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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294화 (294/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294화>

[스페이스 – 3으로? 마스터가 된 성지한, 또다시 올라가다.]

[성지한이 받은 길드 미션이란? 대기 길드, 길드 인원을 교체할 것이라 밝혀]

[보상조차 드러나지 않은 길드 미션이지만, 모든 랭커가 줄 서서 기다려.]

[대기 길드 지원 자격은 기본 2억 GP 이상? 길드 보상을 둘러싼 경쟁, 점입가경]

성지한의 길드 미션.

보상이 어떤 건지 확실히 나오지도 않았지만, 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뜨거웠다.

스페이스 3 에어리어로 가는 길드 미션의 보상이니만큼, 분명히 대단한 게 나올 거라고 모두가 추측한 것이다.

“랭킹 500위까지로 끊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네요. TOP 100이 모두 다 신청했어요.”

대기 길드의 길드 사무실.

이하연은 예상했다는 얼굴로, 담담하게 지원자들을 추렸다.

“그런데 뒷순위 사람들이 GP를 두세 배 더 내서라도 들어오고 싶다고는 하던데…… 어떻게 할까요? 어떤 분은 10배도 부르던데.”

“적당히 GP 경쟁시키다가, 랭킹 순으로 끊죠. 어차피 TOP 100도 그 정도 GP는 지불할 수 있지 않습니까?”

후순위 랭커들이 얼마를 낸다고 한들.

TOP 100에 든 랭커들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할 만한 자산은 있었다.

“네. 그럼 협상 기간은…….”

“오늘 끝내죠. 굳이, 너무 오래 가격 협상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저녁까지 더 협상을 진행하겠습니다.”

이하연은 의지를 불태우며, 실무를 진행할 협상팀을 이끌었다.

어차피 이번 플레이어 선발에 있어서, 슈퍼 갑은 대기 길드 측.

“근데 우리 길드 직원 많이 늘었네.”

“응. 워낙 일이 많잖아? 저번처럼 사고 나지 않기 위해서, 국정원에서 신변 확실한 사람만 데려왔대. 대우 수준도 길드 중에서 거의 최고라서, 모집 공고만 내면 사람들 몰린다는데.”

“그래?”

“……삼촌 너무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야?”

“하연 씨가 알아서 잘하겠지.”

애초에 성장 보너스 타기 위해서 만들었던 대기 길드.

대기 길드의 핵심은 바로 이하연이 지닌 성장 기프트였다.

근데 그 이하연이 길드 업무까지 다 봐주니까.

성지한으로서는, 여기에 전혀 터치할 생각이 없었다.

‘길드 마스터를 이하연으로 선출하길 잘했어.’

자신의 관여 없이도 잘 돌아가는 길드를 보며, 성지한은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가 돌아오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건.

“오셨어요?”

“소피아?”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소피아였다.

“아, 소피아 왔네? 오늘도 트레이닝 룸 썼어?”

“응. 고마워, 세아.”

이미 소피아가 있는 게 익숙한 듯, 성지한의 뒤에서 손을 흔드는 윤세아.

“소피아도 하연 언니처럼, 우리 집 트레이닝 룸 쓰고 있어.”

“그래? 그런 거 치곤 마주치질 않았네.”

“지한이 집에 거의 없었으니까요.”

소피아는 입을 살짝 삐쭉였다가.

금방 표정을 바꾸었다.

“지한~ 근데 저 정말 길드 미션 가도 되나요? 아직 랭킹 100위 안에 들지 못했는데.”

“물론이죠.”

“후후, 아메리칸 퍼스트 출신은 랭킹 100위에서 끊던데, 절 허락해 주셨다는 건…… 저도 ‘진짜’ 대기 길드 출신이 되는 건가요?”

아메리칸 퍼스트 출신으로, 임대 온 상태였던 소피아.

하나 성좌의 성화를 이어받는 것 때문에 한국에 온 그녀는, 대기 길드의 진짜 길드원이 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자리에 거의 없는 성지한 대신.

윤세아와 이하연을 비롯해서, 대기 길드의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어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오너인 성지한의 의지.

그는 두 눈을 반짝이는 소피아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들어오고 싶으십니까?”

“네! 아메리칸 퍼스트에도 다 이야기해 뒀어요!”

“뭐라고 했는데요?”

“저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월급 주지 말라구요.”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오시죠.”

“오, 삼촌 웬일이야?”

“뭐, 이제 와서 굳이 안 받을 필요가 있나 싶다.”

성지한의 말에 소피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짜요!?”

“네.”

“와! 드디어!”

그의 허락에 한참을 방방 뛰던 소피아는.

“그렇게 좋습니까?”

“당연하죠~ 헤헤.”

웃는 얼굴로 다시 자리에 앉아 커피잔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오전만 해도 성좌께서 성화 전수가 늦어질 거라고 하셔서 아쉬웠는데. 오후에 이렇게 기쁜 일이 있을 줄이야. 너무 좋네요!”

“성화 전수가요? 왜 전수가 늦는답니까?”

“아, 성좌께서 당분간 대예언을 하신다고 해서요. 그러면서 말씀하신 게…….”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윤세아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아, 세아야. 성좌께서 지한에게만 알려 드리라고 해서…….”

“응, 알았어.”

윤세아가 자기 방으로 들어가자.

소피아는 두 눈을 감고는, 손바닥을 펼쳤다.

화르르륵!

그러자 거기서 피어오르는, 백색의 불꽃.

예전에 소환했을 때보다 확실히 강렬해진 그 성화는, 곧 둥실둥실 떠오르더니 성지한을 향해 날아왔다.

“성좌께서 말씀하셨어요. 세 번째 권능은, 이 성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다구요.”

“그래?”

“네. 그러면서 종말구현…… 이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냐는 말씀도 덧붙이셨어요.”

종말구현.

성지한이 빙천검우를 소환하기 전까지, 피티아는 이를 스스로의 권능이라고 착각해 왔다.

한데 이것이 자신의 권능이 아니니까, 세 번째 불의 권능이라 보는 건가?

‘흠…… 종말구현은 확실히 아닌데.’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름을 잊어버린, 세 번째 멸신결.

하나 종말구현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했다.

그것보다는, 아니 어떻게 이런 게 멸신결이지?

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예전에는 분명 알고 있었는데…… 적어 둘 걸 그랬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눈앞의 성화를 바라보았다.

적赤의 능력을 얻고 나서는, 처음 보는 성화.

“이거 흡수해도 됩니까?”

“물론이죠~”

성지한은 성화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금세 사그라들며 성지한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성화.

그것은 적의 문양으로 바로 빨려 들어오더니, 깔끔하게 흡수되었다.

‘호오.’

스탯 적을 얻어서 그런가.

성지한은 흡수한 성화의 본질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불과 물의 속성이 섞였군.’

서로를 제약하여, 애초에 섞일 수가 없는 두 속성.

하나 성화는 특이하게도 내부에 물의 속성을 은밀히 숨겨 두고 있었다.

이건 적의 능력을 지닌 성지한으로서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현상.

파스스…….

성지한이 본격적으로 관측하려고 할 때, 불이 꺼지자.

“한 번 더 가능할까요?”

“성화요? 당연하죠!”

그는 소피아에게 성화를 일으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몇 차례나 흡수하면서 분석을 해 보았지만.

‘아직은 모르겠군.’

성지한은 결국 성화가 어떻게 이런 힘을 내는지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가 그렇게 곰곰이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또, 또 할게…… 요!”

소피아는 조금 전에 비해 훨씬 창백해진 얼굴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애써 성화를 피워 올리려 들었다.

이러다 사람 잡겠군.

“아니, 다음에 하죠. 제 수준이 낮아서 다 파악이 안 되네요.”

“후, 후우…… 네.”

성지한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푹 쉬고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소피아.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문득 생각난 듯 성지한에게 말했다.

“아, 맞다. 성좌께서 방해가 있어서 메시지를 보내지 못할 것 같다고, 당분간은 저를 통해서 말씀을 전하겠다고 하셨어요.”

“방해를 해요? 누가 성좌를?”

“그건 저한테도 자세히 말씀 안 해 주셔서 모르겠지만요…… 자신의 메시지를 전할 땐, 꼭 주변에 누가 있나 확인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세아도 물러나라 한 거군요.”

“네, 특히 성좌 있는 플레이어를 조심하라고 하셔서…….”

성좌 있는 플레이어라.

‘혹시 길가메시에게 방해받나?’

성지한은 최근 수많은 플레이어의 후원 성좌가 된 길가메시를 떠올리며, 그리 생각했다.

‘한데 길가메시나 피티아나, 같은 무신의 종인데 누가 누굴 방해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아무리 길가메시가 종 가운데서도 특수한 위치에 있다지만, 그런 것까지 가능한가.

길가메시 외에 또 다른 존재의 개입도 생각해 보았지만, 무언갈 추측하기엔 너무 정보가 적었다.

‘나중에 직접 물어봐야겠군.’

피티아와 다시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기 전까지는, 소피아의 중개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럼 지한. 이번 기회에 아예 귀화까지 할까요?!”

“그건 조금 더 생각해 보죠.”

금방 기운을 차리고, 귀화까지 추진하려는 그녀를 말렸다.

*   *   *

[스페셜 디펜스 맵, ‘북벽’에 ‘대기 길드’가 배정됩니다.]

[거대한 벽 너머, 미지의 존재의 침공을 막아서세요.]

[10라운드까지 종족 보정을 받습니다.]

번쩍!

게임이 시작되자, 맵에 소환되는 대기 길드의 플레이어들.

세계 랭킹 TOP 100 플레이어가 대부분인 이들은, 지구 최강의 정예였다.

그래도 처음엔 성지한이 받은 길드 미션이라 잔뜩 긴장했던 이들은.

“이게…… 북벽?”

“거대한 벽이라기에는, 너무 볼품없는데.”

“사우스게이트 맵 성벽 정돈데. 이 정도면.”

막상 소환된 북벽의 규모를 보고는 의아함을 품었다.

북쪽을 바라보며, 쭉 펼쳐진 새하얀 성벽.

벽을 기점으로 남쪽은 해가 비추는 양지였고.

북쪽은 어두컴컴한 음지였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명암.

그때.

“어, 저기…… 뭔가가 있습니다!”

어두운 대지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거기서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건, 푸른빛이 감도는 거대한 지렁이 무리.

“으, 처음부터 벌레냐…….”

“엄청 빠르네. 벌써 성벽 밑까지 오고 있어.”

“그래도 그리 강해 보이진 않는데?”

“성지한 님, 어떻게 할까요?”

성지한은 랭커들의 물음에, 암검 이클립스를 꺼내 들었다.

혼원신공混元神功

삼재무극三才武極

횡소천군橫掃千軍

촤아아악!

일검에 성벽 밑에서 갈라지는 지렁이 무리.

‘약하군.’

검에 전혀 걸리는 맛이 없는 게, 쉬운 상대로 보였다.

“그리 강한 것 같진 않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한번 상대해 보시겠습니까? 전 백업을 하죠.”

“알겠습니다!”

성지한이 뒤를 봐주겠다는 이야기에, 사기가 치솟은 랭커들은 적극적으로 침입자에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전투의 결과는.

“뭐야?”

“왜 이렇게 약해?”

“생각보다 싱거운데…….”

대기 길드 측의 낙승이었다.

[1라운드를 클리어했습니다.]

이러한 일방적인 전투 양상은 1라운드뿐만 아니라.

[10라운드를 클리어했습니다.]

종족 보정을 받았던, 10라운드까지 계속 이어졌다.

[보정 라운드를 클리어했습니다.]

[대기 길드의 지도자에게 ‘길드 심볼’이 주어집니다.]

번쩍!

성지한의 손바닥 위에, 은빛으로 빛나는 정육면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곧.

[길드원의 희생 없이 보정 라운드를 클리어했습니다.]

[‘길드 심볼’이 ‘길드 심볼+2’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추가 메시지와 함께, 커지며 금빛으로 색이 변했다.

[길드 심볼을 통해 북벽의 방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풀어 갈 수 있습니다.]

[다른 길드의 심볼을 탈취하여 흡수할 시, 길드 심볼의 효과가 더 강해집니다.]

‘다른 길드?’

보정 라운드까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다른 길드.

이제, 11라운드부터는 이종족도 나타나는 건가?

그때.

쿠르르르……!

“어. 뭐, 뭐야?”

“성벽이 왜……!”

인류가 서 있던 북벽이, 순식간에 확장되기 시작했다.

게임 맵 속에서, 끝없이 뻗어 있는 줄 알았던 양지와 음지는.

둘 다 끝도 없이 치솟으며, 곧 거대한 벽을 이루었다.

그리고.

[새로운 길드가 왔군.]

스케일이 완전히 달라진 북벽의 위에는.

[이놈들, 약해 보인다.]

[먹이다.]

거대한 문어들이 촉수를 꿈틀거리며, 인류 플레이어 주변을 물 샐 틈 없이 포위하고 있었다.

[심볼, 내놓아라.]

[그럼 탈락만은 면하게 해 주지.]

스르르륵!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지한의 손을 향해 뻗어 오는 촉수.

새롭게 들어온 길드를 환영하는 인성을 보니, 이들은 배틀넷 플레이어가 틀림없었다.

성지한은 거대한 촉수를 보며 피식 웃었다.

‘저쪽에서 저리 나서 주다니, 고맙군.’

이러면 여기서 빼앗는 것도, 정당방위잖아?

암검 이클립스의 검 끝이 흔들리고.

치이이익!

사방에서 촉수가 떨어져 내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장 문어를 향해 날아간 성지한은.

“야, 줘 봐.”

산뜻한 목소리로, 손바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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