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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261화 (261/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261화>

콰콰쾅!

한 차례 거대한 폭발이 휩쓸고 지나가자.

거대한 산봉우리에 지어져 있던 발할라는 완전히 터져 버리고.

건물을 지탱하던 산마저, 반파되었다.

하나.

“별거 없군.”

막상 폭발에 휩쓸렸던 성지한은 아무렇지 않은 상태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의 뒤편에는, 만신창이 상태였던 윤세진이 겨우겨우 서 있었다.

1차 드래곤 플레어 때, 이미 빈사 상태였던 검왕.

2차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 낸 건, 성지한이 앞에서 폭발을 흡수해 준 덕이 컸다.

“……막아준 건 고맙다만, 다음엔 내가 저항해 보겠네. 도움은 못 줄망정, 짐이 돼서야 안 되니까.”

“알겠습니다.”

윤세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성지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찮은 종의 힘으로, 드래곤 플레어를 견뎌 내다니…… 상상 이상으로 강하구나.]

“너도 다른 드래곤에 비해서 꽤 센 편이군.”

순간적으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 드래곤 플레어.

이것의 위력은, 스페이스 4 에어리어에서 진행된 게임에서 드래곤들이 가했던 공격보다 한층 더 강력했다.

‘스페이스 4의 드래곤이 이제 갓 승급한 용족보다는 강할 거 같은데, 신기하군.’

우주에서도 내로라하는 플레이어만 편입된다는 스페이스 4.

여기에 참여할 정도의 드래곤이면, 브론즈 리그의 용족보다 강해야 정상이었는데.

레드 드래곤 알트카이젠은, 그때 만난 용들보다 신체도 더 크고,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다른 드래곤? 드래곤을 또 어디서 보았지?]

“우주 리그에서 여럿 봤지.”

[그저 일개 드래곤이었나보군. 나는 드래곤 로드의 피를 이은 자. 그들과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방계라며?”

[방계라도 격이 다르지.]

화르르르!

레드 드래곤의 거대한 몸통에서, 조금 전 흡수되었던 화룡의 머리 4개가 떠올랐다.

각자, 다른 종족의 모습을 하고 있는 화룡의 얼굴.

그들은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다가.

스르르륵!

다시 알트카이젠의 몸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알과 동화되는 권능을, 일반 드래곤들은 쓰지 못하니까.]

“드래곤 로드의 권능이 자기 알을 잡아먹는 거였나? 참 쓰레기 같군.”

[……이해할 수 없군. 나, 알트카이젠과 합일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나?]

“어. 모르겠는데?”

[그럼, 보아라.]

사아아악!

레드 드래곤이 날개를 크게 펴자.

사방에 불길이 치솟으며, 허공에 수십 개의 글자가 단번에 그려졌다.

[서로, 죽고 죽여라.]

용의 명령에.

성지한의 뒤편에 있던 윤세진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크. 크윽……! 피, 피하게!”

휭!

그러더니 성지한을 향해 쌍검을 휘두르는 윤세진.

비록 검은 반쯤 녹아내렸고, 윤세진의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라 검격이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용의 명령에, 윤세진은 조종받는 상태였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군…… 처남. 날 제압하게!”

“알겠습니다.”

성지한은 그 말에 주저 없이 쌍검을 빼앗고.

“잠깐 쉬세요.”

윤세진을 산봉우리 아래로, 멀리 던져 버렸다.

매형이라도, 조종받는 상황에서는 가차가 없는 성지한.

그래도 알트카이젠의 명령대로 죽인 건 아니라서.

[용언도 전혀 통하지 않다니…… 정말 특이하구나.]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성지한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찮은 종족에게서, 저런 이레귤러가 나타날 수가 있는 거지?

[제대로 실험을 해 봐야겠어.]

이때까지만 해도, 알트카이젠은 여유를 잃지 않고 성지한을 ‘실험 대상’처럼 보고 있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잡아야겠군.”

혼원신공混元神功

천뢰봉염天雷鳳炎

적뢰포赤雷砲

성지한의 창끝에서, 적뢰가 쏟아나오자.

치이이익……!

드래곤의 배리어가 그대로 찢겨 나가며, 용의 육체가 단번에 적뢰에 꿰뚫렸다.

[……뭐, 뭐냐. 이 공격은……!]

1경기와 4경기 초반.

성지한이 가했던 공격은, 가벼운 검 휘두르기에 불과했다.

그것만으로도 이마가 베이고 머리가 갈라졌던 알트카이젠은.

자하신공으로 강화된 성지한에게 적뢰포를 정통으로 맞자, 육신이 급격히 붉은 뇌전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용족. 겨우 이 정도냐?”

[큭……!]

“실험도 못 하겠군. 약해서.”

[이, 건방진 놈이……!]

들은 그대로 돌려주는 성지한.

붕괴되던 용의 육신이 불타오르더니, 원래의 모습을 다시 찾으려 했지만.

“어디, 버텨 봐라.”

성지한의 신형이 사라지자.

용의 육신이, 순식간에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   *   *

레드 드래곤 알트카이젠.

그 거대한 존재만으로도, 인류를 위협하던 그는.

막상 성지한과 1:1 전투에 들어가니, 속절없이 밀리고 있었다.

=성지한 선수…… 압도합니다. 드래곤을 가지고 놀고 있어요!

=벌써 몇 번째 용의 육신이 허물어진 겁니까?

=상대 드래곤, 별다른 저항을 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 끈질기게 살아나긴 하네요……! 이만 죽어 줬으면 좋겠는데!

성지한의 공격에, 육신이 붕괴했던 알트카이젠은.

화르르르!

사라졌던 몸뚱어리 대신, 조금 전 그가 흡수했던 화룡처럼 불이 몸을 대신하고 있었다.

하나 그들과는 달리.

스으으…….

불은 금방 용의 육신으로 뒤바뀐 채 눈 깜짝할 사이에 재생했고.

[네놈. 자살해라……!]

알트카이젠은 살아나자마자, 성지한에게 용언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거 용언이냐? 안 통한다니까.”

촤아아악!

용언에 개의치 않고, 단번에 용을 베어 버리는 암검.

전투의 양상 자체는 일방적이었다.

-드래곤 처음에 졸라 쎄 보였는데…… 왜 이렇게 샌드백 됨?

-성지한이 저번에 용이랑 거인 다구리도 견뎌 낸 거 모름? 로드의 핏줄이고 뭐고 한 마리로 어떻게 상대하겠어ㅋㅋㅋ

-성지한>>>>>>>드래곤>>>>>>>나머지 인류인가…….

-오늘 게임만 보면 그러네 ㄹㅇ

1경기부터 게임을 찍어눌렀던 붉은 머리의 용족.

4경기도 드래곤 플레어 한 방에 전사들이 싹 다 전멸하면서, 용족에게 패배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혼자 살아남은 성지한이 드래곤을 일방적으로 때려잡고 있자, 인류는 안도했다.

다만.

-와 근데 이 새끼 더럽게 안 죽네 ㅡㅡ

-스페이스 리그는 다 이런 거임? 왜 이렇게 불사신들밖에 없냐.

-엘프부터 시작해서 징글징글하게 살아난다 진짜;

육신이 아무리 부서져도, 불로 변해서 다시 재생하는 레드 드래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혹시나 이러다가 시간 질질 끌리면 게임이 뒤집어지는 건 아닌지 불안해했다.

‘자하신공은 충분히 써먹었군.’

한편.

드래곤 샌드백을 통해, 자하신공의 운용법에 익숙해진 성지한은.

슬슬 게임을 끝내기로 했다.

지지지직!

한층 더 강해진 적뢰포가, 이번에는 알트카이젠의 몸 전체를 뒤덮으며 그를 소멸시켰지만.

화르르르……!

알트카이젠이 사라진 자리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화룡 상태의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괴물……! 히든 보스 때가 오히려 힘을 숨긴 상태였구나! 하지만 넌, 이 게임이 끝날 때까지 나를 멸하지 못할 것이다! 이대로 시간이 초과된다면, 승리는 우리에게 돌아오겠지……!]

이제 싸워서 이기는 건 포기하고.

시간 끌다가 승리를 가져가려는 알트카이젠.

생존자 수 자체는, 인류 측이 성지한과 산봉우리 아래로 떨어진 윤세진 2명으로 많았지만.

용 개체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했다.

=드래곤은, 1개체 당 10명으로 계산되었죠?

=거기에 용의 알로 4개체가 소환된 거라…… 드래곤 측은 생존자가 50명이라고 계산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죽지 않고 시간이 계속 끌리기만 하면, 용의 말대로 4경기 패배할지도 몰라요!

[넌 다음 경기부터 무조건 밴이다!]

또다시 죽고 화룡이 된 상태에도, 기세 좋게 목청을 높이는 알트카이젠.

성지한은 아무리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도 살아나는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저번에 만났던 용들은 이런 재생력이 없었는데. 드래곤 로드의 핏줄이라 특이한 건가.’

자하신공을 사용한 상태라, 공허의 힘이 강하게 깃들어 있어서 이런 재생력도 원래는 잘 통용되지 않아야 하는데.

알트카이젠은 공허에도 잘 저항하면서, 무한한 재생력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시간 초과로 질 상황.

성지한은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혼원신공混元神功

멸신결滅神訣

빙천검우氷天劍雨

성지한의 암검 이클립스가 얼어붙더니, 하늘 위로 날았다.

두드드득!

그러자 검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얼어붙는 하늘.

‘이제 검우가 저 생명의 근원을 탐색하겠지.’

우르크 대족장이 부활하던 원인을 찾아 줬던 빙천검우.

성지한은 검우가 뻗어 나가며, 드래곤의 특이점을 찾아 주기를 기대했다.

한데.

‘응? 어디로 가?’

두득. 두득……!

얼어붙은 하늘에서, 뻗어 내려와야 할 검우가.

하늘 위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러더니.

빙천은, 검우를 따라서 저 위로 날아가다 사라졌다.

=저 스킬은…… 우르크를 제압할 때 썼던 것 같습니다만.

=얼음이 대체 왜 하늘로 올라가는 거죠?

=아. 이제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빙천검우가 나올 때만 해도 게임이 끝날 거라 기대하던 해설진은.

이 무공이 저 멀리로 날아가자,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는데, 설마 진짜 시간 초과로 지는 건가?

하지만.

“흠…….”

빙천검우의 중심에 있는 암검 이클립스가 어딜 노리고 날아갔는지 느낀 성지한은.

“돌아와라.”

날아오르던 암검을 회수했다.

[시간의 촉박함을 느껴, 실성했느냐? 스킬을 영 이상한 곳에 썼구나.]

그런 성지한을 보면서, 레드 드래곤 알트카이젠은 비웃음을 흘렸지만.

“검이 태양을 향해 날아가더군.”

[……뭐?]

“태양이, 네 재생력의 원천인가 보구나.”

[하. 이건 로드의 핏줄을 이은 용만이 지닌 권능! 스킬을 허튼 데 쓰고는, 헛소리가 지나치구나!]

“그래? 어디 테스트해 보자.”

성지한의 암검에서, 공허의 기운이 일렁이더니.

어둠이 금방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워프!]

성지한의 일격을 피하기 위해, 알트카이젠은 최대한 먼 거리로 도망쳤지만.

“이 맵, 좁아.”

성지한은 금세 그를 따라잡고는, 검을 내리찍었다.

혼원신공混元神功

암영신결暗影神訣

암영신검暗影神劍

스으으으……!

그러자 폭발하는 그림자기운.

어둠이 알트카이젠의 몸을 집어삼키더니.

이는 곧, 거대한 기둥이 되어, 하늘과 땅을 향해 뻗어 나갔다.

[허튼 추측! 이걸 보아라. 다시 살아나지 않느냐?]

화르르르……!

어둠의 기둥 안.

화룡으로 변한 알트카이젠은 암검에 녹아내린 육신을 다시 재생했지만.

[음…….]

불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확실히 기세가 약해져 있었다.

[이런…… 내 알이……!]

그리고 그가 품고 있던 4마리의 화룡도 확연하게 힘을 잃고 있는 상황.

“맞네. 태양.”

[어떻게…….]

알트카이젠은 자기도 모르는 힘의 기원을 어떻게 알았냐고 반문하려 했지만.

화룡으로 변했던 그의 불길은,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그라들어.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4경기가 종료됩니다.]

[인류 측이 승리합니다.]

[4경기 MVP로 성지한이 선정됩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

성지한은 당연한 듯, 승리와 MVP 선정 메시지를 바라보았지만.

[대성좌 ‘드래곤 로드’가 당신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그가 당신에게 후원을 하고 싶어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뒤이어 나오는 메시지를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게임이 끝나자마자 후원을 청하는 드래곤 로드의 이름도 물론 놀라웠지만.

‘대성좌라고…….’

대성좌는,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수식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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