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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561화 (561/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61화>

‘쟤는 여기 왜 있어.’

성지한이 기록말살형을 당할 때, 자기도 자진해서 펜트하우스에서 백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윤세아.

대기 길드의 사람들과도 이제는 연이 끊어진 그녀였는데, 왜 여기 있는지 성지한은 의아했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어차피 그 의문점은.

“여, 여기에 무슨 일이니?”

윤세진이 대신 풀어 줄 테니까.

그리고.

“나 여기서 알바 시작했어.”

“아. 알바……? 네가 왜 그런 일을…… 혹시 용돈이 부족하니?”

“용돈이 부족하긴 무슨. 그냥 집에만 있기 심심해서 나온 거야.”

윤세아는 그의 의문에 가볍게 대답했다.

‘심심해서 알바라니…… 할 것 없어 보이긴 했다만.’

윗집에 올라갈 때마다 무료한 표정으로 소파에서 뒹굴던 윤세아였으니.

사람이 할 일이 없어서 심심해 보이긴 했다.

그래도 당장 업무만 없을 뿐.

나중에 아레나의 주인으로 나름 처리할 게 많을 텐데, 이렇게 알바할 시간이 있나?

성지한이 그리 생각할 즈음.

“아빠, 근데 아까 왜 김지훈 님한테 펜트하우스 갔냐고 물어봤던 거야?”

“아. 그건…….”

“설마 저번에 바닥에서 주운 머리카락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

“크. 크흠…….”

윤세진이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하자, 윤세아가 한숨을 쉬더니 김지훈에게 와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아버지가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시는 것 같아서…….”

“아, 괜찮습니다. 이번 기회에 오해가 잘 풀리셨음 좋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아, 혹시 커넥터룸 이용하실 생각이신가요?”

“그렇습니다만…….”

김지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세아가 웃으며 커넥터 룸의 문을 열었다.

“앞으로 김지훈 님의 제반 업무를 서포트하게 된, 윤세아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아니. 뭐……? 네가, 이 사람의 서포트를……?”

“응.”

비서 같은 업무를 하는 건가?

하긴. 지금까지는 길드 마스터가 대신해 주는 게 많았지만, 언제까지 그녀가 맡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근데.

‘김지훈 정도의 중요도를 지닌 인물이면, 알바한테 서포트를 시킬 거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네.’

윤세아는 어디까지나 아르바이트로 온 직원.

길드에서 가장 중요한 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김지훈 서포트를, 갓 들어온 신입에게 맡기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실, 길드 내 사정을 알아도 김지훈이 더 잘 알지.

길드 들어온 지 며칠 되지도 않는 윤세아가 잘 알겠는가.

‘나중에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야겠는데.’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며 윤세아를 바라보자.

“그럼 들어가실게요.”

그녀는 윙크를 찡긋 하고는 김지훈을 전용 커넥터 자리에 안내했다.

“……허.”

그리고.

딸이 그렇게 웃음 지으며 남자 하프 엘프를 안내하는 걸 본 윤세진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김지훈이 오기 전까지, 길드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 1명을 꼽자면 바로 검왕 윤세진이었는데.

그도 이렇게까지 케어를 받은 기억은 전무했다.

근데 저놈은, 아무리 남자 하프 엘프가 되었다고 해도 그렇지.

길드에서 이렇게까지 챙길 수가 있나.

‘……남자 하프 엘프가 되기 위해선 쌍검의 극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게 아쉽군. 그렇지만 않았어도, 도전해 볼 텐데.’

SSS급 기프트, ‘쌍검의 극의’가 대체되지만 않았어도.

윤세진은 진지하게 적성검사에 도전할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그를 검왕의 자리까지 올려 준 기프트를 포기하면서까지.

남자 하프 엘프가 되는 건, 확실히 말이 안 되는 일.

‘그래…… 허튼 생각은 그만두자.’

윤세진은 둘이 들어간 커넥터룸의 문을 보면서, 자신의 충동을 가라앉혔다.

그래.

전사 1위가 무슨 하프 엘프 되겠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하나.

윤세진이 그렇게, 미련을 버리려 할 때.

[성좌 ‘녹색의 관리자’가 SSS급 기프트를 소유한 인류 플레이어들을 살펴봅니다…….]

지이이잉……

그의 눈앞에, 녹색의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녹색의 관리자’가 SSS급 기프트를 소유한 플레이어들에게 특별한 축복을 내립니다.]

[‘기프트’ 슬롯이 1칸 늘어납니다.]

[늘어난 슬롯에선, ‘이종친화’ 기프트만 장착할 수 있습니다.]

“……이건.”

아니, 방금 마음을 다잡았는데.

타이밍이 이럴 수가 있나?

윤세진은 자기가 헛것을 보는 건지 몇 번 눈을 깜빡였지만.

[이종친화 기프트를 추가로 장착하시겠습니까?]

메시지가 계속해서 떠오르자, 이것이 현실임을 깨달았다.

“……장착한다.”

성좌께서 이렇게 판을 깔아 줬는데, 안 할 순 없지.

윤세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메시지에 응답했다.

* * *

[인베이드 게임에서 1등을 기록했습니다.]

[레벨이 5 오릅니다.]

김지훈이 가볍게 게임을 끝낸 이후.

그의 배틀튜브 채팅창에는 시청자들의 채팅이 올라왔다.

-오늘은 사람이 좀 적네

-남자 하프 엘프들이 배틀튜브를 많이들 틀어서 그럼 ㅋㅋ

-오늘 게임에서도 보였잖아 경쟁팀으로

-그래도 김지훈이랑은 확실히 컨트롤 차이가 좀 나더만

-ㄹㅇ 남자 하프 엘프 중에서 전투 센스는 제일 좋은 듯?

-그거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ㅋㅋ 이제 남자 하프 엘프 쏟아져 나올 거니까

‘확실히 기프트 부여 이후, 채팅창 분위기가 꽤 바뀌었군.’

성지한은 김지훈의 배틀튜브에서 올라오는 채팅을 보곤 그리 생각했다.

예전에는 남자 하프 엘프가 배틀튜브를 켜는 숫자 자체가 적어서, 그냥 켜 주시기만 해도 고맙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다음 달이면 신참들에 의해 너 망할 거라는 소리가 심심찮게 보였다.

‘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티는 안 냈지만, 남자 하프 엘프를 상당히 질투하고 있었네.’

하기야.

70억 인구 중에서도 극히 소수에 불과한 남자들이.

랜덤으로 뽑힌 거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동안은 총독부가 남자 하프 엘프를 특별하게 취급하고 관리해서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실상 사람들의 속마음은 이런 경우가 상당했다.

“경쟁자 늘어나면 재미있겠네요. 그럼 내일 또 이 시간에 뵙죠.”

삑.

성지한이 그리 말하고, 배틀튜브를 끄자.

“수고하셨습니다~.”

커넥터 밖에서, 윤세아가 웃으며 그를 반겼다.

“기다리고 계셨습니까? 안 그러셔도 되는데…….”

“이게 제 일인걸요~.”

활기차게 대답하는 윤세아.

그런 그녀를, 성지한을 호위하는 엘프 호위가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세아한테는 조용하네.’

주 업무가 감시긴 했지만.

그래도 엘프 호위는 외부에서 김지훈에게 접근해 오는 사람들을 종종 차단해 오곤 했다.

근데 윤세아는, 길드 직원이라 그런지.

얼마든지 가까이 다가와도, 별 터치가 없었다.

“그럼 이제 게임이 끝나셨으니, 귀가하실 건가요?”

“그래야죠.”

김지훈이 그렇게 대답하면서 나가려 할 때.

“아.”

커넥터룸에 들어오는 이하연과 마주쳤다.

“아. 저…… 벌써 서포트, 받고 계시네요.”

이하연은 김지훈의 뒤편에 있는 윤세아와 그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김지훈 님, 아까 못다 한 말씀이 있어서 그런데, 길드 마스터실로 와 주시겠어요? 세아 씨는 퇴근하셔도 돼요.”

“알겠습니다~.”

그를 길드 마스터실로 다시 불렀다.

그렇게 윤세아가 사라진 상태에서, 길드 마스터실로 들어선 이하연은.

“윤세아 씨 건, 놀라셨죠? 벌써 일을 진행할 줄은 몰라서, 미리 말씀 못 드렸어요.”

그에게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러워서 놀랍긴 했습니다. 거기에 전 굳이 서포트가 필요 없는데요. 엘프 호위님도 있고.”

“그게…….”

이하연이 엘프 호위 쪽을 힐끗 바라보더니, 말을 이어 갔다.

“사실 세아 씨도, 총독부에서 파견 온 분이세요.”

“……총독부에서요?”

“네. 총독부에서 윤세아씨를 김지훈 님 담당으로 보내라고 공문이 들어와서요…… 교육이 끝나면 소개시켜 드리려 했는데, 저렇게 먼저 서포트 업무를 진행할 줄은 몰랐네요.”

총독부에서 윤세아를 파견시키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본인한테 뭔 일인지 들어 봐야겠네.’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총독부에서 파견한 거면 어쩔 수 없죠. 그, 호위께서도 알고 계셨습니까?”

“예. 총독부와, 특히 총독과 접점이 있는 분입니다.”

“그, 그렇구나…… 총독과의 접점이라니, 내일부터 다시 윤세아 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표면상으로는 아르바이트로 위장했지만, 사실은 총독과 연결된 비선.

이 정도면, 누가 봐도 수상쩍은 상대였다.

‘상대가 세아가 아니었으면, 당장 환염을 썼겠네.’

어디 본인한테 무슨 일인지 물어봐야겠네.

“알겠습니다. 저도 그분을 조심히 대해야겠네요.”

“네…… 미리 말씀 못드려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성지한은 길드 마스터실에서 나와, 김지훈의 몸을 놔두곤 펜트하우스로 올라갔다.

그러자 거기엔, 윤세아가 성지한을 기다리고 있었다.

“왔어?”

“어. 뭐야. 갑자기 웬 서포트?”

“아. 연합 총독이 김지훈 몸, 공허 체크 좀 해 달라고 그러더라고.”

“공허를?”

“응. 김지훈이 우주수의 검으로 선택받을 수 있다며? 그래서 빨리 성장시키잔 이야기가 나왔나 봐.”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성지한’의 이름을 부여하기로 한, 김지훈의 청검.

부하인 총독이 이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나 보군.

“근데 그거랑 서포트하러 오는 거랑은 뭔 상관이냐.”

“나도 뭐, 집에만 있으니 심심하기도 하고…… 그리고 김지훈 길드에 있을 때 케어를 해야, 아리엘이 조종 실패하거나 할 때 내가 도와줄 수 있잖아.”

“아. 그건 좋네.”

“응. 그래서 아까 김지훈 커넥터에 있을 때, 공허 체크도 한 번 했어. 또 넣어도 되겠던데?”

성지한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검의 전당 때 공허 부여해 줘. 청검도 슬슬 성장시킬 거니까.”

“속도 내려고?”

“어. 그러고 보니 너나 누나는, 이그드라실 후원 안 받았지?”

“당연히 안 받았지. 공허 소속인데. 근데 왜?”

“이종친화 부여에 함정이 있거든.”

그러면서 성지한이 이종친화가 1년 뒤에 생명의 기운으로 뒤바뀌어 이그드라실에게 귀속된다고 알려 주자.

윤세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헐…… 큰일이네 그럼? 그거, 아빠는 있는 거 같던데.”

“어. 그러니까 그 전에 청검을 완성시키고, 이그드라실을 베어야지.”

“알았어. 나도 전력으로 도울게. 아. 아빠 설마 남자 하프 엘프가 되겠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

아무리 그래도 SSS급 기프트를 버리고 남자 하프 엘프로 다시 시작할까.

이그드라실의 새 후원 내용을 모르는 둘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난 일하러 갈게.”

“연합에 쳐들어가게?”

“어. 청검 양산되기 전에 B급 행성 쭉 돌아야지.”

“응. 갔다 와.”

파스스스……

붉은 포탈이 열리고.

성지한은 B급 행성의 좌표를 향해 이동했다.

‘확실히 A급이 수비 태세가 강했네.’

A급은 이동하자마자 성지한을 바로 감지하더니.

B는 그 정도로 방비가 튼튼하진 않았다.

성지한은 대기권에 들어서서, 세계수가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흠. 또 윤세아 얼굴의 수비대가 잔뜩 포진되어 있군.’

청검의 보급보다, 얼굴 바꾸는 게 더 손 쉬우니 저렇게 모두를 뒤바꾼 건가.

‘B급은 털어야지. 이젠 그냥 없애자.’

길가메시의 파편을 성장시키는 데 사용했던 영원이나.

스탯 적을 충전하기 위해선, B급은 확실히 털어야 했다.

여기서 윤세아 얼굴 때문에 방해받아서야, 더 이상 능력을 충전할 보급처가 사라지지.

성지한이 그렇게 이제는 공세로 전환하자고 마음먹을 때.

[굳이 얼굴 보러 내려갈 필요 있나?]

‘응?’

[원거리에서 폭격하면 그만 아닌가. 저쪽은 청검도 없어 보이는데.]

적색의 관리자가 그에게 의념을 보내왔다.

‘그러네.’

청검을 장착한 하이 엘프 부대라면, 초장거리에서 가하는 폭격을 막을 수 있겠지만.

검 없이 얼굴만 변형한 이들이라면, 적색의 권능을 이겨 내진 못하겠지.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이곤.

무극멸신武極滅神

천뢰봉염天雷鳳炎

적뢰무한赤雷無限

세계수 근처를 향해, 적뢰를 쏟아부었다.

파지지직……!

그의 폭격에, 얼굴이고 뭐고 순식간에 타올라 쓰러진 엘프들.

‘쉽네.’

성지한은 그렇게 초장거리에서 하이 엘프를 전멸시킨 후, B급 세계수를 가볍게 흡수했다.

[‘B급 세계수’가 명계에 흡수됩니다.]

[청에 의해, 세계수의 흡수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스탯 적이 250 오릅니다.]

‘오늘 날린 스탯, 다 보충해야겠다.’

청검이 저들에게 대거 보급되기 전에.

게시판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B급 행성은 반 이상 털어야지.

‘바쁜 하루가 되겠어.’

그는 슬쩍 웃고는, 다시 포탈을 열었다.

그리고 다음달 1일이 되었을 땐.

‘이젠 갈 데가 거의 없군…….’

리스트에 있던 B급 행성 대부분이, 적색의 관리자에 의해 파괴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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