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583화 (583/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83화>

[플레이어 성지한이 정식 관리자, ‘임기제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관리자명은 ‘청색의 관리자’이며 관할 종족은 NO. 4212, ‘인류’입니다.]

[관리자 시스템이 새로운 정식 관리자에게 모두 개방됩니다.]

임기제 관리자로 승급을 받아들이자마자, 떠오르는 메시지.

성지한은 그 아래 주르륵 뜨는 관리자 시스템 항목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뭐 이리 많냐.’

사실, 임시 관리자 때도 이 항목들을 볼 수는 있었지만.

임시라 접근 불가능하다고 해서 구경만 했었지.

‘임시 때 가능했던 건, 분명 인류와 나, 스탯 청이었나.’

사실 접근 가능한 항목이 지금 수없이 많긴 해도.

가장 핵심적인 건 이 세 개긴 했지.

성지한은 관리자가 된 김에, 이 항목들을 살펴보았다.

‘일단 나부터.’

관리자 항목에서 ‘성지한’을 열자.

현재의 상태창과 똑같은 시스템 창이 주르륵 떴다.

분명, 임시 관리자 때도 그냥 상태창이랑 똑같네 생각했었지.

다만.

‘예전엔 왜곡도가 있었던 거 같은데…… 정식이라 그런지 사라졌네.’

임시 때는 스탯에 왜곡도 수치가 있었던 데 반해.

정식 관리자가 되고 나니, 그 항목이 일절 사라진 상태였다.

그러니까 오히려 더 현재의 상태창과 똑같아진 관리자 항목.

맨 마지막에, ‘관리자 권한’이 수치화된 거 빼면 완전히 똑같았다.

‘관리자 권한은 100만인가…….’

[정식 관리자가 되면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값이다. 초반에는 상당히 많은 양이지.]

‘그래? 너 제압하라고 이그드라실이 무상으로 양도해 준 것도 100만이었는데. 꽤나 인심 쓴 거네.’

[그랬는가? 아무리 녹색의 관리자라고 해도 꽤 큰 투자를 했군.]

백만 투자하면서 잡으려고 했던 적색의 관리자는 청홍 안에 살아 있고.

세계수 연합의 주인이던 이그드라실은 울드에게 모든 걸 다 주고 패망했네.

성지한은 앞날은 진짜 모르는 거라 생각하며, 상태창을 닫았다.

‘스탯 청은…….’

혹시 SSS에서, 그 윗등급까지 노릴 수 있나?

성지한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청’ 항목을 열었지만.

[스탯 ‘청’에 대한 정보가 전무합니다. 청에 대한 ‘관리’가 불가능합니다.]

[‘청’에 대한 정보를 업로드하시겠습니까?]

시스템은 오히려 성지한이 가진 정보를 업로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내 스탯 정보를 업로드하면 다른 관리자도 열람 가능하냐?’

[물론이다. 관리자 권한이 많이 들겠지만.]

‘그럼 하지 말아야지.’

스탯 청에 눈이 뒤집혀 있는 울드.

그녀에게 이 능력에 대한 정보를 자진해서 가져다 줄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SSS급의 윗단계는 EX급밖에 없는데.

스탯 청이 관리가 가능하다 한들, 지금 가지고 있는 권한 백만으로는 등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없겠지.

‘그럼 청도 패스고.’

그럼 다음으로 살펴볼 건 인류 항목인가.

‘음. 인류한텐 더 뭘 해 줄 생각이 없는데.’

세계수 엘프에게 호되게 당한 걸 제외하면.

인류는 배틀넷에서 수혜를 본 대표적인 종족 중 하나였다.

최하급 종족에서, 중하급까지 올라온 후 수명도 크게 늘어나고 병치레도 크게 줄어들었으니까.

배틀넷을 탈출할 수 있는데도 잔류한 건 인류가 그간 득 본 게 너무 많아서였지.

‘여기서 관리자가 된 내가 뭘 더 주면, 배틀넷에서 나갈 생각이 또 사라지겠지.’

[굳이 나갈 필요 있나? 네 친위 종족으로 만들어라. 아…… 근데, 그러기엔 수준이 너무 낮군. 그냥 인류는 이대로 남기고, 용족같은 상급 종족이나 하나 거느리는 게 어떻나.]

‘여기서 짐덩이를 하나 더 늘리라고?’

[짐이라 생각할 필요가 있는가? 쓰다가 안 맞으면 버리면 될 것을.]

그러고보니 이놈, 자기 일족도 희생시켰지.

성지한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곤, 인류 항목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떠오르는 인류 종족의 상태.

성지한은 인류의 정보를 스윽 훑어보다가.

[소속 리그 - 배정 중……]

눈에 걸리는 항목을 발견했다.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났으니, 다시 리그에 소속되는 건가.’

식민지 시절 그나마 좋았던 점이라면 리그에 소속되지 않았단 건데.

이제 통치자도 사라졌으니, 다시 배틀넷 소속 종족으로서 리그를 배정받는 건가.

‘이러면 다시 실버로 돌아가나.’

세계수 연합이 모두 증발해 버린 실버 리그면 강등은 안 당하겠네.

그래도, 인류의 실력자들도 남자 하프 엘프 한다고 상당수가 레벨 초기화된 상태라서 리그 진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성지한이 그렇게 소속 리그 항목을 바라보고 있을 때.

띠링.

그 옆에, 느낌표가 떠올랐다.

‘……뭐야 이건.’

이런 거 뜨면 꼭 안 좋은 소식이던데.

성지한이 묘한 불안감을 느끼며 그 느낌표를 눌러보자.

지이잉…….

[관리자 회의에서 ‘인류’를 챌린저 리그에 배정하자는 회의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그 옆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뭐? 챌린저 리그?’

챌린저 리그.

스페이스 리그에서, 배틀넷 소속 종족들이 오를 수 있는 최상위 리그로.

여긴 종족 등급 최상급끼리 피 튀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었다.

여기엔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성좌들도 대거 나타나서 리그에서 경쟁을 펼쳤기에.

전투의 규모가 기존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런 데도 지금 실버에서도 빌빌댄 인류를 넣자고?

‘빨리 관리자 회의에 참석해야겠군.’

지금은 관리자 항목들 구경할 때가 아니네.

성지한은 관리자 시스템에서 ‘관리자 회의’를 찾았다.

그러자 이름 옆에 ‘개최 중’이라고 떠 있는 회의 항목.

성지한이 이걸 누르자.

[‘관리자 회의’에 참석합니다.]

그 메시지가 뜸과 동시에.

성지한의 눈앞에 백색의 포탈이 생겨났다.

‘이건, 빛의 힘이군.’

백광을 얻어 보니 알겠네.

백색의 관리자가 봉인 중이라고 해도 회의장을 통하는 포탈도 그의 힘이 관여하는 건가.

저벅. 저벅.

성지한은 그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파아아앗……!

새하얀 빛으로 가득한 공간이 나타났다.

* * *

“어머.”

빛의 공간.

성지한이 소환된 자리 건너편에는.

엘프의 원형, 울드가 손뼉을 치고 있었다.

“당신이 관리자 회의에 참석하실 줄이야…… 현 백색의 관리자가 당신과 손을 잡았군요?”

“글쎄.”

“후후. 이거 아쉽네요? 지금 안 그래도, 인류와 관련된 안건을 제시하고 있었는데.”

그 말에 성지한은 표정을 굳혔다.

“인류를 챌린저 리그에 배정하자는 안건을 낸 거…… 역시 넌가.”

“맞아요. 청색의 관리자를 낳은 NO. 4212. 그들은 당연히 챌린저 리그에서 경쟁할 자격이 있지요.”

“실버도 못 통과해서 식민지가 된 종족에게, 어처구니가 없군.”

“그땐 당신이 없었고, 지금은 당신이 있잖아요?”

그러면서 울드가 진하게 미소를 지었다.

“관할 종족이 챌린저 리그에 배정되면, 당신에게도 좋을 거랍니다. 그들이 가져다주는 관리자 권한이 훨씬 많아지니까요. 그러니 어때요? 당신도 찬성표를 던지는 게.”

“됐고. 이 안건, 반대하지.”

성지한이 그렇게 말하자.

지이이잉…….

[NO.4212의 리그 배정 안건]

[제한시간 00:57:54]

[찬성 1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해 부결되었습니다.]

흑색의 관리자는 이번에도 기권이었나 보군.

성지한은 57분 남은 제한시간을 보곤,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좀만 늦었다간 영문도 모른 채로 챌린저 리그에 배정될 뻔했네.’

현재 인류 상태에서 챌린저 리그를 갔다간.

게임 전패는 당연하고, 그 밖에 게임 외적으로도 큰 피해를 봤을지도 몰랐다.

챌린저 리그 소속끼리의 종족들은.

인게임 속에서뿐만 아니라, 게임 밖에서도 서로에게 침공을 가하는 등.

필사적으로 싸우는 걸로 유명했으니까.

‘내가 있으니 챌린저 종족까지는 감당해도 거기서 울드까지 침공해 오면 답이 없지.’

백색의 관리자 덕에 위험한 순간은 넘겼군.

성지한이 그렇게 속으로 한숨 돌릴 즈음.

[스탯 ‘백광’이 1 오릅니다.]

번쩍……!

성지한의 두 눈에, 백색 빛이 잠시 번뜩였다.

‘음…… 뭐지?’

가만히 여기 서 있기만 했는데도 올라가는 백광 스탯.

확실히 이 회의실.

주변이 온통 ‘백광’의 힘이 담긴 빛이긴 했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기만 해도 오를 줄은 몰랐다.

성지한이 그렇게 1 오른 능력을, 잠시 점검할 즈음.

“백광을 얻었군요. 당신.”

울드는 그의 두 눈이 백색으로 물들었다 돌아오는 걸 보며, 생글생글 웃음을 지었다.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백색의 관리자도 그렇게 믿을 만한 상대는 못 된답니다?”

“나도 잘 안다. 그래도 너보다는 낫겠지.”

“공동의 적인 건가요? 어머, 무서워라. 임기 관리자 한 명을 둘이서 겁박하다니…… 흑색은 내 편을 들어주셔야 하지 않나요?”

스윽.

그러면서 울드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곧, 빛으로 가득한 공간이.

스스스…….

보랏빛의 공허로 물들기 시작했다.

‘엄청난 공허군…….’

저기서 흑색의 관리자가 나오는 건가.

울드에 의해 풀려나고 자유를 얻었다지만, 어쨌든 현재 흑색의 관리자는 배틀넷에서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존재.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드디어 볼 수 있나.

성지한은 내심 기대를 하며, 공허 속에서 존재가 드러나는 걸 기다렸지만.

슈우우우…….

거기서 나타난 건.

“……이건 투구냐?”

보랏빛 금속으로 이루어진, 사람 머리만 한 투구였다.

마치 중세의 기사들이 풀 플레이트 메일을 착용했을 때, 낄 법한 모양의 강철 투구.

그게 달랑 하나만 나타나, 공허 위에 둥둥 떠 있자.

성지한은 내심 김이 새는 느낌을 받았다.

이딴 게.

우주 제일의 강자, 흑색의 관리자라고……?

‘아레나의 주인의 중절모 때도 그렇고, 공허 쪽은 원래 다 저런가 싶네.’

그래도 그 힘은 어디 안 가는지.

투구 안에서, 보랏빛이 번뜩이자.

빛으로 이루어져 있던 회의장 공간은, 금방 빛과 공허 둘로 분리되었다.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회의장을 빛과 어둠으로 갈라 버린 흑색의 관리자.

지이잉…….

그리고 그의 투구 앞으로,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흑색의 관리자가 자신은 이번 일에서 철저히 중립을 지킬 것이라 말합니다.]

“중립? 중립은 무슨. 아까 안건은, 당신이 반대했잖아요?”

지이잉…….

그러면서 울드가 손바닥을 펴자.

[‘추방자 성지한의 실험체 전환’ 안건이 부결되었습니다.]

[‘녹색의 관리자와 추방자 성지한의 융합’ 안건이 부결되었습니다.]

[‘스탯 청 강제 흡수’ 안건이 부결되었습니다.]

성지한이 회의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부결된 세 안건이 나타났다.

“안건 하나하나가 주옥같군.”

관리자 회의를 통해, 아예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었구만.

그래도 성지한 없을 때면 흑색과 녹색만 있을 땐데 부결이라니.

“이거, 흑색이 반대해 준 건가?”

“그래요. 중립이라면, 이것도 개입하지 말아야죠?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을, 이렇게 방해하다니.”

[흑색의 관리자가 관리자 회의를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사리사욕? ……그 말, 당신만큼은 저한테 하면 안 되는 데 말이죠?”

흑색의 관리자의 메시지를 보곤, 표정이 싹 굳은 울드.

그러고 보면.

그녀가 백색의 관리자 시절, 흑색에게 ‘자율’을 주고 상시 관리자로 임명했다고 했지.

그런 존재가 자기 보고 사리사욕 챙기지 말라고 그러니까, 저리 화내는 건가.

‘뭐 지켜보는 입장에선 좋네.’

흑색의 관리자가 저 세 안건을 반대한 걸 보면, 그래도 나름 중립을 지키려고 하는 거 같으니까.

성지한이 그렇게 아까보다는 호의적으로 투구 쪽을 바라보고 있을 때.

[흑색의 관리자가 NO.4212의 리그 배정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습니다.]

인류의 스페이스 리그 배정과 관련하여.

흑색의 관리자가 직접 안건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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