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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525화 (52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25화>

‘이건…… 내가 인류에게 부여했던 거군.’

관리자 시절.

인류에게 모두 존재하는 적의 인자를 지우기 위해, 성지한은 관리자 모드를 활용하여 스탯 청을 일괄적으로 부여했다.

청의 등급이 FFF였기에 가능했던 관리자 권한 활용.

그 이후로 전 인류의 상태창에는 청이 1씩 존재했는데.

‘그걸, 세계수 연합이 노린 건가.’

왜 굳이 인류를 식민지를 만드나 했더니, 지금 보니 스탯 청을 욕심냈나 보군.

성지한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을 무렵.

지이이잉…….

그의 눈앞에, 초록색의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플레이어 ‘김지훈’이 스탯 ‘청’을 얻습니다.]

[스탯 ‘청’이 1 오릅니다.]

[클래스가 ‘청기사’로 변동됩니다.]

‘청기사…… 이게 남성 하프 엘프의 정식 클래스 명인가.’

고유 클래스가 있다고만 알려져 있던 남성형 하프 엘프.

클래스 ‘청기사’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강제로 전직되는 거 같았다.

그렇게 ‘김지훈’의 클래스가 변화하자,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메시지.

[스탯 ‘영원’을 1 얻습니다.]

[청과 영원이 합쳐져, ‘청’의 등급이 업그레이드됩니다.]

[신체가 변화합니다.]

‘청과 영원이 융합을 한다고…….’

성지한이 그 메시지를 보면서 눈을 크게 뜰 때.

두둑. 두두둑…….

그의 육체가 뒤틀리더니.

퍼퍼펑!

일제히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

순식간에 튀어나오는 핏줄과 살점.

나무 공간 안은, 금세 피와 살로 범벅이 되고.

김지훈의 몸은 금방 머리만 남더니.

펑……!

이것마저, 대번에 터져 나갔다.

남은 건, 뇌뿐.

그의 육신이 그렇게 깡그리 사라지자.

번쩍……!

나무 공간 안에, 초록색의 빛이 올라오더니.

그의 몸이 서서히 새로 구성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원하던, 남성형 하프 엘프로.

그리고, 그 육체 안에서.

영원과 합체한 청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몸을 재생해 나갔다.

‘영원과 결합한 청이라니…… 이건 좀 색다른데.’

스탯 청을 SS급까지 올린 성지한이었지만.

영원과 합체한 청은, 지금까지 그가 발전시켰던 청과는 아예 다른 느낌이었다.

이거, 나름대로 참고가 되겠는데.

성지한이 영원과 결합한 청을 확실하게 분석하려 들 때.

[스탯 청이 9 오릅니다.]

[스탯 ‘청’의 등급이 E로 오릅니다.]

스탯이 오르는 메시지가 계속 떠올랐다.

‘아, 맞아. 조절해야지. 슬슬.’

가만히 내버려 두면 청을 모조리 흡수할 기세.

이러면 현 기록 25퍼센트를 아득히 초월할 것 같았다.

‘이미 꽤 머리 색이 많이 변한 거 같다만…… 이제라도 자제해야겠어.’

영원과 결합한 청이 너무 흥미로워서, 이걸 계속 받아들이다 보니까.

원래의 계획보다 너무 많은 스탯을 흡수하게 된 성지한.

그는 이제라도 자제하기로 마음먹고는, 청의 진입을 거부했다.

이 스탯의 연구야 사실 지금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그러자.

파스스스…….

몇 번이고, 나무 공간 안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며 스탯 청을 밀어 넣으려 했지만.

‘이거까지 먹으면 머리 100퍼센트 염색이다.’

성지한이 이걸 계속 전면 차단하자.

슈우우우…….

결국엔 연기가 서서히 멎어나갔다.

그리고 나자.

서서히 열리는 나무 속 공간.

성지한은 밝은 틈새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와…….”

“하, 하프 엘프…… 또 생겼어!!”

“3개월 만에……!”

대기실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김지훈’이 있는 쪽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곧, 김지훈의 머리를 보며 더 크게 놀랐다.

“저, 저 머리 색…….”

“설마 신기록이야?!”

“20퍼센트…… 는 넘는 거 같은데?”

하늘색으로 변한 김지훈의 머리카락 일부.

그 비율은, 딱 봐도 1/4은 넘어 보였다.

“……플레이어 김지훈. 정밀 검사에 들어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성 하프 엘프가 몇 생기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엘프 신관은.

급히 김지훈에게 다가와, 그를 살폈다.

“스캔.”

지이이잉…….

엘프 신관의 마법에, 녹색 빛줄기가 김지훈의 몸을 한 번 스윽 살피고.

“……스캔.”

결과를 본 엘프 신관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한 번 더 스캔을 사용했다.

그러더니.

“으음.”

김지훈의 머리와, 스캔 결과를 대조하더니.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검사 결과는 20퍼센트…… 군요.”

의아한 표정으로, 결과치를 발표했다.

* * *

-20퍼센트?

-그러면 기존 기록은 경신하지 못한 건가.

-아쉽네 한국에서 새 기록 나오나 했더니;

-근데 딱 봐도 1/4 넘게 염색된 거 같은데…….

-신관님의 스캔이 정확하겠지 아무래도.

-20퍼센트가 어디임 ㅋㅋㅋ 저 정도면 한국 하프 엘프 신기록 아냐 그래도?

머리의 염색 정도에 비해, 정작 낮게 나온 스캔 수치.

그래도 시청자들은 이게 어디냔 반응이 대다수였다.

20퍼센트 정도면 한국의 남성 하프 엘프 중에선 1위고,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에 위치하는 비율이었으니까.

‘막판에 급히 조절하길 잘했군.’

한편 성지한은 20퍼센트가 나온 걸 보곤 이 결과에 만족했다.

아까의 상황에서 청을 더 흡수했으면, 기존 기록이야 당연히 새롭게 경신되었겠지만.

그랬으면 퍼센테이지가 적어도 50퍼센트 이상 나왔을 것 같았으니까.

이러면 주목도가 높아도 너무 높아졌겠지.

‘뭐, 지금 모습으로도 충분히 일상생활은 불편하긴 하겠지만.’

스윽.

성지한은 자신의 귀를 만져 보았다.

엘프처럼, 툭 튀어나온 귀.

얼굴도 만져 보니, 다소 뭉툭하게 만들었던 ‘김지훈’의 이목구비가.

예전의 성지한의 모습과 꽤 비슷하게 변해 있었다.

‘어떻게 변했는지, 나중에 거울 한번 봐야겠네.’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

엘프 신관은 스캔 결과와, 김지훈의 얼굴을 대조해서 살피더니.

“플레이어 김지훈. 튜토리얼 종료 이후, 바로 남산의 총독부로 오세요. 정밀 검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총독부에 직접 오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한번 들어가 보려 했는데 잘됐네.

성지한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자, 엘프 신관은 좌중을 둘러보더니 박수를 한 번 쳤다.

“그럼, 1구역의 적성검사를 종료하겠습니다.”

[1구역 검사 결과]

[적성자 : 5]

그렇게 1구역의 검사는.

30명 중 5명이 통과하는 것으로 종료되었다.

* * *

3월 1일에 치러진, 1구역의 적성검사 결과.

한국 사람들은 한국인 최초로 등장한 적합도 20퍼센트의 하프 엘프를 보곤 관심을 집중했다.

-와, 적합도 20퍼센트 넘는 플레이어가 드디어 한국에 나오네.

-이 사람 준비 아예 안 해서 당연히 안 될 줄 배틀튜브 꺼 버렸는데…….

-ㄹㅇ 성형도 안 했잖아 ㅋㅋㅋㅋ

-길드랑 선계약도 안 했다던데 완전 대박 났겠네.

-해외 길드에서도 계약하려고 협상팀 파견한다더라.

-아, 왜 또 외국에서 ㅡㅡ 걔네들은 20퍼센트 넘는 하프 엘프들 많잖아.

-더 원하는 거지 뭐…… 총독부에 잘 보여야 하니까.

대중에 알려진 바가 전혀 없는 플레이어 김지훈.

하나 그가 이무열과의 대화를 통해 소속된 길드가 없다는 게 알려진 후부턴.

최상위 길드의 협상팀이 모두 그와 접촉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대기 길드의 길드 마스터실에선.

이하연이 배틀튜브에 나왔던 김지훈의 얼굴을 보고는, 미간을 좁혔다.

“김지훈…… 이 사람, 설마.”

“……저번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본 사람, 맞는 것 같습니다.”

“그치…….”

임가영이 파파라치라고 착각했던, 평범하게 생긴 남자.

분명, 적성시험에서 통과한 남자는 저 얼굴이었다.

그때 임가영보고 엄한 사람 파파라치로 몰지 말고 사과하라고 했지만…….

“첫인상, 최악이려나…… 영입은 힘들겠지?”

“아가씨, 제가 그 층에 올라가서 저분 나올 때까지 계속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에이, 됐어. 어차피 저분 우리 길드는 안 올 테니까.”

이하연은 적합도 20퍼센트 수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20퍼센트면 아메리칸 퍼스트에서도 돈 싸 들고 올 수치인데. 우리가 상대가 되겠어?”

“대기 길드의 장점을 어필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장점이라 해 봤자 육성 효관데…… 남자 하프 엘프는 굳이 게임 안 해도 레벨 오르잖아. 보너스도 엄청나고.”

기본으로 10배 보너스를 받는 데다가, 잠만 자도 레벨이 오른다는 남자 하프 엘프.

이들 중 대부분은, 레벨 업을 위해서 그렇게 열성적으로 게임을 하지 않았다.

소문에는, 세계수에 기도만 해도 성장한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럼, 그냥 포기할까요?”

“…….”

이하연이 그 물음에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하고, 관자놀이만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을 때.

똑똑.

“마, 마스터님!”

“응?”

“그…… 어제 하프 엘프가 되신 김지훈 님께서 오셨습니다.”

“에, 여길…….”

“네, 모실까요?”

이하연이 급히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 하프 엘프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여성형과는 달리, 동아시아인의 외양을 한 남성형.

이들은 다들 외모가 비슷했지만.

일반 사람들은, 남성형 하프 엘프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누군가’와 애매하게 닮았다고.

‘근데 김지훈 씨는 다른 하프 엘프에 비하면…… 왠지 더 완성된 느낌이야.’

다른 하프 엘프에 비하면, 좀 더 진하게 이목구비가 자리한 김지훈.

예전 얼굴을 아는 그녀가, 잠시 이 얼굴을 신기하게 바라볼 무렵.

“안녕하세요, 저희 구면이죠?”

김지훈 쪽이 먼저 입을 열었다.

“파파라치 취급당했었는데.”

“아, 죄, 죄송해요.”

“저번엔 정말 실례가 많았습니다!”

털썩.

임가영이 바로 옆에서 무릎을 꿇자.

김지훈이 손을 흔들었다.

“아, 뭐 무릎까지 꿇으실 필욘 없고요. 대신 차나 좀 태워 주실 수 있나요?”

“차…… 요?”

“총독부를 가야 하는데, 워낙 눈에 띄어서요.”

그러면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는 남성 하프 엘프.

이하연의 두 눈이 이채를 띠었다.

사람들이 남성형으로 변하고 나면, 대다수가 자길 드러내지 못해서 안달인데 이 사람은 좀 특이하네.

“그리고, 겸사겸사 대기 길드 계약 조건도 좀 들어 보고 싶고요.”

“저희 길드 가입 생각이…… 있으세요?”

“예전에 여기 길드 팬이었거든요.”

팬이라니.

예상치 못한 대답에 이하연이 눈만 깜빡거리고 있을 때.

“아, 온 김에 길드 견학 좀 해도 될까요?”

“견학…… 네네!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이하연은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김지훈에게 길드 내부를 보여 주었다.

“저 사람…… 어제 적성검사 통과한 사람 맞지?”

“맞아. 와, 저 사람은 당연히 안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까 이야기 들어 보니, 먼저 오셨다는데?”

“……잉? 대체 왜?”

“우리 길드 여력 없을 텐데.”

이하연이 직접 김지훈을 안내하고 있자.

길드 직원들은 멀리서 그를 구경하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속닥였다.

적합도 20퍼센트의 하프 엘프에게 계약 조건을 맞춰 주기란 대기 길드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으니까.

“귀가 길어져서 그런지, 다 들리네요.”

톡. 톡.

김지훈이 그들을 보며, 그렇게 자기 귀를 가리키자.

“……다들, 자리에 돌아가십시오.”

임가영이 굳은 얼굴로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이들을 해산시켰다.

‘길드 직원들도 예전에 비해 해이해졌군. 일도 없어 보이고.’

성지한이 활동할 때만 해도, 대기 길드는 실무진도 최고의 인재들만 모였었는데.

5년 뒤의 길드는 확실히 인재풀도 예전만 한 느낌이 아니었다.

‘사실 길드 인증만 아니면, 이렇게 재정적으로 부족하진 않을 텐데 말이지.’

뭐 때문에 인증을 하라고 하는지 한번 살펴볼까.

스으윽.

김지훈의 껍데기 안에 있는 성지한은, 왼쪽 눈에서만 환염을 제거했다.

그러자.

[길드 오너의 자리에 복귀하겠습니까?]

[길드의 상징기, ‘운중봉황기雲中鳳凰旗’를 인증할 때 길드 인증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길드 버프 효과 유지에 드는 비용이 사라집니다.]

봉황기를 꺼내면, 길드 인증 절차가 마무리될 거라는 메시지가 떴다.

나중에는 잘 쓰지 않았지만, 한때 성지한의 상징과도 같았던 화염창 봉황기.

그걸 꺼내란 이야기에, 성지한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

‘이건, 안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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