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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465화 (46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465화>

‘청이 냉기와도 관련이 있었나?’

스탯 청.

아소카가 건네준 이 능력은, 어디까지나 적을 없애는 데 특화된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받은 등급도, FFF 아니었나.

한데, 드래곤 로드가 준비한 용들이 쏴대는 아이스 브레스에 이 능력이 오르다니.

‘냉기와는 딱히 관련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겠군.

성지한은 아이스 브레스를 온몸으로 맞으며, 가만히 내부의 변화를 지켜보았다.

삽시간에 낮아지는 온도와 사방을 얼리는 냉기는.

사실 성지한이 지닌 무혼의 영역도 제대로 공략하질 못했다.

다만.

‘아이스 브레스가 집요하게 오른팔에 위치한 적의 능력을 봉인하려 드네.’

수백 실버 드래곤의 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이스 브레스는.

대부분의 힘이 집요하게 성지한의 오른팔에 집중되었고, 적을 옥죄려 했다.

단순히 빙속성이어서 그렇다기엔, 꽤 체계적인 움직임.

성지한이 아이스 브레스에 파묻히자.

[후후…… 과연. 쉽사리 불을 피워 올리지 못하는구나.]

멀리서 득의에 찬 음성이 들려왔다.

드래곤 로드가 신난 게 여기서도 느껴지네.

‘뭐, 이 정도로 적의 발현을 막을 순 없지만.’

적색의 눈까지 박아넣어, 200이 된 스탯 적.

비록 수치는 예전보다 확 줄었을지라도, 끌어낼 수 있는 힘은 그때보다 더 강력했다.

적색의 관리자를 잠깐 체험했던 경험이, 이 능력의 숙련도를 확 끌어 올렸으니까.

솔직히 이 정도의 아이스 브레스쯤은.

오른손을 불태우면 깡그리 정리될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탯 ‘청’이 2 오릅니다.]

성지한은 스탯 청이 또다시 오르자.

일단 당하는 척, 가만히 있었다.

공짜로 스탯 올려 주는 건, 언제나 환영이지.

그렇게 성지한이 가만히 서서 쭉 아이스 브레스를 맞고 있자.

-아니…… 뭐야. 벌써 끝이야?

-이 인간이 이렇게 무력하게 당할 리가 없는데.

-실버 드래곤의 아이스 브레스가 강력하긴 해도, 무신과 싸우던 성지한이 이렇게 꼼짝도 못 하는 건 말이 안 됨.

-드래곤 로드가 뭔가 특수한 방법을 쓴 건가?

외계의 시청자들은 현 상황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리 드래곤이 강한 존재라 해도, 성지한이 상대했던 무신은 그들을 훨씬 압도하는 규격 외의 존재였으니까.

그에게서도 그렇게 버틴 성지한이, 겨우 이 정도 공격에 발이 묶인다?

쉽게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시청자들이 능력치가 오르고 있다곤 상상도 못 한 채, 현 상황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고 있을 때.

[스탯 ‘청’이 1 오릅니다.]

‘이제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거 같군.’

성지한은 10까지 오른 청 능력치를 보곤, 성장이 끝났음을 직감했다.

능력도 다 흡수했으니, 이제 슬슬 움직일까.

그가 그렇게 움직이려 할 때.

[그렇게 자신하더니, 겨우 이 정도인가? 이러다 그냥 죽어 버리겠군.]

오히려 드래곤 로드 쪽에서 성지한이 죽어 버릴까 봐 걱정해 주기 시작했다.

* * *

[항복해라. 내 특별히 자비를 보이지.]

드래곤 로드는 그리 말하며, 자신의 조건을 말했다.

[당장 나의 심장을 꺼내고, 오른팔을 잘라 바쳐라. 그러면 목숨만은 부지해 주마.]

스으으으…….

그렇게 제안이 나오면서, 약해지는 브레스.

대답할 여유 정도는 주겠다는 건가.

“정말 그거면 되냐?”

[그렇다. 내가 새로운 관리자로 즉위하는 날이 될 테니. 내 특별히 용서해 주겠다.]

이미 승리자의 입장에서, 발언을 이어 가려는 드래곤 로드.

성지한은 이를 조금 들어주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건 고마운데, 내 목숨…… 별로 걱정할 거 없어.”

[굳이 죽으려 드는가.]

슈우우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스 브레스가 한층 더 강력해졌지만.

“이거 가지곤 죽고 싶어도, 못 죽거든.”

화르르륵!

성지한의 오른팔이 불타자.

스으으으…….

아이스 브레스가 일제히 수증기로 변하더니 곧 사라졌다.

그러자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주변 풍경.

성지한은 허공에 소환된 상태로, 사방에서 수백 실버 드래곤의 포위를 받고 있었다.

-뭔 은빛 드래곤만 잔뜩 있네;

-여기 드래곤 레어가 맞긴 한가? 실버 드래곤밖에 안 보여서 뭐가 뭔질 모르겠네.

-용들이 이렇게 빼곡하게 머리 내밀고 있는 것도 가관이다…….

-성지한 하나 막으려고 이 수많은 드래곤 동원한 거야?

-이 정도 드래곤 숫자면 웬만한 행성 하나 침공해도 되겠는데.

아이스 브레스를 걷어 내자, 보이는 건 온통 실버 드래곤 천지.

진짜 3일 동안 준비 제대로 했구나, 성지한이 내심 감탄할 무렵.

[아니…… 적을, 발현할 수 있었단 말이냐?]

실버 드래곤 무리의 뒤편에서, 드래곤 로드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그냥 이 아이스 브레스 신기해서 좀 맞아보고 있었거든.”

[이런…… 이그드라실. 네 방법, 전혀 안 통하는구나!]

녹색의 관리자, 이그드라실의 이름이 여기서 나온다고?

‘얘는 또 언제 끼어들었어.’

예전엔 세계수 점화 장치 가지고 누르겠다고 협박이라도 했다지만.

이제는 그 장치도 부서져 버렸으니, 녹색의 관리자를 어찌할 방법이 없네.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이스 브레스에 적을 봉인하려던 힘이 담겨서 뭔가 싶더니, 이그드라실이 가르쳐 준 거였군.”

어쩐지 냉기 맞았다고 청이 오르는 게 이상하다 싶더니.

저 아이스 브레스 안에, 이그드라실이 적을 제압하려던 방법이 내포되어 있었나.

‘저 공격이 적의 발현 구조를 성공적으로 압박하긴 했어.’

적색의 관리자를 체험하기 전의 성지한이었다면, 저 아이스 브레스에 꽤 고전했겠지.

하지만 적의 숙련도가 오른 데다가.

스탯 청까지 지닌 지금의 성지한에게 저건 그냥 능력치를 올려 주는 좋은 기회에 불과했다.

[……이그드라실. 적을 확실히 없앨 수 있다 자신하더니, 이게 대체 뭐냐!]

드래곤 로드가 아직도 지금 상황을 믿을 수 없는지, 녹색의 관리자를 성토하자.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당신이 예전보다 더 적을 잘 다룬다며 감탄합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이미 적색의 관리자가 된 건 아니냐고 묻습니다.]

이그드라실은 드래곤 로드는 무시한 상태에서.

오히려 성지한의 채널에 들어와 그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적색의 관리자는 무슨…… 너야말로 왜 드래곤 로드 돕고 있지?”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답합니다.]

“……이건 또 뭔 헛소리야?”

[당신이 지닌 적의 능력이 너무 강해져서, 여기서 한 번쯤은 통제받을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손등의 눈 모양, 예전이랑은 좀 달라진 것 같다고 지적합니다.]

성지한은 이그드라실의 궤변을 듣다가, 마지막 메시지를 보고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손등에 박힌 눈동자 모양은 솔직히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데.

과연, 관리자의 시선에선 다르게 보이는 건가.

[이그드라실! 지금 나의 말은 무시하고, 지금 저놈과 대화하는 건가? 내가 이번에 넘겨준 게 얼만데……!]

한편, 이그드라실과 이야기하는 걸 눈치챈 드래곤 로드가 분개하자.

성지한이 용들을 바라보다, 손짓했다.

“야, 애들 뒤에 숨어서 쫑알거리지 말고, 나와라.”

[뭐라고…….]

“언제까지 이 실버 드래곤 뒤에 숨을 건데?”

스으윽.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봉황기를 꺼냈다.

그가 손에 쥐자마자, 삽시간에 타오르는 창.

혼원신공混元神功

천뢰용염天雷龍炎

용뢰龍雷

불꽃 속에서, 벼락이 사방으로 쏟아지자.

화르르륵……!

용뢰에 닿은 실버 드래곤의 몸이 일제히 타오르며, 포위망이 급격하게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다, 다시 공격하라!]

[로드를 위해!]

살아남은 실버 드래곤들은 성지한의 공격을 어떻게든 막아 내며, 반격을 하려 했지만.

“얘네론 안 돼.”

지지지직!

창 끝에서 용뢰가 한 차례 더 번뜩이자, 실버 드래곤이 학살당하기 시작했다.

-아니 드래곤이…… 무슨 잡몹처럼 쓸려 나가네.

-드래곤 로드가 부른 실버 드래곤이면 그래도 꽤 강한 이들일 텐데?

-저기 죽는 애들 중에 성좌급도 있을걸? 레벨은 하위 레벨이겠지만

-아니 성지한 무신이랑 싸우고 힘 다 썼다며; 지금이 제일 약한 타이밍이라고 했잖아…….

-그 말을 믿음? ㅎㅎ;

약해졌다면서 토너먼트 나오라고 그렇게 엄살을 떨더니.

용족을 대학살하는 성지한을 보면서, 외계 시청자들은 역시 배틀넷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격언만 깨우쳤다.

한편.

[레벨이 1 오릅니다.]

성지한은 레벨이 올랐단 메시지를 보면서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올리고 싶을 땐 잘 안 오르더니.

실버 드래곤 좀 잡았다고, 레벨이 바로 올라가네.

‘이거 레벨 26 더 오르면 성좌 되는데.’

성좌가 되기 전에 드래곤 로드를 잡아야 하는 성지한으로서는.

이제 레벨 업 메시지가 그다지 달갑지가 않았다.

레벨 더 오르기 전에 드래곤 로드를 잡아야 했는데.

‘어디 숨었는지 보이질 않네.’

성지한은 포위망이 와해된 후, 시야가 탁 트인 주변을 바라보았다.

잿빛의 하늘 아래.

평탄한 황무지에, 거대한 알이 빼곡하게 우뚝 서 있었다.

-저 알…… 드래곤 알인가? 숫자가 대체 몇 개야 ㄷㄷ

-드래곤 로드의 레어로 소환되는 줄 알았는데…… 어째 무슨 거대 부화장에 온 거 같은데 ㅋㅋㅋ

-근데 정작 드래곤 로드는 어디 있는 건지 안 보이네.

-실버 드래곤으로 설마 대책 끝이야?

드래곤 로드의 레어라기에는, 알밖에 없는 세상.

성지한은 이를 보며 눈빛을 가라앉혔다.

‘금륜적보를 써서 귀환하려면, 하루 안에 끝을 내야 하는데.’

드래곤 로드 놈.

실버 드래곤 무리 뒤에서 그렇게 입을 털었던 걸 생각하면, 여기에 분명 있긴 있는 거 같은데.

어떻게 기척을 잘 감췄는지, 성지한의 감각으로도 그의 존재가 걸리질 않았다.

그나마 연관이 있어 보이는 건.

‘저 알들 중에 로드의 흔적이 미약하게나마 있어 보이는데…… 다 깨면서 찾아야 하나?’

스윽.

성지한은 창을 한 차례 움직였다.

혼원신공混元神功

삼재무극三才武極

횡소천군橫掃千軍

한순간에 세상이 반으로 갈라지며.

일제히 쪼개지는 용의 알.

그 안에선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갈라진 알은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계란 다 깨지네 ㄷㄷ

-드래곤 로드 지금 알 다 박살 나고 있는데 어디 갔음.

-아까 신나게 입 털 땐 언제고 이젠 귀신같이 조용하네;

-벌써 튄 거 아니야? ㅋㅋㅋㅋ

알들이 깨져 가는 와중에도, 조용하기 짝이 없는 드래곤 로드.

겉으로 보기엔, 이거 진짜 도망친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은 여기 있는 거 같단 말이지…….’

비록 드래곤 로드의 위치는 아직 특정하지 못했지만.

그가 아직 이 장소를 떠나진 않은 것 같았다.

‘알을 깨 볼까.’

성지한은 창을 몇 차례 더 휘둘러, 주변의 알을 깨부쉈지만.

[레벨이 1 오릅니다.]

레벨 업 메시지가 떠오르자, 공격을 일단 멈췄다.

아니 무슨 알 조금 부쉈다고 레벨이 오르냐.

‘이러다 여기서 알 깨다가 성좌되겠군.’

이래선 다른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는데.

성지한은 잠시 생각하다, 인벤토리를 열어 드래곤 로드의 심장을 꺼내 보았다.

“야, 이거 네가 찾던 거다.”

그러자.

스으으…….

사방의 알에서, 일제히 피어오르는 드래곤 로드의 기운.

그것은 심장과 공명하며, 힘을 발현하나 싶었지만.

[아직은 아니다. 구원군이 올 때까지 참아야 한다…….]

드래곤 로드가 그렇게 말하자.

알에서 피어오르던 로드의 기운이 금방 수그러들었다.

‘아, 이놈 진짜 끈질기네.’

정면 승부론 질 거 같으니까.

드래곤 지원군을 부르면서, 어떻게든 버텨 보겠다 이건가?

성지한이 이놈을 어떻게 끌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이이잉…….

성지한의 오른손등에 박힌 눈에서, 빛이 피어올랐다.

[내가 도와주겠다.]

“……네가?”

[애완동물은, 주인의 소리에 반응하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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