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287화 (287/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287화>

방송 시작 전에 1억 명이 넘게 모인 길드 채널.

성지한이 얼굴을 드러내자.

-오 진짜 복귀했네?

-대체 어디서 뭐 하다 온 거야?

시청자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오너님. 먼저…… 아. 지금 1.5억 명이 돌파했습니다. 시청자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길드 채널 방송.

인터뷰어는 이하연이었다.

“어제 경기, 참전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인사를 부탁드린 이야기, 성지한은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가 사과하자마자, 안 그래도 폭발하던 채팅창은.

성지한 옹호과 비난이 섞이며, 분위기가 격화되기 시작했다.

-아니, 지한 님이 왜 사과하세요? 경기 참가 못 할 수도 있지!

-고개 찔끔 숙인 거 봐라 그게 사과냐?!

-아니 꼴등한테 진 인류 대표팀이 문제구만 ㅡㅡ

-랭킹 1위의 책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우리 땅에 던전이 생기면 어쩌려고……!

-성지한은 책임져라!

주로 한국인들이 성지한을 옹호하고, 외국사람들이 성지한을 비난하는 상황.

이하연은 그런 채팅창을 힐끗 보더니, 성지한에게 질문했다.

“오너님…… 많은 분들께서 오너님이 복귀하지 않으셔서 걱정하셨습니다. 혹시 그간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그 물음을 던지며, 카메라에서 안 보이는 각도에서 성지한에게 필사적으로 눈짓 신호를 보내는 이하연.

반응이 너무 안 좋으니까 어떻게든 대답 잘해 달라는 제스처였지만.

“아. 수련하느라 늦었습니다.”

성지한은 이에 신경 쓰지 않았다.

“수련…… 이요?”

“예.”

그 대답에, 더 폭발하는 채팅창.

-수련? 겨우 수련 때문에 지금 늦었다는 거야?

-야 랭킹 1위 됐는데도 저렇게 수련을 하니까 인류가 계속 성지한 덕을 본 거야.

-맞아. 다른 랭커들은 대부분 샐럽이 되어서 놀기 바쁘더만. 성지한처럼 수련만 하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있냐?

-그래도 일정은 지켜야지! 경기를 빼먹으면 어떻게 해!

-그래. 너네 집에 던전 포탈이 생겨도 그런 말 할 거냐?

-아니 아직 7위라 그 정도 상황도 아니구만 ㅡㅡ 외국 놈들 오바는 진짜

-그러니까 성지한이 지금까지 벌어 준 승수는 생각 못 함?

-리그 꼴찌한테도 지는 거 보니, 성지한 없었으면 우리가 리그 꼴찌였을 듯.

-ㄹㅇㅋㅋ

성지한 옹호과 비난이 맞물리며, 대혼란이 펼쳐졌다.

이하연은 그걸 힐끗 보다가, 성지한에게 다시 질문했다.

“저, 어떤 수련을 하느라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셨는지 여쭤보아도 될까요?”

그러면서 이번에도 눈짓을 보내는 이하연.

그녀뿐만이 아니라 카메라 뒤편에서 이를 구경하던 윤세아도 성지한을 보며 ‘제발. 제발.’이라고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나보다 더 걱정하네.’

성지한 자신이야 욕 좀 더 먹는다 해도 상관없었지만.

하도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니, 그는 늦은 이유를 하나 이야기하기로 했다.

“성좌에 도전하기 위해 마무리해야 할 것이 있었는데. 그걸 완성하느라 좀 늦었습니다.”

“성좌요…… 어쩐지. 그렇죠. 오너님이 그냥 빠지실 리가 없죠!”

성지한의 대답에, 바로 이를 받는 이하연.

-그래 성지한이 그냥 빠지겠어? 다 이유가 있다고.

-성좌한테 도전이라면, 러시아전 때 전투가 뭔가 연관이 있나?

-아니, 예비 성좌 건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하루 정도는 나와서 스페이스 리그 참전을 해야지 :(

-성좌 건은 결국 개인적인 문제 아닌가? 대의를 위해서, 그는 나왔어야 했다.

-행성 개척 때 성지한 님이 벌어 준 게 얼만데…… 와 진짜 어이가 없네.

-그땐 건강해졌다고 다들 찬양했으면서, 한 경기 수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못 나왔다고 ㅈㄹ이야 ㅡㅡ

성지한 옹호파들은 그 대답을 받아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럼에도 그를 성토하는 소리가 더 많았다.

인류 대표팀 최초의 패배로 인한 후폭풍이 아직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성지한이 말한 이유는, 사람들을 모두 납득시키긴 힘들었으니까.

“아…….”

“음, 비난 여론이 더 많네요.”

이런 사람들의 반응에, 길드 관계자들은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물에 빠진 놈 구해 줬더니, 보따리까지 내놓으라는 기세네.’

저번 생, 인류의 성적을 알고 있던 성지한은 이런 반응이 그저 웃기기만 했다.

그는 가라앉은 눈으로 채팅창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자국인의 옹호에 비해, 훨씬 많은 외국인들의 비난.

그는 그걸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에게 많은 분들이 책임을 지라고 하시네요. 흠……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그게…….”

“수련을 하지 말아야 하나? 하지만 제가 직면한 문제가 많아, 수련은 꼭 해야 합니다. 수련을 포기할 수 없다면. 흠…… 스페이스 리그를, 당분간 포기해야 하나?”

“네? 오, 오너님. 그건……!”

성지한이 팔짱을 낀 채, 그렇게 운을 띄우자.

-아니 스페이스 리그를 불참해? 진짜 해 보자는 거야?

-해 봐. 뭐 어쩔 거임? 대기 길드 탈퇴? 빈자리 노리는 나라 많쥬?

-애초에 ㅅㅂ ㅡㅡ 리그 20위한테 처발린 인류 대표팀이 문제 아님? 왜 성지한한테 나서서 패배의 책임을 돌리고 있어.

-니네 나라 플레이어한테나 좀 뭐라고 해라. 꼴찌는 이겨야 하지 않겠니?

활활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듯이, 채팅창은 미친 듯이 불타올랐다.

하지만, 그런 반응도 잠시.

[A.DaVVies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성지한 선수!! 이번 패배는 전적으로 감독인 제 책임입니다. 스페이스 리그를 포기하다니…… 제발! 안 됩니다!]

[KING.JEFF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세계 배틀넷 연맹은 성지한 선수를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경기 참가 결정은 선수 고유의 권한이며, 이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삼가 주었으면 합니다.]

인류 대표팀 감독에 이어, 세계 배틀넷 연맹 회장까지 나서서 길드 채널을 후원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성지한에게 비난이 쏟아질 때만 해도, 일단은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려고 했던 배틀넷 수뇌부였지만.

“뭣……! 스페이스 리그를 포기한다고?”

“아니 미친놈들이 아무리 건수 잡았다고 해도 적당히 비난해야지……! 꼭 선을 넘어요.”

“성지한. 이 사람은 진짜 한다면 할 사람입니다.”

“지금 빨리 상황을 진정시켜야 해요. 그가 진짜 스페이스 리그 몇 경기라도 보이콧하면 어쩔 겁니까?”

그가 당분간 불참할 수도 있단 의사를 밝히자마자 화들짝 놀라, 얼른 상황 진화에 들어갔다.

제프 회장이나 데이비스 감독 말고도.

세계 각지의 배틀넷 연맹 회장이나, 길드 대표들의 후원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와…… 후원자 명단 봐라; 잘나가는 길드에선 다 보내네

-경기 불참하고도 GP 이렇게 수금해 가는 건 성지한밖에 없을 듯 ㅋㅋㅋ

-아니. 성지한 이 사람…… 수련하다가 못 온 건데, 왜 후원을 받는 거지?:(

-니네 나라 대통령도 그만 좀 하라고 후원 보냈다 ㅡㅡ 또 쏘게 할래?

성지한이 스페이스 리그 불참 운을 띄우자마자, 이어지는 후원에 급격히 힘을 잃어 가는 비난 여론.

특히 각국의 지도자들까지 나서서, 후원 릴레이를 벌이는 상황이 펼쳐지자.

채팅창에서의 비난 챗은, 이제 지지 채팅에 확실히 밀리게 되었다.

-와…… 오늘로서 누가 갑인지 명확하게 나오네

-어제 경기 패배가 오히려 인류의 성지한 의존도를 실감하게 한 거지.

-ㄹㅇ 20위한테 패배할 줄은 몰랐으니까.

-그래도 지도자들이 상황 판단은 빨러 ㅋㅋㅋ

성지한은 이러한 반응을 쭉 둘러보다가, 고개를 다시 한번 살짝 숙였다.

“감독님을 비롯하여, 제가 신세 진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스페이스 리그는 성실히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괜한 말로,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렸군요.”

스페이스 리그 경기 포기 운을 한 번 띄우고, 상황을 정리한 성지한은.

“그럼, 승급전 때 다시 뵙겠습니다.”

담담한 얼굴로, 방송을 종료했다.

*   *   *

[스페이스 리그 불참 원인은 수련? 치솟았던 비난 여론, 한마디로 해결하다.]

[경기 불참 선언에 쏟아진 후원. 세계 100대 길드, 모두 성지한을 지지.]

[별 탈 없이 돌아온 게 어디야? 조인족과의 경기로 더욱 강해진 성지한의 존재감.]

대기 길드 채널에서, 짧은 시간 진행되었던 성지한의 인터뷰.

이것은, 인류가 성지한에게 얼마나 의지하고 있었는지만 드러내는 꼴이 되었다.

경기 보이콧에 대해 운만 띄우자마자 황급하게 성지한을 지지하며 재고를 요청했던 인류의 수뇌부.

사람들은 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누가 아쉬운 입장인지를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삼촌 욕. 확 줄어들었네.”

“그걸 뭐 외국 사이트까지 가서 체크하고 있냐.”

“사람들 반응이 이렇게까지 확 달라지는 게 신기해서.”

한국의 포탈 사이트야 원래 성지한 찬양 일색이었으니.

윤세아는 외국 사이트 여럿을 띄워, 번역기까지 써 가며 사람들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냅둬. 욕 먹으면 먹는 거지.”

“삼촌…… 별 신경 안 쓰는 거치고는. 경기 보이콧까지 꺼냈잖아.”

“그냥 운만 한 번 띄워 본 거지. 내가 진짜 안 나갔겠냐.”

“진짜 안 나갈 줄 알고 연맹에서 그렇게 전광석화로 대응한 거잖아.”

윤세아의 말에 성지한은 피식 웃었다.

배틀넷 연맹과 100대 길드.

한국이랑은 시차도 달랐을 텐데, 엄청난 반응 속도였지.

‘그래도 자기들이 아쉬운 쪽이라고 인지는 하고 있어서 다행이군.’

리그 20위, 조인족과의 경기 패배가.

일반인들에게보다, 배틀넷 연맹이나 인류의 지도부에게 더 큰 충격을 줬던 건지 세계의 지도부들은 예전보다 더 성지한의 심기를 살피고 있었다.

어차피 성지한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조용히 수련만 하면서 힘을 기르고 인류에게 성적으로 보답하는 플레이어니까.

최대한 스무스하게 랭킹 1위를 서포트하자고 의견이 모인 것 같았다.

“삼촌 오늘 승급전인가?”

“어.”

“인류 최초네.”

“300레벨 달성한 사람 더 없나?”

“응. 레벨 엄청 안 오르던데? 다음 달 돼서야 300레벨 달성자 나올지 모르겠어.”

튜토리얼이 끝나고 만렙이 확장되며 치러지는 승급전.

다이아 위, 마스터 리그에 도전하는 플레이어는 5월 말이 되었음에도 성지한 한 명밖에 없었다.

‘아무리 성장 보너스가 예전에 비해 이것저것 추가되었다고 해도, 쉽지 않나 보군.’

스페이스 리그에 들어선 이후, 외계의 종족과도 같이 매칭되게 된 배틀넷 게임.

외계의 종족과 게임을 할 시, 인류의 승률은 50퍼센트를 밑돌았다.

경험치가 +되지 않고, -가 되는 상황이 워낙 많이 펼쳐져서.

시간이 꽤 주어졌음에도, 플레이어들은 성지한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300레벨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럼 갔다 올게.”

성지한은 윤세아에게 손을 흔들고는, 배틀넷에 접속했다.

[마스터 리그 승급전을 진행합니다.]

[종족 ‘인류’ 내에서 승급전 조건을 충족한 플레이어가 한 명밖에 없습니다.]

[스페이스 리그에서 승급전을 진행합니다.]

번쩍!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스페이스 리그로 이관된 성지한.

인류 플레이어 중에선 승급전을 같이 치를 경쟁 상대가 없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서바이벌 맵, ‘스페이스 아레나’에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그 메시지가 나타나자마자, 어디론가로 소환되는 성지한.

번쩍!

시야에 빛이 들어오며, 주변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치렀던 콜로세움이랑 비슷하군.’

예전 브론즈 때 겪었던 투기장 맵과 비슷하나, 규모는 열 배 더 큰 경기장.

그 안에는, 각양각색의 종족이 서로를 노려보면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특별 맵이 아닌가?’

승급전에서 하도 특별 맵만 해서 그런지.

성지한은 일반 승급전은 이제 오히려 익숙하지가 않았다.

이러면 보상도 특별맵에 비해 짤 텐데.

‘뭐 맨날 특식을 먹을 순 없지. 빨리 끝내 볼까.’

성지한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검과 창을 꺼내 들었다.

순식간에, 강렬히 피어오르는 기세.

[음…….]

[저놈은?]

[엄청난 힘이군…….]

서로를 경계하던 플레이어들의 시선이 일제히 성지한에게 모였다.

그는 그들을 보고 싱긋 웃으며, 배틀튜브를 켰다.

“여러분. 수련의 성과, 보여 드리죠.”

화르륵.

창끝에, 작은 불꽃이 피어오르고.

[아, 아니, 저게 무슨. 말도 안 된다!]

[이건…….]

순식간에 거대한 화마가 경기장을 덮쳤다.

[드래곤…… 브레스?!]

그 한마디를 끝으로 전멸한 상대 플레이어.

일반 승급전이라 그런지, 게임도 일방적이었다.

‘싱겁네. 최단 기간 끝인가.’

한 방에 적을 전멸시킨 후, 게임 종료를 기다리던 성지한은.

[경기가 너무 빨리 끝나, 다음 대전 상대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숨겨진 존재’와 상대하시겠습니까?]

갑작스레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는 눈을 빛냈다.

‘숨겨진 존재라…….’

그가 예를 누르자.

에픽 퀘스트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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