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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485화 (48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485화>

‘이놈, 역시 가만히 당하고 있질 않네.’

싸워 보다가 안 되니까, 방송을 통해 무신과 동방삭 사이를 이간질하려 그러는 건가.

이러면 그냥 방송을 끄는 게 낫나 싶었지만.

[언데드여, 배틀튜브를 켜라.]

적색의 관리자는 이미 그 방법에도 대응하고 있었다.

“킥…… 내가 왜 니 말을 듣냐? 몸 좀 타오른다고 내가 아이고 살려 주십쇼 할 거 같아?”

불길에 잠긴 칼레인은 관리자의 명을 비웃었지만.

“어. 뭐, 뭐야. 왜 제멋대로…….”

지이이잉…….

배틀튜브에는 이미 그의 채널이 활성화되어, 이 장면이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싸우는 거 빼곤 다 잘하긴 하네.’

동방삭을 상대로는 관리자의 위용을 보여 주진 못했지만.

칼레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는, 확실히 격이 다름을 보여 준 적색의 관리자.

그는 그렇게 준비를 마치곤, 처음의 본론으로 돌아갔다.

[태양왕의 아들이여. 곁에서 지켜본 네가 가장 잘 알겠지. 무신의 칭호는, 그에게 가장 어울린다는 것을. 지금은 어떻게든 그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겠나?]

-아니, 할배 제압 안 되니까 바로 이간질 시전하는 거임? ㅋㅋㅋㅋ

-근데 태양왕은 무신을 장악하러 온 거라며? 침략자가 저렇게 말해 봤자 씨알이나 먹히겠어?

-ㄹㅇ 일본군 쳐들어왔는데 왕보고 이순신 쳐 내라는 꼴이잖아.

-응…….

-저, 그 실제 케이스가 있었네요…….

-에이 그래도 그거랑은 다르지 좀 ㅋㅋㅋ

적색의 관리자의 이간질을 두고 사람들은 그래도 저게 먹히겠냐고 말했지만.

[그리고 만약, 그가 청을 계속 수련하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적색의 관리자는 본격적으로 무신이 걱정하는 바를 후벼 파기 시작했다.

[청은 적을 제압하는 데서 끝나는 능력이 아니다. 그것의 본질은 왜곡의 파훼.]

자기가 많이 당해 봐서 그런지, 청의 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한 적색의 관리자는.

붉은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이건, 네가 저자를 지배하는 방법도. 청이 발전하면 저절로 무효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신이 동방삭을 지배하는 방법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왜곡을 단절하는 청이 발전하면, 그의 지배도 충분히 실효성을 잃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과연 저자가, 너와 우호적으로 지내겠느냐?]

그러며 적색의 관리자가 말을 더 이어 가려 할 때.

그의 뒤편에, 동방삭이 나타났다.

“관리자. 힘으로 안 되니, 주인과 날 이간질할 참인가?”

그러면서 눈을 향해 뻗어 오는 청색 검.

허나.

치이이익……!

그 검격은, 눈 주변에 떠오른 붉은 배리어에 의해 막혔다.

[이간질이라…… 후후. 너는 왜 무신을 따르나?]

“……뭐?”

[너도 알겠지. 무신보다 네 재능이 더 찬란하다는 것을. 무신의 칭호를 네가 가져갈 수 있음에도, 거기서 더 나아가 새로운 관리자 자리를 노릴 만함에도. 너는 왜 저 보잘것없는 암석 덩어리에 갇혀 지내느냐?]

“……주인께는 은을 입었고, 또한 영생을 받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래? 은혜는 이미 충분히 갚았으며, 영생은 나도 줄 수 있다. 어떤가, 검사여. 나를 따르는 것은?]

무신과 동방삭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 동방삭 영입까지 하려는 적색의 관리자.

-이간질 무차별 난사네;;;

-하나만 걸려라 이건가 ㄷㄷㄷ

-진짜 전투만 못한 거였구나 적색의 관리자…….

시청자들이 그런 적색의 관리자를 보면서 질린 기색을 띄었을 때.

동방삭의 검이 멈추더니, 그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참으로 시끄럽군. 나는, 오로지 무신을 따른다. 그뿐이다.”

잠시 미간을 매만지던 동방삭은, 더 거세게 적색의 관리자를 공격해 나갔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청검으로는, 뚫리지 않는 배리어.

붉은 눈은 그런 동방삭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후후…… 방금 의구심을 품었구나. 그리하여 금제가 발동했군.]

“무슨……!”

[안 그랬다면, 검을 멈출 필요도 없었겠지.]

적색의 관리자는 그렇게 방금 상황을 짚으며, 다시 무신에게 고했다.

[무신이여. 이렇게 내 말만으로도 흔들리는 금제를 계속 믿고 놔둘 참이냐? 그의 지배는 언제든 풀릴 수 있다. 그럼 네게는 재앙이 닥치겠지…….]

그러며 적색의 관리자가 말을 이어 가려고 할 때.

파지지직……!

거세게 배리어를 공격하던 청검이, 일순간 배리어를 꿰뚫었다.

물론.

스스스…….

순식간에 재생한 배리어가, 이를 밀어내긴 했지만.

[호오…….]

적색의 관리자는 한 번 뚫렸던 배리어 쪽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것 보아라. 그는 또 발전했다. 내 배리어에 흠집을 내다니…… 무신. 그대의 정신 지배도 이렇게 뚫릴 날이 머지 않았다!]

“말을 조금도 쉬질 않는군……!”

슈우우…….

그런 적색의 관리자를 향해, 동방삭이 검을 또다시 찔러 가려 했지만.

[잠깐.]

“주, 주인이시여…….”

동방삭과 연결된 성좌의 무구가, 그를 뒤로 끌어당겼다.

[본론만 말하라. 적색의 관리자.]

*   *   *

‘이간질…… 성공한 건가.’

성지한은 이를 보곤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그도 그럴 것이.

[무혼의 왜곡도가 3 오릅니다.]

[청과 무혼의 연결점이 더 짙어집니다.]

동방삭이 배리어를 검으로 꿰뚫었을 때, 무혼과 청의 연결이 더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청은 처음에 비해 40%, 무혼은 15% 강화되었군. 계속 날로 먹고 싶었는데…….’

적색의 관리자와 동방삭이 저렇게 충돌할수록, 이쪽이 이득을 보고 있었는데.

하필 무신 때문에, 싸움이 멈춰 버렸다.

하여간 이놈, 도움이 안 되는군.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왔는가. 그럼 본론을 말하지.]

적색의 관리자는 성좌의 무구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너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겠다. 대신, 그에게 명령해 청색의 관리자를 죽이라고 하라.]

[……청색의 관리자를?]

[그래. 그에겐 너도 원한이 있지 않으냐?]

-아니 ㅅㅂ 갑자기 이게 뭔 소리임 ㅡㅡ;;

-지들끼리 계속 치고받고 싸우지 왜 저 할배를 보내려 그래??

-아오, 저 노인 졸라 쎄던데;;;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이 강 넘어오네…….

적색의 관리자의 꼬드김에, 발칵 뒤집힌 인류 시청자들.

물론 당사자인 성지한도, 이를 듣곤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연결된다고?’

적색의 관리자.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나서 아주 끝까지 방해를 하네.

‘다만 신중한 무신 성향상, 저 말을 따를 것 같지는 않은데…….’

성지한은 그렇게 안전 제일주의인 무신의 성격을 떠올리곤,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에게 원한이야 있다만, 네 말을 믿을 수 없다.]

무신은 예상된 반응을 보였다.

[그가 사라지면, 내가 다시 침공할까 봐 그러느냐?]

[그래.]

[그 걱정, 사라지도록 해 주지.]

하지만, 이 대답을 예상했다는 듯 적색의 관리자는 바로 회유책을 제시했다.

[태양왕이 새긴 낙인…… 없애는 방법을 알려 주겠다.]

[뭐?]

[그 낙인이 없다면, 나도 널 장악할 수 없으니까.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믿음이 가지 않겠는가?]

어둠 속에 가려진 무신의 몸에, 새겨져 있었던 ‘태양왕의 17777번째 아들’ 글자.

적색의 관리자는 이를 자신이 없어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걸 어떻게 네가…….]

[멍청한 제자가 만들어 낸 낙인 따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물론, 해제하는 방법마저도.]

[이걸, 그렇게 쉽게 없앤다고…….]

[그래. 먼저 낙인이 없어지는 걸 보고, 그를 지구로 파견시켜라. 그러면 되지 않느냐?]

더 나아가, 적색의 관리자는 자기 쪽에서 먼저 낙인을 없애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거, 무신 입장에선 이득이네.’

태양왕의 낙인을 없애는 방법을 알려 주는 데다가.

언제 지배에서 벗어날지 모르는 동방삭을 지구로 보내, 일을 그르쳤던 원수인 성지한과 싸우게 한다.

이건 아무리 봐도 무신에겐 손해 볼 게 없는 거래였다.

-와 적색의 관리자, 진짜 전투 빼고 다 잘하네…….

-근데 왜 이렇게 청색 처리하려고 집착하지?

-적색 입장에선 자신과 상극인 관리자가 나왔으니까, 크기 전에 밟아 버리려고 하는 것 같아

-하긴 적이 청에는 엄청나게 취약했지.

외계의 시청자들이, 적색의 관리자가 청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즈음.

[일단, 방법부터 들어 보겠다.]

[좋아. 낙인의 해제는, 간단하다…….]

영상에서는, 적색의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무신에게 낙인 해제에 대해 알려 주고 있었다.

‘태양왕의 낙인 해제 방법…… 낙인이 없으니 들어도 실감이 안 나는군.’

성지한을 비롯해서.

-저기서 뭔 소리 하는 거임?

-글쎄…… 태양왕한테 낙인이 새겨져 봤어야지.

-일단 불로 몸을 지지는 게 첫 단계인 건 알겠는데…….

시청자들은 적색의 관리자의 강의에도 낙인이 없어 영 체감을 못 했지만.

“그, 그런 방법이……!”

뒤에서 적색의 관리자에게 장악당해 있던 칼레인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맞아. 너도 낙인이 있었지…….]

스으으윽.

그런 칼레인을, 앞으로 데려온 적색의 관리자는.

[네 낙인을 드러내라.]

그에게 낙인을 개방하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번쩍……!

거대한 해골의 이마에 글자가 떠올랐다.

[이것은 태양왕의 물건]

[그분만이 소유할 수 있다]

[탐하는 자, 삼족을 멸하리]

칼레인에게 새겨졌던, 태양왕의 낙인.

[아까의 방법대로 하면, 이자의 낙인이 지워진다. 보아라.]

적색의 관리자는 친절하게 시범을 보였고.

화르르륵……!

칼레인의 거대한 해골 머리는 일제히 불타더니.

새겨졌던 낙인이 순식간에 소멸해 갔다.

“지, 진짜…… 없어졌어…… 이렇게 쉽게?”

적색의 관리자의 시범이 끝나자.

자신의 상태를 살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칼레인.

[어떤가. 참 쉽지 않은가?]

[과연…… 나에게도 효과가 있군. 낙인이 지워지는 게 느껴진다…….]

무신도 직접 몸으로 테스트하는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었다.

‘……이러면 동맹 결성인가?’

적색의 관리자에 무신 조합이라니.

이건 좀 센데.

‘아니, 일단은 지구로 침공해 올 동방삭 대응부터가 문제지…….’

둘이 싸울 때만 해도 능력 업그레이드 쉽게 하고 좋았는데 말이야.

성지한은 상황이 180도 바뀜을 느끼곤,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동방삭을 어찌어찌 막는다고 해도, 저 둘의 조합이 자신을 또 견제하면.

그것도 또한 끔찍한데.

‘거참, 관리자 돼도 첩첩산중이네.’

성지한이 그렇게 차후 어떻게 대항을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낙인이, 거의 다 없어졌다…… 이게 이렇게 쉬운 거였나.]

[효과를 보았나 보군. 그럼, 내 제안. 받아들이겠나.]

[……아니.]

[그래…… 뭐, 뭣?]

낙인이 없어졌다는 무신 쪽에서는.

뜻밖의 대답이 나오고 있었다.

[청색의 관리자 따위는 두렵지 않다. 오히려 적색, 네가 더 성가시지.]

[……너, 설마.]

[동방삭, 명을 내리겠다.]

파스스스!

성좌의 무구에서 검붉은빛이 강렬히 피어오르고.

그 힘은 동방삭의 힘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예, 주인이시여.”

[진을 해제하고, 전력을 다해 당장 그를 죽여라.]

“진을, 말입니까?”

[그래. 낙인이 사라졌으니, 이젠 지키지 않아도 된다.]

거기에 더해.

투성을 지키는 구궁팔괘도까지 해제하라는 무신.

이는 전력을 다해, 적색의 관리자를 분쇄하라는 명령이나 다름없었다.

‘무신…… 나보단 적색이 더 경계된다 이거군.’

하긴 그의 입장에서 보면, 성지한은 아소카가 배신한 덕에 겨우 살아남은 존재고.

적색의 관리자는, 평생을 고생시켰던 낙인을 순식간에 없앤 능력자였으니까.

둘 중, 더 무서운 존재는 아무래도 적색의 관리자겠지.

“아주 좋은 판단입니다. 무신…… 저보다야, 적색의 관리자가 더 문제죠. 여기서 씨를 말리십시오.”

짝. 짝. 짝.

그동안 말없이 영상을 보던 성지한은 살면서 처음으로.

무신에게 진심 어린 박수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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