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365화 (36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365화>

“업적 포인트가 성좌 명성으로 치환되는 건 알고 있지?”

“어, 그건 알지.”

“하기야. 그간 쓸모가 없었던 업적 포인트가 드디어 쓸모 있어지는 순간이니까 모를 수가 없겠지.”

성지한은 그림자여왕의 말에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그림자여왕 같은 고위 성좌조차도 쓸모없다고 평가하는 업적 포인트.

하나 자신은 2레벨부터 이걸 쏠쏠하게 써먹으며,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

‘업적 상점에 대해선 성좌에 오른 플레이어들도 모르는가 보군.’

과거로 회귀 후 업적 상점이 왜 생겼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상점에 대한 정보는 무덤까지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성지한은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너 정도면, 게임 속에서 웬만한 업적은 다 깼을 테지. 한 플레이어가 성좌 후보자까지 오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그래. 웬만한 건 다 벌어 갔다.”

“하지만. 이런 건 어때?”

지이이잉.

그러면서 그림자여왕은 업적 항목을 띄웠다.

[일반 업적, ‘비록 세상이 그대를 미워할지라도. (10)’]

[배틀튜브 영상에서 싫어요 10억 개를 수집 시 달성할 수 있습니다.]

[특수 업적, ‘티끌 모아 태산 (10)’]

[배틀튜브 영상에서 1GP 후원을 10억 번 받을 시 달성할 수 있습니다.]

“뭐냐, 이건?”

“네가 깨지 못했을 업적이지.”

“음…….”

성지한은 그림자여왕이 띄운 업적 항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싫어요 수집이나, 1GP 적선 같은 업적 항목.

“싫어요 업적 같은 건 나도 6단계까진 받았어.”

“하나 그다음 단계부턴 못 받았겠지. 거기에 10억 싫어요 같은 건, 달성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테고.”

“뭐…… 그렇지.”

성지한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싫어요 업적 6단계까지는, 국가 대항전을 통해 타국과 마찰이 생겼을 때.

그쪽 나라 시청자들이 조직적으로 영상에 테러를 해 오며 클리어하긴 했지만.

7단계부터는 그 허들을 넘기가 쉽지가 않았다.

“성좌 후보자는, 대부분 종족의 영웅이 된다. 후보자에 오를 정도의 플레이어면, 종족 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해야 하니까. 배틀넷에 휘말린 종족들은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되지.”

“맞아! 요즘 삼촌한테 악플 다는 건 외계인들밖에 없더라.”

“처남이 인류를 위해 공헌한 게 얼만데, 누가 싫어요를 누르겠나. 이번에 종족 진화도 솔직히 처남 혼자 다 진행한 거잖아.”

스페이스 리그에 들어서고.

성지한이 있고 없고에 따라 승률이 워낙 차이가 나다 보니.

인류라면 그에게 싫어요를 누르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었다.

특히 생명력 증진 같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 중엔, 치명적인 질병이 나은 환자들도 여럿 있었기에.

몇몇 사람들이 성지한을 욕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현실에서 린치를 당하기까지 했다.

“그래. 지금 그대는 인류의 영웅이지. 그러니 부정적인 업적은 영원히 깨지 못할 거야. 누가 그대에게 1GP를 조롱하듯 적선하고, 싫어요를 10억 개나 누르겠나?”

“자연적으론 힘들겠지. 그러니 그런 업적을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깨자고?”

“그래. 이거 다 수거하면, 성좌 명성…… 10만까지도 벌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림자엘프의 경우엔 싫어요를 아무리 누르라고 해도 인구수가 부족해서 10억까진 가지 못했지만, 인류는 배틀튜브를 사용할 수 있는 인구가 많으니까 말이지.”

성좌 명성 10만?

성지한은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아니, 이런 업적들이 그렇게까지 포인트를 많이 준다고?

“10단계 깬다고 해도 10만이나 수거가 돼?”

“저거 말고도 좋아요 눌렸다 취소당하기. 구독자 하루 만에 10억 빠지기 등, 별별 업적이 다 있어.”

“호오…….”

스으윽.

그렇게 부정적이거나,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배틀튜브 관련 업적을 쭉 보여 주는 그림자여왕.

성지한은 그걸 보면서 눈을 빛냈다.

성좌 명성, 이걸 이렇게 벌 수가 있다니…….

“종족 진화가 걸려 있는 일이니까. 인류도 합심해서 도와주겠지. 이번 기회에 동원해서 다 깨 버려.”

성지한은 그림자여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타 종족에 비해 우월한 인류의 인구수.

이럴 때 써먹어야지.

“좋아. 바로 시작을 해야겠군.”

성지한은 배틀튜브를 켰다.

* * *

[인류 진화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은, 성지한 채널의 싫어요 숫자?]

[전 인류가 참여하는 업적 작업. 업적 포인트, 가치가 재조명되다.]

[서울의 배틀넷 센터에 도착한 TOP 100 선수들, 승률 60%를 목표로 전의를 불태워.]

진화 미션을 위해, 각 리그에서 선정된 TOP 100 선수들이 서울로 모이는 동안.

성지한은 그림자여왕이 알려 준 업적 항목을 깨는 데 집중했다.

-내 살다살다 성지한 채널에 싫어요를 누를 줄이야…….

-싫어요 30억 찍힌 거 실화냐? ㅋㅋㅋㅋ

-구독 취소도 개 쩔었지. 수십억이 하루 만에 100만으로 변하는 기적;

-진화가 걸려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 말 잘 듣더라 ㅋㅋㅋ

-지금까지 성지한 채널 최소 후원비 비싸서 후원 못했는데…… 드디어 1GP라도 적선하네.

-진짜 배틀튜브 별 업적이 다 있더라 ㅋㅋㅋ

최하급 종족에서 하급 종족으로의 진화가 걸렸기 때문인지.

60억 인류는 한 마음 한 뜻으로 그림자여왕이 알려 준 업적 항목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렇게 배틀 튜브 업적 (10)까지 싹 다 클리어하는 성지한을 보며, 외계 종족들은 어처구니없어했다.

-허…… 최하급 종족도 쓸 데가 있구나. 저 업적들을 10까지 깨다니.

-10억 싫어요를 단번에 모은 건 충격적이군…… 이 종족, 그렇게 인구가 많았나?

-대부분의 최하급이 숫자가 많긴 해. 그게 유일한 장점이지.

-근데 벌써 성좌 명성을 모아서 뭐 하지? 성좌 후보자가 말이야.

-뭐, 이자가 이상한 게 한 둘인가…….

그렇게 인류의 자발적인 협조를 통해, 업적을 싹 다 깨 버린 성지한.

“어때. 명성 좀 벌었나?”

“응. 지금까지 중 가장 쓸 만한 팁이었어.”

그는 그림자여왕의 물음에 평소보다 더 진하게 미소를 지었다.

‘성좌 명성…… 10만보다 훨씬 더 들어왔군.’

별의 묘지에서 에픽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받은 성좌 명성이 10만.

여기에 업적작으로 벌어들인 성좌 명성이 합쳐지니, 현재 보유한 성좌 명성치가 상당했다.

‘성좌 상점의 항목, 싹 다 업그레이드 해야겠어.’

성지한은 성좌 상점을 열어서, 현재 업그레이드 가능한 항목을 모두 레벨 업 했다.

맨 먼저 상점을 업그레이드한 그는, 군림과 독존.

두 특성의 레벨을 올렸다.

[성좌 특성 ‘군림’이 LV.2로 업그레이드됩니다. 특성 ‘군림’의 효율이 증가합니다.]

[성좌 특성 ‘독존’이 LV.2로 업그레이드됩니다. 특성 ‘독존’의 효율이 증가합니다.]

성지한은 그 메시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성좌 모드 OFF라, 두 특성을 업그레이드해도 버프 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이걸 활성화시키면, 체감 효과가 엄청나겠지.

‘이러고도 포인트가 남네.’

그는 남은 포인트로, LV.2로 업그레이드된 성좌 상점의 하위 항목을 모조리 업그레이드했다.

그렇게 업적작을 통해 벌어들인 포인트릍 탈탈 턴 결과.

[성좌 상점 LV.2]

성좌 상점 업그레이드 - 100000P

성좌 특성 ‘군림’ LV.3 – 200000P

성좌 특성 ‘독존’ LV.3 – 200000P

성좌 특성 강화 LV.3 - 100000P

후원 슬롯 확장 LV.3 – 50000P

스페셜 후원 품목 생성 – 500P

이제 성좌 상점을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또 한동안 포인트를 모아야겠군.’

성좌 상점의 항목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기쁨도 잠시.

성지한은 LV.3 업그레이드에 명성을 20만씩 요구하는 걸 보곤 미간을 찌푸렸다.

LV.2는 10만이었는데…….

‘이거 설마 계속 두 배씩 오르는 건 아니겠지?’

그가 그렇게 성좌 상점의 항목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무렵.

부르르르…….

세계 배틀넷 연맹의 제프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성지한 님! TOP 100 플레이어들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이번 인류 진화에 숟가락을 얹기 위해, 한국 배틀넷 센터에 직접 온 제프 회장.

그는 500명의 플레이어 가 한국에서 원활히 배틀넷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직접 나서서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예, 가 보죠.”

휙!

전화를 받고, 한국 배틀넷 센터로 나선 성지한은.

센터 강당에 모인 500인의 플레이어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이아 쪽은 익숙한 사람들이 많네.’

다이아 TOP 100.

이들 대부분은 인류 대표팀 선수들이었으며, 윤세진과 윤세아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휭! 휭!

단상에 오른 성지한에게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드는 윤세아.

그는 이걸 보고 살짝 웃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TOP 100 여러분 중, 성좌가 있는 분은 잠시 왼쪽으로 빠져 주십시오. 여기엔 저에게 후원받는 분들도 포함됩니다.”

성지한의 지시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이동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다이아리그에 소속된 플레이어들은 후원 성좌가 꽤 늘어나서 그런지, 많은 숫자가 이동했지만.

플레티넘 이하부터는 거의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최하급이라 그런지, 다이아는 되어야 외계의 성좌에게 후원받는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남은 플레이어 숫자를 세어 보았다.

389명.

TOP 100 중 성좌에게 후원받는 인류는, 111명밖에 되질 않았다.

이렇게 후원을 못 받아서야, 승률 60%를 모든 리그에서 달성하긴 쉽지 않겠지.

성지한은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남은 분들은, 이번 일주일간 저에게 성좌 후원을 받을 겁니다.”

“후원을요?”

“성지한 님, 후원 다 하신 것 아니었나요……?”

웅성. 웅성.

성지한의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하는 플레이어 들.

“맞습니다. 원래는 후원에 제한이 있죠. 하지만.”

그런 이들을 보며 성지한은 준비해 두었던 말을 꺼냈다.

“이번에 저한테 싫어요 누르는 미션, 다 참여하셨죠?”

“네!”

“이를 통해 얻은 성좌 명성으로, 잠깐씩이지만 성좌 흉내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원 가능 인원도 일시적으론 늘어나죠.”

성좌 특성 ON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할 필요는 없으니.

성지한은 이번에 얻은 성좌 명성으로, 잠깐 성좌의 힘을 쓸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매칭 첫날부터 바로 후원에 들어갈 겁니다.”

승률 60%.

성지한은 인류의 종족 한계 상, 이게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첫날부터 최선을 다해서 게임을 이겨놔야, 승률 관리가 용이하겠지.

“그리고 모두가 똑같은 같이 매칭을 돌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게임에 매칭되었을 때…… 제가 성좌 능력을 발현시킬 겁니다.”

“성좌 능력을 발현하면…….”

“여러분의 능력이 대폭 올라가게 되죠. 버프를 받은 것처럼.”

“오오……!”

“이러면 할 만하겠는데?”

그 말에 사람들이 눈을 반짝였다.

이러면, 성지한이 백업해 주니 승률 60% 쉽게 달성하겠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할 때.

스윽.

성지한은 열 손가락을 다 폈다.

“그렇지만 이 능력 발현, 제한시간은 10분입니다. 게임 시작하면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해요.”

“아…… 10분이구나.”

“하긴, 아직 성좌 후보자신데, 그런 제한이 있겠지.”

“10분이 어디야?”

성좌도 아닌데 당연히 능력을 쓰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하루에 성좌 도달 레벨 떨어뜨리는 건 2개가 끝이다.’

성좌 특성을 ON 시켰을 시, 5분에 한 번씩 떨어지는 성좌 도달 레벨.

성지한은 이걸 하루에 2레벨 이상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했다.

이 정도 한계는 설정해 둬야지, 플레이어들도 열심히 게임에 임하겠지.

“그럼 오늘 매칭 시작 전, 바로 성좌 후원에 들어가겠습니다.”

성지한은 그러며 성좌 모드를 켰다.

[성좌 도달 레벨이 766으로 낮아집니다.]

그러자 바로 떠오르는 메시지.

여기서 5분 후면 레벨이 또 줄어들겠지.

‘그전에 빨리 해야겠다.’

성지한은 389명의 인원에게, 성좌 후원 절차를 순식간에 진행했다.

브론즈부터 시작해서, 플레티넘까지 초고속으로 진행된 후원.

“와…… 성지한 님이 내 성좌가 될 줄이야.”

“가, 감사합니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성좌 후원은 후다닥 진행되었지만.

[이미 후원 성좌가 있는 플레이어입니다.]

“음?”

다이아 선수에 들어서자, 갑자기 성좌가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어. 뭐, 뭐지……? 나 성좌 없는데?”

그 메시지를 보고 다이아 플레이어는 당황한 얼굴로 손을 좌우로 흔들었지만.

[은닉한 성좌, ‘태초의 왕’이 발각되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추가 메시지가 떠오르자, 곧 당황했던 표정이 여유로운 얼굴로 뒤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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