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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528화 (528/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28화>

“특별 관리 대상이라니…….”

“정밀검사 중, 적합도가 오른 경우는 당신이 처음입니다.”

“제, 제 적합도가 올랐다구요?”

“예. 그러니 이제 매달 1일. 총독부로 오도록 하세요.”

고위 신관은 그리 말하면서.

김지훈의 가슴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그러자.

번쩍……!

녹색의 빛이 뻗더니, 김지훈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세계수의 인장이 새겨집니다.]

“이건…….”

“특별 관리 대상에게 주어지는 ‘축복’입니다. 며칠은 앓아눕겠지만, 참으세요.”

“아,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달 1일에 보죠.”

휭……!

그 말을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고위 신관.

그녀가 없어지자, 김지훈의 가슴 쪽에서 초록색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으…… 어지럽네.”

그와 함께 축 처지는 몸.

고위 신관이 며칠 앓아누울 거란 경고처럼, 몸이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렇게 김지훈이 자리에 주저앉아서 비틀거리자.

“괘, 괜찮으세요?”

계속 대기하고 있던 이하연 일행이 차에서 나와, 그를 급히 부축했다.

“저, 잠깐 쉬고 있겠습니다…….”

“네. 일단 눈 좀 감고 계세요.”

아무리 하프 엘프가 된 김지훈의 몸이라고 해도, 감당하기 힘든 탈력감.

성지한은 이에 저항하기보단, 껍데기를 상황에 맞게 재우기로 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김지훈이 잠들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까 분명, 엘프 신관께서 특별 관리 대상이라 하셨습니다.”

“정밀 검사에서 뭐가 나오기라도 한 걸까?”

“그런 것 같습니다만…….”

“일단 운전, 천천히 하자.”

이하연과 임가영이 그의 상태를 살피며 대화를 나누었다.

‘세계수의 인장. 아직은 가슴에 그려지는 와중이라 효과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게 완성되기까진, 며칠은 걸릴 거 같군.’

가슴에서 미세하게 새어 나오는 녹색 빛.

그건 김지훈의 몸뚱어리에, 세계수의 인장을 천천히 새기고 있었다.

이게 완성될 때까진, 김지훈의 컨디션이 계속 이 모양이겠지.

‘그럼, 이 시기가 테러를 가할 적기군.’

환염으로 만든 ‘김지훈’은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었다.

물론 성지한이 빠져나가면 그냥 의식이 없는 생체 인형에 불과했지만.

지금처럼 세계수의 인장이 이식되어 잠자고 있는 때라면.

그 상태로 방에 누워 있어도 괜찮겠지.

“도착했습니다. 김지훈 님.”

“으, 으으…….”

“몸은 좀 괜찮으세요? 집까지 부축해 드릴게요.”

“……죄송하지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완전히 축 처져서, 두 사람에 의해 집까지 부축받은 김지훈.

‘아…… 여긴. 소피아가 쓰던 곳인데.’

이하연은 그의 집에 들어오곤, 속으로 살짝 놀랐지만.

‘결국, 임대 나온 건가……? 하긴 소피아가 다시 한국 올 일은 없을 테니까.’

그녀는 혼자서 납득하고는, 김지훈을 침대에 내려다 주었다.

“김지훈 님, 제 번호, 적어 뒀으니 혹시 무슨 일 생기면 꼭 전화 주세요.”

“예…… 정말 감사합니다…….”

푹!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침대에 쓰러져 곯아떨어지는 김지훈.

“엘프께서 대체 뭘 하셨기에, 남성 하프 엘프가 이렇게 되는 걸까.”

“제가 듣기론 분명 축복이라고 하셨습니다.”

“가영이 넌 좋겠다. 그 멀리서도 다 들려서.”

“괜히 국가대표겠습니까?”

“하여간, 플레이어가 최고라니까. 그럼 일단 나가자.”

그렇게 이하연과 임가영이 집을 나가자.

‘그럼, 가 볼까.’

스스스스…….

김지훈의 몸에서, 푸른 아지랑이가 잠시 피어오르더니.

그의 육체에서 한층 더 힘이 빠졌다.

그리고 그 몸 위로, 둥둥 떠오른 성지한은.

‘여기부터 쳐야겠군.’

커뮤니티에서 본 행성 좌표 중, 한 곳을 택했다.

‘심즉검행을 사용해도 이동은 가능하지만…….’

검을 통해 공간을 뛰어넘는 심즉검행.

이걸 쓰면, 공간 이동이야 확실하지만.

주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우려가 있었다.

지금은 최대한 은밀하게 행동해야 하니까, 이거보단.

‘또 적색의 권능을 써야겠군. 포탈을 연다.’

전투 빼곤 다 잘한다고 스스로를 칭했던 적색의 관리자.

실제로 실생활에서는, 그의 권능이 정말 유용하게 쓰이고 있었다.

파지직…….

허공에서 전기가 피어오른다 싶더니, 작은 붉은색의 포탈이 생기고.

쑤욱!

성지한은 그 안에 바로 들어갔다.

그리고 포탈 너머로 가자.

‘맞게 왔군.’

우주의 공간 위.

하나의 행성이, 그의 아래에 자리하고 있었다.

* * *

세계수 엘프의 행성.

지구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한 개인이 정리하기엔 너무나도 큰 규모였다.

‘뭐, 어차피 내 목표는 세계수니까.’

이럴 땐 타겟이 명확한 게 좋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행성을 둘러보았다.

‘세계수는…… 저쪽인가 보군.’

생명의 기운이 가장 짙게 느껴지는 지점을 찾은 그는.

바로 그곳을 향해 이동했다.

탁.

대기권을 단숨에 돌파하여, 착지한 성지한.

‘남산에서 보았던 세계수에 비하면, 규모가 1/5 수준이다.’

그는 여유로운 얼굴로 이 행성의 세계수 앞에 섰다.

확실히 압도적 크기의 나무긴 했지만.

남산의 총독부에 비하면, 규모도 생명력도 부족한 이 행성의 세계수.

이걸 보니, 세계수 연합에서 지구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번 브론즈 리그 종족들은 어땠어요?”

“별거 없었습니다. 매뉴얼대로 해서, 처형시키고 왔죠.”

“역시 그 ‘인류’ 케이스가 특이했을 뿐이네요.”

똑같은 얼굴로 모여서, 브론즈 리그 내에서의 스페이스 리그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엘프들.

‘이 행성. 브론즈 리그 소속인가 보군. 플레이어 처형 이야기를 하는 거 보니.’

예전에 인류에게 써먹으려다, 실패했던 방법.

아직도 딴 데서는 잘도 써먹고 있나 보네.

“그 특이 케이스 종족은, 이그드라실께서 영광스럽게도 식민지 지정을 하셨다죠?”

“거기에 파견 나가고 싶었는데……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많이 지원해서 떨어졌어요.”

“부럽네요. 연합에 수치를 안겨 준 인간들, 직접 처리할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인류를 살처분할 때, 아마 말살대를 구인할 수도 있어요. 그때 다시 지원해 보세요. 자매님이면 충분히 통과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해맑게 웃으며, 인류 살처분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엘프들.

그들 중 일부는 성지한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지만.

그 누구도 거기에 그가 서 있는지, 눈치채질 못했다.

무혼과 결합한 청의 공간 지배력이 워낙 압도적이라.

성지한이 ‘기척을 숨기자’고 생각한 순간.

엘프건 세계수건, 그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 있는 엘프들까지 저리 말할 정도면, 청을 뽑아내면 인류의 살처분은 예정되어 있나 보군.’

그럼.

이쪽도 세계수를 베는 데 더 거리낌이 없어지지.

‘그럼, 진행할까.’

스스스스…….

성지한은 본격적으로 청의 영역을 드넓혔다.

세계수 반경, 수 킬로미터가 넘는 공간이 완전히 그에게 장악될 때까지.

엘프들은 그 누구도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일단, 정리한다.’

성지한이 발을 땅에 가볍게 대자.

쿵!

대지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러자.

펑! 펑! 펑!

세계수 근처에 있던 엘프의 몸이, 일제히 터져 나갔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전혀 모르는 채로.

웃는 얼굴을 한 채 폭발한 엘프들의 육신.

화르르륵……!

그들의 몸뚱어리는 잘게 잘게 찢어진 채 타오르더니.

금방, 흔적도 남지 않았다.

단 한 번, 발을 땅에 대었을 뿐인데, 전멸한 엘프 플레이어들.

성지한은 세계수로 시선을 돌렸다.

‘이건, 청의 힘으로 부수면 안 되겠지.’

스스스…….

허공에서 청홍이 떠오르고.

성지한은 이를 세계수에 꽂아 넣었다.

그러자, 쑤욱 들어가는 검.

‘처음이니 작은 틈새만 열어야겠네.’

청홍에 제물을 던져 주는 건 처음이었으니.

성지한은 청홍에서 아주 미세하게, 봉인을 풀었다.

그러자 청홍의 외곽에 위치한 푸른빛의 테두리에서.

육안으로 보기도 힘들 정도로 작은 부분이 붉어졌다.

그리고 그 점이 번뜩이자.

슈우우욱……!

거대한 세계수가, 단번에 청홍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D급 세계수’가 명계에 흡수됩니다.]

[청에 의해, 세계수의 흡수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스탯 적이 200 오릅니다.]

성지한의 눈앞에, 붉은빛의 메시지창이 떠오르더니.

단번에 적이 200 올랐음을 알렸다.

‘공간을 겨우 이 정도 열어 줬는데도 스탯이 200이나 오르네.’

겨우 일점에 불과한 틈새를 개방했을 뿐인데.

여길 통해 세계수를 쓱 빨아들이더니, 금방 적을 200이나 올려 주었다.

만약 타겟의 급이 더 높았거나, 청홍의 틈새를 조금 더 열었다면.

한계로 설정해 둔 700까지 단숨에 도달했겠는데.

‘이거, 조절 잘해야겠군. 지금보다 더 축소해야겠어.’

성지한은 청홍을 다시 봉인한 후, 주변을 바라보았다.

완전히 사라진 세계수와, 전멸한 엘프들.

‘청홍이 세계수를 워낙 깔끔히 흡수한 덕에, 내 흔적이 남은 게 없군.’

이 정도면 완전 범죄인가.

‘그럼, 몇 군데 더 들러 볼까.’

파지지직…….

허공에서 붉은 포탈이 열리더니.

성지한의 몸이 다음 세계수 엘프의 행성을 향해 이동했다.

* * *

4번째 세계수 연합의 행성.

이곳은, 그간 지나왔던 곳과는 좀 달랐다.

녹색의 머리칼을 일부 지닌 하이 엘프가 세계수 근처에 적잖이 서 있었으며.

‘여기 세계수는 꽤 크네. 총독부의 반 정도인가.’

세계수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이 정도면, 아까 거쳐 왔던 행성과는 달리, 저항을 좀 하나 싶었지만.

스스스스…….

청의 영역이 확장될 때까지.

엘프들은 아까와 다를 바 없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하이 엘프 급도 청의 영역으로 해결되겠네.’

툭.

성지한이 대지를 한 번 밟자.

“으음……?”

하이 엘프 일부가 그때서야 이상을 느꼈지만.

파아아앗……!

어떻게 저항할 틈도 없이, 사방의 엘프들이 일제히 터져 나갔다.

“으……?”

“이게 무슨 일……!”

폭발한 하이 엘프 중 일부는.

순식간에 몸을 재생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나려 했지만.

화르르륵……!

잘린 몸의 파편이 타오르기 시작하자, 재생력을 더 이상 발휘하지 못했다.

‘이거 참.’

얘들, 쉬워도 너무 쉬운데.

성지한은 그렇게 주변을 정리한 후, 세계수에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청홍을 꽂자.

[‘B급 세계수’가 명계에 흡수됩니다.]

[청에 의해, 세계수의 흡수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스탯 적이 250 오릅니다.]

거대한 세계수가 검에 빨려 들어가며.

눈앞에, 붉은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청홍의 봉인을 아까보다도 더 미세하게 풀었는데도, 수치가 더 오른 적.

‘B급이었나. 어쩐지 세계수가 좀 크더라니.’

남산의 것만큼은 아니지만, D급에 비하면 확실히 지닌 생명력이 강렬했던 세계수.

어쩐지 하이 엘프 숫자도 많고, 터져도 재생하더라.

이 위 단계로 가면, 상대도 좀 저항하겠는데.

“A급…… 찾아볼까.”

가장 기본적인, 청의 영역 정도만 전개했는데도 초토화된 세계수 연합의 행성.

전투다운 전투가 벌어지질 않자, 성지한은 뭔가 감질맛이 났다.

은밀하게 행동해야 하는 건 아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쉽잖아.

“흠…… 어디.”

성지한이 그렇게 배틀넷 커뮤니티에서 뽑아둔, 좌표를 보고 있을 때.

번쩍……!

청홍의 안쪽에서, 붉은빛이 번뜩이더니.

[청색이여,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내는 걸 추천하겠다.]

중심점에, 적색의 눈이 떠올랐다.

[적을 더 흡수하면, 청홍에 틈이 생기니까. 그럼 봉인이 풀릴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성지한을 주시하는 붉은 눈.

그는 저 눈의 정체를, 잘 알고 있었다.

“……그거, 너한텐 좋은 거 아닌가? 적색의 관리자.”

[아니.]

꿈틀.

청홍의 중심에 생겨난 눈동자.

‘적색의 관리자’는, 성지한의 말에 응답했다.

[나는 이 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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