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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390화 (390/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390화>

스탯을 500 올려 준다고…….

‘이거, 잔여 포인트로 환산하면 5000이네.’

예전에는 잔여 포인트를 20 넘게 투자해야 1 올랐던 스탯 적.

이제는 효율이 좋아져서, 10만 넣어도 1이 오르긴 했지만.

어쨌든 스탯 적은 상당히 올리기 힘든 능력치였다.

근데 이걸 최소 500 보장이라니.

‘잠깐이지만 끌렸네.’

500 올려 준다는 것도 솔직히 못 믿을 말일뿐더러.

올려 줄 정도로 저 눈알에 힘이 있다고 해도 문제였다.

그런 게 몸 안에 들어오면, 가만히 있을까.

원래의 목적처럼 자신의 몸뚱어리를 차지하려고 들겠지.

-허. 설마 적색의 관리자의 손도 제압당한 건가…….

-와…… 미쳤다…….

-이건 좀 말도 안 되는데?

-성좌 아니잖아? 그치? 후원 플레이어 소환도 못 하는 얘였잖아?

-관리자 손이 맞긴 함? 믿을 수가 없네.

-아레나에서 사기 치겠어?

한편, 성지한이 관리자의 손을 제압했다고 생각한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인간, 센 건 알았어도 어떻게 관리자의 손까지 이렇게 쉽게 제압을 한단 말인가.

아무리 놀라운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지만, 이건 너무 상상 이상이었다.

-근데 저 눈은…… 관리자의 흔적인가?

-성지한!! 그거 저한테 가져다주시면, 100조 GP에 사겠습니다!

-100조 가지고 되겠음? 더 써야지.

-그러니까 어디서 날로 먹으려고 들어.

한 시청자가 100조 GP로 눈 가치를 책정하자, 시청자들이 사기 치지 말라고 그를 책망하고 있을 때.

[드래곤 로드가 10억 GP를 후원했습니다.]

[눈을 나에게 달라. 그렇다면, 1경 GP와 100년간 용족의 통솔 권한을 주겠다.]

[태양왕이 10억 GP를 후원했습니다.]

[눈을 나에게 바쳐라. 그러면 너와, 너의 행성을 태양으로 만들어 주마.]

적색의 관리자와 관련이 있는 대성좌 둘이 10억 GP를 후원하며, 눈을 달라고 이야기했다.

-드래곤 로드에 태양왕……!

-1경 GP면 좀 인정?

-그거도 싼 거 같긴 한데 대성좌가 내놓으라면 그거라도 받고 줘야 하지 않음?

-태양왕이 모습을 드러내다니, 그도 모습이 안 보이는 거 아니었어??

-와 이 채널은 무슨 실종된 애들 다 총집합하네…….

-화제의 채널 될 만하다 진짜.

-내 300년간 배틀튜브의 채널을 봐 왔는데 이렇게 사건 빵빵 터뜨리는 채널 없었음.

-난 천 년.

대성좌의 등장.

그것도 하나는 소식이 잠잠했던 태양왕이 모습을 드러내자, 성지한의 채팅창은 폭발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난리도 아니군.’

하긴, 적색의 관리자의 손이 나올 때부터 화제가 될 거라 예상을 하긴 했지만.

대성좌 둘까지 등장할 줄은 몰랐지.

성지한은 후원 메시지를 살폈다.

‘용족 통솔 권한은 그렇다 쳐도, 태양으로 만들어 준다는 건 죽으란 이야기 아닌가.’

태양왕, 이거 정상이 아니네.

성지한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꿈틀. 꿈틀.

[재능 여부에 따라 1천까지도 가능.]

자신을 안 먹자, 이젠 1천까지 된다고 자신을 더 어필하는 눈알.

하나 성지한은 1천까지 올리니까 오히려 더 먹고 싶지 않아졌다.

‘일단은 뒤에 남은 불길부터 회수하자.’

화르르르…….

성지한 포위망을 만들었던 적색의 불꽃 중, 암영신검에 닿지 않아 안 꺼졌던 뒤쪽의 불꽃.

그는 거기에 가서, 불을 회수했다.

[스탯 적이 1 오릅니다.]

[스탯 적이 2 오릅니다.]

그러자 그간 올리기 힘들었던 스탯 적이, 쑥쑥 오르기 시작했다.

불을 다 회수하고 나자, 최종적으로 완성된 적의 수치는 50.

‘……잔여 포인트 투자한 게 아까울 지경이네.’

그간 사라졌던 잔여 포인트들이 떠오르니, 아쉽긴 했지만.

사실 그간 적 말고는 올릴 수 있는 스탯도 없었으니, 그는 이런 마음을 애써 삼켰다.

대신.

‘눈을 다 흡수하지 못해도, 저 핏줄은 혹여 모르겠군.’

스스스스…….

어느덧 꽤 확장해 나간 붉은 눈의 핏줄.

성지한은 그 안에도, 불의 힘이 담겨 있음을 느꼈다.

눈을 다 집어삼키는 건, 그에게 지배당할 위험이 있다지만.

핏줄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해 보자.’

스으윽.

성지한은 검을 들었다.

[또 무엇을 하려고…….]

“핏줄 좀 잘라보자.”

[핏줄…….]

“어.”

혼원신공混元神功

삼재무극三才武極

태산압정泰山押頂

뚝!

세로베기의 궁극, 태산압정까지 써 가면서 핏줄을 잘라 낸 성지한은.

갈라진 실핏줄을 만졌다.

그러자.

화르르르륵……!

성지한의 손에서 불타오르는 실핏줄.

[스탯 적이 1 오릅니다.]

그것은 곧 스탯을 1이나 올려 주었다.

“오.”

이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네?

슥삭. 슥삭.

성지한은 본격적으로 태산압정과 횡소천군을 사용하면서, 핏줄을 갈라냈다.

[뭐 함? 나 먹어. 먹어. 먹어.]

“괜찮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를 순 없지.”

[나…… 거위?]

“그래.”

치이이익!

성지한은 눈에서 저절로 생성된 핏줄을 수거해 나가면서, 스탯을 계속 획득했다.

그러고 스탯 적이 60이 되자.

‘음…… 이제는 확실히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군.’

성지한은 흡수한 능력이, 이제 자신의 컨트롤 범위에서 벗어나려 하는 걸 느꼈다.

원래 여기 오기 전, 지니고 있었던 스탯은 30 정도였는데.

지금 적색의 관리자의 손을 통해 수치가 60까지 뛰어오르고 나니까.

내부의 불길은, 성지한의 명령에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일단은 멈춰야겠군. 내부의 불을 잡는 게 먼저다.’

스으으으…….

눈의 핏줄은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성지한은 이쯤에서, 베는 걸 멈췄다.

[뭐 함? 왜 더 안 먹음?]

“배불러. 더 먹으면 탈 나.”

[……재능 있음. 확실히.]

성지한이 딱 선을 지키자, 빛을 번뜩이는 적색의 눈알.

그는 성지한을 지배하려는 시도가 실패했음에도, 별로 낙담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성지한은 눈알이 자신을 탐스럽게 지켜보는 걸 묵묵히 바라보다가.

“이거, 인벤토리에 넣어도 됩니까?”

허공에 대고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자.

스으으으…….

성지한의 눈앞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역시, 안 드실 줄 알았습니다.”

아레나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 * *

무신의 별, 투성의 외곽.

[……허.]

방랑하는 무신은, 성지한의 채널 화면을 띄운 채 작게 한탄했다.

적색의 관리자의 손.

저게, 저기서 나올 줄이야.

‘……미끼. 그래, 저건 미끼다.’

관리자의 손에서 나온 문자.

그것은 분명, 성지한을 미끼라고 지칭하고 있었다.

미끼.

적색의 관리자를 낚기 위해서, 준비된 제물.

저것은 분명히 함정이고, 가져가려 하다가는 우주의 두 절대자 흑색의 관리자와 백색의 관리자에게 확실히 명분을 주게 되는 꼴이 되었다.

그러면 아무리 힘을 애써 모아놨다 한들, 소멸당하는 결론에 이르겠지.

하지만.

‘저걸 회수하면…… 대업은 끝이 난다.’

무신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미끼임은 알고 있어도, 저것은 물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흑색에게 잘린, 적색의 관리자의 손.

그것은 적색의 관리자가 원래 지닌 힘의 꽤 많은 부분을 지니고 있었으니.

저걸 회수하면, 무신이 오랫동안 추구했던 대업이 곧바로 완성된다.

‘안전한 길은, 금륜적보를 돌리는 것이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아소카의 금륜적보.

그것을 통해, 방랑하는 무신은 길고 긴 세월 동안, 힘을 조금씩 비축해 왔다.

모든 것은, 관리자를 뛰어넘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

무한의 쳇바퀴는 끊임없이 굴러갔고.

무신은 그 안에서 묵묵히 버텨왔다.

하지만.

‘이번에, 상황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다.’

배틀넷의 절대자, 흑백黑白의 관리자는 이상을 느꼈고.

그중에서 흑색의 관리자는 공허의 심부에 보관하고 있던 적색의 손까지 꺼내 들었다.

아직까지는 저들이 투성을 완전히 특정 짓지는 못했지만.

증거가 더 발견된다면, 개입을 하려 들겠지.

‘이러면 금륜적보를 돌려도, 일이 그릇날 소지가 있다.’

흑백의 관리자가 포위망을 좁혀 오는 이상.

금륜적보의 움직임이 혹여나 그들에게 막히면, 모든 일은 망가진다.

‘다만. 지금 금륜적보를 돌린다면…… 막힐 확률은 1퍼센트 미만.’

포위망이 구축되기 전에 금륜적보를 사용한다면, 그르쳤던 이번 ‘회차’는 하나의 경험이 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래.

1퍼센트의 실패 가능성만 무시한다면, 되겠지.

하지만.

‘성지한이 어비스의 주인에게 죽는다면, 실패할 확률은 0퍼센트.’

성지한이 태극의 망혼에게 패배하고 사라진다면.

흑백의 관리자는 이 세계에 개입할 수단을 대거 잃게 된다.

그러면 금륜적보를 돌리는 일은,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고.

‘거기에 그가 얻었던 성취도, 가져갈 수 있다…….’

지금까지는 큰 변수가 없이 진행되어 왔던 ‘대업’.

하지만, 이번엔 성지한이라는 존재가 불러온 나비효과가 너무나도 커서.

금륜적보를 돌려 새로이 시작할 것이냐.

아니면, 성지한이 죽는 걸 기다려 볼 것인가를 선택해야 했다.

‘……모험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리고 두 선택지 앞에서.

‘그가 죽으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너무 크다.’

그는 성지한의 죽음을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 * *

중절모를 쓴 아레나의 주인.

그의 우주 형상을 하고 있는 머리에서, 눈 역할을 하는 두 개의 별이 빛을 내뿜었다.

“적색의 관리자는 임기제의 관리자 중에선, 가장 뛰어난 자였습니다.”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적색의 눈을 지켜보던 그는 말을 이었다.

“그는 배틀넷의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수많은 코드를 개발, 개조했지요. 한때에는 상시 관리자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는 상시 관리자가 될 기준에 미달하여, 결국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궤변. 상시 관리자가 될 기준, 충족하기엔 불가능함. 흑백의 관리자가 기득권을 놓지 않는 것.]

아레나의 주인의 말에 바로 반박 글자를 떠올리는 적색의 눈.

하나 아레나의 주인은 그 글자를 읽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이를 못 본 척하는 건지.

이에 담긴 내용은 무시하고, 말을 이어 갔다.

“하나, 그는 순순히 은퇴할 생각이 없었지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던 관리자는, 관리자의 권한을 빼돌릴 준비를 다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는 행방불명되었고, 적색이 지녔던 관리자의 권능은 같이 잠적하게 되었죠.”

“…….”

“물론, 흑백의 관리자의 협력 속에 생겨난 추격대가, 많은 부분을 회수하긴 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게 남아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긴, 자리가 좋지 않군요…….”

아레나의 주인은 말끝을 흐리더니 화제를 돌렸다.

“저걸, 인벤토리에 넣어도 되냐고 하셨죠?”

“그래.”

“관리자의 손이면, 인벤토리를 충분히 탈출할 수 있을 겁니다. 그가 인벤토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킨 장본인이니까요. 다만.”

탁.

아레나의 주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허공에 검은 상자가 나타났다.

“흑색의 관리자께서 직접 만들어 주신, 봉인함입니다. 이곳에 저 눈을 담으면, 인벤토리에 넣어도 별 탈이 없을 겁니다.”

“흠.”

[인벤토리 안전. 그냥 넣어도 됨. 저기에 들어가면 핏줄 생성 늦어짐. 적 복사 늦어짐.]

흑색의 봉인함을 보고 눈알에서 메시지가 주르르륵 흘러나왔지만.

성지한은 이에 대꾸도 하지 않고, 그걸 바로 둥둥 띄워 봉인함에 넣어 버렸다.

[후회할 거…….]

탁!

문자가 다 나오기도 전에 저절로 닫히는 흑색의 봉인함.

성지한은 그걸 가져가, 아이템 설명을 바라보았다.

[흑색의 봉인함]

등급 : EX

-흑색의 관리자가 직접 만들어 낸 봉인함.

-그 어떤 존재도 상자가 열리기 전에는, 이곳 밖으로 나올 수 없습니다.

‘등급은 EX인데 써먹을 데가 없네.’

진짜 그냥 적색의 관리자 손만 넣어 두는 용도인가.

등급이 아깝네.

성지한이 그걸 인벤토리에 넣자.

아레나의 주인이 그에게 인사했다.

“그럼, 원하는 대로 뜻을 이루시길.”

“뜻을 이루라…… 나보고 먹음직한 미끼가 되라는 것인가?”

“후후. 그렇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관리자께서는 인류와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으신 것뿐이니까요.”

“기회?”

“예.”

아레나의 주인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최후의 기회를 잘 활용하시길…….”

그렇게 그가 사라지고 나자.

[보스 러시를 클리어했습니다.]

[일반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했습니다.]

[에픽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보스 러시의 클리어와 함께, 모든 퀘스트를 깼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별 보스를 없애니, 모든 미션 퀘스트가 클리어된 건가.

[레벨이 2 오릅니다.]

[레벨이 2 오릅니다.]

…….

일반 퀘스트의 클리어로 레벨이 폭발적으로 올랐지만.

‘최후의 기회라.’

성지한은 아레나의 주인이 마지막에 남긴 말 때문에, 그 보상 메시지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에픽 퀘스트 클리어로, 특별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이건 다르지.’

보상 항목이 딱히 나와 있지 않았던 이번 에픽 퀘스트.

그래도 역시 아무것도 안 주는 건 아닌지.

시스템은 특별한 보상을 언급했다.

‘적색의 손을 얻은 거에 비하면 별 볼 일 없는 보상이겠지만 말이지…….’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면서, 보상을 확인했다.

특별 보상 메시지의 배경색은 새하얀 빛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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