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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483화 (483/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483화>

관리자에 의해, 어둠으로 봉인된 투성.

하지만 성지한이 태양왕의 변화에 관해 코멘트를 하고 난 이후.

그 안에선, 일반인도 영상에서 파악할 만큼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번쩍……!

어둠 속에서 찬란하게 뻗는 새하얀 빛줄기.

그것은 태양왕이 자리한 곳을 향해 뻗어 나갔다.

“야, 저 빛으로 화면 확대되냐?”

그 말에, 금방 클로즈업되는 화면.

그놈 참 말 잘 듣는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면서, 거대한 빛줄기 안을 살펴보았다.

그 안에 서 있는 건, 새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

그는 새하얗게 물든 세상과는 괴리된 상태로, 뻗어가는 빛속에서 고요히 수염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등 뒤에는, 여러 종류의 무기가 같이 자리하고 있었다.

인간이 쓰기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크기의 무기.

그것은 새하얀 빛속에서, 푸른빛을 보이고 있었다.

‘성좌의 무구인가…… 무신에게 지원을 받았나 보군.’

총 50개에 달하는 성좌의 무구.

그것이 내뿜은 검붉은빛은, 동방삭과 연결되어 있었다.

무신은 저러면서 힘을 강화했었는데, 동방삭에게도 저렇게 서포트가 들어갔나 보군.

‘근데 50개밖에 안 해 주다니. 너무 숫자가 적은 거 아닌가.’

성지한은 예전에 무신과 싸울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기본 500개씩 연결하던 놈이, 동방삭한텐 겨우 저거 주고 끝이네.

태양왕 못 막으면 자기가 장악당할 텐데, 전폭적으로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왜 저런 건가.

‘동방삭이 너무 많은 힘을 다뤘다가, 자신의 제어에서 벗어날까 두려운 건가.’

하여간 쪼잔한 놈.

성지한이 혀를 즛쯧 차고 있을 때.

-어…… 저건 우주천마인가?

-봉인을 저쪽에서 해제할 줄은 몰랐군.

-아무리 우주천마라고 해도 태양왕의 전력엔 안 될텐데.

-무신의 무구로 지원을 받고 있긴 함.

-무구 숫자 총 50갠데…… 무신이 성지한이랑 싸울 때도 500개씩 동원하지 않았나?

-왜 저거만 지원해 줌?

외계의 시청자들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성좌 후보자에 불과했던 성지한이랑 싸울 때도, 500개 써먹던 무신이.

지금 적색과 연관이 있을지 모를 태양왕과의 전투에서 그것의 1/10만 동원한 게.

다들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뚝.

동방삭이 수염을 쓰다듬는 걸 멈추었다.

“과연…… 예상보다 강해졌군. 태양왕. 아니, 적색의 관리자라고 불러야 하나.”

그가 그러며 손을 들자.

스으으으.

봉인지를 꿰뚫었던 빛이 일제히, 그의 발 아래로 뭉쳤다.

그것이 만들어 낸 건, 바로 빛으로 반짝이는 검.

‘55개의 검…… 여기서 나오는군.’

태극마검 대신, 동방삭이 만들어 낸 빛의 검.

무혼의 왜곡도를 올린 주범이었던 이 검은.

“하나 변한 건 없다. 투성에는, 빛 한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동방삭이 손을 내리자.

일제히, 봉인이 있던 곳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치이이익……!

봉인된 투성 위에, 일제히 새겨지는 빛의 흔적.

55개의 검은 순식간에 움직이며, 검은 봉인지 위에 거대한 문양을 새겼다.

‘저건…… 구궁팔괘도를 응용한 건가.’

봉인진, 구궁팔괘도의 모습과 일견 흡사한 문양.

그것과 다른 점이라면, 투성을 봉인한 어둠 전체에 새겨질 정도로.

스케일이 컸다는 게 특징이었다.

그리고.

검이 만든 문양에서, 빛이 번뜩이자.

태양왕의 힘이 일제히 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 설마 끝…….

-우주천마한텐 50개로 충분했네…….

-저거 태양왕 본체 아니었음?

-저 문양이 뭔데 저렇게 쉽게 빛을 흡수하는 거야?

-무신이 다른 성좌들 정벌할 때, 사용하던 봉인진과 비슷한 느낌인데…….

-대성좌들도 별거 없구만 이제보니.

-알고 보면 인간 종족이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대성좌 드래곤 로드는 성좌 후보자인 성지한에게 완패하고.

태양왕의 힘도 동방삭의 진에 삽시간에 빨려 들어가자.

외계의 시청자들은 대성좌가 별거 없는 건지, 아니면 인류 종족이 버그인 건지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만큼 황당할 정도로, 삽시간에 멎어 버린 태양왕의 빛.

‘저놈이 적색의 관리자가 아니고, 태양왕이면 이걸로 끝이 나겠군.’

성지한은 빛이 사라진 광경을 바라보며 그리 생각했다.

어둠 위에 완벽하게 그려져, 바깥의 빛을 완전히 빨아들인 봉인진.

원래의 태양왕이면, 이 진에서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55개의 광검光劍이 만들어 낸 동방삭의 진은 완벽했으니까.

하지만.

[후후…….]

스으으으…….

봉인진에서, 붉은빛이 번뜩이더니.

곧 그 위로,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진 안은 침범하지 못해도.

그려진 문양 위로, 피어오르는 불꽃.

그것들은 금방 한데 모여, 곧, 거대한 거인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종의 한계를 지웠다 한들, 이런 괴물이 나올 줄이야.]

전신에 붉은 눈이 가득 박혀 있는, 빛의 거인.

저건 이제 인류 시청자들도 어느덧 익숙해진, 형상이었다.

-헐 저 붉은 눈깔 ㅡㅡ

-아 적색의 관리자 맞나 보네.

-진짜 언제 뒤짐 저 새끼는?

-배틀넷에서 최고위층 가려면 저런 끈질긴 생명력이 패시브로 필요한 듯…….

-하긴 여기 괴물들 천지인데 그 정돈 기본이겠지…….

-아 그래도 좀 다른 곳으로 꺼지지 왜 자꾸 보여 진짜 ㅡㅡ

또다시 나타난 적색의 관리자를 보고는, 격렬한 반가움을 표시하는 시청자들.

동방삭은 그를 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당신, 적색의 관리자요?”

[아니, 태양왕이다. 그 오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힘도 제대로 모으지 못한 멍청한 제자지.]

스스로를 태양왕이라고 하면서도, 멍청한 제자라고 비난하는 상대.

겉모습도 그렇고, 그는 누가 봐도 적색의 관리자였다.

“적색의 관리자 맞군그래. 마침 잘되었소.”

뚝.

동방삭은 자신의 수염을 몇 가닥 끊었다.

“이것 좀, 시험해 보겠소.”

그러자 이것은 서로 뭉치더니.

스으으으…….

곧 푸른빛을 띠는, 거대한 칼로 변했다.

[이건…….]

그간 여유로운 모습이었던 적색의 관리자는.

그 칼을 보고는 전신의 붉은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 것이.

동방삭이 소환한 청빛의 태도太刀는.

[청색의 관리자의 것 아니더냐.]

다름 아닌, 성지한의 청태도와 흡사했기 때문이다.

*   *   *

‘……아니, 저걸 왜 동방삭이 써?’

성지한은 동방삭의 손에 들린 청태도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맨날 동방삭 거를 배워 오기만 하다가.

역으로 빼앗기니까, 이거 기분이 영 묘했다.

[네놈…… 청색의 관리자와 협력 관계인가?]

“그의 것과 같진 않소. 그저 흉내 내는 수준에 불과하지.”

[흉내를 아주 정교하게 내는군.]

“나름의 잔재주가 있어서 말이오.”

스으윽.

그러면서, 동방삭이 칼끝을 적색의 관리자에게 가리켰다.

“적을 끊기 위해 만들어진 청…… 내가 만들어 낸 도도 과연 그런지 당신을 통해 시험해 보겠소.”

그러며, 서서히 내려가는 청태도.

칼에서 뿜어져 나온 청색의 기운은.

순식간에 적색의 관리자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하지만.

[확실히 협력 관계는 아니구나.]

화르르륵……!

갈라진 몸의 틈새에서 불이 피어오르자.

적색의 관리자의 몸은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너의 도는, 날 전혀 끊지 못한다.]

“그렇소? 그거참 반가운 말씀이구려.”

[……뭐?]

“이 칼에는 아직도 수련할 것이, 많이 남았단 뜻이니.”

청태도가 성지한의 것에 비하면, 역부족이라는 평가에.

오히려 동방삭은 기뻐했다.

“그럼 이렇게 해 볼까.”

스으으…….

칼은 확 커졌다가.

“아니, 이것이 좋을지도 모르겠구려. 내게 가장 익숙한 형상이니.”

청태도에서 검으로 모습이 바뀌며, 푸른 기운을 더 짙게 형상화하고 있었다.

-아니 저 할배 뭐 하는 거야 ㅡㅡ

-성지한 님 거 따라 하는 거임?? 와 양심…….

-저거 어떻게 제재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관리자의 권능을 따라 할 생각을 하지?

-아니 할 거면 저 적색 놈 거나 하든지 저 할배 뭐임 진짜.

그런 동방삭을 보고는, 험악해진 인류 시청자들의 여론.

성지한은 이를 보곤 떨떠름하게 입을 열었다.

“……뭐, 저도 사실 그의 밑천 많이 털어 가긴 했습니다. 그래도 입장이 바뀌니 기분이 묘하네요.”

-에이 그건 이거랑 다르죠 ㅎㅎ

-ㅇㅇ 원래 우리 편이 하면 학습이고, 남이 하면 카피임.

-저거 근데 적색의 관리자가 전혀 안 비슷하다고 공언하는 걸 보면, 그냥 흉내 내기로 끝나지 않을까?

-그러게 영 데미지를 못 입히는데.

시청자들의 지적대로.

동방삭의 청색 검은, 적색의 관리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오히려.

파지지직……!

사방에 불길을 피우며, 적멸을 쏟아 내는 상대에게 밀리고 있었다.

-우주천마도 밀리는군.

-아무래도 상대가 상대니…….

-근데 태양왕의 정체가 적색의 관리자인 게 드러난 거나 마찬가진데, 왜 상시 관리자는 개입 안 하는 거임?

-아까 태양왕 이름으로 메시지 보낼 때만 해도 아닌 줄 알았는데…….

-그건 적색의 관리자가 뭔 수를 쓴 건가;

-진짜 왜 저놈 안 잡아가는지 모르겠네.

외계의 시청자들이 둘의 격돌을 보고는, 왜 흑백의 관리자가 여기에 개입하지 않는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이것 참 아끼는 옷인데, 많이 상해 버렸구려.”

몸 여기저기가 그을린 채, 옷이 타오른 동방삭은 적색의 관리자를 보곤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와는 정반대로, 멀쩡한 적색의 관리자.

하지만.

[……저 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로, 잘도 버티는구나. 동방삭.]

거인의 몸에 박힌 전신의 눈이 일제히 광검이 만들어 낸 진을 바라보았다.

55개의 광검이 아직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구궁팔괘도.

빛을 삼키는 그 진은, 적색의 관리자가 적멸을 쏟아 냈을 때도 이를 받아 내곤 했다.

[저 진의 검을 거두지 않는다면,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럴 순 없지. 당신이 진정으로 노리는 곳은, 저 안쪽 아니오?”

[진을 유지하면서, 청색의 관리자를 흉내 낸 힘으로 날 상대한다라…… 참으로 성가시구나.]

“칭찬 고맙소.”

적색의 관리자의 말에, 가볍게 포권하는 동방삭.

성지한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구궁팔괘도도 유지하고, 적색의 관리자도 상대해야 하니 청의 힘을 흉내 낸 거군. 청의 권능은 적색을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

투성 전체를 방어하는 광검의 구궁팔괘도.

상대가 태양왕이었다면 그걸로 충분했겠지만, 적색의 관리자로 뒤바뀐 이상.

그는 구궁팔괘도를 유지하면서, 적색의 관리자와 싸워야 하는 제약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서 그가 주목한 게, 청인가.

‘음…… 지금은 별 재미 못 보지만, 저러다가 나보다 잘 쓰면 뭔가 기분이 나쁠 거 같은데.’

지금까지 무혼을 통해, 동방삭에게 온갖 무공을 싹 다 배워 온 그였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동방삭이 여기서 적색을 제압해 줬으면 좋겠지만.

청의 능력은 적당히 발전시키는 선에서, 끝내자.

성지한은 그런 감정을 느끼며 동방삭과 적색의 관리자의 사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와 근데 할배 잘 싸우긴 한다…….

-ㄹㅇ 피하는 게 예술이네.

-불지옥 안에서 옷이 저 정도 탄 게 일단 말이 안 됨;

-인류가 약한 건 재능이 몇몇 이에게만 몰빵돼서 그런 거 아닐까…….

-성지한이랑 저 할아버지랑 재능 다 가져간 거임?

-아무리 되는 놈만 밀어주는 게 효율 좋다고 하지만 우린 너무 심하네…….

동방삭의 전투를 보면서, 그의 강함을 익히 알고 있는 외계의 시청자뿐만 아니라.

인류 시청자들도 새삼 감탄하고 있을 때.

“흐음, 확실히.”

촤아아악!

검에 또다시 베인 적색의 관리자의 몸이.

아까와는 달리, 바로 붙질 않았다.

[아니…….]

화르르르…….

갈라진 몸에서, 몇 번이고 불꽃이 피어오르고 나서야.

재생에 성공한 빛의 거인.

그는 놀란 눈으로 동방삭을 주시했다.

[벌써, 발전했단 말이냐…….]

“당신 덕이요. 벨 대상이 있으니, 좀 알겠구려.”

[허어……!]

탄식을 흘리는 적색의 관리자.

그것은 성지한도 같은 마음이었다.

‘아니, 뭐 벌써 발전시켜?’

이러다 밑천 다 털리겠네.

성지한이 그렇게 푸른색의 검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깨물 때.

[무혼의 왜곡도가 3 오릅니다.]

[무혼과 청이 미약한 연결점을 가집니다.]

‘음…….’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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