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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484화 (484/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484화>

‘무혼과 청의 연결점이라니…….’

성지한은 관리자 창에 떠오른 메시지와 화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지금 동방삭이 적색의 관리자랑 싸운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메세지가 뜨나.

‘흠…….’

성지한은 곰곰이 생각하다, 청의 기운을 끌어올려 보았다.

그러자.

슈우우우…….

무혼의 힘이 미세하게나마 이와 반응하여, 청을 강화시켜 주고 있었다.

그러자, 체감상 예전보다 10퍼센트는 강해진 청.

‘미약하게 연결된 게 이 정도라고?’

성지한은 눈을 번뜩였다.

이거 가만히 영상 보다가, 힘이 강화됐네.

‘근데 역으로도 적용되나?’

무혼이 청을 강화해 줬으니.

반대로 청이 무혼을 강화해 줄 순 없나?

성지한은 그런 생각에 무혼도 테스트를 해 보았지만.

‘이건 큰 차이가 안 나네. 살짝 강해진 정도인가.’

원래 두 스탯의 수치가 크게 차이 나서 그런지.

청이 무혼을 강화하는 효과는 그리 체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약한 연결 수준이 이 정도다.’

동방삭이 적색의 관리자랑 싸운 건, 지금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근데도 미약한 연결 수준까지 발전시켰으니.

시간이 더 지나면, 그가 더 능력을 키워 주겠지.

‘……좋은데?’

아까 전만 해도 동방삭이 청을 써서 기분이 좀 그랬는데.

이제는 전폭적으로 응원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동방삭이 청을 더 깨달아, 무혼과의 연결점이 더 강해지면.

여기서도 가만히 앉아서 이득만 볼 테니까.

‘거기에 그가 여기서 청의 능력을 더 깨달았다 한들, 나에겐 큰 해가 되지 않아.’

나중에 동방삭과 싸우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가 이번에 깨달은 청색의 능력을 써 봤자, 자신에겐 효과가 없을 것이다.

스탯 ‘청’과 관련된 것에 있어선, 절대적 우위를 지니고 있는 게 바로 청색의 관리자였으니까.

청에 베이느니, 오히려 그걸 흡수하는 상황이 나오겠지.

‘지금처럼만 진행되면 좋겠는데.’

성지한은 아까와는 180도 다른 마음으로, 둘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사방에서 적멸을 쏟아붓는 적색의 관리자와, 이를 청검을 이용해 막는 동방삭.

전투의 주도권은 확실히 적색의 관리자가 가지고 있긴 했지만.

-와…… 우주천마 분명히 압도당하고 있긴 한데.

-어째 질 거 같지가 않은데…….

-힘은 적색의 관리자가 압살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버티지?

-이러니까 맨날 우주천마만 떴다 하면 성좌들이 사라졌구만.

-그러니까; 관리자한테도 저렇게 싸우는 인간을 어떻게 성좌 따위가 이김.

-쟤 대체 무신 휘하에 왜 있음?

시청자들은 동방삭의 초월적인 무를 보며. 그가 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흐음…….”

동방삭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붉은빛을, 수염을 쓰다듬으며 피해 내고.

“호오. 이번 공격은, 날카로웠구려.”

피하지 못하는 각도에서 오는 공격은, 청검으로 막아 냈으니까.

[……잡힐 듯 잡히지 않는구나.]

“그러게 말이오. 조금 더 분발해 보시오. 관리자.”

스으윽.

그러면서 동방삭은 자신의 옷자락을 끌어 올렸다.

첫 조우 시 격돌 때문에, 불길에 그을렸던 옷은.

이제 더 이상 타오르질 않고 있었다.

“아. 아까 아끼는 옷이라 그래서 사정을 봐주시는 거요? 그 마음은 고맙다만. 내게 자비는 필요 없소이다.”

[하.]

번쩍!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방위에서 쇄도하는 적멸.

“좋구려.”

하나 동방삭은 관리자의 파상공세에도, 웃음을 지으며 이에 맞서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싸운 지 몇 시간이 지났을까.

“과연…….”

자신의 손에서 빛나는 청검을 보고, 동방삭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조금, 더 알겠소.”

그와 함께, 커지는 검.

동방삭은 계속해서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붉은 빛줄기, 적멸을 피하지 않고.

슉!

청검으로 가볍게 베었다.

그러자.

파스스스……!

통째로 잘리는, 붉은빛.

“이렇게 베면 되는군.”

스으으윽.

동방삭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만족스럽다는 듯 청검을 바라보았다.

몇 시간 전만 해도 피하고 막기만 하던 적멸을, 이제 베기 시작하는 무인.

[……벌써, 더 알았단 말이냐?]

“당신이라는 상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홀로 고민할 때보다, 훨씬 발전이 빠르구려.”

[허.]

적색의 관리자는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동방삭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무혼의 왜곡도가 2 오릅니다.]

[청과 무혼의 연결점이 조금 더 짙어집니다.]

‘좋아.’

이를 멀리서 구경하던 성지한은, 쏠쏠한 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   *   *

‘이제는, 청도 무혼에 영향을 끼치는군.’

동방삭의 깨달음이 한 단계 진일보하자.

이는 성지한에게도 그대로 영향이 갔다.

‘어디 보자. 아까에 비하면…….’

동방삭이 적멸을 썰어 버리는 장면을 보면서, 자신의 힘이 얼마나 강화되었는지 성지한은 스스로를 측정해 보았다.

스으으으…….

일단, 가장 먼저 피워 올린 청은.

‘20퍼센트쯤 강해졌군.’

체감상 동방삭이 청을 꺼내기 전보다, 20퍼센트가 강해져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칼레인이 보내 주는 영상으로 동방삭이 싸우는 걸 봤을 뿐인데.

무혼과의 연결성 덕에, 갑자기 강해진 청.

거기에, 변화된 면모는 또 있었다.

‘지금까지 청의 절단은 적에 특화되어 있었는데…… 범용성이 늘어난 느낌이다.’

스탯 청의 탄생 이유가, 적을 없애기 위해서여서 그런가.

청의 능력, ‘단절’과 ‘수복’은 적에 특화된 느낌이 강했다.

적 말고도 다른 것에도 물론 효과를 보이긴 했지만.

스탯의 등급이 아직 애매해서 그런지.

관리자의 능력인 것치고는, 엄청난 효율을 보이진 못했다.

하나.

무혼과 연결성이 깊어진 이후로는, 청의 효과도.

적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범용성을 점차 얻어 가고 있었다.

‘20퍼센트 능력이 강화된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어.’

스으윽.

성지한은 자신의 왼쪽 얼굴을 매만지며 그리 생각했다.

범용성이 현재보다 더 강화되면, 얼굴을 잠식한 공허도 청으로 해결할 방법이 생기겠지.

여기에.

‘무혼도 내 청 스탯의 영향을 받아, 기존보다 10퍼센트 정도는 강화되었군…….’

기존에 발전할 대로 발전했던 능력, 무혼도.

청과의 연결성이 짙어지며, 한층 더 강해지고 있었다.

동방삭의 첫 번째 깨달음 때는 그렇게 효과가 체감되지 않더니.

두 번째의 깨달음은 확실히 더 강렬했는지, 청이 무혼에게도 영향을 짙게 끼치고 있었다.

서로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하는 두 스탯.

‘동방삭, 또 당신 덕을 보는군요.’

이것 참.

청을 카피하나 싶더니, 또 이렇게 능력을 늘려 주시는군.

생각해 보면, 참 많은 걸 그에게 배워 오긴 했다.

‘내 목만 안 베었으면, 아소카 다음으로 나에게 가르침을 준 성좌인데 말이야…….’

그러고 보면, 미래에 왜 목이 잘리는 상황이 발생한 거지?

성지한은 현 상황이 돌아가는 걸 보며, 추측을 해 보았다.

‘내가 부서진 얼굴을 치료하려고 안에 계속 있었다면, 시간이 계속 빠르게 흘렀겠지.’

그러면, 오늘처럼 투성의 상황에 대해 중계하지도 못했을 테고.

적색의 관리자가 개입한 사실도, 투성 쪽에선 몰랐을 것이다.

‘그러면 봉인이 풀린 시점에서, 적색의 관리자가 기습적으로 저 안에 들어간 건가.’

이번에야 투성에서 상대가 적색의 관리자임을 인지하고, 준비해 나왔다지만.

성지한이 경고하지 않은 미래에선, 그저 태양왕인 줄 알고 싸우러 나왔다가 적색의 침범에 당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적색의 관리자가 무신을 장악하고.

‘그가 동방삭을 부렸을지도 모르겠네.’

적색의 관리자가 움직이는 동방삭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성지한이 그렇게 신안을 통해 보았던 미래에 대해 추측하고 있을 때.

[진정한 무신은 따로 있었구나.]

스으으윽…….

동방삭과 싸우던 적색의 관리자가, 불현듯 힘을 거둬들였다.

“무신은 세상에 한 분밖에 없소.”

[그래. 겁에 질린 채 투성에 박혀 있는 뱀이 아니라, 네가 무신이겠지…….]

그러며, 서서히 몸이 옅어지는 적색의 관리자.

빛의 거인의 형태는 사라지고.

붉은 눈만 수백 개, 허공에 떠 있었다.

[너와의 싸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아니, 어디 가시오! 아직 전황은 당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오!”

사라지려는 적색의 관리자에게, 동방삭이 황급히 소리쳤다.

전황만 보면, 그가 아직 열세였지만.

그런 상황과는 정반대의 반응이었다.

-아니 저 할배는 저쪽에서 물러난다는데 왜 아쉬워함?

-청색을 깨달으려고 했는데 그 기회를 안 줘서 그런 듯;

-휴 다행이네…… 성지한 님의 권능 빼앗기는 거 아닌가 싶었음.

-그러니까, 뭔 발전 속도가…….

성지한이 동방삭 덕에 능력이 향상되는 걸 모르는 인류로서는.

적색의 관리자가 물러나는 걸 보면서, 오히려 안도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근데 그 힘 인류를 위해 좀 쓰지…… 왜 저쪽에 있는 거야?

-ㄹㅇ; 옷차림만 보면 동양인 같은데……

-저 옷은 옛 명나라의 복장입니다. 그는. 중국 출신이 틀림없습니다!

-아 알겠으니까 인류 편 들라고 해요 좀 ㅡㅡ

동방삭의 정체에 대한 의문도 짙어졌다.

무신이 거느린 성좌 중, 정체가 드러난 이들은 다들 한 가닥씩 했으니.

이 동양 노인네도 범상치 않은 진면모를 지니고 있을 거라고, 추측이 오가고 있었다.

-그는 장삼봉이다.

-맞아 태극의 힘도 다루지 않았던가? 그는 100퍼센트 장삼봉이다.

-장삼봉은 너무 나중 사람이잖아 저쯤 되면 무공의 시초쯤 돼야 하지 않나? 달마대사?

-승려라기엔 너무 도사 차림임 ㅋㅋㅋ

-근데 저 사람, 우주천마라고 하던데 외계인들은.

-천마면서 장삼봉…… 그는 정사마를 초월한 무인인가…….

-우주 위를 걸어 다니는 걸 보면 정사마고 뭐고 의미 없어 보이는뎁쇼;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 왜 무신에게 종속되어 있는 거임?

-그니까 그가 인류 편으로 와 주면 그냥 배틀넷 잔류해도 되겠는데.

-ㄹㅇ 버스 한 대에서 두 대로 늘어나잖어 ㅋㅋㅋ

‘뭐, 나름대로 맞는 추측도 내놓네.’

장삼봉에 천마.

동방삭이 휴가 나갈 때마다, 했던 역할이었다고 했나.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태공망 강상까진 떠올리진 못하는군.

성지한이 그렇게 채팅 반응을 잠시 살펴볼 무렵.

[나에겐 전투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지…….]

스으으으…….

여러개로 나뉘었던 눈동자가 통합하고.

적색의 관리자는 단 한 개의 붉은 눈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어…… 어, 어떻게 여길……!”

멀리서 이 광경을 찍던.

죽은 별의 성좌, 칼레인의 영역에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   *   *

[지금까지 숨어서, 잘 찍었느냐.]

불쑥.

영상 위로 드러나는 거대한 붉은 눈.

그 뒤로, 칼레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큭, 왜 이리로 왔지?”

[그 영상, 내가 좀 써야겠다.]

꿈틀. 꿈틀.

거대한 붉은 눈이 화면 속에서 꿈틀거리자, 칼레인이 반항해 보려 했지만.

“내, 내가 순순히 말을 들을 거 같아?”

[그럴 필요도 없다. 이미 가져왔으니.]

“어…… 왜 안 꺼지지?”

지이이잉.

어느새 제어권은 적색의 관리자에게 넘어간 채.

화면의 포커스가 저절로 돌아가며 붉은 눈을 중심에 두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가만히 있어라.]

화르르륵!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영상.

“으. 으아악?! 나. 나 언데든데? 통증 못 느끼는데…… 왜, 왜 이렇게 아팟……!”

[참 말이 많군.]

지글지글…….

불 소리가 한층 더 들리자, 그 후로는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칼레인.

적색의 관리자는 그렇게 상대를 제압해 놓고는.

본격적으로 용건을 꺼냈다.

[태양왕의 아들이여. 너는 정말 저자를 계속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방랑하는 무신이 지금 이 영상을 볼 거라 확신하고, 말을 시작하는 적색의 관리자.

그가 지적한 건, 바로 동방삭의 제어와 관련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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