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262화 (262/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262화>

용족과의 스페이스 리그 경기.

1경기 때의 경기 양상만 보면, 인류가 3:0으로 질 기세였지만.

결과는 3:1 인류의 승리였다.

=용족 대표. 이렇게 되면 성지한 선수 보겠다고 2승을 내준 게 후회되겠군요!

=그렇습니다! 4경기 때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릴 줄은, 자신도 몰랐을 거예요!

=인류, 기분 좋게 3연승을 질주합니다!

2등이었던 용족을 끌어내리고, 순위가 5위로 오른 인류.

-캬 3연승 달달하죠~

-성지한 진짜 혼자 왜 저렇게 세냐?? 수준 차이가 미쳤네;

-어째 점점 더 강해지는 거 같음 ㅋㅋㅋ-적으로 만날 땐 진짜 뭐 저런 게 다 있냐고 짜증 났는데 같은 편 되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4경기에서 보여 준 압도적인 힘에, 성지한이 같은 팀에 있는 게 어떤 기분인지를 쏠쏠하게 느끼는 사람들.

-그래도 성지한 꿀 이제 끝인가…… 다음엔 랭킹 1위 돼서 집중 밴 당할 텐데 ㅋㅋㅋ-2등에 계속 머물러 있는 건 힘들겠지?

-그건 불가능할 듯 ㅇㅇ 그러려면 성지한이 아예 게임을 안 해야 할걸?

-적의 밴 카드를 날리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그래도 일단 우리랑 처음 만나는 팀은 성지한에 대해 모르니, 1등 밴 바로 때리진 않을 거야. 그럼 시리즈에서 1승은 챙기지 않겠음?

-그럼 맨날 1승 3패 하는 거 아냐? ㅡㅡ

시청자들은 성지한이 랭킹 1위가 된 이후, 집중 견제를 당할 걸 걱정하면서도 일단은 오늘의 승리를 즐겼다.

한편.

배틀넷 게임 종료 후, 감독실에 다시 역소환된 레드 드래곤 알트카이젠은.

[……믿을 수 없다. 이렇게 지다니…… 어떻게, 하찮은 종에서 이런 돌연변이가 나온단 말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2승을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처음 2승을 줄 때의 당당한 기세는 어디 가고, 머리를 땅바닥에 푹 숙인 채 믿을 수 없다는 소리만 반복하고 있었다.

[잠시 후, 감독실에서 로그아웃됩니다.]

성지한은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보곤, 알트카이젠을 향해 질문했다.

“야. 너, 드래곤 로드에 대해 아는 거 있냐?”

[……갑자기 드래곤 로드의 이야기는 왜 하는 것이냐?]

“어쩌면 내 후원자가 될지도 몰라서.”

[뭐, 뭐?!]

그 말에 고개를 번쩍 든 알트카이젠.

[그럴 리가…… 어찌 로드께서 하찮은 너에게 후원을 하신단 말이냐……!]

“하찮은 놈한테 털린 게 누구지?”

[큭……!]

“어쨌든 아는 거 없냐?”

[……있어도 말할 것 같으냐?]

“모르나 보네. 진짜 먼 방계구나.”

[…….]

로그아웃까지 시간이 남아서 한 번 물어본 거지, 알트카이젠 측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성지한.

그는 그 상태로 로그아웃을 하려고 했지만.

[후원 성좌 ‘죽은 별의 성좌’가 긴급 메시지를 보냅니다.]

[차단된 성좌입니다. 차단을 해제하시겠습니까?]

예전에 우주수 이그드라실이 성지한에게 제안을 했을 때 조언한 것처럼.

후원 성좌인 ‘죽은 별의 성좌’가 그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

‘일단은 차단 해제해야겠군.’

자기보고 자꾸 머리가 되라는 죽은 별의 성좌였지만, 그래도 정보를 얻기에는 쓸 만했으니.

성지한이 차단을 풀자, 그가 급히 메시지를 보냈다.

[후원 성좌 ‘죽은 별의 성좌’가 드래곤 로드의 후원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그가 바라는 것을 쉽게 넘겨주면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후원받는 걸 추천한다고?’ 예상외군.

성지한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우주수 이그드라실 때에는 결사반대하더니, 드래곤 로드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다른 성좌한테도 물어보고 싶은데, 뇌신은 이미 무신한테 끝장났고.’

후원 성좌 칸에, 어느 순간부터 사라진 ‘뇌신’.

성지한은 그 대신, 용과 싸울 때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던 아리엘에게 물어보았다.

사실은 아리엘 자신이 성좌 그림자여왕이 아니냐고 추측까지 했었으니.

그녀에게 뭔가 정보가 있지 않나 싶었던 것이다.

“아리엘. 너희 쉐도우 엘프는 드래곤 로드에 대해 아는 거 없냐?”

[……아는 것은 있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 다만.]

“다만?”

[주인은 이미 세계수 엘프의 적으로 찍혔으니, 이야기를 들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성지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세계수 엘프들과는 어차피 잘 지내기는 그른 사이라, 그거야 상관이 없었지만.

“드래곤 로드가 엘프와 적인가? 그렇다기엔 드래곤이 너무 엘프들에게 저자세던데.”

[뭐? 저자세는 무슨……!]

“맞잖아? 너 맨날 발끈하고 아니라곤 안 하던데.”

[이놈이…….]

감독 대기실 저편에 있던 알트카이젠이 버럭 화를 냈음에도, 성지한은 태연히 대꾸했다.

직접 싸워 보니, 엘프에게 절대 밀릴 상대가 아닌 드래곤.

하지만 저번 생에 강등당했을 때 보면, 용족 행성은 엘프에게 언제나 쭉 밀려 있었다.

거기에 엘프만 언급하면, 발끈하기만 하고 아니라고는 못 하는 알트카이젠의 모습까지.

드래곤과 엘프의 관계는, 확실히 엘프 우위에 있는 것 같았다.

‘한 번 이야기나 들어 봐야겠군.’

성지한은 드래곤 로드가 제안한 후원 메시지에, 예를 눌렀다.

그러자.

[플레이어 성지한이 대성좌 ‘드래곤 로드’의 후원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대성좌 ‘드래곤 로드’가 본격적인 후원을 위해, 플레이어를 자신의 레어로 소환하려고 합니다.]

[플레이어 성지한이 ‘성좌’ 자격을 얻지 못하여, ‘대성좌’의 소환에 응할 자격이 되지 못합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주르륵 뜨더니.

성좌가 아니라서 소환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조건 한번 까다롭군.’

드래곤 로드의 레어로 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성좌 자격이라니.

이러면 후원 절차는, 뭐 제대로 이루어지긴 하는 건가?

성지한이 이 메시지를 보면서 괜히 후원 성좌 받아 줬나 생각하고 있을 때.

우드드득……!

감독실 저편에 있던 알트카이젠의 육체가, 갑자기 뒤틀리기 시작했다.

[크. 크아……!]

완전히 머리가 뒤틀려서, 비명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던 레드 드래곤.

얼마 안 가, 그의 머리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그 안에서, 알트카이젠의 것과는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흠…… 그렇군. 여기, 브론즈 리그였구나. 당연히 성좌인 줄 알았거늘…….]

“드래곤 로드?”

[그렇다.]

화르르르……!

알트카이젠의 머리에서부터 시작된 불길은 계속 타오르더니.

어느새 그의 몸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불은 처음에는 화룡의 상태로 있는가 싶더니, 거대한 구체로 뭉쳤다.

[오히려 좋구나. 성좌가 아닌데도 그런 재능을 보이니.]

“왜 나에게 후원을 한 거지?”

[네가 나의 레어로 오게 되면, 말해 주겠다.]

밖에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드래곤 로드.

그럼 설마 이대로 끝이야?

스윽.

성지한은 거대한 구체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러면 내가 성좌가 되기까진, 뭐 후원 없는 거야? 대성좌님.”

[당돌하구나. 좋은 자세다. 요구할 건 요구해야지.]

슈우우우……!

거대한 화염의 구체에, 순식간에 불이 멎어 갔다.

그렇게 꺼진 불길 속에서 나타난 건, 주먹만 한 크기의 적색의 보석.

[일단은 이 정도에서 만족하라.]

“이건 뭐지?”

[드래곤 하트다.]

“아까 레드 드래곤 건가?”

[그렇다.]

“그놈은 그럼 죽었나.”

[아니. 아직은 죽지 않았다. 드래곤 하트 속에서, 봉인되어 있지.]

화르륵!

드래곤 로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보석에서는 다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이렇게 나의 후손은 살기 위해, 불길을 계속 지필 것이다.]

“흠…….”

[너는, 이러한 반항을 짓밟고 드래곤 하트를 지배하도록 해라. 불을 완전히 꺼서 흡수해도 좋고, 아니면 불길을 포함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도 좋겠지. 뭐가 되었든, 드래곤 하트를 네 것으로 만든다면…… 나중에 내가 더 큰 선물을 주도록 하겠다.]

후손을 확실히 지배해 보라는 선조, 드래곤 로드.

성지한은 드래곤 로드가 왜 이걸 건네주는지, 그 의중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받자.’

드래곤 하트에서 보여 주는 불의 힘이 압도적이었기에, 일단은 챙겨 놓기로 했다.

[그럼. 하루빨리 성좌가 되도록 하라.]

“알았어. 근데 하나 물어봐도 되나?”

[뭐지?]

“대성좌는 뭐야?”

[성좌를 거느리는 한 단계 위의 존재이다. 그리고, 배틀넷의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지녀야 할 자격이지.]

“관리자의 아래 등급이군.”

[그렇다.]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전에 녹색의 관리자에게 생명의 씨앗을 받았던 일을 떠올렸다.

‘녹색의 관리자…… 엄청난 존재였네.’

사과한다면서 수상쩍은 씨앗 넘겨줄 때만 해도,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까 상당히 고위급 존재였다.

드래곤 로드는 관리자 아래 등급인 데 반해, 세계수 엘프 쪽은 이미 관리자를 지니고 있으니.

엘프가 드래곤에게 우위에 있는 것도, 이런 관계에서 연관이 있는 건가.

‘음…… 아무리 그래도 드래곤 로드한테는 엘프 이야기 물어보기가 그러네.’

레드 드래곤 알트카이젠한테야 뭐 아쉬운 입장이 아니니 직설적으로 물어봐도 되었지만.

드래곤 로드는 성좌로서 뭘 후원해 줄지 모르는데, 괜히 민감한 질문을 할 필요는 없겠지.

“알겠다. 잘해 보지.”

[기대하겠다.]

번쩍!

드래곤 로드가 사라지고 나자.

[로그아웃됩니다.]

배틀넷 시스템은 그가 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성지한을 감독실에서 내보냈다.

그리고.

“아. 성지한 선수! 드디어 나오셨군요!”

“안에서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성지한에게 승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제가 늦게 나왔습니까?”

“예. 데이비스 감독 때는, 게임이 끝나면 감독실에서 바로 로그아웃되었는데. 이번엔 벌써 1시간이나 지나서…….”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1시간이나 지났다구요?”

드래곤 로드와의 이야기, 그렇게 길게 한 건 아니었는데.

‘신기하군.’

이것도 대성좌의 힘인가.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지한 선수! 승자 인터뷰 가능하실까요?”

“저 근데…… 그 손에 들고 계신 거대한 루비는 무엇인가요?”

“아, 이거. 용한테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그 드래곤한테요?”

“예. 아낌없이 주더라구요.”

화르르…….

성지한의 손에 있던 드래곤 하트가 그 말에 반발하듯, 불길을 피어 올렸지만.

“부, 불이……!”

“아. 괜찮아요.”

스으으윽.

성지한은 아무렇지도 않게 불의 기운을 체내로 흡수하면서, 눈을 빛냈다.

‘이거, 꽤 쓸 만하군.’

드래곤 하트가 지닌 불의 마나.

이것의 순도가,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났다.

“인터뷰하죠. 그럼.”

“예. 알겠습니다!”

성지한은 뜻밖의 아이템 획득에, 미소를 지은 채 승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   *   *

스페이스 리그에서 3연승을 달성하며, 5위가 된 인류는.

던전 포탈의 위협도 게임 전보다 덜 받으며, 리그에서 순항하고 있었다.

-GP 시세도 싸지고, 확실히 더 살 만해졌네.

-난 GP 사재기하다가 망했는데…… ㅡㅡ 한 번쯤은 질 줄 알았음-ㅉㅉ 성지한을 믿었어야지 어디서 반대 베팅이야?

-ㄹㅇ 인류 망한다에 거는 거잖아 그거 ㅋㅋㅋ

소수의 피해자가 있기는 했지만.

대다수는 안정적으로 변한 세계를 바라보며,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

이때만큼은 모두 나라와 인종을 가리지 않고, 화합하면서 승리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도 잠시.

[스페이스 리그에서의 초반 세 경기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종족에게 수월한 리그 진행을 위한,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보너스 항목을 선택하세요.]

분위기 좋은 인류에게, 배틀넷에게서 분란의 씨앗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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