 상징하는 문양인 것이다.”

전영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영의 말대로 공동파는 공동혈사 이전 구대문파의 일원이었던 시절에도 공동파의 무공이 하나같이 과격하고 실전적이며 내가기공은 정종(正宗)의 무공보다는 사마외도(邪魔外道)의 무공처럼 역혈을 통해 빠르게 내기를 쌓는 대신 상승의 경지에 입문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정사지간이라고 은연중에 멸시하는 시선이 있기도 하였다.

하물며 구대문파에서도 탈락하고 몰락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음양전도란 상고시대에 황제 헌원씨(黃帝 軒轅氏)가 공동산에 찾아와 광성자 조사님께 도의 가르침을 청했을 때 조사께서 친히 직접 내린 가르침이자 공동파 무학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가르침이다.”

모든 무공에는 근본 원리가 있다.

이름조차 불러주기 싫은 ‘그 내시 무공’의 근본 원리는 양기의 생산이 불가능해서 양기가 결여된 고자의 몸을 역으로 이용해 음한지기를 축기, 체질을 변형시켜 순음지체를 이루는 것이다.

이처럼 무공은 저마다 이 근본 원리를 바탕으로 두고 만들어졌으며, 근본 원리는 곧 해당 무공이 지향하는 궁극의 무(武)이다.

그리고 공동파 역시 구파의 일원인 유서 깊은 문파인 만큼, 전영의 말대로 공동파 무공의 근본 원리가 당연히 존재했다.

“음양전도는 음양(陰陽)의 상전이(相轉移)와 역전(逆轉)을 뜻하는 가르침이다. 본디 음기를 상징하는 물은 아래로, 양기를 상징하는 불은 위로 향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자연이 아닌 생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와 반대로 양기를 아래로 음기를 위로 놓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수승화강(水昇火降)이다. 음양전도의 수행을 통해서 음양을 뒤집어 수승화강의 도를 이루어 궁극의 생명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본 파 무공의 시작이자 끝이니라.”

음양전도.

음기와 양기를 뒤집어 궁극의 생명을 이루는 것.

수승화강은 자연의 법칙과는 반대로 물이 위로 불이 아래로 향하게 하는 가르침이었다.

음양과 태극의 조화를 근간에 둔 무당파와는 정반대의 파격적인 원리.

공동파의 내가기공이 마교의 마공처럼 기혈을 반대로 사용해서 축기하는 역혈에 기반을 둔 것도 전부 이 음양전도의 가르침에 따르기 위해서였다.

괜히 공동파의 상징이 태극을 뒤집은 역태극이 아니다.

‘궁극의 생명을 완성한다.’

생명력이란 무엇인가?

남자에게 왕성한 생명력이란 곧 정력(精力)을 뜻한다.

공동파 무공의 궁극에 달한다면, 그래서 수승화강의 도를 이루어 궁극의 생명을 완성한다면! 나는 칠주야가 뭐냐 한달 내내 잠자지 않고 삼처사첩과 매일매일 한 침상 위에서 남녀상열지사를 즐겨도 쓰러지지 않는 생명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비유하자면 화경의 여고수를 운우지락을 통해 침상 위에서 함락해서 삼류 색녀(色女)로 타락시키는 노루표 무협지 주인공의 막강한 정력과도 같다.

궁극의 생명이라니! 음기를 쌓아 고자를 더 고자답게 만드는 규화보전 같은 쓰레기랑은 반대인, 아주 바람직한 근본 원리가 따로 없다.

흐흐흐흐.

나는 씰룩 올라가려는 입가를 간신히 통제했다.

“무지한 자들은 본 파의 내가기공(內家氣功)이 역혈(逆穴)에 근간을 두고 있다하여 사마외도의 무공과 같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역천(逆天)을 위해 역혈을 사용하는 마교 놈들과는 다르게 본 파는 음양전도를 통해 수승화강을 이룩하기 위해 역혈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철수 너도 이러한 사실을 똑똑히 알고 세인(世人)들의 무지한 수군거림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여라.”

공동파의 내가기공은 역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역혈의 장점은 빠른 속도로 내공을 축기할 수 있다는 점과 결정적일 때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다는 점.

단점은 상승의 경지에 오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역혈의 심법으로 쌓은 내력의 성질은 빠르고 거칠며 폭력적이다.

따라서 공동파의 무공 역시 역혈의 내공을 최대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빠르고 거칠며 강하고 폭력적이면서 실전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형태는 마교의 마공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래서 마로 마를 제압한다는 복마검법(伏魔劍法)이 공동파를 대표하는 절학이 된 것이고, 공동파 무공이 궤이막측(诡异莫测)하며 손속이 잔혹하고 사마외도 같다는 평을 받는 것이다.

지금의 복마검법은 실전된 상태지만, 어쨌건 빠르고 거칠고 폭력적이라는 성질도 내게 중요했다.

역혈의 심법으로 빠르게 정력을 강화한다.

운우지락을 즐길 때, 절정의 순간에 역혈의 묘리를 사용해 폭발적인 정력을 쏟아내서 여인을 극락으로 보낸다.

거기다 거칠고 실전적인 공동의 무공을 침대 위에서 응용한다면 미녀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거친 플레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이 또한 내게 맞는 무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

공동파의 무공이야말로 색도(色道)에 가장 적합한 광세절학(廣世絶學)인 것이다.

나는 원대한 야망을 품은 채로 사부를 바라보면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사부님.”

“그래. 내공 입문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사문의 재건을 위해 내공 공부에 계속 정진할 수 있도록 하여라.”

나는 사부의 말에 다시 알겠습니다, 라고 답변하면서 가부좌를 틀고 소양심법을 운용했다.

소양심법의 구결을 따라 혈도에 뜨거운 양기, 남자의 정력이 흐르는 기분은 두 번째 느껴도 황홀했다.

눈앞에 공동의 무학을 침대 위에서 응용해서 침대 위의 폭군이 된 미래의 나와, 수승화강의 도를 이루어 무한의 정력, 아니 생명력을 가지게 된 미래의 내 모습이 보였다.

씨익.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이게 섹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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