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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439화 (439/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439화>

그림자여왕은 화제가 이쪽으로 넘어가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성지아를 바라보았다.

“살다 보면 헤어질 때도 있는 거지 왜 이렇게 난리인가?”

[원래 사람들이 가장 재밌어하는 주제 중 하나야 이거. 물고 뜯기 좋거든.]

“그, 그래? 난 네가 성좌라서 초대한 건데, 미안하군. 채팅창에서 이혼, 금지어로 지정하겠다.”

[됐어. 금지어 해 봤자 다들 알아서 우회하거든. 그냥 떠들라고 놔둬.]

“……하긴. 그럼 게임이나 지켜보자.”

성지아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자, 그림자여왕은 얼른 게임 화면을 크게 키웠다.

거기서는, 머리가 두 개씩 있던 용족이 대치하다.

[로드의 명, 이행하겠습니다.]

또다시 한쪽이 터지고 있었다.

그러고는 살아남은 드래곤을 향해, 또다시 가는 피와 살점들.

그들은 2개의 머리 옆에 모여, 꿈틀거리며 또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머리 2개 터졌으니 2+2 되는 거임?

-나중에는 머리만 졸라 많아지겠네 ㅡㅡ;

-근데 머리 늘어나면 얼마나 세지나?

-어…… 이번엔 1개만 늘었네.

파직!

융합이 끝나고, 총 3개가 된 용의 머리.

그림자여왕은 그걸 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머리가 2개가 늘지 않은 건 다행이다만, 저래서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모르겠군.”

[얼마나 강해졌냐고? 2개였을 때보다, 30퍼센트 정도 강력해졌네.]

“그걸 파악할 수 있나?”

[나는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해.]

그러면서 성지아는 이마에서 밝게 빛나는 신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오…… 그럼 원래 1개에서 2개 될 때도 30퍼센트 강해진 건가?”

[그땐 4-50퍼센트 정도. 개체마다 마력 증가율 차이가 있었어.]

“그럼 머리 3개라도 9레벨 성좌의 힘이 2배 이상 세진 건 아니군.”

[50퍼센트 강해진 개체가 30퍼센트 더 강해졌으면, 2배에 근접은 하지.]

그림자여왕은 힘의 증가 폭을 계산하는 신안을 보면서, 눈을 반짝였다.

“성지아, 이번 토너먼트에서만 고정 게스트로 나와주지 않겠나?”

[고정? 이걸 계속 나오라고?]

“네 동생한테 성좌들 힘 분석해서 알려 주기로 했는데, 네 권능으로 보는 게 정확할 거 같거든.”

[아…… 그런 거면, 알겠어.]

성지한이 결승 끝나고 싸워야 할 상대는, 아무리 봐도 저 합체 용족 같았으니까.

성지아는 동생에게 상대 전력을 분석해 주기 위해, 여왕의 제안을 승낙했다.

그리고 그렇게 진행된 토너먼트 64강.

[머리 4개…… 20퍼센트네. 증가 폭은 점점 약해져.]

-어휴 다행이네, 머리 4개라서.

-머리가 제곱으로 늘어나나 싶었다 ㅋㅋㅋ

-그래도 9레벨 성좌 때보다 엄청 강해진 거긴 해서 긴장을 놓을 순 없음.

-ㅇㅇ 힘 증가 폭은 낮아져도 어쨌거나 결승전까지 가면 괴물 드래곤이 될 듯.

토너먼트 라운드가 올라갈 때마다 머리가 정직하게 1개씩만 늘어나는 용족.

사람들은 이 숫자를 보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안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며 토너먼트는 어느덧 16강에 진입했다.

-와 죄다 용족이네??;

-다른 성좌 하나도 없음.

-ㅇㅇ 머리 늘어난 용족 못 이기더라 다른 성좌들이

-9레벨 성좌가 힘까지 세졌는데 감당이 안 되지;

16강이 되니, 용족 말고는 죄다 전멸한 다른 성좌들.

그림자여왕은 이걸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거 오늘 안에 결승까지 갈 거 같다.”

[오늘이 문제가 아니라, 몇 시간도 안 걸릴걸? 용족끼리는 자폭하면 금방 끝나니까.]

“그렇지. 경기장 세팅하는 게 시간이 더 걸리지…….”

용족이 토너먼트를 지배하면서, 그림자여왕의 중계는 이미 망해 버린 상태였다.

용들끼리 만나면 로드 이야기하면서 자폭하는 데 3분도 안 걸리고.

용과 다른 성좌가 만나도, 머리가 많아서 강해진 용족은 상대를 금방 압살했다.

‘투자받아도 대출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림자여왕이 그렇게 자신의 압도적 적자를 예견하고 있을 때.

-이젠 머리 6개 되겠지?

-16강 6개, 8강 7개, 4강 8개, 결승 9개…….

-성지한은 최종적으로 머리 9개랑 싸우는 건가 ㅋㅋㅋ

시청자들은 전투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머리 개수가 몇 개 될지를 따지고 있었다.

어차피 싸움이야, 한쪽이 자폭하면서 순식간에 끝날 테니.

최종적으로 성지한이 싸울 상대가 어떤 모습인지, 그거나 가늠하기로 한 것이다.

“성지한, 아직 안 나오지 않았나?”

[어. 수련장에 오래 머무네 이번엔.]

“음…… 분석 자료를 건네기도 전에 강제 소환될 수도 있겠는데. 오늘 경기는 순식간에 끝날 테니까.”

기껏 준비했는데, 쓸데가 없어졌네.

그림자여왕이 아까워할 때.

게임 화면에서는 예전처럼 머리가 터져 나가고 있었다.

“이제 6개가 되겠네.”

지금까지 모두 머리가 1개씩 늘었으니 또 그러겠지.

그림자여왕이 피와 살점이 살아 있는 드래곤에게 날아가는 걸 보며, 심드렁하게 말했지만.

[……응? 아니, 뭔가 이상한데?]

그다음 펼쳐진 광경은 기존과는 좀 달랐다.

상대 드래곤이 폭발한 잔해가, 5개의 머리를 감싸더니.

이것들도 모두 융합하기 시작했다.

[이번 합체는 시간 꽤 걸리네?]

“그러게. 성지한이 복귀할 시간은 벌었군.”

[왜 안 오나 몰라 얘는.]

그렇게 머리가 분해되고, 다시 뭉친 지 1시간쯤 지났을까.

스으으으…….

용족의 머리가 있던 자리엔.

원래의 것과는 전혀 느낌이 다른 머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건.

“용의 머리라기보다는…….”

[생김새가 뭔가, 뱀에 가까운 것 같은데?]

기존의 용과는 달리 길쭉한 암적색의 머리는, 모양이 뱀을 닮아 있었다.

[경기가 종료됩니다.]

[승자는 ‘칠각의 청룡’입니다.]

그렇게 융합이 완전히 끝나자, 떠오르는 메시지.

-이번엔 머리 6개가 되질 않았네?

-뭔가 생김새가 영 안 어울린다;

-ㄹㅇ 용 몸통이랑 안 맞는 거 같음.

-용도 사실 도마뱀 머리의 일종이라 엄청 차이는 안 날 거 같은데…… 영 언밸런스하네.

-일단 색깔이 이상해 ㅋㅋ 검붉은 머리랑 청룡의 몸이니.

사람들이 한참 새로운 머리에 대해 안 어울린다면서 품평을 하고 있을 때.

스으윽…….

그림자여왕 중계실의 천장에서.

“여기 있었네.”

성지한이 머리를 내밀었다.

* * *

투성에 위치한 황금의 탑.

토너먼트의 경기를 지켜보던 피티아는, 용족의 변화 양상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저 머리, 주인님이 꺼내던 것과 비슷한데.”

머리가 한 개씩 늘어나다가, 6개째에서 길쭉한 뱀의 머리로 진화한 드래곤.

한데 거기서 나타난 뱀의 형상은, 피타아에게도 익숙한 것이었다.

예전에 무신이 기억을 살펴보겠다고, 그녀를 집어삼켰을 때.

만들어 냈던 뱀의 머리가 딱 저렇게 생겼으니까.

“왜 그 머리가 저기에…… 주인님이 쓰신 게 드래곤 로드의 권능인가…… 아니면…….”

“뭐야, 뱀 새끼 머리가 왜 저기 있어?!”

탑과 합체돼서, 머리만 나와 있던 길가메시가 그리 소리치자.

피티아는 손을 들었다.

“야, 너 자꾸 내 배틀튜브 훔쳐본다? 내가 보지 말랬지?”

“으윽……!”

빡!

길가메시의 머리를 스매싱하고는, 화면을 끄려는 피티아.

하나 길가메시는 그녀가 배틀튜브를 종료하기 전에, 황급히 소리쳤다.

“자, 잠깐! 이상하지 않느냐. 드래곤 로드랑 뱀이랑 머리가 같은 게!”

“……주인님은 단지 뱀의 머리도 소환할 수 있을 뿐이지, 저게 진짜 머리가 아니야.”

“무슨 소리. 내가 그와 처음으로 계약한 인류다. 그는 원래 뱀의 형상이었어!”

“나를 구원해 주셨을 때는, 적의 일족 형상이셨거든?”

“그건 그놈이 그 형태로 변장한 거다! 원래의 모습, 태초의 계약 때 진면목을 드러냈을 땐 뱀의 형상이었다고!”

길가메시가 열변을 토하자, 피티아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아, 그 사기당한 계약? 그렇게 말하니까 더 가짜 같네. 너한테 거짓 계약을 하기 위해, 거짓된 형상으로 계약을 진행하셨겠지!”

“크으윽……! 아니야. 저게 맞다고!”

파악!

피티아는 길가메시를 또 한 차례 쳤다.

“넌 눈동자 굴리지 말고, 빨리 탑이랑 완전 합체나 해. 이제 지구 갈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대체 뭘 하려고…….”

“몰라도 돼. 넌.”

피티아는 그러면서 배틀튜브 화면을 끄고는, 사라졌다.

그렇게 탑에서 혼자 방치된 길가메시는, 곰곰이 생각했다.

‘용족의 머리가 합체한 게, 무신의 머리랑 똑같다니. 무신, 설마 용족이나 로드와 연관이 있었나…….’

길가메시는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얼굴을 매번 어둠으로 가리고 있던 무신이었지만.

태초의 계약 때 드러난 모습은 검붉은 뱀의 머리.

확실히 저 형상이었다.

‘후손 놈한테, 알려 줘야겠군…….’

이미 성지한을 자신의 후손이라고 맘대로 확정한 길가메시는.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렸다.

피티아는 자리를 떴으니, 메시지를 보내기엔 지금이 최고의 기회였다.

지이잉…….

황금의 탑과 합체된 몸 부위 중 오른손 쪽에서, 핸드폰이 튀어나오고.

파스슥!

그는 잽싸게 오른손으로 핸드폰을 쥐고는, 탑 안에 가져다 놓았다.

[성지한. 용족이 합체해서 생긴 뱀의 머리, 무신의 것과 똑같다.]

[……맨날 무신보고 뱀 거리더니, 어둠 속의 얼굴이 저렇게 생겼었나?]

[그래. 내가 저 얼굴과 계약했다. 무신의 출신, 용족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의하거라.]

[그래.]

[그리고 피티아가 이제 지구 갈 날 얼마 안 남았다고 하더군…… 그것도 대비해야 할 거다.]

그렇게 길가메시가 나름대로 아는 정보는 싹 다 전달하고 있을 때.

저벅. 저벅.

사라졌던 피티아가 다시 돌아왔다.

“길가메시. 너…… 뭐 했어?”

“……이 상태로 뭘 한단 말이냐? 완전히 묶였는데.”

“음…….”

의심스러운 눈으로, 길가메시를 바라보던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허튼짓하지 마라. 다 아니까.”

알긴 뭘 알아.

이미 보낸 문자만 몇 갠데.

길가메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하게 연기를 했다.

“이 상태로 어찌 허튼짓을 한단 말이냐? 나를 그만 우롱해라.”

“……뭔가 수상쩍단 말이지.”

그녀는 자리에 앉은 채, 배틀튜브를 다시 켰다.

“이거 좀 보여 주더라도, 곁에서 감시해야겠어.”

“흥, 나야 고맙군. 무료함을 덜 테니.”

그렇게 둘은, 불편한 기색으로 성지한의 토너먼트를 같이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콰직. 콰직……!

토너먼트 화면에선, 여느 때처럼 용족의 머리가 터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신 머리가 또 생겨났군.”

“주인님 머리 아니거든, 저거?”

파악!

길가메시가 몇 번이고 뱀의 머리를 무신의 것이라고 해서 매를 벌고 있는 와중.

어느덧 게임은 결승까지 초 스피드로 진행되고 있었다.

뱀의 머리로 변한 후부터는, 서로의 머리가 폭발해도 이게 2개, 3개로 증식되질 않던 용족.

결승전에선 똑같이 검붉은 뱀의 머리를 지닌 용족 둘이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로드께서, 강림하십니다.]

매번 로드의 명을 이행하겠다고 말하던 용족들은.

결승이 되어서야 진정한 목적 ‘강림’을 이야기했다.

지이이이잉……!

그러자, 결승전에 올라선 두 용의 몸이 폭발하지 않고, 합치더니.

스스스스…….

실체가 확실했던 뱀의 머리가.

오히려 흐릿해지며, 반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드래곤 로드 강림하는 거야??

-이 짓거리 하려고 128명의 용을 들이민 건가 ㄷㄷ

-아니 이건 반칙 아닙니까? 아레나에서 제재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려면 애초에 128명의 용족이 참가했을 때부터 제재하지 않았을까. 서로 한통속 아님?

드래곤 로드의 강림 이야기를 듣고는, 이게 말이 되냐고 격분하는 시청자들.

하지만 아레나는 토너먼트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토너먼트 최종전이 시작합니다.]

결승전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지한을 바로 소환하고 있었다.

번쩍! 번쩍!

최종전의 무대에, 소환된 두 존재.

뱀의 길쭉한 머리를 지닌 블루 드래곤 ‘칠각의 청룡’과.

봉인된 적색의 손을 지닌 성지한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드래곤에 비하면, 작디작은 인간, 성지한은.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너 드래곤 로드냐?”

[그렇다. 나의 힘을 온전히 끌어오지는 못했지만, 아바타가 되기엔 부족함이 없는 몸이지.]

“흠…… 그 머리는, 원래 네 머리고?”

성지한의 물음에, 드래곤 로드는 이를 쉽게 긍정했지만.

[그렇다.]

“너 무신이랑 무슨 관계냐?”

[……무신? 그가 왜 나오지?]

성지한의 다음 질문은, 바로 이해하질 못했다.

“그 녀석 머리도, 그렇게 생겼거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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