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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568화 (568/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68화>

‘기척을…… 눈치 챘어?’

성지한은 총독 미아의 반응을 보며 내심 크게 놀랐다.

지금까지, 성좌급의 고엘프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성지한이었는데.

하이 엘프에 불과한 총독 미아가, 그의 기척을 눈치채다니.

‘예전에 그녀가 날 마크할 땐, 전혀 몰랐는데 말이야. 그땐 지금보다 청의 수준도 낮았는데.’

청색의 대기로 인해 크게 오른 성지한의 능력.

스탯 청이 1000대를 돌파하면서, 그의 힘은 한층 더 강력해진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보다 약했을 때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미아가.

이제 와서, 이 기척을 읽을 수 있다고?

“…….”

물론, 저 쪽도 확실히 발견한 건 아닌지,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지만.

하이 엘프가 눈치 챈 거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우주수의 꽃을 없앤 것도 그렇고. 총독…… 확실히 예전과 달라졌군.’

그때.

윤세아가 총독에게 말했다.

“저기 뭐가 있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청검이 많아져서, 착각을 한 것 같네요.”

그녀의 말에, 다시 윤세진 쪽을 바라보는 미아 총독.

성지한은 기척을 서서히 더 숨기면서 생각했다.

‘앞으로 총독 앞에선, 더 주의해야겠네.’

웬만하면, 검의 전당에선 김지훈 몸에 얌전히 있어야겠어.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곤, 윤세진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윤세아가 여기 온 걸 보고, 치를 떨고 있었다.

“아니…… 이놈들. 지한이를 죽이려는 것으로도 모자라, 세아까지……!”

“청색의 관리자를 죽이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너희들이 틀어 준 그 우스꽝스러운 영상에서, 난 예전의 일을 기억했다.”

윤세아가 와서 그런가.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던 윤세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한이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인류를 식민지로 만들고. 그의 능력을 빼앗기 위해 남자 하프 엘프라는 종족까지 만든 연합…… 여기서 더 나아가, 너희는 날 이용해 지한이를 죽이려 들었지.”

쌍검이 성지한을 향해 날아오기 전.

검의 전당에 꽂혀 있을 때부터 그는 기억을 되찾은 상태였던 건가.

윤세진은 두 눈을 부릅뜨며, 엘프들을 노려볼 때.

윤세아가 한숨을 쉬었다.

“아빠…… 그때 멈춘 대상. 사실 삼촌이 아니라 적색의 관리자였어.”

“……? 그게 무슨 소리냐? 그는 지한이었다. 적색의 관리자 따위가 아니라.”

“삼촌…… 지금 적색의 관리자한테 지배당하고 있거든.”

“뭐? 적색의 관리자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고?”

그 말에, 윤세진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아니.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다. 내가 본 건 분명히, 지한이었어…….”

그러면서, 왜 자신이 왜 그를 성지한이라고 확신했는지 말을 이어 나가려는 윤세진.

‘아니. 이 형 뭐 그렇게 자세히 설명하려고 그래.’

여기서는 엘프들이 그때 인물을 ‘적색의 관리자’라고 생각해 줘야 일이 편한데.

윤세진이 필사적으로 이를 부인하려 들자, 윤세아가 얼른 나서서 그의 말을 끊었다.

“아냐. 확실해. 아빠. 나도 다 알아보고, 이쪽이랑 협력하고 있는 거야.”

“네가…… 엘프들과 협력중이라고?”

“응. 삼촌을 적색의 관리자에게서, 되찾기 위해서.”

“…….”

윤세진의 눈빛이 혼란에 물들었을 때.

옆에서 가만히 이를 듣던 미아 총독이, 고요한 눈빛으로 질문했다.

“왜 그를 청색의 관리자라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네요. 뭐가 마음에 걸렸나요?”

“얼굴이나…… 눈빛이…….”

“설마 외모가 똑같은 거, 하나 가지고 그런 건가요? 청의 기운이 느껴지거나 한 건 없었나요?”

“그런 건……. 없었다. 그랬으면, 검이 치명상을 주긴커녕, 그에게 그대로 흡수되었겠지…….”

“그랬겠죠. 청은 그의 권능이니까.”

상대를 성지한으로 생각했던 근거는, 결국 외모가 전부였나.

미아 총독이 싱겁단 반응을 보이자, 윤세진은 짙은 한숨을 쉬었다.

“……설마, 내가 일을 망친 건가?”

사실 일을 망치긴커녕, 이번엔 성지한을 위해 큰 공을 세운 윤세진이었지만.

엘프들 앞에서, 사실대로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

“……응.”

윤세아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리 대답하자.

“이번에야말로, 지한이한테 도움이 되려 했는데…….”

윤세진이 절망스런 얼굴로, 시선을 바닥에 떨구었다.

일을 다 망쳤다는 자괴감에, 무너져가는 게 눈에 보이는 윤세진.

‘이거 참…… 나중에 일 다 끝나면 덕분에 살았다고 이야기해야겠네.’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기억을 되찾아서, 적색의 관리자가 성지한인 줄 알고 살려주었다…….”

“결국 쌍검이 오작동을 일으킨 이유는, 그런 거였나.”

“부의장께서 이것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안타깝군요.”

“청검이 너무 많이 양산되어서, 검의 전당의 교육에서 오류가 난 거 같습니다.”

“검왕 외에도, 몇몇 이들 중엔 기억을 되찾은 이가 있더군요.”

고엘프들은 그런 윤세진의 말을 듣고는, 자초지종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

“이제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 우주수께 보고하고 사형을 집행합시다.”

“아무리 착각을 했다지만 그가 저지른 죄는 중죄. 적합도 35%의 쌍검이라고 해도, 처벌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윤세진의 처벌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때.

“어머, 딸 앞에서 사형이라니 너무하시네요.”

미아 총독이 나서서,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가 큰 문제를 일으킨 건 맞지만…… 살 수 있는 방법은 있답니다?”

* * *

“총독. 지금 어디서…….”

“미친 건가?”

“그를 처벌하는 건, 우주수의 의지이거늘.”

고엘프들은 총독이 나서자, 어처구니 없단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엘프와 하이 엘프.

세계수 연합에서, 둘의 위치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아무리 이그드라실이 최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구의 총독이라 한들.

고엘프 앞에서, 함부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월권.

옆에 외부인인 윤세아가 없었다면, 당장이라도 원로 차원에서 처벌을 가할 만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얘들아……. 이쯤 되면 눈치 좀 챙기지?”

미아가 입꼬리를 올리자.

사아아아…….

그녀의 머리카락이 모두 초록빛으로 변했다.

“아. 아니…….”

“우. 우주수시여……!”

그걸 본 고엘프들은 화들짝 놀라, 바닥에 철썩 엎드렸다.

‘…….어쩐지. 얘 이그드라실이 강림한 거였나.’

무지개빛의 꽃봉오리도 회수하고, 성지한의 기척도 알아챘던 총독 미아.

하이 엘프가 보일 수 있는 힘이 아니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그드라실이 아바타로 삼고 있었던 거였군.

“너희, 다 물러 나. 아레나의 주인과 할 이야기가 있으니.”

“네. 넷…….!”

고엘프들이 황급히 사라지자.

윤세아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혹시, 당신…… 녹색의 관리자이신 겁니까?”

“맞아요. 지구에 완전 강림하기 전에, 잠시 이 몸을 쓰고 있죠.”

그러면서 이그드라실은 윤세진 쪽을 바라보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아버지 살리고 싶죠?”

“…….”

“아니, 이미 아레나의 주인이라 인간을 탈피해서, 혈육의 정은 잊어버렸나? 그럼 이 자리에서 즉결 처분하구요.”

이그드라실의 말에, 윤세아가 한숨을 푹 쉬었다.

“……살리고 싶어요. 뭘 하면 되죠?”

싱긋.

윤세아의 대답에, 이그드라실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 저한테, 적극적으로 협조 좀 해 줘야겠어요.”

“……적극적 협조라니.”

“일단 저 검 들고. 적색의 관리자 토벌에 같이 참전하세요.”

“참전……?”

“제가 적색의 관리자를 꼭 잡아야 할 사정이 생겼는데. 이놈이 참 도망을 잘 가서 말이죠…….”

이그드라실이 두 눈이 흉흉하게 빛났다.

“아무래도 당신 얼굴을 흉내낸 가짜론 부족해요. 진짜 당신을 써서, 그를 좀 흔들어야겠어요.”

“……그럼, 아버지는 살려주시는 건가요?”

“당연하죠. 당신 입장에서도, 좋을 텐데요? 삼촌도 직접 구하고, 아버지도 구하고.”

윤세아 얼굴을 한 청기사로는, 아무래도 한계를 느꼈는지.

이번에 윤세진이 문제를 터뜨린 걸 통해 그녀를 참전시키려는 이그드라실.

결국 그녀가 진짜로 노리는 건, 윤세아의 협조였나.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여러가지도 괜찮답니다.”

“삼촌. 만약에, 만약에 적색의 관리자에게서 구할 수 있게 되면…… 살려 주실 건가요?”

“어머~ 당연하죠~. 제가 우리 후배님이랑 얼마나 친한데요. 지구를 식민지로 만든 것도 후배님 다 복수를 위해서예요~”

그러면서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아. 근데. 바로 풀어줄 수는 없답니다. 생포해서, 적색의 관리자의 잔재를 다 빼내야 하니까요. 그 정도는 기다려주실 수 있죠?”

그러며 굳이 적색의 관리자를 생포하겠다고 강조하는 이그드라실.

성지한은 이에 의아함을 느꼈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붙잡는 거에 집착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이상하군.’

저번에 원형의 엘프를 지키던 게 만천하에 드러나서, 이러는 건가?

하지만 단순히 화나서 그랬다기엔, 그녀는 생포에 뭔가 목적이 있어 보였다.

‘내 영원을 빼앗고, 공허를 부여했던 원형의 엘프……. 그거랑 혹시 연관이 있나.’

성지한이 그렇게 이그드라실의 의도를 추측하고 있을 때.

윤세아는 한숨을 푹 쉬었다.

“알겠어요. 앞으로 당신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좋은 선택이에요. 후후…… 불미스러운 일은 있었지만, 다 잊고 친하게 지내도록 해요. 앞으로도 배틀넷을 경영할 때, 저희는 협력할 일이 많을 테니까요.”

“……잘도 그런 말이 나오는군요.”

아버지 목숨 가지고 협박하면서, 잘도 친하게 지내자는 이그드라실.

윤세아가 그녀를 노려보자.

“아직 코스모스화가 덜 되었네요. 혈육의 정이 남아있는 걸 보면.”

이그드라실은 그녀의 몸을 슬쩍 바라보더니, 시선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 적극 협조하는 김에. 하나 더 해 주시겠어요?”

“뭘 하면 되죠?”

탁.

이그드라실이 고개를 한 번 움직이자.

슈우우웅……!

땅바닥에 꽂혀 있던 청검 중 한 자루가 이 쪽으로 날아왔다.

‘이건…… 김지훈의 청검이잖아?’

뭔가 또 노림수가 있나 보네.

성지한이 이에 대응하려고, 청검 안에 들어갔을 때.

“거기에 공허 좀 많이 투여해 보세요.”

“급속 성장…… 시키라는 건가요?”

이그드라실은 윤세아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네. 저 쓸모없는 쌍검은 당신한테 줬으니. 2등 검을 쓸지, 이걸 최대한 성장시켜 볼지 테스트 할 거예요.”

“공허를 너무 많이 부여하면, 부서질 수도 있는데…….”

“상관없어요. 어차피 1달 안에 지구에서 모든 청을 채취할 거니까. 그 전에 성장 못하면 쓸모없죠.”

“1달……?”

1달이라니.

인류의 청을 흡수하는 데, 그거밖에 안 걸린단 말인가.

하긴.

청검 백만 자루 양산할 때부터, 과투자가 이뤄지긴 했지.

“지금까진 연합의 모든 걸 총동원할 필요가 없었을 뿐……. 제가 직접 강림한 이상, 1달 안에 끝낼 겁니다.”

이그드라실이 검의 전당을 둘러보며 그리 말하자.

윤세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공허, 지금 부여하겠습니다.”

스스스…….

윤세아의 몸에서 강렬한 보랏빛 기운이 피어오르고.

곧 김지훈의 청검에, 공허가 깃들자.

‘삼촌…… 이제 어떻게 하지?’

이를 통해 윤세아의 의지가 전해져왔다.

‘쟤 말대로 해. 부서져도 상관없단 각오로 넣어.’

‘진짜?’

‘어. 차라리 잘 됐다.’

백만 청검이 양산되며, 중앙 자리에서 밀려난 김지훈의 청검.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이그드라실의 검이 되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1등이 되어야 했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적합도 고속 성장이 필요했는데…….

‘계기를 저쪽에서 마련해줬네.’

이번 기회에, 이그드라실의 검이 확실히 되어야겠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윤세아의 공허를 운용했다.

휘이이이…….

청검의 중앙부에 공허가 회오리치면서, 검 전체에 가득 균열이 생기자.

“흐음…… 역시 안 되나?”

옆에서 쪼그려 앉아, 청검을 바라보던 이그드라실이 잠시 실망한 기색을 띄었다.

하지만.

슈우우우……!

공허가 곧, 역으로 돌아가며 청검의 틈새가 복구되기 시작하자.

그녀가 눈을 빛냈다.

“신기하네……. 이 검이 뭐라고 공허를 버티지?”

그러면서 움직임 하나하나를 완벽히 주시하는 이그드라실.

‘뭐 이리 쳐다 봐. 진짜.’

성지한은 그 시선에, 최대한 티나지 않게 검을 운용했다.

그렇게, 이그드라실의 시선 아래서 복구 과정이 끝나고.

‘적합도…… 4% 정도 올랐군.’

성지한은 이 정도에서 오늘의 성장을 멈추었다.

마음 같아선 확 올리고 싶었지만.

옆에서 이그드라실이 하도 바라보고 있는 통에, 이 정도가 들키지 않는 한계선이었다.

그리고.

“진작, 이럴 걸 그랬어요.”

이그드라실은 흡족한 표정으로, 성장한 청검을 바라보았다.

“당신. 그럼 이 검, 오늘처럼 책임지고 성장시켜 주세요.”

“……알겠어요.”

“그 청검이 2등을 제치면, 당신 아버지는 확실히 살려주도록 하죠.”

그렇게 윤세아에게 김지훈의 청검을 성장시키라는 임무까지 부여하는 이그드라실.

윤세진의 목줄을 잡고, 그녀를 제대로 써먹을 심산인 거 같았다.

하지만.

‘이 쪽도, 그건 바라는 바다.’

남은 기한은 1달.

그 안에, 확실하게 이그드라실의 청검이 되겠다.

성지한은 이번 일을 오히려 기회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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