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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470화 (470/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470화>

‘실시간으로 이게 오르다니…….’

설마 봉인된 투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성지한은 무혼의 왜곡 수치가 성장하는 걸 보곤 눈빛을 가라앉혔다.

‘그러고 보면, 무혼의 성능도 더 올라간 거 같아.’

지금까진 청색의 관리자가 되면서, 능력이 증폭된 줄로만 알았는데.

몸이 가벼워진 원인엔, 무혼도 있는 것 같았다.

‘무혼은 무신의 능력이긴 하다만…….’

무신이 지닌 독보적인 능력, 무혼.

무혼의 왜곡도가 올라갔다는 건, 무신이 이를 발전시켰다는 뜻이나 다름없었지만.

성지한은 투성에서 보았던 무신을 떠올렸다.

지닌 힘이 압도적이긴 했지만.

무武와는 사실, 크게 어울리는 존재는 아니었지.

오히려.

‘무신이란 이름은 동방삭에게 더 어울렸다.’

한데 그런 무신이, 무혼의 왜곡도를 짧은 시간에 이렇게 올려놓는 게 가능할까.

‘흠…… 이 정도면 동방삭을 집어삼키기라도 한 거 아닌가?’

투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성지한으로서는, 그런 식으로 추측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무혼 능력치 옆에, 느낌표가 떴다.

‘뭐지 이건. 누르라는 건가.’

성지한이 그 느낌표를 눌러보자.

지이이잉…….

[스탯 ‘무혼’의 왜곡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시겠습니까?]

스탯창 위로, 새로운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당연히 파악해야지.’

성지한이 예를 누르자.

지이잉…….

새로운 화면이 떠올랐다.

거기서 가장 먼저 보인 건,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는 동방삭이었다.

‘동방삭…… 무신한테 잡아먹히진 않았군.’

그래도 무혼의 왜곡도 상승 원인으로 그가 지목된 걸 보면.

어쨌든 그가 무혼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네.

성지한이 일단 화면을 계속 바라보았다.

[…….]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는 그의 육신이 서서히 떠오르더니.

주변에 새하얀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빛이 형상화한 건, 하나의 검.

이는 동방삭이 태극에서 꺼낸, 태극마검과 흡사했다.

그리고.

[부족하다.]

동방삭의 입이 열리자.

번쩍!

화면에서 빛이 폭발하며, 빛의 검이 수십 자루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절대적인 힘을 내포한, 빛의 검.

성지한은 이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니, 태극마검보다는 살짝 약한 편이군.’

태극에서 꺼내질 않고 바로 생성해서 그런지.

본류인 태극마검에 비하면, 힘이 부족해 보이는 빛의 검.

하지만 그래 봤자 조금 약할 뿐이지, 위협적인 힘을 지닌 건 변함 없었다.

거기에, 일단 검의 숫자가 훨씬 많았으니까.

성지한은 동방삭이 형성한 빛의 검 개수를 세어 보았다.

‘54개군.’

총 54개 만들어진 빛의 검.

이 숫자는, 분명 조금 전 본 무혼의 왜곡 수치와 똑같았다.

그리고.

번쩍!

허공에서 빛이 번쩍이며, 검이 하나 더 만들어지자.

상태창에서 무혼의 왜곡도도 55로 실시간으로 올랐다.

‘동방삭이 빛의 검을 만들어 낸 개수랑, 왜곡도가 정말로 비례하는군.’

성지한은 실시간 변화를 보며, 눈을 번뜩였다.

아무리 무신이 정작 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도.

무혼의 왜곡도가 성장하는 건, 결국 무신이 직접적으로 무혼을 발전시켜야 가능한 줄 알았다.

그래서 동방삭 잡아먹기라도 한 건가 싶었는데.

‘동방삭이 수련하는 것만으로도, 무혼이 발전한다니.’

별의 능력이라 했던 무혼.

이 능력의 원천은, 사실 동방삭에서 나오는 거였나?

확실히 무혼의 왜곡도가 54에서 55로 변하자.

무혼의 힘이 소폭 상승한 게, 성지한도 체감이 되었다.

동방삭이 수련을 하니, 그도 나름의 영향을 받은 셈이었다.

‘이것 참, 관리자가 됐는데도 저 영감한텐 힘들 거 같은데…….’

청색의 관리자가 되어서, 강해진 게 꽤 체감되긴 했지만.

청색의 기준 능력인 스탯 청이 아직 별 볼 일 없어서 그런가.

다른 관리자에 비하면 확실히 능력이 처져 있었다.

이 상태에서 동방삭과 맞붙으면, 솔직히 질 거 같은데.

그때.

[스탯 ‘무혼’의 왜곡도 상승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문제를 시정하시겠습니까?]

[관리자 권한을 사용하여, 대상을 제약할 수 있습니다.]

상태창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 * *

“관리자 권한으로 그런 것도 가능하다고?”

이제야 관리자 된 느낌 좀 나네.

성지한은 시스템 메시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관리자와 관련된 능력입니다. 권한을 소모하여 이를 올바르게 뒤바꿀 수 있습니다.]

“권한 소모라…… 뭘 쓴단 이야기네. 그거.”

시스템 메시지에서 정확히 권한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소모한다고 말하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도 뭐 설마 포인트 같은 거 사용하냐?”

[비슷합니다. 관리자 권한을 수치화하시겠습니까?]

“그래.”

관리자가 돼도 세상에 공짜는 없군.

성지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상태창 맨 위에 관리자 권한 항목이 생겨났다.

관리자 권한 - 12000

“무혼의 왜곡을 시정하면, 권한을 얼마나 쓰지?”

[왜곡도 1당 500이 소모됩니다.]

“다 줄이지도 못해? 그럼 24 줄이면 끝이네.”

성지한은 동방삭이 띄운 검을 바라보았다.

55개에서 24개 빼봤자, 31개 남잖아.

‘그리고 동방삭은 다시 그걸 55개로 발전시키겠지.’

그럼 관리자 권한만 날리는 셈이 된다.

동방삭을 봉쇄하는 건, 권한이 더 쌓였을 때나 시도할 수 있겠군.

거기에.

‘왜곡을 해결하면 무혼이 약해질 텐데, 그것도 내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따져 봐야지.’

성지한이 지닌 여러 스탯 중, 가장 중심적인 능력은 단연 무혼이었다.

아무리 왜곡도를 시정하라고 해도, 권한을 써 가면서 약해지는 길을 벌써 택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보류한다.”

[알겠습니다. 현재 화면을 종료합니다.]

“끝? 켜 둘 순 없나?”

투성을 공짜로 염탐할 수 있는 화면이 사라진다니.

성지한이 아쉬움을 담아 물어보았지만.

[현 장소는 봉인된 구역입니다. 10분 후부터, 재생 유지 시 1분당 권한이 100 소모됩니다.]

“아, 그래? 10분 후에 바로 꺼.”

권한이 1분당 100씩 소모된다고 하자, 바로 미련이 사라졌다.

12000밖에 없는 권한을, 투성 본다고 소모할 순 없지.

‘그래도 10분간은 대가 없이 볼 수 있겠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허공에 둥둥 뜬 채, 55개의 빛의 검을 움직이는 동방삭.

검 하나하나에 담긴 초월적인 힘을 감지하며, 성지한은 문득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무신 놈은 진짜 뭐 하는 게 없네…….’

무혼은 그래도 무신이 주축인 능력인 줄 알았는데.

이거도 동방삭을 착취하는 구조였어?

생각해 보면 무혼의 능력 중, 인류의 무공을 모두 복사하여 터득하는 게 있었는데.

이거도 알고 보면 동방삭의 자질이 발현된 거였나.

‘무신은 대체 하는 게 뭐야?’

성지한이 그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 단계 내리고 있을 때.

[그만하라.]

화면 속에서, 동방삭에게 수련을 끝내라는 무신의 음성이 들려왔다.

[무신이시여.]

[이 안에서 태극마검은 수련하지 말라고 했거늘.]

[이 검은, 태극마검이 아닙니다……!]

[분석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비슷한 류 아닌가.]

스으으…….

동방삭의 앞에, 붉은빛이 번뜩이더니.

빛이 퍼지며 검을 차례로 살피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태양왕도 반항하지 못하고 제압될 터니. 수련은 그만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럼 봉인이 풀리는 대로, 태양왕을 사냥하라.]

[예, 무신이시여.]

허공에 떠 있던 동방삭은 어느새 내려와, 붉은빛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확실히 몸짓 하나하나가 충성스러운 그였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 이제부터는, 그 어떤 수련도 하지 말라.]

[……네.]

무신은 동방삭에게 수련을 그만두라고 한 번 더 강조하고는 사라졌다.

‘무신이 지금껏 동방삭의 가능성을 억제하고 있었군…….’

안 그래도 괴물인 현 상태의 동방삭.

근데 그가 수련을 더 하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 자신의 통제도 벗어날지 모른다.

무신은 그런 생각에, 동방삭의 수련을 철저하게 통제했던 것 같았다.

‘이러면 무혼의 왜곡 수치는, 당분간은 성장하지 않겠어.’

뜻밖에도 무신이 억제 역할을 해 주네.

성지한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검을 거두는 동방삭을 지켜보았다.

겉으로 보면 무신의 충신으로 보이는 그였지만.

‘아소카가 말하길, 동방삭은 자신의 진의를 들키지 않기 위해 태극마검 안에 자신을 가두었다 했지.’

그러며 그와의 전투에서 태극마검을 끌어내면, 그가 제정신을 찾고 도와준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전력을 다해 싸우면 되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저 55자루 검을 파훼해야 하네.’

태극마검 급은 아니더라도, 독보적인 힘을 지닌 빛의 검.

얼마나 강한지 다른 무공은 무혼으로 죄다 터득할 수 있었는데.

저건 태극마검처럼 무혼으로 분석, 복사하는 게 불가능했다.

성지한은 검을 보며, 아소카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태극마검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자네와 인류는 동방삭의 손에 모두 죽을 거야.

관리자가 되기 전만 해도, 에이 그 정도는 가능하지 싶었던 게.

55자루의 검을 보고 나서부턴, 난이도가 급상승해 있었다.

‘투성이 봉인 상태인 게 차라리 다행이군.’

스탯 청의 등급이 너무 낮아서 그런지.

청색의 관리자가 되고 나서도, 아직 동방삭을 제압할 만한 힘은 갖추지 못한 상태.

투성이 봉인된 틈을 타서, 빨리 관리자에 걸맞은 힘을 얻어야 했다.

[10분이 지났습니다.]

삑.

그 메시지와 함께 화면이 꺼지자, 성지한은 왜곡도가 존재하는 다른 능력들을 눌러 보았다.

하나 무혼 때와는 달리, 화면이 나타나거나 하지는 않는 적과 영원.

“얘들은 왜 문제 원인 파악이나, 시정 화면이 안 나오냐?”

성지한이 그리 묻자.

[임시 관리자보다 상위 권한을 지닌 존재의 능력입니다.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시스템이 두 능력은 무혼과 달리, 수정할 권한이 없다고 선을 그어 주었다.

“……이러면 실질적으로 내가 왜곡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

무혼은 권한 딸려서 안 돼.

적이랑 영원은 자기보다 직급 높은 존재들이 만든 능력이라 수정 안 돼.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왜곡 현상을 어떻게 해결하라는 거야?

성지한이 그렇게 의문을 표하자.

[임시 관리자가 왜곡 현상을 꼭 수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리자의 문제점은 왜곡된 능력을 지녔다는 것. 왜곡된 능력을 포기하는 것도, 왜곡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시스템 메시지는 다른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물론 이건.

“능력을 포기하라고? 그건 안 되겠는데.”

성지한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

‘무혼이랑 적, 영원. 이거 다 포기하면 성좌 후보자 성지한 시절이 더 강하다.’

저 능력들 다 삭제하면, 남는 건 공허랑 청밖에 없는데.

이래서야 동방삭에게서 태극마검을 끌어내는 건 더 불가능해진다.

[왜곡된 능력을 모두 삭제할 수 없다면, 일부라도 삭제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현 능력을 유지할 시, 관리자 권한이 하루에 50씩 소모됩니다.]

[스탯 ‘적’을 삭제할 시, 관리자 권한이 1일당 100씩 추가됩니다.]

성지한은 시스템 메시지를 보고 간단히 계산을 해 보았다.

‘적의 가치는 하루에 권한 150 정도군.’

지금 능력 유지할 땐 하루에 -50인데.

적을 삭제하면 +100이 되니, 일일 150 값어치를 지닌다 할 수 있었다.

‘적 왜곡도가 50이니까. 왜곡도 1당 3쯤 빼는 건가 그럼.’

관리자가 되더니, 뭔 산수를 하게 하네.

성지한은 그렇게 관리자 권한 산정 방식을 알아가다, 그에게 물었다.

“굳이 내 능력 빼지 말고, 하루에 들어오는 양은 어떻게 늘리는 게 낫지 않나? 일일 권한은 어떻게 늘리지?”

[일일 권한 획득량을 늘리기 위해선, 상징색과 연관된 능력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상징과 관련된 스탯 ‘청’의 등급이 너무 낮습니다. 청의 등급을 올리세요.]

그래.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 많이 벌어 오면 그만이잖아?

“관리항목, 스탯 ‘청’을 열어.”

성지한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청’ 항목을 열었지만.

[스탯 ‘청’에 대한 정보가 전무합니다.]

[이 능력은 현재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합니다.]

그 시도는 처음부터, 암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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